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산가옥의 유령
- 오디오북 상품 정보
- AI(생성형) 활용 제작 도서
- 듣기 가능 오디오
- 제공 언어 한국어
- 파일 정보 mp3 (645.00MB)
- ISBN 9791167902818
40분 93.00MB
42분 96.00MB
29분 66.00MB
57분 131.00MB
23분 54.00MB
28분 66.00MB
38분 89.00MB
10분 24.00MB
6분 13.00MB
5분 13.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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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한국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장르〉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조예은의『적산가옥의 유령』을 출간한다.『적산가옥의 유령』은『현대문학』2023년 12월호에 실린 작품을 개작해 출간한 작품으로, 일제의 식민 지배를 상징하는 음산한 적산가옥에 숨겨진 비밀의 ‘공포’와 수 세대를 거슬러 공존하는 세 주인공, 유타카와 박준영, 현운주의 ‘연대’를 섬뜩하고도 애틋하게 그려낸 그의 신작 소설이다.
『칵테일, 러브, 좀비』『트로피컬 나이트』를 통해 한국 호러-스릴러 붐을 일으킨 조예은 작가는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상과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흥미로운 소재와 빠른 전개, 한 차원 끌어올린 복수극”(해이수), “예민한 사회문제를 풀어내는 독특한 힘”(인아영), “비관을 직시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세계”(이다혜)라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에 출간한『적산가옥의 유령』은 밤새 강풍이 휘몰아친 10월의 어느 새벽, 외증조모(박준영)의 기이한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외증조모는 마치 저 밑에서 들려오는 어떤 소리를 들으려는 듯, 바닥에 한쪽 귀를 댄 자세로 50년 이상 살아온 적산가옥 별채에서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외증조모의 유언에 따라 적산가옥에 살게 된 나(현운주)는 그곳에서 가엽고 끔찍한 망령, 가네모토 유타카를 마주한 뒤 오랜 시간 피와 비명을, 비밀과 불을 머금고 살아온 적산가옥 별채에 감춰진 가공할 비밀을 맞닥뜨린다. “오직 호러만이 죽은 자가 죽은 입으로 자신의 소리를 낸다”고 말한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처음으로 ‘무서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다고 밝히며 조예은의 새로운 호러 소설 탄생을 예고한다.
주요내용
밤새 강풍이 휘몰아친 10월의 어느 새벽, 외증조모는 저 밑에서 들려오는 어떤 소리를 들으려는 듯, 바닥에 한쪽 귀를 댄 기이한 자세로 50년 이상 살아온 적산가옥 별채에서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20대 이후 일본에서 지내온 나는 그곳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외증조모의 유언대로 그 집에 살러 들어오는 것으로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러곤 마주친 적산가옥의 유령, 가네모토 유타카. 이 가엾고 끔찍한 망령과 조우한 뒤 나는 꿈속에서 외증조모가 되어 오랜 시간 피와 비명을, 비밀과 불을 머금고 살아온 이 집의 별채에 숨겨진 비밀을 마주한다. 깊은 밤, 유타카는 나에게 마음속에 품어온 말을 속삭인다. “아버지는 내가 죽일 거야.”
발문 : 손님에서 유령으로(김청귤)
작가의 말
집은 자신의 벽에 깃든 모든 역사를 기억한다. 안에 살던 사람은 죽어도 집은 남는다. 오히려 죽음으로써 그 집의 일부로 영원히 귀속된다. 먼저 무너뜨리지 않는 한 집은 누군가의 삶을 담으며 존재한다.
_ 10쪽
입동이 코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나는 10년 만에 붉은담장집의 내부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후 수십 년을, 수 세대를 거슬러 존재할 망령을 조우한다. 가네모토 유타카. 가엽고 끔찍한 망령의 이름이다.
_ 50~51쪽
소년은 한마디로, 불길했다. 무덤가를 배회하는 까마귀, 혹은 이미 죽은 몸에 악령이 깃들어 움직이는 인형 같았다. 가끔 수영장에 동동 떠 있을 때면 썩은 연못에 배를 드러내고 뜬 물고기 같기도 했다. 소년의 기행과 잔인함은 종종 도를 넘었고, 나는 신자도 아니면서 그가 악마에게 영혼을 바쳤다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_ 88~89쪽
내 안에 남은 건 이제 익숙한 고통과, 아직 벌어지지 않은 모든 장면과…… 때를 기다리는 마음뿐이야.
