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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간신전[장애인 접근성 강화 도서]

김영수 지음
창해

2024년 12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2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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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44MB)
ISBN 979117174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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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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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은 어떻게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가?
간신이 없는 곳은 없다. 간신은 하나의 심각한 역사현상이다.
간신을 막고 제거하지 못하면 그 조직은 물론 나라가 망한다.

“《간신전》은 ‘간신 3부작’의 하나로 인물편이다. 역대 거물급 간신들 중 18명을 추려 그들의 행적을 상세히 추적했다. 특히 간행, 즉 간사한 언행을 실현하는 수법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았다.
수천 년 중국사를 통해 숱하게 많은 간신들이 출몰했다. 나라를 망치고, 나라를 망하게 만들고, 심지어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급 간신도 적지 않았다. 이런 간신 18명을 시대 순서로 골라 그 행적을 소개한다.”
-〈머리말〉 중에서
머리말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간신, 조고趙高
갖가지 방법으로 시황제始皇帝의 마음을 파고들다┃떨어진 천하 통일의 별┃역사가 방향을 트는 순간┃간신의 현란한 언변┃지렛대 이사를 끌어들이다┃정적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단하다┃ 대도살┃ 마지막 걸림돌 이사를 겨누다┃ 지록위마指鹿爲馬┃욕망의 말로┃ 형법 전문가에서 망국의 원흉으로┃부록 1_간신 조고의 주요 간행 수법┃부록 2_중국 역사 연표

외척外戚 간신의 시대를 연, 양기梁冀
끊임없이 닦아야 할 역사의 거울┃양기의 악행┃농담 한마디에 독살당한 황제┃축재와 부동산 투기의 원조┃ 무한도전에 나선 부부 간신의 최후┃ 간신이란 기생충이 자라는 토양과 무서운 역사의 데자뷔┃ 부록 1_남편과 사치 경쟁을 벌이고, 장안의 유행을 주도한 간신의 아내 손수┃부록 2_동한시대 황제, 외척, 환관, 사대부의 관계와 투쟁 상황표┃부록 3_환관과 간신┃부록 4_중국사 연표

‘무간武奸’의 시대를 연 무부武夫, 동탁董卓
동탁 등장의 시대·사회적 배경┃이리를 불러들임┃정치군인으로서의 행보┃권력 장악의 수순┃권력의 함정에 빠지다┃ 최후를 향해 달려가는 무소불위의 권력┃ 간신과 권력의 속성┃부록 1_동탁의 죽음과 왕윤·여포에 대한 비극적 반추┃ 부록 2_동탁은 죽어 마땅하다?┃ 부록 3_동한시대 황제, 외척, 환관, 사대부의 관계와 투쟁 상황표┃부록 4_중국사 연표

남북조시대가 낳은 변종 간신, 우문호宇文護
변태적 시대 상황┃우문호의 인생유전과 대권 장악 과정┃ ‘효’를 과장하다 대사를 그르치다┃권력 독단을 위한 행보┃ 쓰레기에 꼬이는 파리와 구더기들┃ 자멸의 길 - 눈물로 죽일 수밖에 없었다┃시대 속에서 간신을 꿰뚫고 간신을 통해 시대를 통찰하라┃ 부록 1_중국사 연표

명장·권신·간신의 이미지가 합쳐진 다중인격의 간신, 양소楊素
막강한 가문, 야심의 배경┃정치적 타격과 재기┃권력자의 총애를 위해 백성을 힘들게 하고 세금을 낭비하다┃희대의 드라마, 황위 찬탈을 연출하다┃권력의 정점 = 몰락의 출발점┃ 시대의 기형아가 던지는 메시지┃부록 1_수 양제 양광의 강남 행차┃부록 2_중국사 연표

‘웃음 속에 비수를 감춘’ ‘인간 삵괭이’, 이의부李義府
남다른 재능으로 추천을 받다┃미래의 권력자에 끈을 대다┃웃음 속에 감추어진 비수┃조야를 뒤흔드는 권세┃자멸의 길┃타고난 간신이란 없다┃부록 1_신동 이의부┃부록 2_중국사 연표

‘입에 꿀을 바르고’ 다닌 간신, 이임보李林甫
종친 출신의 천박한 이임보, 집요한 로비로 조정에 진입하다┃황제의 권력을 빌려 독수로 사용하다┃하늘을 가리고 땅을 속이다┃죽은 뒤 더한 치욕을 당하다┃이임보의 간행를 분석하라┃역사의 방심┃부록 1_천박한 간신 ‘복렵시랑伏獵侍郞’ 이임보┃부록 2_중국사 연표

