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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이정모 지음
오도스

2024년 12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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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8.38MB)
ISBN 979119155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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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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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재미있게 과학하는 과학자, 이정모 관장이 지난 베스트셀러 『찬란한 멸종』을 이을 유쾌한 책으로 돌아왔다. 이정모 관장은 12년 동안 국립과학관의 대표로 일하며 과학 대중화의 최전선에서 시민의 과학과 직접 눈을 맞춰왔다. 가장 대중적인 과학자로 살아오며 깨달은 과학의 태도로 세상을 이야기한다.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에는 다양한 생활밀착형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매일 마주치는 택배 상자 때문에 쓰러지는 사람들, 주 4일제의 도입을 위한 과학적 근거, 일본 해산물 수입에 대응하는 과학적 태도, 인공지능 시대의 기후 정치처럼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가 읽는 이를 사로잡는다.

21세기,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적 지식이 아니다. 과학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과학 문해력’이다. 과학 문해력은 근거에서 시작하는 검증, 더 나은 생각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수용,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에서 생겨난다. 이정모 관장은 이 모든 과정에 한 가지를 덧붙이는데, 바로 따뜻함이다. 과학 안에 사람을 둘 때에야, 과학 문해력은 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서문 :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명랑하게

1장 멸종을 피하기

매머드 화석 가격이 폭락하는 이유
발뼈는 왜 52개인가
바닷속 오아시스
서스펜스와 서프라이즈
인공지능 시대의 뇌 사용법
두꺼비의 경고
소년이 온다
올 여름이 가장 시원하다
겨울잠
창백한 푸른 점과 기후 정치
대재앙의 예고편
죽지 않고 사라질 뿐
주인 행세하는 고양이

2장 더불어 살아가기

수소결합 같은 삶
페이스앱에 침팬지를 넣는다면
만국의 탈모인들이여 연대를!
친절에 대한 과학적 고찰
단풍이 가르쳐 주는 것
백두산을 위해서도 평화가 필요해
끈질긴 바퀴벌레
일본 돌고래의 날
사이다 발언
택배 상자 구멍 손잡이
그들이 그만 달려도 되는 이유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에

3장 지혜로워지기

골드버그 장치와 긴즈버그 대법관
중독에 대한 고찰
우리는 아직도 이런 걱정을
저듸, 곰새기
뜻 깊은 작은 장례식
흑백논리 탈출하기
어린잎을 대하는 자세
내 북극성은 누구인가
신생아 사망률이 낮은 이유
지구를 위해 노는 법
세계 소행성의 날
화성에서 비행하기
수영장에서는 설사하지 말자
민달팽이를 대하는 태도
과학자의 대화법
11월의 신부와 신랑에게
과학자여, 출마하라!
나무로부터 배우는 것들
모순과 사이비, 그리고 백신
바 험벅!

4장 상식 발견하기

카페인과 미국 독립전쟁
동지는 변하지 않는다
달력에서 열흘 없애기
전 세계 시간을 통일한 힘
프랑스 엉덩이를 훔쳐라
꽃을 든 남자와 우주 불고기
조용한 쾌거, 천리안2B
1월 27일 기억하기
그리운 클리셰
아무리 추워도 봄은 봄
오늘도 공룡은 목 놓아 울었다
흰 소에서 비롯된 욕정을 경계하자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또는 팩트풀니스

과거의 항해자들은 산호를 만드는 동물들이 본능에 따라 환초 안쪽에 있는 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고리를 만들어 쌓았다고 여겼다. 그야말로 상상일 뿐이다. 속과 과가 다른 많은 종의 산호들이 같은 목적으로 협력해야 하는데, 그런 예를 자연계에서는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
「멸종을 피하기」 바닷속 오아시스 - 25쪽

그런데 혹시 우리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지 않은가? 탁자 아래에서는 기후 위기 타이머가 작동하는데, 탁자 위에서는 RE100 따위는 몰라도 된다는 장면이 스타카토 화법으로 음향효과를 더해 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와,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장면이 교차해서 상영된다. 탁자 위에서는 수백조의 과학 기술 투자를 이야기하지만, 탁자 아래에서는 젊은 과학자들이 연구실을 떠나고 있다.
「멸종을 피하기」 서스펜스와 서프라이즈 - 33쪽

