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 간신론
2024년 12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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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174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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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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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이 없는 곳은 없다. 간신은 하나의 심각한 역사현상이다.
간신을 막고 제거하지 못하면 그 조직은 물론 나라가 망한다.
간신이란 망령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배회하고 있다. 망령으로 떠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 사람들을 해치는 것은 기본이다. 선량한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죽어 나간다. 봉건시대의 찌꺼기가 어째서 지금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것인가?
역사현상으로서 ‘간신현상’은 여전히 잔존(殘存)하고 있다. 부분적 잔존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 본질적 원인을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 따져야 한다. 특히 신종 간신 부류는 학력과 스펙(spec)을 기반으로 부와 권력, 기득권, 시스템과 정보 를 독점하여 부도덕한 사이비 ‘엘리트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인맥과 피를 섞는 혼맥(婚脈)으로 기득권을 다지는 것은 물론, 이렇게 해서 탈취하고 갈취한 부와 권력을 세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머리말〉 중에서
머리말
간신(奸臣)의 글자와 뜻풀이 및 관련 용어
간신의 어원과 뜻풀이 | 관련 용어 검토
간신(奸臣)에 대한 보다 진전된 정의(定義)
사전적 정의| ‘간(奸)’과 ‘충(忠)’| ‘간(奸)’과 ‘탐(貪)’| 탐관의 역사 | 탐관의 다양한 수법 | 간신현상의 근원적 문제 ‘치(恥)’ | 간신에 대한 진전된 정의
간신(奸臣)과 관련한 단어들과 현대판 간신 부류
간신과 관련한 기본 용어의 정리 | 현대판 간신 부류에 대한 인식과 분류
간행(奸行)을 이루기 위한 수법(手法)으로 본 간신의 특성과 공통점
외재적 특성과 공통점 - 간행을 위한 수법의 기초 | 내재적 특성과 공통점-간행을 통해 드러나는 진면목
간신현상의 토양
간신의 해악과 교훈, 그리고 방비책
헤아릴 수 없는 간신의 해악 | 간신과 간신현상으로 얻어야 할 교훈 | 간신현상은 왜 근절되지 않고 있나? | 과거의 대책들과 그 한계 | 근본 대책은 있나?
간신(奸臣)에 관한 역대 전적(典籍)들의 인식과 한계
가장 오랜 전적의 기록 검토
‘간신’의 출현 : ‘일곱 종류의 신하와 군주’ ‘칠신칠주(七臣七主)’ -《관자(管子)》|《논어》의 ‘군자소인론(君子小人論)’ | ‘여섯 가지의 역적질과 일곱 가지의 해악’ ‘육적칠해(六賊七害)’-《육도(六韜)》|국간(國奸)의 존재와 특징을 지적하다 -《삼략(三略)》| 간신 부류의 특성을 정의하고 분류하다 -《순자(荀子)》| 신하와 군주의 종류 및 행태 | 간신 소인 부류와 그 특징에 대한 정의 | 친인척과 주변을 경계하라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육척사은(六戚四恩)’ | 간신과 간신현상의 구체적 방비책을 제시한 《한비자》| 간신이 간사한 꾀를 이루는 여덟 가지 수법 | 한비자가 제시하는 간행의 방비책 | 천하에 위험한 세 가지를 경고한 《회남자(淮南子)》| 천하에 위험한 세 가지 | 싸움의 승패는 정치에 있다 | 간신현상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한 사마천(司馬遷)과 《사기(史記)》| 간신에 관한 투철한 인식을 보여주는 명구들 | <간신열전>의 선구 <영행열전> 분석 | <혹리열전>, 간행과 그 수법을 정확하게 지적해내다 | 신하의 종류를 보다 세분하다 –유향(劉向)의 ‘육정육사(六正六邪)’ | 아첨꾼과 모함꾼의 특성을 분석한 《논형(論衡)》| 이익과 의리는 서로 모순되며, 정(正)과 사(邪)는 서로 반대된다 | <답녕편>의 분석 | 이후 기록들과 간신 | 사마천 이후 간신에 대한 인식
간신 방비를 위한 선현들의 검증법에 대한 분석
간신 방비의 기본이자 원칙인 ‘공사분별(公私分別)’을 강조한 관중(管仲) | 강태공의 팔징법(八徵法) | 이극(李克)의 실용적 인간관|장자(莊子)의 ‘식인구법(識人九法)’ | 여불위의 ‘사이비(似而非)’론과 ‘팔관육험(八觀六驗)’ | 세계 최초의 종합 인물론, 유소(劉劭)의 《인물지(人物志)》| 인식(認識)의 오차구역(誤差區域)을 극복하라 - 인재를 식별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일곱 가지 오류에 대한 분석 | 사람에 대한 착각을 방지하는 방법 | 사람을 아는 데도 난이도가 있다 - 충절의 화신 제갈량(諸葛亮)의 인재 식별론 |《정관정요(貞觀政要)》의 <논택관(論擇官)>
최초의 간신(奸臣)은?