치맛자락을 붙들고 온 간신, 양국충楊國忠
치맛자락을 붙들고 들어온 하이에나┃간신이 간신을 만나다┃간신과 간신의 충돌┃ ‘이간제간以奸制奸’의 큰 대가┃ 진땀 나는 역사의 교훈┃부록 1_양국충을 조롱한 석장石匠 이야기┃부록 2_중국사 연표

권력자를 완벽하게 기만한 귀신 얼굴의 간신, 노기盧杞
콤플렉스를 뛰어넘다┃현란한 간행┃망가지는 나라┃천하가 미워한 간신을 끝까지 싸고 돈 덕종┃권력의 사유화가 나라를 망친다┃부록 1_명리에 목을 맸던 노기 관련 일화 하나┃부록 2_중국사 연표

변신의 귀재 ‘팔색조八色鳥’ 간신, 채경蔡京
교활함과 변화무상으로 무장한 간신의 출현┃ 비빌 언덕을 귀신같이 찾다┃ ‘소술紹述’ 뒤에 숨어 권력과 재산을 사취하다┃간신에게 용서란 단어는 있을 수 없다┃부록 1_‘생진강’ 탈취사건과 메추리탕┃부록 2_중국사 연표

인재를 해치고 나라를 욕보인 간신, 황잠선黃潛善
뇌물을 받고 진상을 감추고, 투항파의 대표로 설치다┃본격화되는 투항파 마두 황잠선의 간행┃또 다른 주전파의 영웅을 해치다┃직권을 남용하여 지사와 백성의 입을 틀어막다┃간행의 끝과 그 본질┃부록 1_중국사 연표

민족까지 욕 먹인 희대의 간신, 진회秦檜
조상을 부끄러워하는 600년 뒤의 후손┃국난을 틈타 매국노의 길을 걷다┃적의 첩자가 되어 돌아오다┃악비를 해치다┃역사마저 바꾸려 한 간 큰 간신┃영원히 악취를 풍기는 간신들┃부록 1_간신 진회의 악랄한 수법들┃부록 2_악비의 〈만강홍滿江紅〉┃부록 3 _ 중국사 연표

‘간신 종합 세트’, 가사도賈似道
달라붙어라┃몽고를 얕잡아본 대가┃맞아 죽은 거간 가사도와 그 새끼 간신의 최후┃역사의 철칙, 간신은 얕잡아 볼 상대가 아니다┃부록 1_엽기적인 귀뚜라미 재상┃부록 2_중국사 연표

호랑이보다 더 사나왔던 ‘팔호八虎’의 우두머리 간신, 유근劉瑾
간신과 명 무종武宗의 황당한 죽음┃브레이크 없는 유근의 간행┃간신의 잔인함┃간신에게는 의리란 없다┃ 기상천회한 간신의 간행 수법┃부록 1_명 왕조의 공안통치와 인권유린┃부록 2_중국사 연표

20년을 기다린 무서운 간신, 엄숭嚴嵩
‘3대 간상奸相’과 엄숭┃무서운 기다림┃아첨, 아부, 아부, 아첨┃은인을 제거하라┃천인공노할 간행┃무서운 간신┃부록 1_부자 간신 엄숭과 엄세번의 요지경 간행┃부록 2_명나라 환관시대 상황표┃부록 3_중국사 연표

악귀와 같았던 간신, 위충현魏忠賢
스스로 남성을 제거하다┃‘군주의 주변을 깨끗하게 한다’는 명목┃ ‘고자당’과 그 구더기들┃특무 조직을 이용하여 숱한 사람을 해치다┃객사에서 목을 맨 ‘구천세九千歲’┃백성의 피와 나라의 기를 빠는 흡혈충┃부록 1_위충현과 그 패거리들┃부록 2_ 중국사 연표

심기心機가 뼛속까지 스민 간신, 온체인溫體仁
세상을 혼탁하게 만드는 기술자┃내각 인선을 어지럽히다┃비리폭로를 역이용하다┃나라의 간성干城 원숭환을 해치다┃용도폐기┃더 이상 갈 곳 없는 길┃역사의 전율┃부록 1_간신에게 놀아난 망국 군주 숭정제의 최후┃부록 2_중국사 연표

