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적
2025년 02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1월 24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3.21MB)
- ISBN 979113066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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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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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자살’이라 불리는 끔찍한 존속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서영하는 동생을 구하지 못하고 홀로 살아남는다. 그 사건 이후로 존재를 알게 된 삼촌 지제의 도움을 받아 성인이 된 그는 센타릭사의 로봇팀을 이끄는 부장이 되고, 죽지 않고 살았다면 동생의 현재였을 모습을 본떠 인간형 로봇 C9을 만든다. 하지만 C9은 시범 가동 중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살인 로봇’이라는 오명을 얻고 폐기될 위기에 처한다. 서영하는 그에 대한 책임감으로 C9을 비롯한 모든 로봇을 데리고 ‘차페크’로 향한다.
이야기는 빈곤한 자와 부유한 자, 고용인과 피고용인, 본국인과 외지인 등 ‘우리’와 ‘우리 밖의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들여다본다. 언뜻 이분법적으로 보이지만, 소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작가는 이 소설을 “발굴”하듯 써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완벽하게 누군가를 밟고 서 있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렇기에 『세 개의 적』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층위를 가진 질문을 던진다.
2부 EL
3부 인간
작가의 말
고장이 너를 이렇게 만든 거라면, 그것은 고장이 아니라 성장이겠지. EL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성장하게 만들어졌으니까. 어쩌면 그 성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일 수도 있겠지. 넌 수리받지 않아도 돼. 설령 그것을 선택할 수 없었더라도, 두 가지 선택지를 보았다면 그건 성장이야. 단지 넌 스스로를 인식할 수 있게 된 거야. 참, 너뿐만이 아니라 G7도 그런 거고.”
231쪽
영하는 정신을 차리라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손길 속에서도 셔틀 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영하의 시야는 점점 흐려지고 있었으나, 그 장면은 그의 두 눈에 분명히 담겼다. EL들은 도민의 말 한마디로 인간을 막고, 인간과 대치하고 있었다. 로봇과 인간이 대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저것은 로봇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의, 즉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었다. 246쪽
영하가 그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희가 태어난 때를 기억해. 나는 너희의 이름을 불러줬어. 모두 다 노력 끝에 태어났어. 허투루 태어난 녀석은 한 대도 없어. 난 너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겼어. 그냥 내가 만들었으니까,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나는 모든 EL을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사랑과 책임감. 사실 둘은 닿아 있었어. 다른 감정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 깨달음은 너무 늦었다. 로봇은 사람들과 척을 지고 말았다. 자신이 깨달은 바를 말해줄 새도 없이. 268~269쪽
“별은 항상 떠 있는걸. 그 광경도 우리가 볼 순 없지만 지금 우리와 함께하고 있어. 그걸 항상 잊지 마. 우리는 또 나중에 만나자. 아주 나중에. 한 100년쯤 후에나. 그때 만나면 열매도 많이 구워줄게.”
“100년이라니,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에이, 약한 소리 하지 말고. 다시 만나면, 근사한 곳에서 차를 마시자.”
지제는 이렇게 말하며 빙긋 웃고는 곧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할 수 있는 일을 해.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영하는 지제의 말을, 아니, 사실은 자신이 떠올린 말을 되새겼다. 276쪽
C9처럼 저는 그것을 볼 수 있었을 뿐, 선택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계속 막았습니다. 저를 타고 넘거나, 밀치거나, 당기는 사람을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실은 저는 저의 동료를 막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쁜 행동을 한 것도 아닌 사람들을, 명령이 있다는 이유로 그들을 적대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력했습니다. 선택지를 봤지만, 그럼에도 명령권자의 명령을 이행해야 했습니다. 소수의 사람을 위해 우리는 그 명령을 따른 것입니다. 283쪽
공존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까. 인간은 로봇은커녕 같은 인간과도 공존하지 못하는데. 함께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어떻게든 편을 나누고 서로를 믿지 않으려 하는데. 결국 우리는 이렇게 사라질 운명인 건가, 아무 공존도 이루지 못하고. 사람들은 모두 예외 없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353쪽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는데,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나 봐.”
