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의 살아있는 생각
2025년 01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1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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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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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록』은 일상의 일들과 세상사에 관한 생각을 담은 어렵지 않은 글이지만, 이 책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방대한 분량과 고전 문장 특유의 난해함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몽테뉴의 살아있는 생각』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앙드레 지드가 『수상록』에서 골자만 뽑아서 엮었을 뿐만 아니라, 마치 독후감 같은 글로 대중과 교감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앙드레 지드는 이 책의 서두에 『수상록』을 해석하면서 느낀 소회를 이렇게 밝힌다. “나는 그저 사람들이 씌워놓은 포장을 벗겨내고, 때로 『수상록』의 기지 넘치는 글들의 이해를 방해하는 숨 막히는 충전재를 걷어냈을 뿐이다.”
몽테뉴의 『수상록』은 당시에도 유럽 사람들을 들썩이게 할 만큼 센세이셔널한 글이었다. 몽테뉴는 내전이 끊이지 않는 국내 정세 속에서도 오직 인간이 가야 할 길을 모색한 모랄리스트의 선두 주자였으며, 그의 글은 만들어진 줄거리 또는 학문적 지식 없이도 인간이 자기 내면에 집중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알려준 에세이의 시초가 되었다. 특히 이 책에서 앙드레 지드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인간의 관심사인 사랑, 우정, 교육, 늙음과 죽음에 관한 몽테뉴의 시선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를 보여준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갈수록 나 자신을 잃고 사회적 물살에 휩쓸리기 쉽다. 몽테뉴는 이 글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는 꿋꿋함과 나를 지키는 유연함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 책은 분명 오늘의 우리에게 큰 위안과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2부 앙드레 지드가 선별한 몽테뉴 사상의 핵심_『수상록』
독자에게 전하는 말
『수상록』을 쓰게 된 배경
죽음에 대한 고찰
관습에 대하여
학문의 어려움
자녀교육의 방도
제2외국어를 배우는 방법
진정한 우정
신세계 사람들
시의 황홀함
책을 구성하는 방식
한 사람을 판단하려면
나의 아버지
죽음의 문턱에서
나를 관찰하고 연구한다
자식을 다루는 법
독서하는 방법
의견의 변동성
인간의 본질
불신은 공격을 불러온다
글을 쓰고 말하는 방법
영혼과 육체의 결합
온전히 제멋대로 움직인다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의 무게
기억력이 없으면
모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건강이야말로 보석
악의적 즐거움
후회가 싫다
노화를 미룬다
세 가지 교제
고통스러운 생각에 사로잡히면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건강이 주는 기쁨
엄격함에 대한 혐오
더 솔직해지고 싶다
좋은 결혼이란
가장 나다운 글
노년의 사랑
정복자들의 모순
대화가 즐거워지려면
말에 관한 말
혁명의 이면
내전의 공포
사랑하는 파리
여행은 유익한 훈련이다
우정에는 긴 팔이 있어
노년과 쾌락
나이 들어도 여행하는 이유
여행을 하는 방식
법의 준수
『수상록』에서 부주의해 보이는 점
모호함에 대한 혐오
로마에 대한 기억
자식이 없어도
쓸모 있는 일
공약을 지키다
소문과 과장
소크라테스의 가르침
고통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
역병에 대한 불안감
죽음에 대한 이해
아름다움과 선함 사이의 거리
인상이 좋아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법이란
법이 어려운 이유
해석을 해석하는 일
자유를 빼앗긴다면
자연의 법칙
문을 밀어보아야 안다
엉뚱한 행동
누구나 까탈스럽다
차라리 즐거움을 추구한다
질병을 겪고 난 다음에
개인적인 습관
군인과 대화하기
타고난 자족감
나이 들어간다는 것
아이를 키운다면
현명하게 세월을 받아들인다
춤출 때는 춤을 추고, 잠잘 때는 잠을 잔다
잘 살아가는 방법
삶의 가치
『수상록』의 성공은 저자의 비범한 성격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그는 당시의 세상에 어떤 새로운 것을 가져왔다. 그가 보기에 자기 인식 외에 다른 지식은 모두 불확실했다. 그러나 그가 발견하고 파헤친 인간은 너무 꾸밈없고 너무 진실해서 『수상록』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13
“나는 세상에서 나와 같은 괴물이나 그만큼 놀라운 것을 본 적이 없다. 사람은 시간이 흐르고 버릇이 들면서 온갖 기이한 일들에 점차 익숙해지지만, 나는 자신을 살펴보고 알아갈수록 내 기형에 더 놀라고 나 자신을 점점 더 이해할 수 없게 된다.” (3권 11장) 몽테뉴가 자신의 ‘기형’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니 반갑기 그지없다. 우리는 바로 이렇게 그를 우리 중의 한 명으로, 즉 평범한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어서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p.20
나는 열병에 걸려 괴로워할 때보다 오히려 건강할 때 죽음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가 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생의 목적과 기쁨을 잃기 시작하면서 나는 더 이상 삶에 크게 집착하지 않고 덤덤한 눈으로 죽음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삶에서 멀어지고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삶과 죽음의 교환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되리라 희망한다. 카이사르가 언급했듯이 때로는 가까이에서 볼 때보다 멀리서 볼 때 더 크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경험으로 체감했다. 병에 걸렸을 때보다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일 때 오히려 병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느껴졌다. 지금 느끼는 환희, 기쁨, 활기로 인해 그 반대에 있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너무 작게 보였다. 따라서 나는 실제로 어깨를 짓누르는 고통을 상상 속에서는 1.5배로 부풀려서 더 무겁고 더 힘든 것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죽음도 역시 이와 같기를 바란다. p.58-59
나는 삶의 즐거움들을 흘려보내면서 불행에만 매달려 사는 고집스럽고 음울한 정신을 싫어한다. 그것은 마치 윤기 있고 매끄러운 몸에는 달라붙지 못하고 우둘투둘하고 거친 곳에만 달라붙는 파리들, 또는 나쁜 피만 빨아들이는 부항단지와 같다. 게다가 나는 하고자 하는 말이 있으면 과감하게 이야기하리라 결심했고, 밝힐 수 없는 생각이라면 아예 떠올리기조차 불쾌하다. 내 행동과 방식 중 가장 좋지 않은 어떤 것이라도 그것을 감히 고백하지 못하는 추하고 비겁한 태도보다 흉하지는 않을 것이다. p.152
나는 춤출 때는 춤을 추고 잠잘 때는 잠을 잔다. 그리고 내가 아름다운 과수원을 홀로 거닐 때 잠시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하더라도 나머지 시간에는 생각이 과수원 산책, 달콤한 고독 그리고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도록 한다. 대자연은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우리의 필요를 위해 명령한 행동들이 또한 쾌락이 되도록 마련해 놓아서, 우리가 단순히 이성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욕망에 의해서도 그런 행동들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그러니 대자연의 법칙을 어지럽히는 일은 옳지 않다. p.263
“이토록 유쾌한 고전이라니!”
