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다세계
2025년 02월 2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60.50MB)
- ISBN 9791139030983
- 쪽수 381쪽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PDF 필기가능 (Android, iOS)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대해 뒤나미스(dynamis)와 에네르게이아(energeia)라는 말로 정리했다. 뒤나미스는 가능태(possibility) 혹은 잠재태(potentiality)로, 에네르게이아는 현실태(actuality)라는 말로 변용 가능하다.주지하다시피 '가능태/현실태'라는 말의 철학적 기원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이프니츠는 가능세계라는 용어를 쓴 바 있다.가능세계로부터 실현된 것이 지금 이 세계이며,신의 관점에서 최선의 세계라는 주장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신의 관점에서는 실현되지 않은 가능세계가 ‘존재’하고 있으며,인간은 신의 뜻에 의해 그 세계 속에 있지 아니 할 뿐이라는 것이다.그렇다면 이루어지지 않은 가능세계는 인간의 현실 너머에서,즉 신이 주관하는 또 다른 차원 속에서 ‘실재’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신의 관점에서 이 세계가 최선의 세계라는 사실에 동의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인간은 실현되지 아니한 가능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자주 문학을 통해서 발현해왔다. 이루어진 세계와 이루어져야 할 세계의 갈림길은 늘 우리 앞에서 갈라지지만, 문학은 이루어지지 못한 세계를 늘 붙잡아두고자 했다.다시 말해 문학은 이루어지지 못한 세계, 즉 이루어져야 할 세계에 대한 열망을 오랫동안 간직해왔다. 이 책은 그 열망의 내부에 들어서는 초입에 해당한다.
제1부 ‘문(門)과 죽음’은 긴 글 ‘문 열어 보지 마라-김혜순의 「미리/귀신」으로 인한 지극히 사적인 사색’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읽은 김혜순의 시에 대한 사색을 신경과학과 휴 에버렛의 물리학인 ‘다세계 해석’의 세계관을 통해 풀어낸 글이다.
제2부 ‘시와 다세계’는 현대시의 비논리적이고 모순적인 이미지의 전개를 휴 에버렛의 다세계 해석을 통해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대시는 이미 현대 물리학이 개척한 세계를 직관적으로 체득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보르헤스’적인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제3부 ‘시와 레오모드(rheomode)’는 시의 역설이 물리학의 역설에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개진하는 동시에 물리학적 개념을 통해 시에서 형상화된 세계를 분석하고자 한 결과물이다. 인간과 세계의 본질인 레오모드(rheomode), 즉 흐름양식이라는 개념, 그리고 다니엘 올브라이트(Daniel Albright)의 파동시학(wave-poetics)을 양자시학의 틀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는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과도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제4부에 수록된 ‘시와 세월호-가능세계의 실재성,혹은 애도를 넘어서기’는 프랑스 혁명가 블랑키와 니체의 영원회귀, 라이프니츠와 들뢰즈의 가능세계 ,그리고 휴 에버렛의 ‘다세계 해석’을 통해 이 세계의 불행과 비극을 넘어서고자 하는 고투의 기록이다.
휴 에버렛의 ‘다세계 해석’은 단 하나의 세계(우주)만이 존재한다는 고전역학classic mechanics의 오래된 세계관을 균열시키고 있다.그 균열의 틈새에 보르헤스의 기묘한 표정처럼 현대시가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책 본문 소개>
어쨌든 유년 시절부터 나를 지배했던 불안. 죽음에의 불안. 이 불안에서 벗어난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 불안은 죽음보다는 사라짐을 향한 불안이었다. 물론 죽음이 곧 사라짐과 같은 의미이겠으나, 내가 죽어서 사라진다는 사실에 대한 직관적 허무의 통각. 깊은 밤이면, 가끔씩 내가 사라지고 없는 텅 빈 우주가 생생하게 나를 덮쳐왔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불안은 인간에게 근원적이다. 출생과 더불어 인간은 일종의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것이니만큼, 인간의 탄생은 불안의 정동과 분리 불가능하다. 불안의 조절과 통제는 인간의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한 필연적인 과제다. 죽음에의 불안은 개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고 인간 문명의 발전에도 근원적인 토대가 된다. 그러나죽음에의 과도한 불안은 쓸모없는 것이다.
-본문 19-20쪽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질들의 운동만이 있을 뿐. 의식의 흐름 역시 시간의 작용이 아니라, 신경전달물질의 운동이 만들어낸 현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과거‧현재‧미래는 한 덩어리의 세계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왜 현재에 갇혀 있는가? 과거는 기억하면서 왜 미래는 예측해야 하는가? 결정적으로 인간은 2초에 불과한 일상적 의식 수준의 ‘현재’에 갇힌 상태다. 현재의 인간에게 과거는 지나가버린 것이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현재는 존재하는가? 2초에 해당하는 현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고 있다. 그 실체를 잡을 수는 없다. 인간은 끊임없이 사라져가는 현재에 처단당한 존재다.
