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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밸런스

안철우 지음
부키

2024년 12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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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5.58MB)
ISBN 9791193528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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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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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퇴근길, SNS에서 친구들과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주고받고, 유튜브 영상을 쉴 새 없이 배속으로 시청한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배달 음식을 시켜 놓고, 광고에 이끌려 들어간 웹페이지에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홀린 듯이 결제한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5분만” 숏폼을 보려다가 어느새 새벽 두 시인 걸 깨닫는다. 내일은 이러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그대로다. 그야말로 도파민에 절여진 삶이다.
“도파민 폭발” “도파민이 터진다”라는 표현처럼, 도파민은 피곤하고 무료한 일상에 커다란 즐거움을 주는 쾌락의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지나친 도파민 분비가 계속 반복되다 보면 우리 뇌는 점차 더 큰 자극, 더 많은 양을 원하게 되는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호르몬 명의 안철우 교수는 의학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도파민 균형을 되찾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들을 이 책에 담았다. 그가 제시하는 도파민 디톡스 여정 3단계(1단계 중독 행위 인지하기-2단계 방해 요소 멀리하기-3단계 노력에 대한 보상받기)는 단순히 도파민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도파민 균형을 되찾고, 나아가 삶의 평온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 도파민 디톡스에 성공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독자가 각 단계를 차근차근 밟을 수 있게 도와준다. 도파민에 통제당한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가 보자.
추천의 말
프롤로그_삶의 균형을 찾는 여정

1부 두 얼굴의 호르몬
1장 보이지 않는 강력한 명령자
손안의 감옥에 스스로 갇힌 사람들 ㆍ도파민 자체에는 중독성이 없다 ㆍ인간은 호르몬의 노예

2장 쾌락보다 강력한 동기 부여
도파민이 터진다는 말의 함정 ㆍ뇌의 보상 메커니즘 ㆍ원동력을 잃은 자의 최후

3장 중독의 시곗바늘이 향하는 곳
욕망할 것이냐 통제할 것이냐 ㆍ노력 없이 얻는 쾌감이 무서운 이유 ㆍ더 많은 양, 더 강한 자극 ㆍ편리한 삶이 주는 딜레마 ㆍ중독에 취약한 사람들

2부 도파민 디톡스 여정 3단계
4장 중독된 뇌를 되돌릴 준비
균형을 회복할 시간 ㆍ어떠한 중독도 회복 가능하다는 믿음 ㆍ호르몬의 노예에서 주인으로

5장 1단계| 중독 행위 인지하기
step 1 의존 요인 탐색 나를 망치는 것의 정체 -도파민 디톡스 일지 쓰기 ① ㆍstep 2 목표 설정 무엇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도파민 디톡스 일지 쓰기 ② ㆍstep 3 이미지 트레이닝 상상은 현실이 된다!

6장 2단계| 방해 요소 멀리하기
step 1 의도적 거리 두기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ㆍstep 2 상황 재설정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ㆍstep 3 인내의 시간 불편함을 참고 절제력 기르기 -도파민 디톡스 일지 쓰기 ③

7장 3단계| 노력에 대한 보상받기
step 1 보상의 종류 어떤 보상을 고를 것인가 ㆍstep 2 맞춤 보상 설정 내가 나에게 주고 싶은 것 ㆍstep 3 보상 크기 조절 밥그릇에 맞는 양으로

3부 삶의 균형을 찾는 습관들
8장 운동|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
심박수를 높이는 유산소 운동 ㆍ외부 저항을 이용해 근육을 강화하는 저항 운동 ㆍ어지러운 내면을 정돈하고 긴장을 내려놓는 명상 ㆍ마음의 안식을 찾는 호흡 운동 ㆍ꾸준함이 살길이다!

9장 음식| 오늘 무엇을 먹는지가 내일을 결정한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ㆍ비타민 B6가 풍부한 음식 ㆍ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간 슈퍼 푸드 ㆍ스트레스를 줄여 주는 항산화 음식 ㆍ장 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된 음식 ㆍ어떤 음식을 피해야 할까?

