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행성의 기록
2024년 12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11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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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86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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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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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행성의 기록』은 중국 작가 라오서가 1933년에 쓴 디스토피아 SF 소설 『묘성기(?城記)』를 국내 최초로 번역한 책이다. 소설은 우주선이 낯선 행성에 불시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동료가 죽고 홀로 남겨진 주인공은 곧 행성 거주자들에게 붙잡힌다. 고양이의 얼굴에 사람의 몸을 하고, 중독성 약물인 미혹나무 잎을 주식으로 먹는 ‘묘인’들이다. 주인공은 미혹나무 농장을 소유한 대지주와 함께 지내며 묘인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기묘한 생활과 붕괴되어가는 문명을 관찰한다. 저자는 묘인들의 세계를 통해 소설이 쓰였던 당대 중국 사회는 물론,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근대 인류의 풍경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01 불시착
02 체포
03 탈출
04 만남
05 마취
06 어떤 자유
07 훔쳐보는 자들
08 거래들
09 미혹나무 숲
10 약탈
11 도시
12 한밤중의 대화
13 비관주의자
14 천둥소리
15 여자들
16 얼렁뚱땅
17 졸업식
18 교육
19 학자들
20 야야푸스키
21 왁자지껄의 왕
22 오랜 친구
23 선택
24 마조신선
25 길 위에서
26 망국의 밤
27 작별
옮긴이 해제
첫문장: 우주선이 박살났다.
p.38 만약 나를 성가시게 하는 게 이 묘인의 업무였다면, 그는 일을 대단히 잘 한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질질 끌었는지 모르겠다. 손짓하기, 고개 흔들기, 입 실쭉거리기, 코 훌쩍이기 등 거의 온몸의 근육을 움직여 우리는 서로를 해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표현하려 했다. 어쩌면 한 시간, 아니 일주일이라도 더 그러고 있었을지 모른다. 멀리서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p.52 딱 하나 문제가 있다면, 그걸 먹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지만 손발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사일도 할 수 없게 되고, 일하는 것도 불가능해 모두가 한가롭다. 그래서 정부는 더는 미혹나무 잎을 먹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따시에는 역사의 페이지를 옮겨 다니며 설명을 이어갔다. 명령 첫날 오후, 황후는 금단증상으로 괴로워하며 황제의 뺨을 세 대나 때렸고, 황제는 그저 울 뿐이었다. 이날 오후 다시 명령이 내려졌다. 미혹나무 잎을 ‘국식’으로 정하겠노라고.
p.55 따시에는 의기양양하게 덧붙였다. “자기 살을 깎아먹는 능력은 날이 갈수록 커져서, 살인의 방법이 시를 쓰는 것만큼이나 교묘해졌어요.” “살인이 일종의 예술이 됐군요.” 내가 말했다. 한데 묘어에는 ‘예술’이라는 단어가 없었기 때문에 내가 한참 동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예술’이라는 두 글자를 기억했다. “예. 술.”
p.112 1만 개의 손가락들이 계속 나를 가리켰다. 묘인들은 참으로 솔직담백해서 뭔가 새로운 것이 보이면 대놓고 면전에서 가리키곤 한다. 하지만 나는 지구에서 체득한 인류로서의 체면치레를 무시할 수 없었다. 정말이지 너무 괴로웠다! 1만 개의 손가락들이 작은 권총처럼 느껴졌다. 코앞까지 뻗어 있는 소형 권총들의 뒤로는 동그란 두 눈동자들이 떠 있었는데, 하나같이 나를 향해 반짝거렸다. 작은 권총들이 위쪽을 향해 기울어지면서 죄다 내 얼굴을 가리켰고, 다시 아래쪽으로 기울어지더니 내 거시기를 가리켜댔다.
p.285 하늘은 여전히 어두컴컴했고, 별들은 밝게 빛났다. 모든 것은 아직 고요했다. 오직 망국의 밤을 지키는 눈만큼은 감을 수 없었다. 나는 그들이 깨어 있다는 걸 알았고, 그들 역시 내가 자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누구도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혀는 파멸의 손가락에 사로잡힌 것만 같았다.
