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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아주머니와 비밀의 방

향긋한 책장 2
김지선 지음 | 이해정 그림
시금치

2024년 12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1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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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3086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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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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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유명한 명화를 감상하다 보면, 어째서 이 그림이 명작인지 알기 어렵다고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슨트가 옆에 있지 않다면, 눈앞에 걸린 작품의 미술사적 의미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그림만 보고 한눈에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어린이들에게 미술관과 명화 감상은 감동적이고 기다려지는 일이기보다 지루하고 답답한 일로 기억될지 모른다.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가 시끄럽게 떠들지 말라고 야단을 맞고, 신기한 그림 앞으로 뛰어가다가 또다시 야단을 맞는 공간이 바로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혹시 이런 마음으로 그림과는 마음의 거리가 멀어져 버린 어린이와 어른이 있다면 《꽃 아주머니와 비밀의 방》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화가는 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또 우리는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그림을 ‘보고’ 세상을 ‘보는’ 색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동화이자 미술 교양서이다. 마티스, 피카소, 샤갈, 렘브란트 등 널리 알려진 화가들의 대표작과 작품 속 숨겨진 이야기들은 꽃 아주머니와 송이의 유쾌한 만남과 대화의 주제이다.
동화 속 꽃 아주머니의 신선하면서도 깊이 있는 작품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화가만의 방식을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인생을 대하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독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미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뿐 아니라, 익숙하게 바라보았던 그림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은 뒤에 명화 앞에 다시 서면, 낯설게만 느껴졌던 그림이 마치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 한층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작가의 말 4
1장. 이상한 집에 사는 꽃 아주머니 8
2장. 마티스의 붉은색 방 - 색깔로 보는 세상 23
3장. 몬드리안의 주황색 방 -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세상 35
4장. 피카소의 노란색 방 -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 52
5장. 루소의 초록색 방 - 현실과 환상 사이로 보는 세상 67
6장. 미켈란젤로의 파란색 방 - 다양한 시점으로 보는 세상 83
7장. 샤갈의 남색 방 - 감정을 표현하는 세상 103
8장. 마그리트의 보라색 방 - 상대적 크기로 보는 세상 119
9장. 렘브란트의 검은색 방 - 빛과 어둠으로 보는 세상 135
이 책에 등장한 그림들 148

p.29 “태양은 늘 우리 곁에 있어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만약 태양이 없다면 자연물도 생명을 잃고, 모든 색깔도 암흑 속으로 사라지고말 거야.”

p.49 “송이야, 오늘 수학 시험 망쳤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 추상화에 대해 금방 이해하는 것 보니까 수학도 잘할 수 있을 거야. 수학도 추상화랑 비슷하거든.”

p.64 송이는 평생 철들지 않겠다는 꽃 아주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소원을 가진 어른은 처음 만났 습니다.

p.80 “그러니까 현실이 상상을 부르고, 상상이 환상을 그려 내면 환상의 세계가 퍼져 나가면서 신화를 만들어 내고……. 신화는 다시 현실에 영향을 주고……. 우아!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요.”

p.101 “사람의 시점이 계속 고정된 것만은 아니야. 그러니까 상대가 지금은 자기 시점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경험하는 폭이 넓어지면 시점이 달라지게 돼.”

p.112 “그림은 사람들의 정서, 그러니까 마음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역할도 한단다. 마음의 분위기는 시시때때로 바뀌지. 기뻤다가도 슬퍼지고, 화가 났다가도 어느새 평안해지기도 하고…….”

p.132 작은 화면을 커다란 연둣빛 사과가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창문이 있는 방 안 마룻바닥에서 천장 끝까지 사과 한 알이 다 차지하고 있습니 다. 사과에 비해 방이 너무 작아 보일 정도입니다.

p. 146 “사람들은 매일 그걸 들여다봐. 오늘의 나는 어떤 모습인지 확인하려고 말이야.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따라 그 속에 비친 모습이 늘 달라지 거든. 그러니까 검은 방에는 렘브란트의 자화상과 더불어 내 자화상이 하나 더 있는 셈이야.”

