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가드닝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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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297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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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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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예감으로 변모한다. 고민실은 바로 그 예감이 실현되려는
문턱에서 시간의 흐름을 중단시킨다. 이미 지나온 이야기를 거슬러
갈 수 있지만, 생동했던 인물과 서사는 얼어붙었다.
독자는 비극의 카타르시스 대신 해소되지 않는 불안을 끌어안고
누구도 정지시킬 수 없는 시간 속에 버려진다. 그리고 곧 이 추방의
감각이 놀랍도록 익숙한 현실의 감각이었음을 깨닫는다. 멈춰 버린 이야기와 끊임없이 흐르는 현실의 낙차가 적막하게 아찔했다. ㅡ 천희란(소설가)
근원적인 삶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고민실의 첫 소설집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의 첫 번째 작가인 고민실이 자신의 첫 소설집 『홈 가드닝 블루』를 출간하였다. 고민실은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 장편 소설 『영의 자리』를 발표하여 고요하지만 섬세하고 깊은 파장을 지닌 소설로 평가받았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그동안 문예지에서 선보였던 단편뿐 아니라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뽑힌 등단작, 그리고 새롭게 쓴 글까지 총 여덟 편이다. 특히 「쓰나미 오는 날」은 황종연 문학평론가와 김인숙 소설가로부터 〈작중 인물의 감각적 지각을 통해 대상 사물들의 특징을 상세하게 전달하는 가운데 인물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가지는 근원적 느낌, 즉 그의 신체에 뿌리박고 있는 관념 이전의 느낌을 환기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호평받았다. 고민실은 어떠한 인물과 그를 둘러싼 일상에 관해 덤덤한 듯 들여다보지만 우리는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이 삶이 나, 혹은 내 가족을 말하는 게 아닌지 서늘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고민실의 세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평범하다. 그들은 전세를 사는 빌라에서 로즈메리를 키우는 신혼부부로, 심각한 폭염 속에서도 냉장고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 젊은 주부로, 동생이 진 빚을 대신 갚아 준 누나로, 결혼식 부케를 받아야 해서 네일 아트를 하러 간 마흔 살 직장인으로, 거대한 쓰나미 예보가 있는 부산에 출장을 간 직장인으로, 생리통 때문에 생리컵을 처음 사용해 보려는 게임 개발팀의 팀원으로, 사무직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경력 단절 주부로, 의사에게 죽음을 선고받은 신용 불량자 오빠를 둔 동생으로 그렇게 우리 앞에 제각기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에게 어느 날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알 수 없는 불안과 홀로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지만, 그들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한 절망과 슬픔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형태는 달라도 그 삶에서 느끼는 감정과 고민, 괴로움은 누구에게나 괴롭고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고민실의 소설에서 대답을 찾으려 할지도 모른다. 갑자기 떠안게 된 균열된 삶을 어떻게 이어 갈 것인지, 과연 나 자신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과연 답은 있는지 말이다.