역대 최고의 탐관오리 간신, 화신和珅
탄탄대로의 벼슬길과 축재의 길┃탐관오리 화신 출현의 역사적 배경┃수 양제의 판박이 건륭┃탐관오리에 반대했다는 건륭, 사람을 보고 말하라┃화신의 집은 황제의 작은 금고┃‘화신이 쓰러지자 가경이 배불리 먹었다’┃재물을 위해 죽은 탐관오리 간신┃간신이 파고들지 못할 곳은 없다 ┃부록 1_탐관형 간신의 탐욕이 일구어낸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부정 축재┃
부록 2_중국사 연표

에필로그_마지막 싸움이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부록 1_역대 주요 간신 연표
부록 2_역대 간신 목록과 주요 간행 일람표
부록 3_참고문헌

기상압하欺上壓下 : 간신은 권력을 오로지하거나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달콤 한 말로 권력자를 홀리고 속인다. 이렇게 해서 권력을 손아귀에 넣으면 자신과 생각이 다르거나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공격한다. 이때 동원하는 수법이 ‘기상압하’다. ‘위를 속이고 아래를 억누른다’ 는 뜻이다. 이 ‘기상압하’의 모략을 잘 써먹었던 자가 조고趙高이다. 그는 ‘사구정변沙丘政變’에서 호해와 이사李斯를 회유와 협박으로 동참시켜 호해胡亥를 꼭두각시 2세 황제에 앉혔다. 이후 조고는 ‘지록위마指鹿爲馬’로 호해를 농락한 다음 결국 그를 해쳤다. 실권을 쥐면 간신은 예외 없이 ‘기상압하’한다. 애당초 간신의 속임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조고〉 중에서
*
동한시대 최대의 간신 양기梁冀는 그 마누라와 환상의 커플을 이루며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부부 간신으로 기록에 올라 있다. 이들 부부의 기상천외한 이중주와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을 호화사치 경쟁 쇼를 한번 감상(?)해보자.
우선 양기는 재산 축적을 위해 정말 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는데, 자신의 봉지에서 나오는 수입을 편히 앉아서 챙긴 것은 기본이었고, 나라 금고에 손을 대서 막대한 자금을 빼돌렸다. 나아가 관작官爵을 팔아 돈을 챙기고, 뇌물을 받아 배를 불리고, 부호들에게 돈을 빌린 다음 갚지 않고 떼먹는 방식으로 금고를 채우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양기의 재산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그가 중국 역사상 10대 거부의 하나로 이름을 올린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 마누라 손수孫壽라는 여자는 사채놀이 따위로 돈을 불리는 것은 기본이고, 사치의 여왕에다 장안의 유행을 주도하는 사교계의 큰손이었다.
- 〈양기〉 중에서
*
동탁董卓은 정말이지 철두철미 권력욕에 사로잡힌 ‘무간武奸’이었다. 모든 것이 권력에서 나오며, 그 권력은 무력에서 나온다고 확신했다.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자 그는 이리와 같은 본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자신이 그토록 맹신하는 권력을 향해 무한 질주를 시작했다. 조정 대권을 혼자 독차지하기 위해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작위를 늘리고 높였다. 태위太尉에서 상국으로 다시 태사까지 보탰는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 옛날 주나라를 건국한 무왕武王이 건국에 절대적인 공을 세운 강태공 강상姜尙을 ‘상보尙父’로 높여 부른 것에 착안하여 황제인 헌제에게 자기를 ‘상보’로 부르게 했다.
-〈동탁〉 중에서
*
기생충 같은 소인배들 외에 우문호宇文護는 자기 자식들에게도 관작을 수여했다. 우문훈, 우문회, 우문지, 우문정, 우문건, 우문건기, 우문건광, 우문건울, 우문건조, 우문건위 등등이 모조리 높은 자리와 작위를 받았다. 문제는 이 자식들이 죄다 백성의 등이나 치는 망나니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역사책에는 이 자식들과 우문호의 패거리들이 우문호의 위세만 믿고 정치를 망치는 것은 물론 백성들의 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역사상 간신의 친인척, 즉 족간族奸들은 거의 예외 없이 그 간신에 빌붙어 부귀영화를 누릴 뿐만 아니라 백성들을 괴롭혔다. 이는 지금도 여전하다. 간신현상이 심각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문호〉 중에서
*
간신 양소楊素의 간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은 뭐니 뭐니 해도 수문제隋文帝 양견楊堅의 비위를 맞추고 총애를 독차지하기 위해 무리한 토목건축 공사를 벌인 일이다.
군대에서 세운 큰 공을 믿고 양소는 수시로 자신을 떠벌였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그다지 볼 만한 것이 없었다. 황제의 신임은 두터웠지만 중요한 정책이나 국가 대사에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당시 좌우 승상을 맡고 있던 고경高熲이나 소위蘇威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다. 이는 사서에도 분명히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과시하길 좋아했던 양소로서는 이런 현실이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모든 간신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하면서 공통된 특징이 바로 시기와 질투 아니던가? 양소에게도 선량한 충신이나 보통 관리들에게는 없거나 있어도 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시기와 질투심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강렬하게. 시기와 질투는 간신의 힘이자 존재 이유다.
-〈양소〉 중에서
*
이의부李義府는 늘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을 하고 다녔고, 대화를 나눌 때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정말이지 누구라도 감동시킬 정도로 부드럽고 공손한 자세와 상대의 마음을 녹이는 살인 미소의 소유자라고나 할까? 정작 그의 속마음은 음험하고 교활했고, 다른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이글거렸다. 자기 뜻에 따르지 않거나 자신의 이익을 건드리는 사람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쳤다. 당시 조야는 이의부의 무시무시한 보복과 잔인한 행동에 치를 떨면서 그를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의 ‘소리장도笑裏藏刀’라 불렀다. 또 부드러움으로 사물을 해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인간 삵괭이(인묘人猫)’ ‘이씨 삵괭이(이묘李猫)’라고도 부를 정도였다.
