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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일본 은퇴자가 사는 법

김웅철 지음
부키

2024년 12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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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6.53MB)
ISBN 9791193528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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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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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에서 먹고 자는 시간에다 휴식 시간을 빼면 11시간이 남는다. 이런 계산이라면 60세에 은퇴해서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여유 시간은 무려 10만 시간이 훌쩍 넘는다. 과연 이 기나긴 노후 동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100세 또는 그 이상까지 필요한 돈과 일, 건강, 인간관계, 일상생활을 어떻게 만들고 지켜나갈 것인가?
저자는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화’ ‘680만 명 대량 은퇴’ ‘시니어 인구 3500만 명 시대’를 경험한 일본의 사례에서 힌트를 얻었다. 비슷한 상황에서 그들이 무엇을 후회하는지, 어떤 것을 준비하고, 또 어떤 방법으로 대응했는지 연구한 것이다. 이를 정리해 책의 1부에서는 일본 은퇴 선배들의 가슴 절절한 후회들을, 2부에서는 재취업과 창업 등 ‘평생 현역’에 대한 비법을, 3부에서는 노후 자금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노하우를, 4부에서는 은퇴형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을, 마지막 5부에서는 노년에 맞게 될 ‘일상생활의 기술’들을 담았다. 수록된 ‘은퇴력 자가 진단표’ ‘재취업 가능성 체크리스트’ ‘감정 연령 진단표’ 등을 통해서 자신의 준비 상황을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42가지 삶의 법칙을 하나하나 곱씹다 보면, 정년퇴직 앞에서 ‘막막하고 불안한’ 예비 은퇴자들도 ‘명확한 미래’를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며: 이제부터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해 살아라

1부 미래 | ‘은퇴’가 아닌 ‘데뷔’의 시간이다

은퇴하기 전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17
하면 안 되는 행동, 하면 좋은 행동 23
당신만의 라이프플랜 다이어리를 만들어라 31
당신이 좋아하는 일에 10년간 몰두하라 36
버려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43
마흔, 인생 재설계를 시작할 최적기 47
돈, 일, 사회생활, 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53
[시니어 인사이트1] 당신의 은퇴력 점수는 얼마인가 59

2부 일 | 100세 시대, ‘평생 현역’으로 산다

외면당하는 시니어에서 유용한 시니어로 73
젊고 활동적인 시니어가 되기 위한 10가지 자세 79
돈 되는 자격증은 미리 따놓자 85
인기 많은 재취업 직종에 들어가려면 90
연금을 다시 일하는 밑천으로 삼자 95
오래 일하려면 스페셜리스트가 되라 99
평생 현역 인간형의 3가지 필수 조건 104
‘슬로 창업’으로 만족과 보람을 찾자 109
창업이냐 재취업이냐, 당신의 선택은? 113
[시니어 인사이트2] ‘회사 놀이’에 담긴 시니어의 꿈 118

3부 돈 | 당신은 ‘은퇴 부자’인가 ‘은퇴 빈민’인가

돈 걱정 하지 말고 돈과 잘 사귀자 125
오십, 노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간 130
더 멀리 봐야 더 잘 산다 135
노후를 위협하는 6가지 적 141
위험한 신앙, 자녀 교육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150
50대부터는 금전 감각을 바꾸어라 154
당신이 원하는 노후 생활비는 얼마인가 161
[시니어 인사이트3] 나 홀로 은퇴자의 가계부 엿보기 167

4부 관계 | 새로운 인연이 새로운 인생을 선물한다

좋아하는 것에서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라 173
얕으면서 담백한 인간관계가 답이다 177
혼자가 되어도 즐겁게 잘 사는 10가지 원칙 182
당신의 안전을 지켜 줄 도우미를 확보하라 189
시니어 학교에서 다시 쌓아가는 인연과 추억 193
부부생활도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198
[시니어 인사이트4] 혼자 사는 힘 기르기 훈련 203