10명의 화가, 26점의 명화 속 숨겨진 흥미로운 미술 이야기

주인공 송이네 집 옆으로 신기한 집이 한 채 지어진다. 바로 여덟 개의 방이 각각 여덟 가지 색깔로 칠해진 꽃 아주머니네 집이다. 꽃 아주머니와 친구가 된 송이는 비밀의 방의 문을 하나씩 열며, 방 안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다. 보물은 바로 각 방의 색깔과 관련된 명화들이다!
붉은색 방문을 열면 마티스의 그림 〈붉은 조화〉가 보인다. 〈붉은 조화〉 속 식탁과 화병, 창문은 모두 평범한 사물들이지만, 송이의 눈에는 왠지 다른 세계에서 온 특별한 물건처럼 선명하고 강렬하게 보인다. 마티스가 강렬한 빨강으로 채색했기 때문일까? 꽃 아주머니는 마티스의 삶과 그림을 통해 색깔의 비밀을 들려준다.
이날 뒤로 송이는 꽃 아주머니의 집에 갈 때마다 새로운 그림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주황색 방은 뒤러와 몬드리안, 칸딘스키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고, 노란색 방에는 피카소의 접시 그림들이 놓여 있다. 초록색 방에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루소의 작품이, 파란색 방에는 이집트 벽화와 미켈란젤로의 그림이 공존하며, 남색 방에는 샤갈의 작품, 보라색 방에는 마그리트의 작품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마지막 검은색 방에는 무슨 그림이 놓여 있을까? 렘브란트의 전시회를 보고 돌아오는 꽃 아주머니와 송이의 대화 속에 힌트가 숨어 있다.
꽃 아주머니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작품과 화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동시에 깊이 있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뻔하고 지루할 법한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한다. 명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화가의 인생을 엿보기도 하고, 작품이 탄생한 시대를 되돌아보며 미술사적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화가의 시선으로 작품을 설명하면서 회화 양식과 구도, 신화와 미술의 관계 등 다양한 지식 정보도 빠뜨리지 않고 함께 전달해준다는 점이다. 꽃 아주머니의 설명과 송이의 시선을 따라 26점의 명화들을 감상하다 보면, 미술의 세계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피카소가 닮고 싶었던 ‘어린이의 눈’
어린이가 미술과 예술에 더 가까운 삶을 살도록 돕는 미술 동화

송이는 새로운 그림을 만날 때마다 솔직한 감상을 가감 없이 전한다. 몬드리안의 작품 〈구성 10-흑과 백〉을 보며 “더하기 빼기 그림은 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거나, 마그리트의 〈청취실〉을 보며 “사과는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지 않겠어요. 너무 커서요!” 하고 외치는 등이다. 주인공 송이는 어린이의 시선을 대변하는 동시에 어린이의 삶이 예술에서 다루는 주제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학 시험을 망쳐 속상해할 때도,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남자아이의 쪽지 한 장에 마음이 설렐 때도, 눈이 오는 날 자기도 모르게 상상의 세계에 빠질 때도 자연스럽게 꽃 아주머니와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가 된다. 몬드리안의 추상화가 송이에게는 더하기 빼기 기호처럼 보이듯, 추상화와 수학도 비슷한 점이 있다며 ‘추상’과 ‘기호’라는 철학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함박눈이 펄펄 날리는 날, 눈이 자아낸 풍경이 불러일으킨 상상에 빠진 송이에게 초현실적인 루소의 그림들을 보여주면서, 현실이 상상을 부르고, 상상이 환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열쇠가 되는 미술의 세계를 일러준다.
두 사람은 마그리트의 보라색 방에서 ‘상대적 크기로 보는 세상’에 대해, 렘브란트의 검은색 방에서는 ‘빛과 어둠으로 보는 세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모두 우리 삶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철학과 예술의 주제이다. 하지만 꽃 아주머니가 가장 도달하고 싶은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어린이의 마음’이다. “모든 아이는 예술가”라고 말한 피카소의 그림을 함께 보며, 꽃 아주머니는 송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은 어떤 선입견도 없이 용감하게 그리고 싶은 것을 표현해. 더 자유롭고 새롭고 신선한 느낌의 화면이 탄생하는 거야.”
이처럼 꽃 아주머니는 예술을 어린이의 삶과 더욱 가까운 곳으로 돌려놓고자 한다. 작가는 “밤하늘에 가득한 우주가, 늘 품어 주는 자연이, 독특한 생각이 담긴 그림과 책이, 그리고 밥과 정을 나눈 친구들이 다 나의 꽃 아주머니였”다 고백하며 “이 책이 조금은 색다른 꽃 아주머니 중 하나로 남는다면 참 좋겠”다는 바람을 작가의 말을 통해 남긴다. 《꽃 아주머니와 비밀의 방》은 어린이들이 미술 작품, 나아가 예술과 더욱 가까운 삶으로 나아가는 데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지선

음악을 들으며 읽고 쓰고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합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오랫동안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창작 모임 ‘작은 새’ 동인으로, 어린이 논픽션 《여름이 엄마의 生生 중국 리포트》를 썼습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서양미술사》 《별이 빛나는 밤》 《엄마의 생일》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그림/만화 이해정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따뜻한 상상력을 가득 담아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난민 전학생 하야의 소원》 《소녀와 소년, 멋진 사람이 되는 법》 《청소년을 위한 광주 5·18》 《조선의 문을 열어라》 등이, 쓰고 그린 책으로 《어슬렁어슬렁 동네 관찰기》가 있습니다.

작가의 말

“‘보다’라는 뜻을 지닌 한자어 시(視), 견(見), 관(觀)은 서로 뜻이 미묘 하게 다릅니다. 볼 시(視)는 객관적인 대상이 눈앞에 보인다는 뜻입니 다. 볼 견(見)은 나의 주관적인 눈을 통해 적극적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볼 관(觀)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혹은 가치관을 뜻하지요. 세 가지 보는 일을 다 할 뿐 아니라 가장 열심히 보는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화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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