『수상록』을 가장 쉽고 정확하게 읽는 방법!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다!
고전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작품을 뜻한다. 그중에서도 몽테뉴의 『수상록』은 많은 작가에게 사랑받은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이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많은데, 우선 몽테뉴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16세기 프랑스는 종교전쟁과 마녀사냥, 페스트가 창궐한 비참한 시대였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몽테뉴도 시대적 불운은 피해갈 수 없었다. 그는 어린 자식들을 잃었고 분파싸움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누구도 자유롭게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에 몽테뉴는 오직 ‘자신’만을 탐구하며 지금껏 누구도 쓰지 않았던 방식으로 글을 썼다. 바로 이것이 에세이의 시초가 된 『수상록』이다. 기존의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이토록 가감 없이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쓴 글이라니, 몽테뉴의 글은 경직된 풍조가 만연한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많은 소설가, 철학자들에게 사랑받은 『수상록』은 여러 세기를 걸쳐 흔적을 남겼다. 영국의 평론가들은 몽테뉴 철학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희곡으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꼽는다. 자신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내면을 면밀히 묘사한 『수상록』 덕분에 햄릿과 같은 입체적인 인간상이 완성될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 에머슨 같은 문학작가뿐만 아니라 니체, 루소 같은 철학자들은 그 덕분에 인간의 내면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죽음을 생각할수록 삶은 더욱 빛난다!”
삶과 죽음, 인간에 대한 위대한 통찰
몽테뉴는 계획하거나 방식을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 우연히 드는 생각과 책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앙드레 지드가 주목한 것은 몽테뉴의 탈시대적인 사고방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교육과 정신건강, 운동과 식습관, 젊음과 노년 등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는 주제들을 몽테뉴는 특유의 재치를 담아 담담하게 서술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앙드레 지드가 읽었을 때도 그랬고, 지금 우리가 읽어도 이 글들이 생동감 있게 와닿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몽테뉴의 글이 어떤 주제이든 ‘삶에 대한 긍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말할 만큼 몽테뉴는 늘 죽음을 생각한 철학자였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생각할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지고, 지금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변치 않는 가치를 일깨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오늘의 소중함’, ‘나로 살아가는 즐거움’, ‘건강이 주는 기쁨’ 등 평범한 오늘에 감사할 수 있는 자세를 일깨워준다. ‘몽테뉴는 말한다. “나는 다시 살게 되더라도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살 것이다. 나는 과거를 한탄하지 않으며 앞으로 올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 이런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André Gide(1869~1951)
문학의 여러 가능성을 실험한 프랑스 소설가. 프랑스 문단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어 20세기 문학의 진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사전꾼들』을 발표해 현대소설에 자극을 줬다. 주요 저서로는 『좁은 문』 등이 있으며 194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셰익스피어, 에머슨, 니체, 루소 등 수많은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몽테뉴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고 “그에게 완전히 빠져들어 그가 바로 나 자신인 것 같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수상록』에서 교훈이 될 만한 글을 발췌하여 자신의 시선으로 해석한 선집을 남겼다.
Michel de Montaigne(1533~1592)
르네상스기의 프랑스 철학자. 모랄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세심한 교육을 받은 후 툴루즈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보르도 의회와 합병된 페리그외 지원 법원의 카운슬러로 일했다. 여행을 좋아해서 독일과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를 다녔다. 1581년부터 1585년까지 보르도 시장을 역임했다. 인생에 대한 고찰을 추상화한 『수상록(Essais, 1580)』 3권을 남겼다. 종교가 가르치는 것과 같은 천국에서의 행복이 아니라 현재의 생활을 적극적으로 영위할 것을 주장했다.
대일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중앙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의류회사 해외영업 부서를 거쳐 국제 친환경인증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좋은 책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싶어 글밥 아카데미에서 번역을 배웠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테슬라 웨이』, 『시장의 파괴자들』, 『신에 맞선 12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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