10장 수면| 잠이 보약이라는 진리
도파민 수용체의 회복을 돕는다 ㆍ기억력과 생산성을 높인다 ㆍ감정을 조절하고 건강하게 처리한다 ㆍ면역력을 충전하는 시간이 된다 ㆍ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

11장 스트레스 관리| 선택 아닌 필수 조건
자연이 주는 평온함 만끽하기 ㆍ삶을 풍요롭게 하는 취미 생활 ㆍ오감을 활용한 마음 챙김 ㆍ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

부록 도파민 10문 10답 | 주 | 참고문헌

〈프롤로그〉
이 책은 도파민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도파민을 포함한 우리 몸속 호르몬들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며, 이것이 건강한 삶의 핵심이다. 즉, ‘밸런스’가 중요하다. 어느 하나의 대상에 너무 치우치면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균형이 깨진 삶은 결국엔 무너지기 마련이다. 쾌락에 휘둘리지 않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나의 바람이다.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이 여정은 어렵고 때로는 두려움을 동반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결심한 여러분은 이미 큰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본문 18쪽)

〈1장 보이지 않는 강력한 명령자〉
만약 내원한 환자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파민과 연관 있을지도 모른다면, 표면적인 질병 이면에 숨겨진 도파민 분비와 관련된 중독 증상부터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누가, 왜, 어떻게 도파민에 중독되는 걸까?
사실 의학적으로 보면 ‘도파민 중독’은 잘못된 표현이다. 도파민 자체에 중독성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 도파민에 중독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표현은 도파민 자체가 아니라 뇌에서 도파민의 분비를 유발하는 활동, 물질, 자극 등에 중독됐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예를 들어, 늦은 시간에 야식을 먹는 것이 반복되고, 이것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졌을 때 도파민 중독을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본문 30~31쪽)

〈2장 쾌락보다 강력한 동기 부여〉
원숭이 뇌 속 도파민 세포가 분포된 곳에 작은 전극을 심은 후 원숭이 우리 좌우에는 전구를 설치하고, 전구와 연결된 상자 2개를 함께 배치했다. 이 장치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왼쪽 전구에 불이 켜지면 오른쪽 상자에 먹이가 들어 있다는 신호이고, 오른쪽 전구에 불이 켜지면 왼쪽 상자에 먹이가 들어 있다는 신호였다.
처음에는 원숭이가 장치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먹이를 얻기 위해 아무 상자나 열었다. 그 결과, 두 번 시도하면 한 번 먹이 획득에 성공했다. 예상대로 먹이를 발견함과 동시에 원숭이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되는 게 확인됐다.
그런데 원숭이가 이 신호의 규칙을 완벽하게 이해한 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시도하는 족족 먹이를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이때부터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원숭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시점이다. 이전처럼 먹이를 찾았을 때가 아니라, 전구에 불이 들어온 순간부터 도파민이 분비되기 시작했다. 불빛과 먹이 간의 연결고리를 이해한 원숭이가 먹이를 발견했을 때가 아니라, 불빛이 켜질 때 전율을 느낀 것이다.(본문 41~42쪽)

〈3장 중독의 시곗바늘이 향하는 곳〉
술과 담배라는 환상의 조합을 끊지 못해 괴로운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다. 왜 술을 마시면 흡연 충동이 더욱 강해지는 걸까?
결론적으로 두 물질이 도파민을 자극하는 패턴이 유사해서 그렇다. 알코올은 소량만 섭취해도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담배도 마찬가지다. 담배 속 니코틴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혈관을 타고 뇌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니코틴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시켜서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술과 담배 등 외부 요인으로 도파민이 자주 분비되면, 우리의 뇌는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쾌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학습한다. 그래서 술을 마실 때는 담배를, 담배를 피울때는 술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인 진성 씨에게 술과 담배는 그야말로 최악의 조합이다. 당뇨만으로도 생명과 직결된 동맥경화증 발생 위험률이 3~4배 정도 증가하는데, 여기에 알코올과 니코틴까지 추가되면 그야말로 불난 곳에 휘발유를 끼얹는 셈이다.(54~55쪽)

