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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순의 고전강독 : 플라톤 [국가]

고전 100권 강독 04
박홍순 지음
모난북

2024년 12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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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32MB)
ISBN 9791198688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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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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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은 국가의 본질을 고민할 때!!

 서양철학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자를 꼽으라고 하면 압도적 다수가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을 떠올린다. 소크라테스는 예수·석가모니·공자와 함께 세계의 ‘성인’ 목록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직접 저작을 남기지 않고, 토론을 통해 가르침을 전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 제자들이 그의 대화를 기록한 책을 통해 만나는 수밖에 없는데,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철학자가 플라톤이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매개로 워낙 다양한 분야에 걸쳐 철학적 개념을 만들어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논점을 만들어냈기에 이후 서양철학 논의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플라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주요 저작을 모두 읽는 방법이 가장 좋기는 하다. 30여 권에 이르는 그의 대화편은 대부분 소크라테스를 중심으로 하여 역사상의 실제 인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서양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그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기 어렵다. 여러 대화편 가운데 한 권만 읽어서 플라톤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고자 한다면 나는 단연 《국가》를 권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다른 책에 비해 그의 문제의식이 종합적으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저작은 특정한 주제나 쟁점에 한정된 대화를 담은 면이 다분하다. 개별 대화편들은 재판 관련한 변론, 대중 교육에 대한 시각, 아름다움의 본질, 언어의 객관성 등 각각의 세부 주제를 놓고 벌이는 논쟁이 많다. 물론 논의 과정에서 일반적인 내용도 일정하게 포함되지만 아무래도 상당히 한정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국가》는 여러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면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친다. 기본적으로 ‘국가’라는 주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워낙 큰 주제이기에 여러 분야가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대신 책 분량이 상당하다는 곤란은 감당해야 할 일이다. 벽돌 두께의 방대한 내용인데다가 다양한 주제가 이어지고 질문과 답변이 맞물리는 대화 방식이어서, 자칫 갈피를 잡지 못하고 미로를 헤매기에 십상이다. 친절하고 꼼꼼한 독서 안내자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의미를 이해하고, 플라톤의 전체 철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피며 한발씩 나아가는 방식으로 안내할 생각이다.
저자의 말 : 플라톤을 어떻게 읽을까?

강독1 : 올바름은 정말 있는가?
 올바름이란 무엇인가?
 올바름은 정치와 어떤 관계인가?
 올바름은 강한 나라와 어떤 관계인가?

강독2 : 국가는 왜 만들어지는가?
 당신이 기게스의 반지를 가졌다면?
 생활의 필요로 국가가 만들어지는가?
 어떤 지혜가 국가를 올바르게 하는가?

강독3 : 어떤 국가를 만들어야 하는가?
 성향에 따라 한 가지 일만 하라
 한 사람에 가까운 나라가 최고다
 왜 철인이 통치해야 하는가?

강독4 : 사랑과 여성, 가족에 대하여
 올바른 사랑은 무엇인가?
 여성의 시민권을 인정할 것인가?
 태어나고 죽는 존재에 대하여

강독5 : 무엇이 아름다움이고 예술인가?
 예술은 자유로운 영역인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은 어떻게 실현되는가?

강독6 : 동굴을 벗어나 이데아를 만나다
 존재를 초월해 있는 이데아
 동굴의 비유로 만나는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데아 비판

강독7 : 그리스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리스 국가를 어떻게 보는가?
 소피스트가 본 그리스인의 인식
 아테네 민주정을 어떻게 보는가?

강독8 : 올바른 학문의 길은 어디인가?
 무엇이 지성에 의한 학문인가?
 감각을 쓰지 않는 이성적 학문
 변증술을 통해 이데아에 도달하다

강독9 : 최선의 정치체제를 찾아서
 현실 정치체제를 분석하다
 민주정이 최악의 체제를 초래한다
 아테네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서문]
플라톤의 《국가》는 ‘국가’라는 주제를 매개로 여러 분야가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올바른 국가여야 하기에 ‘올바름’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논의에서 ‘이데아론’이 본격 제기된다. 정신과 정치체제를 논하면서 인간과 윤리, 아름다움과 학문 등 묵직한 주제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한 권이라 해도 제대로 이해하면 플라톤의 전반적인 문제의식을 만나기에 가장 효과적이다. 대신 방대한 내용에 다양한 주제가 이어지고 질문과 답변이 맞물리는 대화 방식이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미로를 헤매기에 십상이다. 친절하고 꼼꼼한 독서 안내자가 필요한 이유다.

[강독1] 올바름은 정말 있는가?
트라시마코스는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보편적·절대적 기준이 없다고 한다. “올바른 것이란 더 강한 자의 편익”에 불과하다. 올바름이라고 규정된 것들은 대부분 사회적 강자의 이익을 포장한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문제는 올바름이 강한 자의 이익이라는 점이 추상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경찰·군대·감옥 등 온갖 물리력을 독점한 정권이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법률로 제정하고, 이를 “올바른 것으로 공표하고서는, 이를 위반하는 자를 범법자 및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른 자로 처벌”한다. - 본문 중에서