-본문 26쪽
신경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바위는 파리보다도 더 빠른 반응을 보인다. 바위를 치자마자 소리가 들려온다. 물리적 에너지가 변화되는 속도만큼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외부의 자극이 신경계를 관통해야 하는 파리의 반응 속도는 이보다 ‘훨씬’ 느리다. 인간의 머리를 한 대 치면 인간 역시 즉각적으로 신체적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머리를 한 대 치고 지나간 이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줄곧 생각에 잠길 것이다. 바위는 신경계가 없고 파리는 신경계가 매우 짧다. 이에 비해 인간의 신경계는 외부의 자극이 아주 오랫동안 머무는 생체기관이다./ 스피노자는 이에 대한 설명으로 감응(affec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본문 31쪽
3차원적 존재인 인간에게 현실(reality)이 될 수 없는 과거와 미래가 민코프스키의 시공간 속에서는 모두 현실에 해당한다. 미래와 더불어, 과거는 실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에 존재했던 인간의 몸과 자아 역시 실재하는 것인가? 테그마크를 비롯한 일부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실재하며, 그 형태는 매우 복잡하다.
-본문 58쪽
지금 이곳의 나의 삶과 과거 저편 또는 무한한 평행우주 속의 나의 삶이 전혀 무관한 것이라면, 나의 삶은 어차피 결정된 무한한 삶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아무렇게나 막 살아도 상관없는 것인가? 어차피 무한한 삶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므로. 그러나 런던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는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정확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의미로 충만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우리 우주 가지(branch)를 굵게 만든다”거나, “당신이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면, 당신의 분신들 역시 같은 결정을 내림으로써 성공을 누린다”고 말한다.
-본문 61쪽
평행우주론자 휴 에버렛(Hugh EverettIII)은 1982년에 심장마비로 물리학자로서는 비운의 삶을 마감했다. 그의 나이 51세였다. 그의 박사논문 「양자 역학의 상대적 상태 이론(Relative State Formulation of Quantum Mechanics)」(Princeton Univ., 1957)은 철저히 무시된 까닭에 그는 물리학계에 자리를 잡을 수 없었고 흔히 그렇듯 술과 담배로 몸을 상하게 한 끝에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평행우주를 실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평행우주가 실재한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의 물리학계에서는 허무맹랑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리학자로서의 비운은 평행우주론(다세계 해석)을
문 열어 보지 마라: 김혜순의 「미리/귀신」으로 인한 지극히 사적인 사색
제2부 시와 다세계(Many Worlds)
휴 에버렛과 시의 주체에 대한 단상
시와 다세계(Many Worlds): 실재로서의 가능세계와의 시적 동맹
탈에고화된 주체의 거대한 성좌: 서대경의 <굴뚝의 기사>에 대하여
소진된 인간,이후의 시인:김석영의 시에 대하여
제3부 시와 레오모드(rheomode)
시와 물리학의 역설: 세계의 너머와 주체의 확장
불확정성uncertainty의 시학: 포레스쿠의 이중성의 의미에 대하여
유체(流體)로서의 세계와 레오모드rheomode의 언어
파동,파도,Wave,그리고 랩의 시학: 김세윤 시집 <래퍼의 노래>
김언 함수(函數)론: 미분과 적분의 시적 체계
[보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김언 시집 <백지에게>
공기와 장미,그리고 시인: 내재성의 시에 대하여-박춘석 시집 <장미의 은하>
세계의 가산(加算)과 정서의 물리학적 환원: 김미령 시집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
생명의 흐름과 엔트로피: 송기원의 「회복기의 노래」에 대하여
제4부 시와 가능세계
시인,전락(顚落)한 예수,혹은 은밀한 묵계: 위선환의 「순례의 해」에 대하여
시와 세월호: 가능세계의 실재성,혹은 애도를 넘어서기
발표 지면
인명 찾아보기
용어 찾아보기
작가정보
저자(글) 박대현
문학평론가. 부산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박사과정을 마쳤다. 200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실존적 헤르메스의 탄생-진이정의 시세계'가 당선되었다.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 위원, <작가와사회> 편집 위원과 편집 주간으로 활동했으며, 동아대, 경성대, 부경대, 인제대 등에서 강의했다. 한국 사회 전반에 작동하는 정동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특히 경제민주화와 죽음충동의 역학 관계를 중심으로 한국 근대화 과정을 천착하는 데 많은 관심이 있다. 저서로 <헤르메스의 악몽>, <닿을 수 없는 혁명>, <우울한 것의 추락>, <혁명과 죽음>, <황홀한 아파니시스> 등이 있고, 공저로는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 <2000년대 한국문학의 징후들>, <문학과 문화, 디지털을 만나다>,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비평의 비평들>, <한국문학의 중심과 주변의 사상>, <(불가능한) 대화들>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