-〈이의부〉 중에서
*
이임보李林甫는 권력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전제 왕조 체제에서 권력의 원천은 오로지 한 곳, 황제뿐이었다. 이임보는 오로지 황제(권력자)의 가려운 곳만 골라서 긁어주는 역할을 기꺼이 자임했다. 아니 그 역할 밖에는 할 줄 몰랐다. 황제의 가려운 곳은 단순히 가려운 곳이 아니라 간신이 파고들 수 있는 작지만 심각한 결함이자 치명적인 상처였다. 그 상처를 치료하기보다 독이 묻은 손으로 끊임없이 그곳을 긁어대니 결국은 짓무르고 만신창이 되어 악성종양으로 발전하여 나라 전체를 전염시킨 것이다.
-〈이임보〉 중에서
*
양국충楊國忠의 위세는 조야를 울렸다. 양국충과 양귀비楊貴妃 집안은 말할 것도 없고 양씨 집안이 너나 할 것 없이 부귀영화를 누렸다. 졸지에 권력과 돈을 움켜쥔 이들은 앞을 다투어 세상에 둘도 없을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집과 별장들을 짓는 등 끝 간 데를 모를 탐욕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양씨 집안의 위세를 두렵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아야만 했다. 사방에서 뇌물이 대문 문턱이 닳도록 넘어들었고, 인사 청탁을 위해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대문 앞이 불야성을 이루었다. 양씨가 나서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항간을 떠돌았다. 기록에 따르면 양국충 한 집에 쌓인 옷감 한 품종만 3천만 필에 달했다고 하니 나머지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양국충과 괵국 부인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뛰었는데 정말이지 눈 뜨고는 못 봐줄 지경이었다. -〈양국충〉 중에서
*
노기盧杞로 보자면 그는 위장술의 대가였다. 거친 음식과 해진 옷을 먹고 입으면서 얼마나 검소하고 간소한 사람인가 꾸며 낼 수 있는 자였다. 간사함은 깊숙이 감춘 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덕종은 그를 충성스럽고 청렴한 신하라고 여겼다. 여기에 노기는 또 말을 잘 꾸며 하는 재능을 타고났다. 황제의 마음에 찰떡같이 달라붙는 감칠 맛 나는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했기 때문에 덕종은 못내 그를 잊지 못했던 것이다. 남녀만 서로에게 홀딱 빠지는 사이가 아니다.
물론 자신의 뜻에 순종하는 신하를 좋아하는 봉건 제왕의 근원적 병폐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던 덕종의 자질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때문에 덕종은 못 배워먹은 노기의 가장 큰 결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여겼다. 배운 것이 없기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자신의 말을 반박하지 않고 언제나 고분고분 따르기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여 마냥 예뻐했던 것이다.
-〈노기〉 중에서
*
채경蔡京의 일생은 죄악의 일생이었다. 이자는 변법이란 깃발을 들고 모든 일을 개인의 이익을 사취하고 권력을 다지는 수단으로 삼았다. 나라와 백성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끝없이 악행을 일삼았다. 그와 짝을 이룬 휘종의 썩을 대로 썩은 통치는 북송 강산을 끝장냈고, 백성들은 헤어 나올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허덕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백성들이 생존을 위해 도적이 된 것은 역사의 필연이었다. 백성들 사이에서는 ‘동관을 깨버리고, 채경을 씻어내면 좋은 인간 세상이 오겠지!’라는 노래로 간신에 대한 분노를 나타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채경은 화려한 팔색조로서 수시로 보호색을 바꿔가며 고관대작으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네 차례나 국정을 좌우하는 남다른 수완을 보였다. 또 여러 차례 유배를 당하고 좌천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재기하는 놀라운 능력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결국은 지방관으로 좌천되어 가는 도중 쓸쓸히 죄 많은 일생을 마감했다.
-〈채경〉중에서
*
역사상 간신들의 간행을 분석해보면 간신들이 관심을 가진 대상은 거듭 말하지만 오로지 둘 뿐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하나는 권력의 원천인 권력자(황제)이고, 또 하나는 사욕私慾이다. 사욕을 위해 나라와 백성을 깨진 기왓장만도 못하게 여기는 것은 말할 것 없고, 외적들에게 자신의 영혼과 나라까지 기꺼이 팔아버리는 자들이다. 대외적으로 북방 민족들에게 계속 끌려만 가던 송 왕조가 주변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여 중원을 수복하고 중흥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성사시키지 못한 데는 자기 배만 불리려는 황잠선黃潛善 등과 같은 간신배들의 집요한 방해 때문이었다.
간신이 권력을 사취하는 방법을 보면 권력자의 심리 상태나 기질, 그리고 기호와 취향 등을 귀신같이 알아내어 그것을 아주 교묘하게 이용한다. 흔히 권력자의 마음을 잘 헤아려 일을 짜고 처리하는 사람을 능력 있다고들 평가하는데, 그 실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황잠선〉 중에서
*
진회秦檜는 명장 악비岳飛를 죽이고 금과의 화의 성사시킨 공으로 고종에게 또 다른 간신 채경보다 더 높은 상을 요구했고, 고종은 그를 태사 위 국공 진국공에 봉하는 한편 그 어미에게도 진 ·위국부인을 그 처에게는 한·위국부인이라는 작위를 내렸다. 그 자손들에게도 일일이 봉작을 수여하니 진회 일가의 명예와 영광은 더이상 갈 데 없는 극에 이르렀다.