간신의 원형(原型)들 | 기록에 나타난 최초 간신의 전형(典型) | ‘간신전’에 편입된 최초의 인물은?
참고 자료
에필로그. 마지막 싸움이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부록 1. 간신 관련 어록
부록 2. 간신 관련 기존 출간서의 서문 모음
부록 3. 참고문헌
특별부록. 간신 지수 측정을 위한 설문 조항
‘구밀복검(口蜜腹劍)’과 유사한 간사모략으로는 ‘양면삼도(兩面三刀)’, ‘소리장도(笑裏藏刀)’ 등이 있다. 전자는 ‘두 얼굴에 세 개의 칼’이란 뜻으로 다양한 얼굴로 사람을 홀리지만 실은 속에 여러 개의 칼을 감추고 있는 자를 가리킨다. 후자는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구밀복검’과 같다.
‘앞에서는 좋은 말만 골라 하다가 등 뒤에서 독수를 쓰는’ 이런 일은 현대 사회에서도 비일비재하다. 흔히 ‘뒤통수를 친다’고 한다. 간신의 수법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 언급한 ‘치기’의 하나이다. 간신은 무방비 상태에 있는 상대의 ‘뒤통수를 치는’ 데 고수이다. 중국 공산당 초기의 임표(林彪, 1907~1971) 같은 인물도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면서 가슴에 칼을 품고 있었던 음모가이자 야심가였다. 이런 바르지 못한 간사모략이나 간신은 일이 커지기 전에 정확하게 간파해서 막아야 한다.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 방치했다가는 조직 전체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차도살인(借刀殺人)’은 간신이 선호하는 수법이다. 간신 역시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길 싫어한다. 그래서 패거리를 짓고, 패거리를 이용하여 정적을 해친다. 패거리 중에는 틀림없이 심복(들)이 있고, 이 심복을 한껏 이용하여 자신의 간행을 감추고 상대를 제거한다. 나아가 상대의 내부에 자기 사람을 심어 첩자로 활용한다. 먹히기만 한다면 ‘차도살인’만한 수법도 없다. 간신의 이런 속성과 ‘차도살인’이란 수법을 제대로 인식하고 간파할 수 있으면 이를 얼마든지 역이용하여 간신으로 하여금 간신을 제거하게 할 수 있다. 이때 함께 구사해야 할 모략은 ‘이간(離間)’과 ‘연환계(連環計)’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간신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역사 공부를 기초로 병법 공부도 철저히 해야 한다.
*
간신과 관련하여 미인계(美人計)는 간신과 그 패거리를 흔들거나 더욱더 타락시키기 위한 수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간신의 공통된 특성들 가운데 하나로 ‘탐색(貪色)’이 있기 때문에 이 수법이 주효한다면 상당히 큰 작용을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미인계’는 간신이 권력자를 사로잡기 위해 많이 써먹는 수법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간신을 통제하고 무너뜨리기 위한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간신은 모든 모략을 다 구사한다. 아무리 반인륜적이라도 서슴없다. ‘미인계’는 인간, 특히 남성의 원초적 본능을 이용한 모략이다. 아주 단순하고 천박한 모략이지만 그 위력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지금도 수시로 터져 나오는 성 관련 스캔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역대로 권력과 자리를 가진 간신은 대체로 ‘탐색(貪色)’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 이런 성향을 비롯하여 간신 개개인의 개성과 특성을 치밀하게 살펴서 그에 맞는 계책으로 간행을 분쇄할 수 있어 야 한다.