〈4장 중독된 뇌를 되돌릴 준비〉
스마트폰 사용, 게임, 그리고 달고 짠 음식을 먹는 행동 등에 중독되면 반복적이고 과도한 자극이 도파민 수용체에 변화를 일으킨다. 크게는 두 가지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먼저 도파민 수용체의 민감도가 낮아진다. 이는 수용체가 도파민에 반응하는 능력이 줄어드는 것으로, 같은 양의 도파민이 분비되더라도 도파민 수용체의 민감도가 둔감해져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중에는 민감도가 소실되기까지 한다.
다음으로 수용체의 총 개수가 줄어든다. 이 현상은 신경세포가 도파민 수용체를 줄이는 것으로, 과도한 도파민 분비에 적응하기 위한 뇌의 방어 기제의 일환이다. 동일한 도파민이 분비되더라도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수용체 수가 적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도파민의 효과가 감소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소셜 미디어 알림 하나에도 큰 기쁨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은 자극으로는 만족을 느끼기 어려운 이유다.(본문 96쪽)

〈5장 1단계: 중독 행위 인지하기〉
야식 중독자이자 고도 비만인 나리 씨가 진료 중에 밝힌 목표다. 그런데 어떻게 살을 뺄 것인지, 어느 정도 뺄 것인지가 모호하다. 다이어트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운동,식단, 정신 건강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없으면 이번에도 계획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에 목표를 구체화하는 게 어렵다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해당하는 육하원칙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다.
특히나 목표를 설정할 때 ‘왜’는 상당히 중요하다. 목표를 이뤘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과 그 목표를 설정한 구체적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게 해 준다.(본문 119쪽)

〈6장 2단계: 방해 요소 멀리하기〉
물리적 거리 두기가 특정 대상을 울타리나 방화벽 등 말 그대로 물리적인 장치나 구조를 활용하여 막는 것이라면 ‘범주적 차단하기’는 주로 심리학 및 정신의학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 심리적이고 상황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자극이나 행동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특정 음식을 피하는 것을 넘어, 그 음식과 관련된 모든 것, 이를테면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드는 광고나 상황까지도 피하는 방식이다.
이는 중독 행동을 유발하는 계기를 차단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다. 실제로 우리가 물리적인 장벽을 둬도, 유혹의 충동 버튼을 누르게 하는 예상치 못한 요인이 주변에 너무도 많다.(본문 145쪽)

〈7장 3단계: 노력에 대한 보상받기〉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를 구분하고 그에 따라 보상의 크기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의 목표를 달성했다면 같은 물질적 보상이라 해도 작고 소소한 것을 주고, 장기 목표를 달성했을 때 여행 같은 큰 선물을 주는 식이다. 이해하기 쉽게 밥그릇에 맞는 밥의 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도파민 디톡스 여정은 단기로 끝날 수도 있고,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자신이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했다면, 지속적인 보상을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단기로 설정했다 하더라도 작은 보상에 이어 큰 보상을 염두에 둔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파민 디톡스를 성공적으로 해낼 확률이 크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도파민 디톡스 일지에 성과를 기록하여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나에게 꼭 맞는 보상을 설정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고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끌어내 보길 바란다.(본문 180~181쪽)

〈8장 운동: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
진료하다 보면 나이 드신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바로 ‘근육 감소’다. 실제로 근육이 빠지면 거동이 불편해지고 대사질환 관련 문제들도 많이 생긴다. 이때, 근육을 강화하고 발달시키기 위해 다양한 저항을 사용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우리가 근육량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최소 2회 주요 근육군(가슴, 등, 팔, 복부, 다리, 어깨)을 고르게 단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각 근육군을 따로 단련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을 내서 헬스장에 가지 않고도 일상에서 필수적으로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면, 나는 다른 곳은 다 제쳐 두더라도 우리 몸의 가장 큰 근육인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것을 권한다. 허벅지 근육만 열심히 키워도 골밀도를 높이고, 노화로 인한 근육 감소를 방지하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도울 수 있다.(본문 199쪽)