5부 일상 | 나이 들수록 더 행복해지는 비밀

취미 생활의 달인이 되는 6가지 비결 209
인생의 보람을 찾아 주는 자원봉사의 힘 215
귀농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4대 원칙 218
일상이 행복해지는 7가지 생활 규칙 225
돈, 일, 건강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어라 233
50대에 반드시 버려야 할 생각 3가지 238
60대에 꼭 해 둬야 할 일 17가지 242
취미, 교양, 건강, 친구, 돈 5가지 통장은 필수다 255
[시니어 인사이트5] 당신의 마음 나이는 몇 살인가 260

참고문헌 265

들어가며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입니다. 남성 4명 중 1명이, 여성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입니다. 숫자로 따지면 3500만 명이 넘습니다.
이 거대한 고령자 집단이 오늘날 사회의 주류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일본은 1000조 원에 달하는 정부 예산 중 상당 부분을 이 주류 집단의 건강과 생활 유지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희망’과 ‘기대’도 있습니다. 3500만 명의 고령자 중에 적어도 절반 이상은 ‘젊은 노인’들입니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도 부릅니다. 특히 ‘단카이 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은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젊은이들보다 건강하고, 현역 직장인들보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이 초고령 ‘신인류’가 60세 환갑을 맞으면서 대거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당시 일본 매체는 이들의 무더기 퇴장이 가져올 사회적인 충격을 ‘2007 문제’라고 명명하면서 대서특필했습니다. 우수한 인적 자원의 손실 등 사회·경제적인 논의와 함께 젊은 노인들의 ‘은퇴 절벽’에 대한 우려와 대응책도 쏟아져 나왔습니다.
‘회사 인간’이라고 불릴 정도로 직장이 전부인 줄 알았던 은퇴남들, 직장 주변은 속속들이 잘 알면서도 정작 자기가 사는 곳에 대해서는 어리숙한 이른바 ‘파트타임(Part time) 시민들’에게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매체, 학계, 기업, 시민단체를 포함한 전 사회가 마치 컨설턴트라도 된 것처럼 애정 어린 조언들을 쏟아 냈습니다. 지역 사회에 연착륙하기를 염원하는 다양한 ‘노후 데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본문 7~8쪽〉

집 안에 ‘나만의 은신처’를 만들어라
은퇴 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하루 종일 거실에 떠억 버티고 앉아 있는 일이다. 그러다가는 아내의 구박이 쏟아지고 결국 ‘대형 쓰레기’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런 날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가급적 자주 아내의 눈 밖으로 사라져 주는 게 상책이다.
아내의 눈 밖으로 사라지려면 몸을 숨길 수 있는 ‘은신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은신처가 굳이 먼 곳에 있을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을 집 안에 만들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 공간 안에서 직장 생활로부터의 해방감을 만끽해 보자. 나만의 은신처에서는 누운 채로 보고 싶은 영화를 틀어 놓고 아작아작 소리 내며 과자를 먹어도 된다. 일본에서는 실제로 적지 않은 은퇴자들이 퇴직 후 집 안을 리모델링해 은신처를 만들고 있는데, 주로 독립한 자녀들의 방을 활용한다고 한다. -〈본문 33~34쪽〉

끊고, 버리고, 이별하라
단사리란 문자 그대로 일상에서 필요 없는 것을 끊고(斷), 불필요한 물건을 과감히 버리며(捨), 물건에 대한 집착과 이별(離)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집착을 버리고 심적 평온 상태를 지향하는 요가 철학의 단행(斷行), 사행(捨行), 이행(離行)에서 따온 개념으로 작가 야마시타 히데코(山下秀子가 이 철학을 청소와 정리정돈이라는 일상에 접목시켜 큰 인기를 얻었다. 단사리는 당시 대량 정년퇴직을 맞이하는 단카이 세대의 강한 공감을 얻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단사리의 핵심은 ‘버려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신변의 물건을 정리하는 ‘뺄셈’의 생활 습관이 아니라 과거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림으로써 새로운 마음의 여유를 얻는다는 ‘덧셈’의 철학이다. 이 철학은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충만한 인생 2막을 펼쳐 갈 수 있는 지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변과 관련된 물건 중 무엇을 버리고 남길까 선택하는 과정에서 현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43쪽〉