*
‘혼수모어(渾水摸魚)’는 여전히 끊임없이 사용되고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모략이다. 시대만 다를 뿐 사람들의 이 모략에 대한 인식은 역사적으로 더욱 심각해진 것 같고, 그 시행도 더욱 교묘해지고 교활해지고 있다. 물론 간사모략으로서 ‘혼수모어’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간신- 간신전》-‘인물편’에서 우리는 간신의 주요한 수법으로 ‘갈라치기’ 또는 ‘쪼개기’가 있다고 했다. 이것이 ‘혼수모어’에 해당한다. 상대 진영을 쪼개 어지럽히는 것이다. ‘갈라치기’에는 주로 돈과 자리, 때로는 여성이 그 수단으로 이용된다. 즉,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는 수법이다. 이는 바꾸어 말해 탐욕의 덩어리인 간신과 그 패거리도 이런 수단과 방법으로 ‘갈라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
‘간신은 ‘뒤통수치기’의 명수다. 수시로 등 뒤에서 화살을 날리거나 칼을 꽂는다. 이것이 ‘암전상인(暗箭傷人)’이다. ‘몰래 화살을 날려 사람을 해친다’는 뜻이다. 간신은 겉으로는 동정하는 척하고, 착한 척 굴지만 등 뒤에서는 무서운 살기를 내뿜는다. 표면적으로는 관심을 나타내지만, 등 뒤에서는 죄를 조작해서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겉으로는 충성스럽지만, 내심으로는 속인다. 이런 것들이 간신의 공통된 특성들이고, 또 모두 ‘암전상인’과 같은 수법이기도 하
다. 역사상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았다.
옛말에 ‘정면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창은 피할 수 있지만, 등 뒤에서 쏘는 화살은 방어하기 어렵다’, ‘사람을 해치는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되지만, 사람을 경계하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라고 한 것처럼, 방어와 경계심은 매우 중요하다. 등 뒤에서 날아오는 ‘싸늘한 화살’까지 제대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이런 화살을 쏘지 못하게 해야 한다.
*
‘간신은 자신의 위세를 떠벌려 상대를 기죽이기 위해 힘센 사람, 특히 권력자를 앞세운다. 끊임없이 유력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자신을 과시한다. 그렇게 해서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패거리를 짓는다. 간신은 최고 권력을 자기 손에 넣을 때까지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멈추질 않는다. 따라서 한 사람의 언행을 잘 살피고 분석하면 그가 간신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고, 간신으로서 ‘호가호위’하는 간행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간신을 제어할 수 있다. 물론 보통 사람들도 ‘호가호위’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함부로 간신으로 규정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호가호위’에서 하나 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흔히 ‘호가호위’의 핵심과 문제는 여우이지만 그 뒤에 있는 호랑이가 더 큰 문제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여우의 꾐에 넘어간 호랑이의 어리석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
‘강을 건넌 다음 다리를 부수는’ 식의 ‘과하탁교(過河坼橋)’은 역사상 봉건 제왕들이 상습적으로 사용한 기술이 되었다. 제왕들은 오로지 나 한 사람만 존귀하니 나 혼자만 누리겠다는 지극히 강력한 욕망에 사로잡혀 공신들이 권력에 접근하는 것조차 두려워 그들을 잔인하게 해쳤다.
간신의 심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제왕은 절대 권력으로 공신들을 숙청하지만, 간신은 권력뿐만 아니라 간교한 수법까지 함께 동원하여 아주 치밀하고 잔인하게 사람을 해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고 피해가 크다. 특히 다리를 건너기 전까지는 간과 쓸개까지 빼줄 것처럼 알랑거리며 자신의 정체를 철저하게 위장하기 때문에 여기에 홀려 넘어가는 일이 많다. 주의하고 경계해야 한다.
*
거듭 강조하지만 간신이 사용하지 못하는 수법이란 없다. 보통 사람으로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수법까지 서슴없이 쓴다. 그중에서도 이간질은 아주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간신의 수법으로 간신의 본질을 규정한다. 내 앞에서 누군가를 별 근거 없이 헐뜯거나,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누군가를 험담하는 자가 있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그런 자는 간신일 가능성이 크다.
*
‘이화접목(移花接木)은 속죄양(贖罪羊)을 찾아 모든 책임을 그 사람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위급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모략이다. 조조의 사례에서 보았다시피 ‘이화접목’을 위해 왕후에게 일부러 식량 배급을 줄이라고 명령하여 병사들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끌어올렸다. 그런 다
음 이를 잠재우기 위해 왕후를 서슴없이 희생시켰다. 조조의 악랄한 심성이 유감없이 드러난 장면이다. 간신들 또한 조조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다.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거나 자신이 위기에 몰렸다 싶으면 주저 없이 속죄양을 찾아 그를 희생시킨다. 자기편이라도 필요하다면 결코 망설이지 않는다. 간신의 속성이다.
