彩雨와 詩樂 시선 묘운竗韻

김상환 , 김동원 지음 | 김동원 사진

석벽 2025년 01월 2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묘운竗韻』은 현재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채우 김상환과 시락 김동원의 2인 시선집이다.『尙火와 古月』(백기만 편, 1951)에 이은『彩雨와 詩樂』(2025)은 저간의 묘계현화妙契玄化한 시의 세계와 언어를 60편에 담아내고 있다. 숨은 시인 채우와 시락은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르다. 좋은 시가 과즙과 같은 거라면, 이인의 눈과 마음에는 깊은 맛과 아름다운 멋이 있다. 먼 것들의 향수가 있다. 인생의 희애喜哀와 묘운竗韻으로서 시가 여기에 있다.

목차

책머리에

김상환 시선

시와 사유 · 하나
제1부 달과 소녀

영혼의 닻
왜왜
나무 믹담
봄편지
산정호수
달과 소녀

시와 사유 · 둘

제2부 운문
운문
빈집
비가 아비가 있느냐
저녁의 훈(塤)
아버지와 함께 찾아간 여름 바닷가
검은등할미새

시와 사유 · 셋

제3부 물의 추상
청예(靑刈)
산비둘기
물의 추상
참꽃선
꽃살문
범물, 흰

시와 사유 · 넷

제4부 검은 쇄약(鎖鑰)과 꽃 핀 서권(書卷)의 비밀
유적(流謫)의 은유
피정(避靜)의 집
금호강변에 봄버들
하얀 새
우물이 있는 생가
검은 쇄약(鎖鑰)과 꽃 핀 서권(書卷)의 비밀

시와 사유 · 다섯

제5부 나도 모르는 시
저녁 성당, 못
개암사, 풍경
나도 모르는 시
새를 묻다
바다슴새
겨울 입암

시와 에스프리, 묘운(竗韻), 혹은 고요와 시


김동원 시선

시와 사유 · 하나

제1부 흰 눈이 내린 겨울 숲이 여자로 보일 때
오십천
흰 눈이 내린 겨울 숲이 여자로 보일 때
시를 사랑하는 이는 다 그렇듯
구멍
보름달
거짓말

시와 사유 · 두울

제2부 이 시인 놈아
처녀와 바다
봄 한 놈
깍지
귓속 물이 차
이 시인 놈아
황진이

시와 사유 · 셋

제3부 칸나
말귀
빠스각 빠스스각
월검月劍
미완성
환상곡
환幻

시와 사유 · 넷

제4부 시검詩劍
누설
시검詩劍
모란
귀면鬼面
칸나
월광소나타

시와 사유 · 다섯

제5부 바다와 시니피앙
바다와 시니피앙
섬과 수화
세월처歲月處
격발
꼽추 누이
작부酌婦

자선 해설 : 시는 어디에서 오는가

책 속으로

영혼의 닻 (김상환)

달 뜨지 않은 밤에
나는 심천 미루나무 숲속에
짐승처럼 쭈그리고 앉아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타는 음성을 듣는다

원무(圓舞)를 그리며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간증의 불꽃은 삼경을 지나
더욱 간절한 몸부림으로 떤다

나는 살을 쥐어 뜯으며
본향을 생각하다
꿈에만 출항하는 영혼의 뱃고동 소리에
시선이 멎다

어차피 모래알처럼 부서질
너와 나는
일어나 숲속을 헤매이다
깊이도 모를 바다의 숲속에
닻을 내린다

출판사 서평

「시검」은 천하를 베는 칼이다. 해와 달 위에서 무현금을 들으며, 한바탕 춤춘 검무다. 베고 베도 베이지 않는 무검이다. 심연의 현이자 혼의 가락이다. 하여,「시검」을 빼들고 날마다 새벽까지 말馬을 타고 말言의 목을 베었다. 오! 천하에 뿌려진 말의 비린 흰 피여! 지칠 때까지 “칼을 쳐들고 불의 행간을” 뚫었다. 말馬과 말言의 동음이의를 부려 천의무봉을 꿈꿨다. 바람의 심장을 상징의 끌로 각한 음영이, 나의 시다. 말의 그림자를 잡아 다겹의 이미지로 허공에 매달았다. 하여「시검」은 “아무도 흔적을 남길 수” 없다. 사람의 혀끝은 검이다. 몸을 베는 섬뜩한 저잣거리의 말들. 독언毒言은 세상의 귀를 썩게 한다. 하여 “눈을 파내어라, 귀를 묻으라” 일갈하였다. 귀신도 모르는 바람의 은유. 말 한마디로 천하 마음을 움직인다. 말言은 창조의 기물. “시시각각 말은 휘황찬란”하다. 입을 막고 혀를 감추면 천하의 명시가 숨는다. 말을 잘 쓰면 검을 피하고, 옳은 말은 무언행이다. 하여 “검을 찾을 자 영원히 없을 지니,” 시검이여!“무를 베라, 천지사방 색을 베라” 정녕, 천하를 갖고 싶으냐, 시인이여! “번개처럼 단칼에 놈의 목을 베라!” 김동원, 「시검詩劍」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김상환

1957년 경북 영주 태생. 영남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1981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시 당선. 1993년 여름호《문화비평》에「한 내면주의자에 대한 비망록적 글쓰기-이가림론」을 발표함으로써 비평활동 시작. 제4회 이윤수문학상 제33회 대구시인협회상. 시집 『영혼의 닻』, 『왜왜』 등.

저자(글) 김동원

1962년 경북 영덕 출생. 1994년 『문학세계』로 등단. 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2020년 『문장21』 평론 당선. 시집 『빠스각빠스스각』 외 다수. 평론집 『시에 미치다』, 동시집 『태양 셰프』 출간. 고운 최치원문학상 대상(2018), 대구문학상(2018) 수상.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시인협회부회장 역임, 한국시인협회원, 대구아동문학회원, 『텃밭시인학교』 대표.

사진 김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