이 사건은 그냥 가슴 아프고 슬픈 사건이 아니다. 미안한 사건이다. 그리고 불안한 전조이다. 왜냐하면 이 들불의 원인은 바로 지구 가열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더 이상 ‘지구온난화’라는 마음 편한 단어를 쓰지 않는다.) 즉, 기후위기의 결과인 것이다. (과학자들은 더 이상 ‘기후변화’라는 모호한 단어를 쓰지 않는다.
「멸종을 피하기」 대재앙의 예고편 - 63쪽

인류는 왜 엄니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살인 병기를 포기했을까? 가장 합리적인 해석은 서로 위협하거나 죽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툼이 없지는 않았지만 온순한 존재가 된 것은 사실이다. 먹이의 변화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싸울 때 적에게 치명적인 송곳니는 위턱에 난 송곳니다. 실제 인류의 송곳니는 윗턱부터 먼저 작아졌다. 식성보다는 싸움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는 까닭이다. 침팬지는 갈등을 전쟁으로 해결하는 데 반해 가장 가까운 친척인 보노보는 갈등을 사랑으로 해결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보노보는 평화의 상징이다. 그런데 인간은 보노보보다 몸집은 더 크지만 송곳니는 더 작다. 이것은 인류가 보노보 이상으로 평화로운 존재라는 뜻이다
「더불어 살아가기」 페이스앱에 침팬지를 넣는다면 - 94쪽

그리고 기억하자. 매년 9월 1일은 ‘일본 돌고래의 날’이다. 이날 우리는 맘껏 일본을 규탄해야 한다. 원래 욕은 나쁜 것이지만 해야 할 때는 최대한 세게 해야 한다. 괜히 자신이 다 부끄럽고 미안해질 정도로 일본 정부와 어민을 욕해야 한다. 그래야 일본의 시민이 나선다.
「더불어 살아가기」 일본 돌고래의 날 - 122쪽

〈네이처〉가 창간된 지 150년이 넘었지만 현실은 유감스럽다. 과학적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할 〈네이처〉는 온갖 권위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현대의 최대 매거진인 SNS에서는 증거를 바탕으로 치열한 논리를 전개하는 대신 윌버포스식의 조롱*이 난무한다. 한 사람을 사랑한 나머지 그의 모든 언행에 동의하고, 한 사람이 미운 나머지 그의 모든 언행을 부인한다. 우리의 가슴에서 〈네이처〉의 창간 정신인 신뢰가 사라지고 권위주의만 남았다.
「지혜로워지기」 흑백논리 탈출하기 - 178쪽

호모 사피엔스만 없다면 이 지구가 평화로울 거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없는데 지구, 자연, 우주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호모 사피엔스가 있으니 우주는 자기 나이가 138억 살이라는 것도 알고 꽃과 동물도 이름을 얻지 않았는가.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이야말로 우주가 누리는 최고의 복이다.
「지혜로워지기」 신생아 사망률이 낮은 이유 - 190쪽

요즘 과학이 고생이 많다. 내 생각은 다르지만 국무총리가 핵 처리수라고 하자고 외치니 일단 그렇게 불러본다. 그런데 정말 처리됐을까? 이것은 일본 정부의 주장이다. 우리까지 그렇게 쓰는 것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 왜? 과학은 데이터로 말하는 것이다. 어떤 외국 과학자들도 핵 처리수에 대해 스스로 측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숫자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지혜로워지기」 수영장에서는 설사하지 말자 - 209쪽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산수로 해결되지 않는다. (중략) 산수 좀 한다는 사람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당신들은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측정 데이터 없이 책상에서 이론과 추론으로 하는 이야기를 합리성이라고 포장하면 안 된다. 전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 시료 채취에 비협조적인 일본의 태도에서 그들의 주장을 의심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지혜로워지기」 민달팽이를 대하는 태도 - 214쪽