[강독2] 국가는 왜 만들어지는가?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모든 사람의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국가가 없다면 인간은 아예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국가는 절대적‧보편적인 성격을 갖는다. 만일 누군가 국가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순간, 인간의 본성과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 되어버린다. 국가를 인류의 전제조건으로 규정하고, 국가를 개인으로서의 인간에 우선하는 ‘국가주의’ 사고방식의 원류에 해당하는 논리다. 그런데 정말 인류는 국가 없이는 생존을 못 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최초의 국가 출현을 살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강독4] 사랑과 여성, 가족에 대하여
플라톤은 여자를 사랑의 주체로 보지는 않았지만, 가정의 울타리에서 일부 벗어나 사회적 활동에 참여시킬 필요는 공감했다. “여자들에게도 시가와 체육 교육 그리고 전쟁과 관련되는 것을 부여해 주어야 하며 또한 똑같이 이용해야만 하네.” (…) 여자들이 집 안에 머물러 있어야 했던 고대 그리스에서는 꽤 획기적인 제안이다. 아테네에서 ‘시민’의 자격은 남자들에게 한정되었다. (…) 플라톤이 여자들에게도 체육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데는 스파르타의 정치체제와 사회 운영 방식에 대한 상당한 호감이 작용했다. - 본문 중에서

[강독6] 동굴을 벗어나 이데아를 만나다
플라톤은 사람들이 너무나 오랜 기간 동굴의 어둠 속에 있었기에 눈이 부셔 빛의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한다. (…) 그림자를 만드는 인형을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만들고 개량했기에 실재와 구분하기 어렵다. 왜곡된 인식의 주입 기간이 길었으니 벗어나는 데도 비슷한 기간이 걸린다. 적게 잡아도 10년 이상의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니 ‘익숙해짐’의 과정이 전혀 쉬운 게 아니다. 다음으로 동굴에서 벗어나는 순간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에 더해 사람들의 배척에서 오는 위험도 큰 어려움이다. - 본문 중에서

[강독7] 그리스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플라톤에 의하면 민회·법정·군영·극장에서 대중은 지적인 판단력을 지닌 독립적인 개인이 아닌 무리로 존재하기에 항상 군중심리에 지배된다. 한마디로 무지한 다수 대중에게 무슨 배심원 권한을 주고, 나아가 국가의 주요 일을 결정하는 민회에서의 투표권을 주느냐는 비판이다.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논리다. (…) 소크라테스에 대한 사형판결에는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그의 정치적 ‘생각’과 정치적 ‘활동’에 맞서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유지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정치적인 판단이 근저에 깔려 있었다. - 본문 중에서

 플라톤 《국가》의 주요 주장에 제대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당시 그리스의 시대 상황과도 만나야 한다. 철학 사상은 인간의 구체적인 삶에서 분리된 고립된 영역이 아니고 한순간의 번뜩이는 착상도 아니다. 순수한 관념처럼 보이는 발상도 시대 변화와 사회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플라톤의 《국가》도 기원전 5세기 중반에서 4세기 중반의 아테네 상황을 전제로 한다.
 이 시기에 소크라테스는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아테네 청년들을 상대로 토론을 펼치곤 했다. 플라톤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는 소크라테스가 재판정에서 아테네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에 의해 사형판결을 받고 죽은 이후다. 아테네의 전성기가 지나고 쇠퇴 기운이 나타나던 즈음이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도시국가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었고, 두 세력 사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벌어졌다. 플라톤은 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아테네에서 철학적 전환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맞닥뜨린 시대 상황을 고려하며 《국가》를 접할 때 그가 전하고자 했던 문제의식에 정확히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국가》가 치열한 논쟁을 매개로 여러 주제를 풀어가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단순히 주요 개념과 문맥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방식으로는 지극히 단편적인 이해에 머물고, 자칫 엉뚱한 해석으로 빠질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논쟁 상대로 등장하는 소피스트 철학에 대한 이해까지 포함되어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 책은 여러 난점을 고려하며 플라톤의 생각에 조금씩 접근하는 방식으로 풀어간다. 핵심 문장을 꼼꼼하게 파악하는 작업은 기본이다. 시대 상황 속에서 각 주장이 어떤 배경을 갖는지를 추적한다. 또한 생생한 논쟁 속에서 독자들이 풍부한 이해에 도달하도록 안내한다. 특히 비판적 고찰이 고전을 접하는 핵심 의미의 하나라는 점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책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비판적 통찰의 기회로 삼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나아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실천적 의미를 찾는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홍순

뒤돌아볼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자신과 세상에 대한 성찰 기회를 잃어버린 우리 사회의 허약한 인문학적 토양에 깊은 갈증을 느꼈다. 인문학적인 르네상스 없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일은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어리석음이다. 그래서 인문학을 향한 관심과 탐구에 기여하고픈 마음에서 글을 써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이기에 동서양 고전을 친근한 벗으로 만드는 일, 고전의 정수를 가까이하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 인문학이 생생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순간 화석으로 굳어진다는 문제의식으로 철학적 사유가 ‘지금, 여기’, 즉 오늘 나와 우리의 문제로 끌어안으며 일상의 삶에 밀착하는 방향으로 글을 써왔다. 엄밀한 독서와 치열한 토론만이 고전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의 결과물로서 다수의 저서를 내놓았다. 동서양 미술작품을 매개로 철학과 사회로 인식 지평을 확장한 《미술관 옆 인문학》, 우리 헌법을 인문학을 통해 해석한 《헌법의 발견》을 비롯하여 철학·심리·사회·경제·역사·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수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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