〈9장 음식: 오늘 무엇을 먹는지가 내일을 결정한다〉
가끔 당뇨병 환자들이 인슐린 호르몬 관리를 위해 도파민 디톡스 기간에 무조건 육식을 멀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는 식단에서 고기를 무조건 빼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물론 콩이나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에도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으로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단백질보다 일부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할 수 있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필수 아미노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없거나, 만들 수 있더라도 양이 너무 적어서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을 말한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신경전달물질의 합성과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과 메티오닌(methionine) 등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다.
도파민 디톡스 기간이 사람마다 다른데, 이 기간 내내 식물성 단백질만 섭취한다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되도록 균형 있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기를 먹을 때는 지방량이 적은 질 좋은 살코기 위주로, 또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등을 통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호르몬의 건강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본문 228~229쪽)

〈10장 수면: 잠이 보약이라는 진리〉
똑같이 7시간을 자더라도 매번 잠드는 시간이 다른 사람과 일정한 시간에 잠드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까?
당연히 후자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면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이 그 시간에 맞춰지게 된다. 매번 다른 시간에 잠들고 깨면 그만큼 우리 몸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시간을 참고해서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정하자.(본문 245쪽)

〈11장 스트레스 관리: 선택 아닌 필수 조건〉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몸은 각종 스트레스와 불안에 휩싸이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비밀 무기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바로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즉 우리의 ‘오감’을 활용하는 것이다.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래고, 좋아하는 색깔로 그림을 그려보자.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가라앉히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내면의 고요함을 찾아보자. 좋아하는 차나 건강한 간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그 맛과 향을 온전히 즐겨보자.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의 신체와 마음을 진정시키고, 진정한 평온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252쪽)

★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생로병사의 비밀〉 전홍렬 PD,
〈세상을 바꾸는 시간〉 구범준 PD 강력 추천★★★

“나를 위로했던 것이
되레 나를 망치고 있었다”
20대 후반에 당뇨 진단을 받았던 현선 씨는 약을 끊어도 될 정도로 호전되었었는데, 최근 급격히 살이 찌면서 혈당 수치가 위험 단계에 이르자 덜컥 겁이 났다. 이러다 다시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게 아닐까 싶어 병원을 찾았다.
1년 만에 이렇게 상황이 악화된 데에는 생활 습관 문제가 컸다. 매일 밤 재미있는 숏폼(짧은 형태의 동영상) 콘텐츠를 새벽 3~4시까지 보다가 잠들기 일쑤였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니,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그 여파로 회사 업무에 집중하지 못했다. 당연히 실수도 잦았다. 스마트폰 중독이 쏘아 올린 문제가 직장 생활은 물론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는 비단 현선 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독이라고 하면 흔히 ‘마약’과 같은 극단적인 중독을 떠올리지만, 중독의 대상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주식과 코인 등 투자에 온 정신이 팔려 업무 시간 내내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것도, 매일 밤 야식을 참지 못해 배달 앱을 켜는 것도, 하루 한 두잔 정도 마셨던 커피가 나날이 늘어나는 것도, 딱히 필요하지 않은데도 기분 전환을 위해 계속 무언가를 사는 행위도 모두 중독에 포함된다.
호르몬 명의이자 내분비내과 교수인 저자는 대사증후군이나 당뇨 같은 호르몬 관련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면적인 질병 이면에 숨겨진 중독 문제와 증상이 관련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나태하다”며 정신력으로 극복하라고 다그친다. 평소 그런 말을 자주 들어서인지, 환자들도 자책 어린 말을 많이 한다.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건강 문제는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과거 자신도 심각한 커피 중독과 저장 강박을 경험했다. 의료 현장에서 여러 중독 문제와 그 문제가 가져오는 결과를 뻔히 아는 자신조차도 중독 행위를 끊어 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노력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증상에 가려진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 다음, 해당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그 방향으로 노력해야 효과가 있다. 그래서 중독과 가장 깊이 연관된 호르몬 ‘도파민’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처방과 함께 도파민 중독으로 인한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꼭 필요했다.