재취업, 이런 사람은 성공 못 한다
재취업에 ‘외면당하는 시니어’ 중 가장 으뜸 유형은 ‘자존심이 강하고 겸손하지 못한 사람’이다. 재취업을 하면 이전보다 직급 등이 낮아지는데, 자존심을 너무 앞세우는 사람은 이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완고한 성격으로는 후배에게 지시를 받아야 하는 상황 등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이전에 몸담았던 직장과 현재 상황을 비교하려 들거나 과거의 지위나 인맥에 얽매이는 행태도 재취업 시장에서는 ‘레드카드’다. 이밖에 ‘역할이나 직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 ‘기술과 지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람’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외면당하는 시니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재취업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유형은 전문성과 실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풍부한 지식과 경험의 소유자도 시니어 채용 1순위에 해당한다. 이런 능력과 함께 밝은 성격, 넘치는 활기, 균형 감각, 사고의 유연성 등이 ‘유용한 시니어’의 덕목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역할을 눈치 빠르게 알아채고, 젊은 경영자와도 대화가 가능한 것 또한 재취업의 주요 성공 포인트라고 마이스터 60은 강조한다. -〈본문 76~77쪽〉

노후를 위협하는 6가지 적: 팔리지 않는 집
‘노후에 돈 없으면 집 팔아 마련하면 된다’는 말은 일본에서 이미 옛날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요즘 노인 대국 일본의 골머리를 썩이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늘어나는 ‘빈집’이다. 일본 전체 가구 수에서 빈집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 평균 13%를 넘어섰다. 전체 주택 수가 6000만 채 정도니 대략 780만 채가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라는 것이다.
물론 빈집이 도시보다 농촌에 몰려 있긴 하지만 도쿄 도심의 빈집 문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황까지 와 버렸다. 도쿄의 일부 구청은 빈집 관리나 해체를 하는 기관에 지원금까지 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는 실정이다.
빈집 문제는 일본에서 부동산이 노후 자금으로 대체되는 시절이 끝났음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의 자산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확신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정답은 ‘팔 수 있다면 당장 파는 것이 좋다’다. 도쿄 도심의 알짜배기 땅이나 일부 개발 이익이 예상되는 특별구역이 아니라면 속상하더라도 지금 파는 게 그나마 남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주택 가격이 앞으로 20년 동안 매년 2%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한국 사회의 부동산 전망도 긴 안목에서 따져 봐야 한다. -〈본문 143~144쪽〉

좋아하는 것에서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라
사회학자이자 고령사회 전문가인 우에노 지즈코(上野千鶴子) 도쿄대학교 명예교수가 내놓은 주장이 상당히 흥미롭다. 제3의 인연이라고 해서 꼭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도시화의 매력은 마음에 맞지 않은 이웃과 사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상황에 따른 ‘용도별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그의 말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용도별 파트너십’이라는 용어인데, 이것은 은퇴 이후 일상의 다양한 분야를 함께하는 분야별 인간관계를 말한다. 우에노 교수는 용도별 파트너십, 즉 제3의 인간관계는 ‘교양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 파트너십, 스포츠 파트너십, 식사 파트너십’ 등 자신이 필요로 하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모임’이라고 설명한다. 예컨대, 교양 파트너십의 경우 전통문화, 오페라, 연극, 영화 등으로 장르를 세분화하고 그 분야의 프로가 해설을 위해 동반하는 것 등도 제3의 인간관계에 해당한다.
우에노 교수는 이 같은 용도별 파트너십을 구축할 때의 주의점으로 회원들의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은퇴 후 모임에서는 이해관계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3의 인간관계론’은 퇴직 남성들뿐 아니라 홀로 사는 여성을 포함한 독신자들에게도 훌륭한 ‘행복 은퇴 전략’으로 손색이 없다. 일본 은퇴 전문가들이 말하는 제3의 인간관계, 직장 밖 인연 만들기의 중요성은 한국의 은퇴 예비군들도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본문 175쪽〉