*
간신은 속죄양을 잘 내세울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자신이 바로 나서지 않고 꼭두각시를 잘 내세운다. 이를 ‘시거수위(尸居守位)’라 한다. ‘시거수위’는 시체인 강시(僵尸)로 하여금 이름만 있는 자리를 지키게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는 꼭두각시를 세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한 다음 막후에서 통제하는 모략이다. 이 꼭두각시가 속죄양이 되기도 한다.
역사상 대권과 보좌가 비면 예외 없이 군웅들이 각축을 벌였다. 시기가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얻었다면 옹립자의 신분으로 꼭두각시를 내세우고 자신이 실제로 국면을 통제하는 것이 효과적인 상황이 왕왕 나타난다. 모략에 능한 자라면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여 ‘시거수위’ 모략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진나라의 간신 조고(趙高)가 이 모략을 아주 잘 써먹었다.
*
간신들의 수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보통 사람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고, 이해조차 못할 짓을 서슴지 않는다. 필요하면 눈물을 흘리는 것은 기본이고, 심하면 통곡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물론 다 가짜이자 거짓이다. 눈물은 쥐어짜는 것이고, 통곡은 그냥 소리치는 것이다.
간신의 이런 수법을 ‘눈물로 간사함을 판다’는 뜻으로 ‘이읍수간(以泣售奸)’이라 한다. 이 간사모략을 나타내는 성어는 청나라 때 사람 심덕부(沈德符)의《야획편(野獲編)》에 보인다. 천박하고 떳떳하지 못한 자가 울며불며 사람을 속여 그 간계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간사한 소인배의 가짜 겉모습을 꿰뚫어 ‘여산(廬山)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통찰력도 장착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간사하고 음흉한 계략이 우리의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효과적으로 방비할 수 있다. 간신의 눈물은 인간의 눈물이 아니다. 먹이를 잡아먹기 전에 흘리는 악어의 눈물이며, 그보다 더 사악하고 치명적인 독극물이다.
*
간신은 인성과 품성이 열악하다. 돈과 권력에 집착한다. 돈과 권력이 있으면 남들이 자신을 깔보지 못할 것이라 믿는다. 간신의 보편적인 특성인 탐욕이 이렇게 해서 무럭무럭 자란다. 간신이 돈과 권력을 얻으면 잠재해 있거나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던 열악한 인성과 품성이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수시로 거침없이 밖으로 터져 나온다. 생활은 문란해져 방탕과 사치는 기본이고, 술과 여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 나오는 정치가 정상일 수가 없다. 백성은 생활에 허덕이고, 나라는 망가진다.
*
청나라 후기의 학자이자 정치가였던 공자진(龔自珍, 1792~1841)은 “배운 사람에게 부끄러움이란 것이 있으면 나라는 영원히 부끄러일이 없다(사개지유치士皆知有恥, 즉국가영무치則國家永無恥矣)”면서 이렇게 일갈했다.(<명량론明良論>)
“사부지치(士不知恥), 위국지대치(爲國之大恥).”
“배운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가장 큰 치욕이다.”
배운 사람의 인격이 존엄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나라의 영욕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뜻이다. 지식인과 지식인 사회는 한 나라의 정치나 정책의 일기예보와 같다. 나라에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정치와 정책에 관한 다양한 반응과 의견을 제기한다. 그 의견과 반응에 따라 나라의 영광과 치욕이 결정된다고 하겠다.
■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간신들이 남긴 추악한 행적과
그 해악은 지금도 우리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이 간신현상을 철저하게 청산하지 않는 한 미래가 저당 잡힌다.
이번에 펴낸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의 《간신-간신론(奸臣論)》은 200자 원고지 기준 총 5,000여 매 분량의 ‘간신 3부작’ 중에 1부이다.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책의 개관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간신이란 큰 제목 아래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간신론>은 간신의 개념 정의부터 부류, 특성, 역사, 해악과 방비책, 역대 기록 등을 살핀 ‘이론편’이다.
제2부 <간신전>은 역대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의 행적을 상세히 다룬 ‘인물편’이다.
제3부 <간신학>은 간신의 수법만을 따로 모은 ‘수법편’이다. 이와 함께 역대 간신 약 100명의 엽기 변태적인 간행을 모아 보았다.
3부 모두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은 간신의 간악한 행적을 통해 이들이 인류와 역사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쳤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현대판 간신들과 간신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자는 데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상 간신에 관한 기록과 그들의 행적 및 수법을 소개하고 분석했지만, 가리키고자 하는 대상은 지금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다양한 부류의 간신들임을 밝혀둔다.