한 나라의 과학 수준은 주니어 과학자들이 결정한다. 이젠 어처구니없게도 노벨상을 꿈꾸는 게 아니라 다시 시스템을 회복해야 할 상황이다. 한번 무너진 연구 시스템이 회복되려면 최소 5년은 걸린다. 새출발이다. 과학자를 국회에 보내는 것으로 첫걸음을 내딛자. 실패하면? 과학자는 실패가 두렵지 않다. 실패는 과학자의 일상이다.
「지혜로워지기」 과학자여, 출마하라! - 227쪽

우리는 첫 번째만, 그것도 첫 번째 눈앞에 드러난 성공한 영웅만 기억하려고 한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는 것은 아폴로 1호부터 10호까지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달 착륙 이전의 열 차례 탐험가들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아폴로 1호 우주인들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수업 시간이든 신문 기사에서든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상식 발견하기」1월 27일 기억하기 - 280쪽

많은 사람들이 기후 변화 때문에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봄은 오히려 길어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최근 30년을 비교하면 6일 정도 늘었다고 여름은 20일이나 늘었다. 따뜻하고 더운 계절이 거의 한 달이나 늘어난 것이다. 대신 추운 날은 더 매섭게 춥다.
「상식 발견하기」아무리 추워도 봄은 봄 - 290쪽

운 좋게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우리는 계속되는 평화를 원한다. 그렇다면 네 가지 천사 가운데 누가 가장 중요할까? 사람들은 도덕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내가 착하게 행동하고 정의를 추구하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정의와 도덕의 기준이 다르다는 게 문제이다. 따라서 도덕으로 정의를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나쁜 쪽으로 빠질 수 있다. 여기서 핑커는 말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정의를 추구하지 말고 평화를 추구하라.”
「상식 발견하기」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또는 팩트풀니스 - 305쪽

“과학자는 실패가 두렵지 않다.
실패는 과학자의 일상이다.”

더 현명하게 틀리기 위한 과학의 태도

달에 처음 도착한 아폴로 11호와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는 누구나 들어봤을 테지만, 아폴로 11호 이전의 열 번의 아폴로 프로젝트와 암스트롱을 대신해 우주선을 조종하고 있던 우주인, 마이클 콜린스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첫 번째만, 그것도 눈앞에 드러난 성공만 기억하려 한다. 하지만 과학의 탑은 수많은 실패와 이름 없는 자들에 의해 올려졌다.

책『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에서는 과학의 고군분투를 느낄 수 있다. 쏟아지는 뉴스와 쉽게 통용되는 상식에 이정모 관장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매일 보는 달력’부터 ‘과학자의 정치 출마’까지 그 무엇도 저자의 날카로운 과학의 눈을 피할 수는 없다. 생활밀착형 소재로 유쾌하게 던져지는 질문은 과학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과학은 실패를 피하지 않는다. 실패는 곧 경험치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하고 훌륭한 방법이라는 것을 과학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자 세상을 대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정모 관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뜻한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우리는 조금 더 명랑하게 살 권리가 있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과학의 태도

과학은 사실과 숫자에 기반하지만, 이정모 관장의 과학 이야기에는 따뜻함이 있다. 저자가 올바르게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은 타인을 올바르게 대우하려는 어른의 노력이기도 하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돌고래부터, 미래의 세대를 위한 백두산까지, 따뜻하지 못하면 발견할 수 없는 과학으로 일상을 해찰해 나간다.

이정모 관장의 따뜻한 과학은 그의 야학 교사 시절 경험에서 온다. 대학생 때부터 9년 넘게 야학 교사 생활을 하며 하루에 열 시간 이상을 일하고 온 피곤한 야학의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쳤다.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농담과 예시까지 미리 설계해 가며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몸에 익혀갔다. 시작부터 따뜻했던 그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다시 세상을 향하고 있다.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더욱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세상과 나를 알아가며 더욱 단단해지는 과학의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정모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본 대학교 화학과에서 곤충과 식물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5년, 서울시립과학관장 4년, 국립과천과학관장 3년, 총 12년을 '털보 관장'으로 재직하며 과학관을 일상적으로 즐기고 노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2019년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기술훈장 진보장을 받았다. 현재는 펭귄각종과학관을 운영하며 집필과 강연으로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tvN〈어쩌다 어른〉 등의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서 생활밀착형 과학으로 화제를 모았다. 저서로는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공생 멸종 진화』, 『찬란한 멸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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