혼자가 되어도 즐겁게 잘 사는 10가지 원칙
긴급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 가능하다는 것은 성공적인 나 홀로 노후의 핵심 요소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고나 건강상의 위급한 상황에서 당장 도움이 되는 사람은 나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이웃일 가능성이 높다. 평소 집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 잘 사귀어 두면 곤란할 때 혈육보다 더 긴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지켜야 할 네 번째 원칙은 이웃에게는 반드시 먼저 인사하라는 것이다. 도심 아파트에서는 같은 동은 물론 같은 층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들일지라도 인사를 주고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대가 먼저 밝게 인사를 건네는데 그것을 무시하거나 불쾌해할 사람은 없다. 이제부터는 엘리베이터에서 얼굴을 마주치면 먼저 간단한 목례라도 하자. 가볍게 주고받는 인사가 이웃들과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어 준다.
다섯째, 쇼핑은 인근 상점가를 이용해야 한다. 집 근처 상점가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상점 사람들과 친분을 쌓아 두자. 물건을 구매하며 담소를 나누고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지역 사회의 최신 정보를 얻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여섯째, 지역 행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지역 주민 활동에 얼굴을 불쑥 내미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뛰어들어 보자. 그것이 당신의 노후 인적 네트워크를 넓혀 줄 것이다. 지역 축제와 같은 행사를 기회 삼아 지역 주민 활동에 첫발을 내디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본문 185~186쪽〉

혼자 사는 힘 기르기 훈련
나 홀로 여행이 여의치 않다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낯선 곳의 카페에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전시회, 공연 등을 혼자 관람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온전히 가져 보는 것도 고독력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다. 물론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익숙한 장소에서는 자신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기가 쉽지 않다. 가급적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곳에서 시간을 보낼 때 고독력이 만들어진다.
자서전을 써 보는 것도 혼자 사는 힘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고 호사카 교수는 말한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는 자신의 역사, 즉 자기 인생사를 직접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자서전을 쓰다 보면 그 과정에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과 조우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자신의 삶에 몰입할 수 있게 되고, 인생을 마주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면서 고독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자서전을 쓰면 그동안 살면서 하지 못했던 것, 아쉬웠던 것을 다시 한 번 꿈꾸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다 보면 앞으로 다가올 기나긴 후반기 인생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기회의 시간으로 바뀐다. 자연히 은퇴 후 찾아올 노후를 기대감을 품고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본문 204~205쪽〉

60대에 반드시 해 둬야 후회하지 않는 것들
남자 또는 여자 됨의 기쁨을 잊지 않는다: 자신의 남성성 또는 여성성을 의식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인생에서 느끼는 즐거움의 ‘깊이’가 다르다고 한다. 또 남성이든 여성이든 스스로를 관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고 한다. 신체적인 ‘접촉’이 주는 행복감을 느끼는 것 또한 중요하다. 누군가의 품에 안기거나, 품에 안아 주는 등의 신체 접촉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감을 높여 준다. 이를 느끼면서 남자와 여자로 돌아가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보자.
미래에 투자하고 사랑을 전파하라: 마지막으로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재능 있는 젊은이들에게 지혜와 돈을 전수해 주는 것은 당신이 살아온 삶을 증거로 남기는 것과 연결된다. 또 젊은 친구들을 사귀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준다. 주위에 사랑을 전파하는 것도 행복한 노후를 위한 필수 요소다. 이제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당신을 지지해 주고 도와줬던 친구, 지인, 직장 동료의 얼굴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인생이 무르익었다는 점을 상기하자. 감사하는 마음이 일 것이다. 그러면 꼭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늘 자신을 사랑하라. -〈본문 252~253쪽〉

“초고령사회 시니어 라이프 미래 보고서”
우리보다 앞서 겪은 일본에서 찾아낸 ‘은퇴의 기술’