이 책은 지난 20년 넘게 간신과 관련한 기록과 학문적 성과를 꾸준히 공부해온 마지막 결과물이다. 그사이 몇 권의 관련 대중서를 출간한 바 있고, 이번에 이 모든 자료들을 다시 검토하고 다듬어 이 세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간신들이 남긴 추악한 행적과 그 해악은 지금도 우리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이 간신현상을 철저하게 청산하지 않는 한 미래가 저당 잡힌다. 최악의 간신 유형인 매국노이자 민족반역자인 이른바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대가가 얼마나 큰가를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와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하는 까닭이다. 간신에게 역사의 평가와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경고하고자 한다.”
간신은 나의 현재와 미래, 자식의 현재와 미래, 보통 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결국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간신은 오로지 사리사욕, 재물, 권력, 자리에만 충성할 뿐이다. 간신은 내 것을 가져간다. 빼앗아 가고 훔쳐 간다. 간신은 내 자식 것을 훔쳐 간다. 내 이웃의 것, 이 사회 선량한 보통 시민의 것을 훔쳐 간다. 그것을 합하면 크게는 나라 전체가 된다. 간신은 나의 현재와 미래, 자식의 현재와 미래, 보통 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결국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간신은 나라를 훔친다. 나라를 판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간신은 개별적 존재가 아니다. 떼거리를 지어 온갖 해악을 끼치는 집단에 속한 자들이며, 그 악행 때문에 사회와 나라가 망가진다. 하나의 현상, 역사현상이다. 그 영향력이 실로 막강하기 때문에 필자는 이를 간신현상이라 부른다. 이 현상은 전염성까지 막강해서 사회 곳곳을 좀먹는다. 단순 현상을 넘어 너나 할 것 없이 따라하게 만드는 하나의 병적인 신드롬(syndrome)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남다르다. 이 현상을
직시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일소하지 않으면 간신들의 전면적인 공격에 나라가 망할 수
있다.”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와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하는 까닭이다. 간신에게 역사의 평가와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경고하고자 한다.
《간신-간신론(奸臣論)》은 크게 9개 장(간신의 글자와 뜻풀이 및 관련 용어, 간신에 대한 보다 진전된 정의定義, 간신과 관련한 단어들과 현대판 간신 부류, 간행奸行을 이루기 위한 수법手法으로 본 간신의 특성과 공통점, 간신현상의 토양, 간신의 해악과 교훈, 그리고 방비책, 간신奸臣에 관한 역대 전적典籍들의 인식과 한계, 간신 방비를 위한 선현들의 검증법에 대한 분석, 최초의 간신奸臣은?)으로 나눠서 편집했다. 70여 점의 관련 사진 자료와 도표를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책의 말미에 특별부록으로 <간신 지수 측정을 위한 설문 조항>을 넣어서 ‘나의 간신 지수’를 체크 할 수 있게 했다.
“간신은 반드시 알아야만 대비할 수 있고, 반드시 없애야만 끝낼 수 있다.
모르면 방자해지고, 없애지 않으면 멋대로 설친다.”(《한비자》 <육반六反>)
북 트레일러
https://www.youtube.com/watch?v=EpoCZk2AmcE&t=2s
작가정보
저자(글) 김영수
이 책의 지은이 김영수(金瑛洙)는 지난 30여 년 동안 사마천(司馬遷)과 《사기(史記)》,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5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 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이다. 저자는 지금도 사마천과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지속적으로 답사하며 미진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와 역서로는 《완역 사기》 시리즈를 비롯하여 《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 사마천, 삶이 역사가 되다》《절대역사서 사기 -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2》가 있고, 최근에는 《리더의 망치》《성공하는 리더의 역사공부(원제 : 《리더의 역사공부》)《리더와 인재, 제대로 감별해야 한다》《리더십 학습노트》《사기, 정치와 권력을 말하다》《사마천 다이어리북 366》《인간의 길》《백전백승 경쟁전략 백전기략》《삼십육계(개정증보판)》《알고 쓰자 고사성어(개정증보판)》《사마천 사기 100문 100답》과 ‘간신(奸臣)’ 3부작인 《간신 : 간신론》 《간신 : 간신전》 《간신 : 간신학》 등을 펴냈다.
이 밖에 《정치, 역사를 만나다》《오십에 읽는 사기》《제왕의 사람들 》《난세에 답하다》《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제자백가의 경제를 말하다》 《사마천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막료학》 《모략학》 등이 있다.
▶저자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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