진회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죄와 간행에 대해 후세 사람들이 욕하고 침을 뱉으리라는 것을. 그래서 재상의 신분으로 국사를 편찬하는 일에 가담하는 동시에 그 아들과 손자들에게 고종 재위 이래의 실록을 편찬하는 일을 책임지게 했다. 이렇게 해서 진회는 자신의 행적과 죄악의 역사를 감추려 한 것이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진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민간에서도 자신의 죄악을 모르도록 하기 위해 문인과 백성들이 야사, 필기, 시문 등을 편찬하지 못 하도록 금지했고, 동시에 사소한 문장이나 문자를 트집 잡아 많은 백성과 문인들을 죽이거나 박해하는 ‘문자옥文字獄’을 대대적으로 일으켰다.
-〈진회〉 중에서
*
가사도賈似道는 뇌물수수, 소인배 기용, 재물욕, 정적 모함, 적과 내통, 음탕함 등등 간신의 나쁜 점을 한 몸에 다 지녔던 간신의 대표 선수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든 간신의 장점(?)을 한 몸에 갖춘 종합 세트와 같은 존재였다. 이런 가사도가 당시 백성들로부터 ‘귀뚜라미 재상’이란 별난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귀뚜라미처럼 잘 울어서 붙인 별명이 아니다. 거기에는 정말 기가 막힌 사연이 있다. 예로부터 닭싸움 ‘투계鬪鷄’, 소싸움 ‘투우鬪牛’, 개싸움 ‘투견鬪犬’ 등 생명체를 이용한 잔인한 놀이들이 적지 않았다. 가사도는 이런 싸움과 도박뿐만 아니라 귀뚜라미까지 싸움을 붙여 이를 보면서 즐거워하거나 도박을 했다.
-〈가사도〉 중에서
*
유근劉瑾과 ‘팔호八虎’의 간행 수법 가운데 아주 특이한 것이 하나 있다. 훗날 청나라 때 사람 심덕부 沈德符의 《야획편野獲編》에서 이 수법을 ‘이읍수간以泣.奸’으로 요약했다. ‘눈물로 간사함을 판다’는 뜻이다. 천박하고 떳떳하지 못한 자가 울고불고하는 수단으로 사람(권력자)을 속여 그 간사한 계략 등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유근은 이 수법으로 어린 황제 무종武宗의 연민을 불러일으켜 속임수로 황제의 신임을 얻은 다음 사사로운 욕심을 채웠다. 무종이 어릴 때부터 곁에서 돌본 사람이 유근과 환관들 집단인 ‘팔호’였기에 이 수법이 주효할 수 있었다.
-〈유근〉 중에서
*
세종의 총애를 듬뿍 받으면서 나랏일을 자신의 말 한마디로 좌지우지할 정도로 권력과 능력을 지닌 하언夏言의 자존심과 자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차라리 오만이었다. 엄숭嚴嵩을 거들떠보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엄숭이 아니었다. 이 정도로 포기할 것 같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은 저녁 식사에 하언을 초대하는 방법을 생각해내고는 아주 정중하게 초대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이쯤 되고 보니 엄숭은 초조해져 조바심이 났다. 식사 초대 같은 일도 성사시키지 못하면 모든 문이 막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가라앉힐 수 없는 엄숭은 결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엄숭은 직접 초대장을 들고 하언의 집을 찾았다. 하언의 콧대는 정말 높았다. 대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엄숭은 오기가 발동했다. 눈썹을 한껏 치켜뜨며 엄숭은 하언의 집 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애절한 목소리로 자신이 하언을 찾아온 까닭을 읊조렸다. 그 목소리가 하도 진지하고 애절하여 듣는 사람의 마음을 녹일 정도였다.
-〈엄숭〉 중에서
*
위충현魏忠賢은 또 궁중의 주요한 태감들을 모두 자기 측근과 자신에 게 충성하는 앞잡이들로 바꾸었다. 위충현과 객客씨가 이렇게 자기들 세상을 만난 듯 설치는 동안에 철없는 황제는 여전히 놀이에만 빠져 있었다. 세상 아무것도 모르고 노는 데만 정신 팔린 희종이야말로 정말이지 팔자 편한 사람이 아닐 수 없었다. 백성들이야 굶어 죽던 지 맞아죽던 지 내 알 바 아니었다.
위충현이 권력을 휘두른 기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7년이었다. 어느 쪽이 되었건 위충현은 이 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방대한 ‘고자당’을 결성했는데,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그 일당들을 전국 각지로 보내 국가의 각 부문과 지방 행정까지 장악하게 만들었다. 정이지 조정의 대권은 물론 천하를 오로지 하겠다는 위충현의 야심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위충헌〉 중에서
*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수보 자리에 오른 온체인溫體仁, 하지만 그도 대세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절벽으로 떨어지고 있는 수레에 함께 탄 처지나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자는 뭐 먹을 것이 있다고 파리 떼처럼 달려들어 황제를 기만하고 백성을 괴롭혔다. 오죽했으면 온체인이 집권한 8년 동안 “나라에 이로운 일이라 곤 단 한 가지도 하지 않았고, 나라에 해로운 일도 단 하나 제거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었겠는가?
당시 대신들이 올린 온체인에 대한 탄핵 상소를 보면 “허구한 날 은혜와 원수만 찾고, 누가 곁눈질로 째려보기만 해도 기어코 보복했다”고 했다. 수백에 이르는 문무대신이 죽거나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고, 온체인은 황제의 총애만 믿고 시체처럼 염치없이 자리나 지키면서 국록을 축냈다. 온체인이 하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음모가의 못된 놀이밖에는 없었다.
- 〈온체인〉 중에서
*
화신和珅은 재물을 잘 거두어들여 건륭의 눈에 들었다. 황제가 말만 하면 하얀 백설 같은 은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화신은 마술사가 아니었다. 돌을 금으로 바꾸는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돈들이 다 어디에서 나왔단 말인가?
우선은 훔치는 것이다. 그는 재정권을 독점하고 있었다. 국고의 수입과 지출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결정되었다. 원래 국고로 들어와야 할 항목이 그의 교묘한 조작을 거쳐 마치 ‘변장술’을 부린 것처럼 모습을 바꾸어 자신이 관장하고 있는 비자금 금고로 흘러 들어갔다.
-〈화신〉 중에서