은퇴란 무엇일까. 노후에 처음 만나는 자유? 고단했던 삶에 대한 보상? 인생의 두 번째 기회?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 뉴스 기사 속 예비 은퇴자들은 말한다. 갑자기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난민’이 된 기분이라고. 말이 좋아 ‘인생 이모작’이지 어디 의지할 데 없는 막막함과 불안감에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미 은퇴 이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생활’은 어떨까. 그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 면면을 미리 안다면, 더 디테일하게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보다 20~30년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초고령사회와 대량 은퇴를 10년 이상 일찍 맞이한 일본의 은퇴 선배들은 말한다. ‘뒤통수치듯’ 찾아온 은퇴 후 현실은 그야말로 ‘일상의 대전환’이라고. 아침에 눈을 떠도 갈 곳이 없고, 사람을 만나도 건넬 명함이 없다. 하루 대부분을 보냈던 회사 근처에는 갈 일이 없어지고, 집 주변이 생활권이 된다. 언제 밥 한번 먹자고 얘기했던 옛 직장 동료들과도 어느새 연락이 끊겨 버린다.
시니어 트렌드 연구자이자 은퇴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런 예비 은퇴자들에게 ‘명쾌함’을 건네고 싶었다고 말한다. 허황된 성공 스토리가 아닌 실제 경험담과 자료 분석을 제시한다면 ‘막막함’을 걷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을 떠올렸다. 언론사 도쿄 특파원, 국제부장을 거친 ‘일본통’ 저자는 신문, 잡지뿐 아니라 설문 조사, 통계, 그리고 실제 사례까지 일본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현실을 추적해 이 책에 담았다.

인생관을 ‘은퇴 모드’로 바꿔라!

예비 은퇴자들의 걱정, 일본 은퇴 선배들의 소회를 들여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은퇴란 아무리 대비해도 불행이 예정된 미래가 아닐까?’ 그러나 ‘은퇴 후 삶의 변화’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오히려 되물을 필요가 있다. ‘생활인 모드’로 삶의 형태가 바뀌는데도 여전히 ‘직장인 모드’로 세상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이 책의 저자가 초고령사회 일본의 은퇴 선배들에게 찾아낸 인사이트는 한마디로 ‘인생관을 은퇴 모드로 바꿔라’다. 즉 은퇴 후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맞춰 ‘관점’을 바꿔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알고,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걸까. 저자는 은퇴 선배들의 가슴 절절한 후회담, 그들이 맞이한 뒤바뀐 일상, 통념을 깨뜨리는 그들만의 대처법 등을 꼼꼼히 분석하여 42개 법칙으로 정리했다.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뉜다.
첫째, 저축보다 더 중요한 ‘금전 감각’을 바꿔라
은퇴를 하게 되면 꼬박꼬박 들어오던 월급이 사라지고, 한정된 자금으로 살아가게 된다. 또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해도 예측 불허의 사건사고가 터지곤 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저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돈에 대한 ‘감각’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금전 감각을 바꾸려면 우선 가진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은퇴 전부터 1년에 한 번씩 부부가 함께 ‘노후 가계부 회의’를 하는 것이다. 이때 노후 자산 계획의 문제점을 파악해놓으면 대응책 또한 준비할 수 있다. 그다음은 가계부 상황에 맞춰 가족의 ‘씀씀이 수준’을 끌어내리는 것이다. ‘쓰던 가락’을 늘려 놓으면, ‘노후 빈민’은 필연적인 말로다. 셋째는 생활 규모를 ‘다운사이징’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물건과 가구들을 처분하는 ‘웰다운(well-down)’을 하면 삶을 정리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밖에 고가의 물건일수록 ‘현금’을 사용해 충동구매 습관을 고치는 것, 보험을 2~3년 한 번씩 ‘재검토’해 바꾸는 것, 자녀와 손주에게 ‘쓸데없는 돈’을 쓰지 않는 것 역시 금전 감각을 바꾸는 좋은 팁이다(154~160쪽).