노력 없이 얻는 쾌감이 무서운 이유
사람들은 대체 왜, 어떤 과정으로 도파민에 중독되는 걸까? 사실 의학적인 관점에서 ‘도파민 중독’은 잘못된 표현이다. 도파민 자체에는 중독성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 도파민에 중독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표현은 도파민 자체가 아니라 도파민 분비를 유발하는 활동, 물질, 자극 등에 중독됐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피는 것처럼 말이다.
담배 속 니코틴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혈관을 타고 뇌에 도달하는데, 이때 니코틴이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 도파민을 분비시켜 쾌감을 느끼게 한다. 알코올도 마찬가지다. 술을 마시면 흡연 충동이 더 강해지는 이유 역시, 두 물질이 도파민을 자극하는 패턴이 유사해서 그렇다. 결국 담배가 술을 부르고 술이 담배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렇게 도파민이 지나치게 자주 분비되면 우리 뇌는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쾌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학습하게 된다. 중독의 지름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게다가 니코틴은 뇌까지 도달하는 데 고작 10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흡입한 물질이 뇌에 도달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중독의 위험은 커진다. 그런데 이보다 더 빠른 중독 물질이 있다. 바로 ‘설탕’이다. 혀에 들어온 설탕이 뇌를 활성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6초. 니코틴보다 무려 20여 배나 빠르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누구나, 얼마든지 중독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오랜 시간 목표를 향해 노력해서 마침내 그것을 이루었을 때 분비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도파민을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필 때, 혹은 달콤한 디저트를 먹을 때 너무 쉽게 얻게 된다. 즉각적인 쾌감을 제공하여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기 때문에 도파민 분비 사이클이 지나치게 빨라져 나중에는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고 만다.
중독의 원리에 익숙해진 뇌는 점점 더 많은 도파민을 원한다. 중독이 정말 무서운 이유는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 병의 술과 한 갑의 담배, 케이크 한 조각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때가 오는 것이다. 마약이나 약물 중독도 마찬가지 원리다. 노력 없이 얻는 쾌감이 반복되면 삶은 어느새 중독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도파민은 죄가 없다”
쾌락보다 강력한 동기 부여
도파민 중독으로 인한 문제를 체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도파민 디톡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디톡스는 체내의 독소를 제거하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주로 다이어트하는 과정에서 자주 활용되는 개념이다. 그렇다 보니, ‘도파민 디톡스’라고 하면 흔히 도파민을 ‘제거해야 할 독소’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쾌락의 호르몬 도파민은 무조건 나쁘기만 할까?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신경생물학과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을 보자. 도파민 신경을 차단당한 쥐들 앞에 먹이를 두고 반응을 살폈더니 쥐들은 먹이를 찾아 헤매지도 않고, 먹을 것을 코앞에 두고도 먹으려는 의지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쥐의 입에 직접 먹이를 넣어 주니 의외로 먹이를 맛있게 씹었다. 맛을 느끼는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러나 더 먹기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은 쥐들은 결국 굶어 죽는 슬픈 결말을 맞이했다.
이 실험을 통해 포유류의 뇌 속 도파민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면,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을 누리기 위한 노력, 의욕, 즉 동기 부여를 일으키는 ‘원동력’ 자체를 잃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0대 초반의 직장인 민수 씨의 사례에서도 이러한 도파민의 역할을 발견할 수 있다. 민수 씨는 당뇨를 극복하기 위해 보디 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주 5일 헬스장을 찾았다. 퇴근 후 운동을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민수 씨 역시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피곤해서 얼른 집에 가 쉬고 싶을 때도, 퇴근 후 동료들과 술 한잔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뱃살이 점점 들어가고 당뇨 증상이 나아지는 상상을 하며 헬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열심히 운동한 끝에 8개월 만에 목표했던 보디 프로필도 촬영하고 건강도 되찾았다.
이처럼 미래의 보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기 싫은 마음을 극복하게끔 이끌어 주고, 눈앞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력을 생성해 주는 것이 도파민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주된 기능이다. 우리가 삶의 의욕을 가지고 살아가게 만드는 나침반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도파민은 기억력, 근육의 움직임, 습관의 형성, 집중력 등에도 깊이 관여한다. 도파민이 없다면 운동 장애, 인지 장애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니까 도파민은 죄가 없다. 몸에서 완전히 제거해서도 안 되고,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디톡스의 핵심은 “밸런스(균형)”다. 부족하거나 지나친 도파민 분비를 바로잡아 균형을 되찾고 긍정적인 기능을 끌어 올린다면 삶을 더욱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