■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간신들이 남긴 추악한 행적과
그 해악은 지금도 우리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이 간신현상을 철저하게 청산하지 않는 한 미래가 저당 잡힌다.

이번에 펴낸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의 《간신-간신전奸臣傳》은 200자 원고지 기준 총 5,000여 매 분량의 ‘간신 3부작’ 중에 2부이다.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책의 개관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간신이란 큰 제목 아래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간신론〉은 간신의 개념 정의부터 부류, 특성, 역사, 해악과 방비책, 역대 기록 등을 살핀 ‘이론편’이다.
제2부 〈간신전〉은 역대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의 행적을 상세히 다룬 ‘인물편’이다.
제3부 〈간신학〉은 간신의 수법만을 따로 모은 ‘수법편’이다. 이와 함께 역대 간신 약 100명의 엽기 변태적인 간행을 모아 보았다.
3부 모두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은 간신의 간악한 행적을 통해 이들이 인류와 역사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쳤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현대판 간신들과 간신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자는 데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상 간신에 관한 기록과 그들의 행적 및 수법을 소개하고 분석했지만, 가리키고자 하는 대상은 지금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다양한 부류의 간신들임을 밝혀둔다.
이 책은 지난 20년 넘게 간신과 관련한 기록과 학문적 성과를 꾸준히 공부해온 마지막 결과물이다. 그사이 몇 권의 관련 대중서를 출간한 바 있고, 이번에 이 모든 자료들을 다시 검토하고 다듬어 이 세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간신들이 남긴 추악한 행적과 그 해악은 지금도 우리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이 간신현상을 철저하게 청산하지 않는 한 미래가 저당 잡힌다. 최악의 간신 유형인 매국노이자 민족반역자인 이른바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대가가 얼마나 큰가를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와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하는 까닭이다. 간신에게 역사의 평가와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경고하고자 한다.”