둘째, 재취업하려면 명함 버리고 계급장 떼라

어떤 은퇴자들은 재취업 시 젊은이들 못지않은 ‘경력’과 ‘예전의 직함’ ‘화려한 인맥’을 과시하며 회사에 기여하겠다고 이력서를 써내곤 한다. 하지만 아는가? ‘재취업 위험군 리스트’의 상위권에 ‘대기업 임원’이 들어 있다는 것을. 오히려 재취업 시장에서는 ‘눈부신 과거’가 걸림돌이 된다는 뜻이다(74쪽).
실제 시장이 ‘고령 취준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차별화된 ‘됨됨이’와 ‘받아들임’의 자세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첫째는 ‘인간관계 구축력’이다. 그래야 나이가 많아도 기존 조직에 잘 융화되고, 나이 어린 상사와도 부딪히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나이를 변명이나 구실로 삼지 않는 것’이다. 장년의 재취업자들이 종종 저지르는 실수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내키지 않을 때, 상대방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내가 이 나이에?’라고 푸념한다는 것이다. 이왕 눈높이를 낮췄다면 ‘일은 일’이라는 자세로 ‘체면’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
셋째는 ‘항상 감사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동료와 가족 등 주위 사람의 도움 덕분이다. 항상 감사하는 자세로 새로운 업무에도 의욕을 보인다면, 함께하는 동료와 상사들은 그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104~108쪽).

셋째, 직연이나 혈연 말고 ‘제3의 인간관계’를 맺어라

평생 한 회사만 다녔다 하더라도 직장 내 인간관계인 ‘직연(職緣)’은 대부분 은퇴와 동시에 끊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노년에는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법. 이에 은퇴 선배들은 ‘관계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서 ‘제3의 인간관계’를 마련하라고 권한다(175쪽). 첫 번째로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지역 데뷔다. 직장에 출퇴근하다 보면 자기 지역 사람들과는 인연 맺을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은퇴하고 나면 이 ‘베드타운’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 타운’으로 바뀐다. 다양한 지역 사회 이벤트에 참여할 경우 동네 친구뿐 아니라 지역 내 정보망을 통해 ‘취업의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178~181쪽). 두 번째 추천법은 ‘취미 모임’이다. 그러나 직장과 집만 오갔던 직장인들이 은퇴하자마자 취미 모임에 가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 직장에 다닐 때부터 자신의 취향을 알아보고, 원데이 클래스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평생을 함께할 취미를 찾아봐야 한다(209~214쪽).
이런 ‘은퇴형 인간관계’를 맺을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는 옛 ‘회사 명함’을 꺼내지 말라는 것. 사회적 지위는 퇴직과 동시에 사라지는 현직 때의 자산, 빛바랜 과거일 뿐이다. ‘왕년에 내가’를 운운하며 직함을 과시하면 오히려 위화감만 조성할 뿐이다. 둘째는 의외로 ‘너무 가깝거나 친밀한 관계도 금물’이라는 것. 이해관계를 맺거나 필요 이상의 호의를 베풀지 말고 ‘얕으면서 담백한 관계’를 유지해야 오래 간다(180~181쪽).

넷째, 은퇴 후 10만 시간을 헤쳐나가는 힘, ‘고독력’을 키워라

‘무인도에 혼자 남겨진 기분.’ 학교에서 직장까지 반평생을 조직 속에서 북적대며 살아온 이들은 은퇴 후에 느낀 감정을 이렇게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노년에 외로움에서 벗어날 방법은 사실 없다. 해가 갈수록 사라지는 관계 속에서 진한 ‘고독감’을 상대해야 한다. 그렇다면 더 많은 관계를 맺고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외로움을 혼자 견뎌 내는 힘’ 즉 ‘고독력’을 길러야 은퇴 후 삶을 더 충실하게 살 수 있다고. 그렇다면 이 고독력을 키우는 실천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나 홀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시간을 혼자 보내면, 자신의 인생을 깊게 되돌아보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자아성찰이 고독력과 인간의 성숙도를 높여준다. 여행이 어렵다면 낯선 곳의 카페나 전시회, 공연을 혼자 관람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익숙한 공간’이 아니라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자신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자서전’을 쓰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사를 반추하다 보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과 조우할 수도 있고, 잊었던 꿈도 다시 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203~205쪽).