“도파민이 균형을 찾으면 삶도 균형을 찾는다”
도파민 디톡스 여정 3단계
그러니 이제는 변화할 시간이다. 중독 기간이 길수록 변화는 더디게 일어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실제로 필로폰 중독자가 약물을 중단한 지 1개월 차, 1년 차를 비교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사진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양의 도파민 수용체가 회복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약이라는 극단적인 중독 상태에서도 회복이 가능하다면, 일상에서 겪는 중독 행동 역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방법을 몰라서 걱정할 것 없다. 저자는 중독 경험의 당사자로서, 또 내분비 내과 의사로서 중독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깨달은 유의미한 극복 방법들을 토대로 도파민 디톡스 여정 3단계를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1단계 중독 행위 인지하기, 2단계 방해 요소 멀리하기, 3단계 노력에 대한 보상받기로 이루어진 이 과정은 단순히 도파민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도파민 균형을 되찾고 나아가 삶이 균형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고지혈증 환자인 나리 씨는 이 방법을 통해 야식 중독을 극복했다. 콜센터 상담 일을 하며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야식을 시켜 먹던 습관을 고치고 수영과 걷기 운동을 통해 고도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배달 앱을 지우고 냉장고에 음식을 두지 않는 등 중독 요소로부터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것을 넘어,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드는 광고를 피하고, 일부러 맛집이 모인 거리가 아닌 다른 길로 돌아서 가고, 저녁 약속을 줄이는 등 중독을 유발하는 모든 상황을 피하는 ‘범주적 차단하기’ 방식이 특히 효과가 있었다.
주리 씨를 포함하여 스마트폰 중독, 쇼핑 중독 문제를 극복한 이들까지 총 세 명의 사례자가 디톡스 동반자로 나선다. 그들의 구체적인 사례에 각자 자신의 경우를 대입하여 따라가 보면 어렵게만 보이는 이 여정의 첫발을 좀 더 쉽게 내디딜 수 있다. 책 후반부에는 운동, 음식, 수면, 스트레스 관리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도파민 균형 유지에 좋은 습관들을 여럿 소개한다. 이중 개인의 상황과 성향에 맞는 것을 꾸준히 습관화해 나가길 권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유지하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고.
안정과 성장은 균형에서 비롯된다.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이 여정은 어렵고 때로는 두려움을 동반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반드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안철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거쳐 2007년부터 2년간 미국 시카고의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객원 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육 분야 우수 업적 교수상,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전 내분비당뇨병센터 소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혈관대사연구소 소장으로도 활동하였고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 국내 당뇨병 호르몬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EBS 〈명의〉, KBS1 〈생로병사의 비밀〉, 유튜브 〈세상을 바꾸는 시간〉 등 다양한 채널에 출연해 대중에게 조금 더 쉽고 유용한 호르몬 관련 건강 지식을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갈수록 도파민 불균형 탓에 여러 질병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자극 과잉 시대에 도파민의 균형 회복 과정을 돕고, 나아가 균형 잡힌 호르몬이 가져다주는 삶의 평온을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다른 저서로는 《뭉크 씨, 도파민 과잉입니다》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든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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