_ 123쪽
나에게 필요한 건 보살핌이 아니라 진실이었다.
_ 170쪽
외증조모가 죽던 날의 영상이 스쳐 지나갔다. 빛바랜 필름처럼 스치는 꿈의 장면들, 피와 고통의 지하실. 진실로 향하는 원형의 문이 매끄럽게 펼쳐졌다. 퀭한 눈으로 내가 귀를 가져다 댔던 바닥을 살폈다. 외증조모가 쓴 소설 안의 어리석은 주인공들처럼.
_ 171쪽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건지가 압도적이고 분명하게, 내 안으로 흘러들었다. 나는 너무나 선명히 보이는 파편을 쫓아 손을 뻗었고, 화마에 집어삼켜진 지붕이 내 시야를 덮치는 걸 마지막으로 어둠에 잠겼다.
_ 186~187쪽
나는 그곳에 초대받은 손님이자
출구를 찾는 도망자이며
영원히 귀속되는 유령이 되고 말았다
오랜 시간 피와 비명을,
비밀과 불을 머금고 버티며 살아 있는 집!
4대에 걸친 적산가옥에 감춰진 괴기한 수수께끼들
일제 강점기, 조선 땅에 자리 잡은 유복한 일본인 상인 가네모토와 그의 외아들 유타카는 조선인 간병인인 준영에게는 밉고 저주스러운 존재다. 피식민지 백성으로서 생존에 허덕이는 준영에게 가네모토의 붉은담장집은 부의 극치이자 원망스러운 일재의 잔재를 상징한다. 병약한 탓에 예민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자해로 드러내는 줄로만 알았던 유타카가 실은 가네모토의 양자로 그의 아버지에게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준영은 유타카에게 연민이 뒤섞인 유대감을 느낀다. 이야기는 2020년대 현재 시점으로 전환되며, 준영의 외증손녀인 내(현운주)가 결혼을 빙자하여 사망 보험금을 노리는 남편 우형민의 은근한 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상황을 보여준다. 수 세대를 거슬러 붉은담장집에 존재해온 유타카의 망령은 내 앞에 수시로 그 존재를 드러내고 나는 몹쓸 망령 때문에 자신이 미쳐간다고 생각한다. 꿈속에서 나는 외증조모가 되어 유타카의 실체를 알게 되고, 마침내 유타카는 나에게 마음속에 품어왔던 말을 속삭인다. “아버지는 내가 죽일 거야.” 이렇게 우리 역사의 격동의 시점에서 한 가문의 어둡고 처참한 비밀과 초자연적 현상을 독특한 조예은식 호러로 그려낸 수작이다.
조예은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죽은 자들이 삶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감정은 과거로 뭉뚱그려지지 않고 현재를 침범한다.”고 밝히며 “비열하고 희미하게라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죽은 자들의 “그 지독함과 애달픔이 좋다”고 토로한다. 「발문」에서 “공포심과 기이함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섬세한 아름다움과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마음”이 조예은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김청귤)이라고 말한 것처럼, “하나의 장면이 마음에 깊이 남는, 다 읽고 나서도 며칠 동안 그 장면이 불쑥 떠오르는” 『적산가옥의 유령』은 확실히 우리에게 뚜렷하고 오래 지워지지 않는, 서늘한 ‘온기’를 선사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적산가옥에 초대받은 손님으로, 읽는 중에는 적산가옥에 갇혀 출구를 찾는 도망자로, 다 읽은 후에는 적산가옥의 일부에 영원히 귀속되는 유령”이 되는, 그야말로 시공을 뛰어넘는 초자연적인 경험으로 삶의 성찰을 가능하게 만든다.
“집은 자신의 벽에 깃든 모든 역사를 기억한다.
안에 살던 사람은 죽어도 집은 남는다. 오히려 죽음으로써
그 집의 일부로 영원히 귀속된다.
먼저 무너뜨리지 않는 한 집은 누군가의 삶을 담으며 존재한다.”
북 트레일러
작가의 말
나는 지독함과 애달픔이 좋다. 고작 내가 타인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는 건 글이 유일할 테다. 그것도 실제로는 해를 가하지 않는, 상상이라는 아주 온화한 방식으로 공포심을 줄 수 있다. 이번 작품을 쓰면서 처음으로 ‘무서우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 더 무서운 이야기를 써야지. 누군가에겐 무섭고 누군가에겐 애틋한 이야기를.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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