다섯째, 지병과의 ‘공존법’, 자기만의 ‘건강법’을 찾아라

은퇴할 나이가 됐을 때 우리가 피부로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바로 ‘노화’다. 회사와 집만 오가다 보니 체력은 형편없는 데다 50대가 넘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지병 하나 정도는 안고 살아가게 된다. 물론 운동, 식이조절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퇴 선배들은 인생을 길게 보려면 노년의 건강을 ‘현실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첫 번째 조언은 나이가 들면 노화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므로 이를 받아들이라는 것. 몸이 늙는다고 부자연스러운 ‘인공 기술’을 쓰거나 ‘젊어지려고 애쓰면’ 건강을 해친다. 오히려 나이 듦을 ‘능동적으로 수용한’ 사람이 더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 번째 조언은 ‘일상을 불편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노년이 되면 편한 것만 찾게 된다. ‘이 나이에 굳이’라면서 덜 움직이고 덜 생각하는 쪽을 택한다. ‘손을 쓰는 작업’을 찾아서 하고, 집 안 인테리어도 문턱 높이를 다양화하는 등 ‘머리와 몸’을 더 쓰는 방향으로 살아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236~237쪽). 세 번째 조언은 완치할 수 없는 지병이 있다면, 그 병을 안고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법을 익혀두는 것이다. 병에 얽매이기보다 ‘병을 다스리는 기술’을 연마하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251쪽).
인생의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건강 지침에는 무엇이 있을까. 은퇴 선배들은 최후의 존엄, 즉 ‘자력 배변’을 지킬 수 있는 신체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노년의 ‘자존감’이 좌우되며, 간병 비용에서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145~146쪽).

‘사소한 것’들이 은퇴 후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 책은 노후를 여유롭게 해줄 ‘특별한’ 자산 관리 비법이나 ‘거대한’ 인생 담론을 다루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아내에게 ‘대형 쓰레기’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라’ ‘오늘 할 일을 전날 밤에 정해 둬라’ ‘집안일은 스스로 찾아서 하라’ 등 은퇴 선배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활의 기술’로 가득 차 있다(226~232쪽). 하지만 인생 좀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결국 행복이라는 것은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 책에서 저자는 ‘은퇴 후 겪는 삶의 변화’를 선배들의 목소리를 통해, 또 명확한 통계와 수치를 통해서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갖췄는지 스스로 파악하게 한다. 또 인생 후반기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자신만의’ 분명한 인생관을 세우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막연한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성공 노후’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노후에는 몇억 이상 있어야 한다’고 하고 ‘늦어도 00세부터는 준비를 해야 한다’며 공포심을 부추긴다. 하지만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이 가진 패를 점검하고 그것에 맞춰 새로운 삶의 형태를 만들어갈 때 ‘행복한 노후’는 올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웅철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도쿄 어학연수를 시작으로 일본 대학 연구원, 언론사 특파원과 국제부장, 일본 고령화와 시니어 트렌드 저자로 30여 년간 일본과 연을 이어 오고 있다. 2011년 한 금융회사의 ‘은퇴 매거진’ 창간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고령사회의 모습과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에 천착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도쿄 특파원 경험과 이후 일본 현장 취재,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칼럼을 쓰고 강의도 하고, 책도 출간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에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고령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이며 변화가 필요한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에 새로운 길을 안내해 줄 것이라고 설파하고 다닌다.
서강대 졸업. 서강대 사회학 석사. 상명대 문학 박사. 일본 게이오(慶応義塾)대학 연구원, 《매일경제신문》 도쿄 특파원, 국제부장, (주)매경비즈 대표 역임. 현재 지방자치TV 대표. 주요 저서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역서 《대과잉 시대가 온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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