숨겨온 그늘

김순규 지음

오픈업 2025년 03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늦은 때, 운명처럼 한 사랑을 만나 많은 날의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그러다 길을 잘못 들어선 듯,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돌아섰다. 혼자 헤맨 2년은 비바람이 몰아치며 거칠었다. 험한 비탈길이었다.
웅크리고 있다가 오랜만에 제주 여행하며 여행기를 쓰고 마음을 달래던 중, 이번에는 안쓰럽게 바라보시던 어머니가 어느 날 새벽,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먼 길을 떠나셨다. 주변의 나무들이 거칠게 몸을 흔들었다.
젖은 가슴을 열어 내 상처와 어머니를 위한 글쓰기가 필요했다. 차츰 페이지가 늘어나며 어느 정도 마음이 풀리며 안정되어 갔다.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배워보지 못한 글쓰기를, 크게 생활의 변화가 닥치자 무작정 시작한 것이다.
글에서 풋내가 나거나 넋두리 같은 땡감 수준이라 해도 문제 되지 않았다. 부끄럽거나 감출 것 없는, 민얼굴 그대로였다. 그나마 진통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보면 통증도 갈증도 사라지고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쓰면서 지나온 날을 돌아보며 남겨진 후회와 반성도 했다.
아픈 글쓰기가 마음을 성숙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절망의 상태가 되었을 때 솔직해질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짐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깊이 성찰할 기회인 것을, 살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온다는 것을.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체증처럼 밀려올 때, 노트를 펴고 글을 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순규

시인이자 수필가이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다.
월간 『시사문단』에 수필과 시를 통해 작가로 등단했다.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회원이다. 지은 책으로 사진집 『부재의 풍경들』(공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