“우리도 무한하지 못하죠. 우리가 무한한 세상에서 이 순간에 만난 것을 기적으로 여겨야 할지도 몰라요.” 366쪽
“너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겼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사랑과 책임감, 사실 둘은 닿아 있었어”
인간과 로봇,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공존에 관해 던지는 질문
『세 개의 적』은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로봇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다루며 ‘공존과 이해’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든다. 특히 소설의 중심축이 되는 서영하와 C9의 관계는 모든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압축하고 있다. 서영하는 ‘살인 로봇’이라는 오명 때문에 더 이상 지구에 머물 수 없어진 C9을 데리고 차페크로 향한다. 그곳에서 C9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페크에도 공존은 없었다. 이해는 더더욱 없었다. 차페크는 지구의 대체 행성으로, 사람들은 이곳에 있는 자원 ‘아이포튬’을 채굴해서 지구로 보낸다. 아이포튬은 지구에서 아주 높은 가치를 갖는 귀한 자원이다. 하지만 정작 아이포튬을 채굴하는 과정은 매우 위험하고,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한다. 이 노동자에는 서영하가 데려온 로봇도 포함된다. 고장 나면 수리하면 되는 로봇. 수리가 안 되면 버리면 그만인 로봇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편리한 자원이다. 사람은 사람을 착취하고, 착취당한 사람은 다시 로봇을 착취한다. 그럼으로써 이야기는 끝끝내 멸망을 향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영하는 로봇들과의 경험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껏 로봇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책임감’으로 정의해 왔지만, 결국 그것은 ‘사랑’이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사랑과 책임감은 맞닿아 있다. 모든 사랑은 필연적으로 책임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로봇이 단순한 도구나 소모품이 아니라, 다르기 때문에 더 깊이 이해하고 아껴야 할 존재라는 서영하의 깨달음은 독자의 마음을 묵직하게 울리며, 어쩌면 존재 간의 이해와 공존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세 개의 적』은 인간과 로봇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 간의 공존과 이해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그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그 답을 찾는 여정이다.
“우리는 명령을 이행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떠나고 나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서로를 구하려는 존재들의, 고요하고도 찬란한 마지막에 관한 이야기
C9은 철저히 명령에 의해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그는 서영하를 구하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이후 처음으로 명령을 어긴다. C9이 명령 체계에 복종하지 않고 서영하를 구하려 한 순간, 소설은 단순히 인간과 로봇 간의 관계를 논하는 것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구하려는 모든 존재들의 본질적 연결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한다.
단순히 시스템의 오류가 아닌 스스로의 판단으로 행동하게 된 C9의 변화는 서영하와의 관계 때문이고, 이는 모든 존재들은 교감과 이해를 통해 서로를 도구화하던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C9이 자신을 구함으로써 서영하는 ‘책임감’으로 애써 외면해 왔던 감정을 ‘사랑’이라고 정의하게 된다.
하지만 반목은 끊이지 않고, 인간은 인간을 버리며 이를 위해 로봇을 도구화한다. 차페크를 버리고 지구로 떠나려는 인간이 남은 이들을 떼어내기 위해 로봇을 이용하는 장면은 인간과 로봇의 관계 이전에 인간과 인간의 공존을 논하는 메타포로 기능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참혹한 상황에서 서로를 구하려 하는 존재들의 노력은 이 소설에서 가장 슬프면서도 찬란한 순간이다. 로봇이 인간을 구하고, 인간이 그 구원을 통해 자신을 구원하는 서사는 단순한 희생이나 감동을 넘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와 존재 간에 가지는 의미를 짚어낸다. 인간은 드넓은 우주에서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다. 하지만 로봇은 인간이 죽음을 맞이한 뒤에도 명령을 이행할 것이다. 이별의 다음 순간을 생각하는 존재의 마음은 짧은 생을 사는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인간을 놓지 않는 그들을 보며 우리는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공존과 이해에는 단순한 명령이나 의무감, 책임감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은 스스로의 선택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관계일 것이며, 서로를 구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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