간신은 나의 현재와 미래, 자식의 현재와 미래, 보통 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결국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간신은 오로지 사리사욕, 재물, 권력, 자리에만 충성할 뿐이다. 간신은 내 것을 가져간다. 빼앗아 가고 훔쳐 간다. 간신은 내 자식 것을 훔쳐 간다. 내 이웃의 것, 이 사회 선량한 보통 시민의 것을 훔쳐 간다. 그것을 합하면 크게는 나라 전체가 된다. 간신은 나의 현재와 미래, 자식의 현재와 미래, 보통 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결국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간신은 나라를 훔친다. 나라를 판다.”고 편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간신은 개별적 존재가 아니다. 떼거리를 지어 온갖 해악을 끼치는 집단에 속한 자들이며, 그 악행 때문에 사회와 나라가 망가진다. 하나의 현상, 역사현상이다. 그 영향력이 실로 막강하기 때문에 필자는 이를 간신현상이라 부른다. 이 현상은 전염성까지 막강해서 사회 곳곳을 좀먹는다. 단순 현상을 넘어 너나 할 것 없이 따라하게 만드는 하나의 병적인 신드롬syndrome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남다르다. 이 현상을
직시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일소하지 않으면 간신들의 전면적인 공격에 나라가 망할 수

있다.”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와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하는 까닭이다. 간신에게 역사의 평가와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경고하고자 한다.

이번에 펴낸《간신-간신전奸臣傳》에 소개되는 18명의 간신은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간신, 조고趙高 / 외척外戚 간신의 시대를 연, 양기梁冀 / ‘무간武奸’의 시대를 연 무부武夫, 동탁董卓 / 남북조시대가 낳은 변종 간신, 우문호宇文護 / 명장·권신·간신의 이미지가 합쳐진 다중인격의 간신, 양소楊素 / ‘웃음 속에 비수를 감춘’ ‘인간 삵괭이’, 이의부李義府 / ‘입에 꿀을 바르고’ 다닌 간신, 이임보李林甫 / 치맛자락을 붙들고 온 간신, 양국충楊國忠 / 권력자를 완벽하게 기만한 귀신 얼굴의 간신, 노기盧杞 / 변신의 귀재 ‘팔색조八色鳥’ 간신, 채경蔡京 / 인재를 해치고 나라를 욕보인 간신, 황잠선黃潛善 / 민족까지 욕 먹인 희대의 간신, 진회秦檜 / ‘간신 종합 세트’, 가사도賈似道 / 호랑이보다 더 사나왔던 ‘팔호八虎’의 우두머리 간신, 유근劉瑾 / 20년을 기다린 무서운 간신, 엄숭嚴嵩 / 악귀와 같았던 간신, 위충현魏忠賢 / 심기心機가 뼛속까지 스민 간신, 온체인溫體仁 / 역대 최고의 탐관오리 간신, 화신和珅이다.
각 편마다 8~9개의 도판과 도표 자료 총 150여 개를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간신-간신전奸臣傳》은 역사소설처럼 쉽게 읽히는 점이 강점이며, 다 읽고 나면 18명의 중국 간신들을 시대순으로 소개하고 있어 ‘간신으로 보는 중국역사’ 한 권을 읽는 것처럼 느껴진다. 간신들을 감시하는 깨어 있는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작은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와 리더들의 일독을 권한다.