지연된 아포칼립스, 고민실의 작품 세계
이 소설집의 인물들은 파국의 장면에서, 끝나야 하는 곳에서 끝나지 않고 후일담처럼 살아남는다. 암이 발병하여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진경〉이 나가겠다고 하자 사장이 이죽거리며 말한다. 〈어차피 갈 데도 없잖아.〉(「좋은 사람」, 216쪽) 이러한 저주 섞인 비아냥은 이 소설집의 인물들에게 마련된 궁지를 요약한다. 삶은 막다른 골목이다. 어차피 갈 곳은 없다. 그런데도 진경은 그만두고 전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으며 예전 직장에 재취업하는 데 성공한다. 이 소설은 여성 노동자의 취약한 기반을 스케치한 작품이기도 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화되는 이른바 〈인적 자본〉이라는 기준에 맞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해가는 여성들의 고단함을 보여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가 끝까지 목격함으로써 가시화하는 지점은 바로 그 〈다음〉에 있다. 삶은 총체적이지 않으며 이들의 삶은 예정 조화 속에서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된다. 세상은 언제나 말세였다. 파국은 도래했거나, 도래하고 있으며, 도래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될 것이다. 상징도 총체성도 없이. 작가가 어떤 희망도 없이, 그러나 그 삶의 계속됨을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적을 때, 우리는 알게 된다. 바로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ㅡ 양윤의(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폭염주의보
바람직한 해
멍게 부케 폴리시
쓰나미 오는 날
골든컵
좋은 사람
D 고개의 춘룡절
작품 해설: 지연된 아포칼립스 양윤의(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최선을 다했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이 궁색했다. 에둘러 말하는 법을 능숙하게 익히지 못한 탓에 머뭇거리다가 겨우 한마디나 꺼내 놓을까. 그리워한다고. 초록별에도 파도치는 해변이 있을 테고 로즈메리는 이슬이 맺히듯 꽃을 피워 향기를 퍼트리겠지.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마중 나오지 못할 테니 다시 보려면 그 향기를 좇아 먼바다를 항해해야 할 것이다. 「홈 가드닝 블루」 중에서
나니, 가 일본어로 무엇, 을 뜻한다는 걸 학창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친구들이 편하게 부르는 이름이 그것이었고, 나니나니 붙여 부르기라도 하면 애정의 높이만큼 말꼬리가 올라간다고 믿었다. 그때 친구들 중 연락이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새삼 낯선 사람에게 그렇게 불리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 와 따뜻할 난에 빛날 희라고 해명하기도 어색했다.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그녀의 호칭은 님이 빠진 나니로 굳어졌다. 「폭염주의보」 중에서
옆자리에 앉은 엄마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나는 엄마 손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부드러운 피부가 자랑이었던 손등이 거칠해졌다. 손을 쥐었다. 척추가 비뚤어질까 봐 엄마는 집에서도 브래지어를 벗지 못했다. 도로 손을 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손을 쥐었다 펴도 엄마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바람직한 해」 중에서
막 피기 시작한 벚꽃이 보이는 담장 아래에서 나는 입을 벌렸다. 웃음 대신 바람 빠진 풍선처럼 픽픽거리는 숨만 새어 나왔다. 손을 오므렸다. 큐티클이 자라고 거스러미가 일어난 손가락이 지저분해 보였다. 젤 네일에 사용하는 자외선램프 때문에 흑색종이 생긴다는 기사를 떠올리며 손톱 끝을 퉁겼다. 월요일까지 참았다가, 틱, 체크무늬 스티커를, 틱, 붙이고 일요일에, 틱, 떼어 버리자. 「멍게 부케 폴리시」 중에서
여자는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 남자는 말을 하지 않으니 억양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 대화의 내용은 끓는 기름 같은데 어조는 말린 북어처럼 건조했다. 범상치 않은 화제에 기가 죽었다. 세 걸음이면 닿을 곳에 있는 그들이 마치 바다 너머에 있는 양 멀게 느껴졌다. 「쓰나미 오는 날」 중에서
이따금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언어로 인지하지 못하는 감각을 작은 몸에 넘치게 채우던 나이였다. 「골든컵」 중에서
따라 해보세요. 의사가 말했다. 나는 멋진 사람이다, 나는 행복해질 수 있다. 항암 치료가 끝나고 첫 진료일이었다. 20년 전쯤 유행한 영화나 드라마를 흉내 낸 것 같은 제스처에 진경은 어이가 없었다. 유방암은 발병 후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이라고, 림프절 전이가 되지 않았으니 걱정할 것 하나도 없다고 해서 주위에 그대로 이야기했다가 독하다는 소리까지 들었건만 무슨 짓인가 싶었다. 「좋은 사람」 중에서
밤에 갑자기 민욱이 전화했을 때는 아버지라도 쓰러진 줄 알았다. 전화를 걸기 전에 메시지부터 보내는 건 우리 가족의 불문율이다. 특히 밤중에 전화가 오면 친한 친구라도 가슴이 벌렁거렸다. 불문율이 흉터처럼 몸에 새겨진 시기가 언제인지, 누구 때문인지 모두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D 고개의 춘룡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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