『고양이 행성의 기록』은 한 중국인이 고양이 얼굴을 한 묘인들의 행성에 불시착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제목과 줄거리가 주는 첫인상과 달리 소설의 내부는 다소 어둡고 비관적인 세계다. 화성으로 일컬어지는 이 낯선 행성에서 묘인들은 아편을 암시하는 미혹나무 잎에 중독되어 있고, 외부의 침략에 무력하게 당하며, 결국 멸망에 이르고 만다. 공상과학 소설. 디스토피아 소설. 풍자 소설. 초현실주의 소설. 우화 소설. 『고양이 행성의 기록』은 참으로 다양한 키워드로 소개할 수 있는 소설이다. 이러한 문학적 장치들 속에서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시선은 현실세계의 어둠을 집요하게 쫓는다.
소설의 숨은 배경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던 1930년대 중국이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중국에 도래한 근대의 그림자가 묘인들의 삶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이 책의 묘미 중 하나는 저자가 고양이 형상의 인간이라는 낯선 대상을 묘사하면서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신랄하게 던진다는 점일 것이다. 도덕성과 교육의 부재, 정치가와 지배층의 폐단, 왜곡된 역사인식, 그리고 이기심과 잔혹성만 남은 종족의 최후로 이어지는 묘사 전반에서, 붕괴되어가는 중국 사회를 바라보던 당대 지식인의 참담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라오서는 문화대혁명의 폭압 속에서 반혁명분자로 지목되어 고초를 겪고 생을 마감한 작가다. 이 소설은 1949년부터 거의 삼십 년간 중국 내 출판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해외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면서 특히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1968년 라오서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선정되어 최종 투표에서 1위로 뽑혔다. 주중스웨덴대사는 위탁을 받고 베이징에서 라오서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라오서가 이미 2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노벨문학상은 규정상 사망자에게는 수여하지 않으므로 위원회는 수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라오서가 사후 복권된 1978년 이후에야 작품들이 다시 출간될 수 있었다.
“국내에 라오서의 소설이 많이 소개되지 않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88년 전에 쓰여진 초현실주의 환상소설 『고양이 행성의 기록』은 이야기 자체가 독특할 뿐만 아니라, 망국에 대한 우울한 기운이 소설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역자로서도 이 낯선 비관주의와 냉소를 온전히 통과하는 것은 꽤나 고역스러운 일이었다. 동시에 비극 속에서도 이상을 잃지 않으려는 안간힘에서 근대를 통과해온 동아시아 전반의 고통과 분투를 느낄 수 있기도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가장 격렬하고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살아간 작가의 삶을 관통한 무수한 상처들이 그 힘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옮긴이 해제 중에서)
『고양이 행성의 기록』은 급변하는 중국 사회를 목도하는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의 시선을 다시 읽게 된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다. 한편, 현실의 이야기를 우화적 은유 속에서 읽는 순수한 문학적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흔히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 예브게니 쟈마찐의 『우리들』을 꼽는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모자람이 없는 매력적인 디스토피아 소설을 돛과닻 첫 번역서로 펴내게 되어 기쁘다. 이 낯설고도 낯익은 행성을 탐험하는 여정에 함께할 독자들을 기다린다.
작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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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舍, 1899~1966
중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본명은 수칭춘(舒慶春). 베이징의 가난한 만주족 가정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영국 런던에 가서 유학을 하며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1931년 중국으로 돌아와 교사 생활과 작가 활동을 이어갔으며, 1936년 발표한 『낙타상자(駱舵祥子)』는 하층민의 삶을 그려낸 중국 리얼리즘의 명작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대혁명 시기 홍위병들에게 심한 구타와 모욕을 당한 뒤 타이핑 호수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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