“…나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악취를 풍기며 나라를 망치고 있는 간신들을 새삼 확인하면서 역사가 참으로 무섭다며 몸서리를 쳤다. 무엇보다 적당히 타협하고자 하는 비겁함, 이쯤에서 다 포기하고 싶은 나약함과 싸우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내 안의 간성奸性과 싸우는 일이었다. 가장 화가 나는 일은 우리 안의 간신, 즉 내간內間이란 존재였다. 간신과 치열하게 싸워도 힘이 부치고 시간이 모자랄 판인데 우리 내부를 찢고 서로를 헐뜯는 이 내 간들은 결코 깨어 있는 우리와 역사의 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어쩌면 이들이 첫 청산 대상일지 모른다. 다만, 지금은 다른 간신들과의 싸움이 더 중요하니 잠시 유보해둘 뿐이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껏 우리 민족의 발목을 세게 붙들고 있다. 친일, 종일, 부일의 역사는 매국과 매국노의 역사이고, 매국노의 역사는 곧 간신의 역사이다.
간신은 하나의 역사현상이다. 간신현상이다. 간신현상은 역사적으로 가깝게는 친일 매국노의 역사와 물려 있고, 더 가깝게는 지금 우리 현재사와 붙어 있다. 역사는 무섭고 역사의 평가는 매섭다. 역사의 심판은 인정사정없다. 역사의 평가와 심판은 잠시 유보하는 경우는 있어도 건너뛰는 법은 결코 없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지금 준동하고 있는 간신 떼거리와 간신현상에 대한 청산은 식민잔재, 친일청산과 그 맥을 같이한다. 이참에 한꺼번에 씻어 내자.”
-〈에필로그〉 중에서

“간신은 반드시 알아야만 대비할 수 있고, 반드시 없애야만 끝낼 수 있다.
모르면 방자해지고, 없애지 않으면 멋대로 설친다.” -《한비자》 〈육반六反〉

작가정보

저자(글) 김영수

이 책의 편저자 김영수金瑛洙는 지난 30여 년 동안 사마천司馬遷과 《사기史記》,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5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 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이다. 저자는 지금도 사마천과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지속적으로 답사하며 미진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기史記》,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5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 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이다. 저자는 지금도 사마천과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지속적으로 답사하며 미진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와 역서로는 《완역 사기》 시리즈를 비롯하여 《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 사마천, 삶이 역사가 되다》 《절대역사서 사기 -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2》가 있고, 최근에는 《사마천 사기 100문 100답》 《막료학》《리더의 망치》 《리더의 역사 공부 - 사마천, 우리에게 우리를 묻는다》 《리더와 인재, 제대로 감별해야 한다》 《사기, 정치와 권력을 말하다》 《사마천 다이어리북 366》 《인간의 길》 《백전백승 경쟁전략 백전기략》 《삼십육계》 《알고 쓰자 고사성어》 등을 펴냈다.
이 밖에 《오십에 읽는 사기》 《제왕의 사람들》 《난세에 답하다》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제자백가의 경제를 말하다》 《사마천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기를 읽다》 《1일 1구》 《태산보다 무거운 죽음 새털보다 가벼운 죽음》 《백양柏楊 중국사 1, 2, 3》 등이 있다.
영산 원불교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사단법인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집필과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 저자 연락처

페이스북 _ Young Soo Kim
유튜브 _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블로그 - ‘김영수의 사기세계’
밴드 _ ‘좀 알자,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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