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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

김인아 지음
초록비책공방

2024년 11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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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6.74MB)
ISBN 9791193296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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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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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시회에서 양치기가 양을 몰고 다니듯 관람객을 이끌며 작품을 설명하는 사람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낯설고 난해하다고 느끼는 예술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는 사람, 바로 ‘도슨트’이다.

요즘 미술관에는 이러한 도슨트 전시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전시와 작품을 이해하려는 관람객이 늘고 있다. 이에 도슨트 활동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도슨트 양성 과정 선발에 도슨트를 희망하는 지원자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재개된 2022년에는 600여 명의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5:1의 경쟁률을 기록하였다.

과연 도슨트의 전시 해설은 관람객에게 어떻게 감상과 감동을 유도할까. 또 도슨트의 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걸까. 이 책은 글쓰기로 완성된 스크립트가 전시 현장에서 말하기로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전시가 오픈되기 전 자료 조사 및 스터디부터 ‘전시 기획자 교육’, ‘현장 투어’, ‘현장 시연’ 등의 교육을 마치고 관람객을 대면하는 실제 해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필요한 도슨트의 연구와 연습에 관한 실질적인 팁을 알차게 담았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 도슨트로 활동 중인 저자가 현장에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실제 해설에서 사용한 스크립트를 읽으면서 관람객을 미술관으로 이끌기 위해 고민한 흔적과 예술에 대한 사랑도 함께 느껴보자. 지난 시절 어디쯤 미술관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저자처럼 우리 도 예술 속에서 위로와 공감을 받을 것이다.
들어가는 말. 안녕하세요, 저는 슨트씨입니다.

1부 전시장에서 만나는 도슨트

미술관의 도슨트란?

도슨트는 왜 스크립트를 써야 하는가?
도슨트의 자질
도슨트에게 스크립트란?
멋진 도슨트로 서기 위한 출발선

2부 도슨트가 만드는 스크립트

스크립트 자료 모으기
전시 기획자 교육과 현장 투어
전시 안내 자료
도슨트 개별 조사, 연구와 스터디
전시 제목

모은 자료로 스크립트 만들기(글쓰기로서의 스크립트)
도입부
해설부
맺음부

완성된 스크립트로 해설하기(말하기로서의 스크립트)
현장 시연에서 말해보기
실제 해설 전 연습하기
두근두근 실제 해설

스크립트 수정하기
분량 조절
오류 바로잡기
구어적 표현으로 바꾸고 다듬기
리서치와 정보의 취사선택
거듭되는 수정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스크립트를 향하여

실제 해설을 다듬기 위한 그 밖의 방법
모니터링하기
전시 연계 프로그램 활용하기
보조 자료 사용하기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도슨트 해설을 듣지 않는 관람객에 대한 배려
해설하지 않는 작품에 대해서
그밖에 알아두면 좋은 것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려면

3부 맞춤 해설을 위한 고민

관람객에 따라 달라지는 해설
관람객의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는 해설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해설

작품의 형식에 따라 달라지는 해설
회화 작품
조각·설치·인터렉티브 작품
영상 작품
사진 작품
아카이브
퍼포먼스

4부 도슨트 해설 사례와 스크립트 비교

닫힌 미술관, 도슨트는 곁에 없지만
오디오 해설 스크립트 작성(글쓰기)
오디오 해설 녹음하기(말하기)

오디오 가이드, 전시 해설 로봇 큐아이, 챗 GPT 그리고 도슨트
오디오 가이드
전시 해설 로봇 큐아이
챗GPT 그리고 도슨트

다양한 사례의 스크립트 비교
작품 〈다다익선〉의 다양한 용도별 스크립트

5부 도슨트의 해설은 정답일까

글로 맺고 말로 풀어가는 스크립트
말의 힘과 말의 덫
해설의 마지막 열쇠는 관람객에게

나오는 말. 모든 전시는 첫 전시이다
본문에 나온 전시 목록
참고 자료

언젠가 해설 시간에 전시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관람객이 내가 걸고 있는 패찰을 유심히 보더니 말을 걸었다.
“영어예요?”
패찰에 적혀있는 ‘도슨트’가 영어냐고 묻는 줄 알고 어원부터 설명해야 하나 머뭇거리는데 그분이 다시 물었다.
“성이 도 씨예요? 외국 이름 같네.”
그 관람객은 도슨트라는 단어가 내 이름인 줄 알았던 것이다. 살짝 웃음이 나면서 어디서부터 이야길 해야 하나 당혹감을 느끼던 중 그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지나갔다. 그날은 이상한 날이었다. 전시 해설을 마치자 관람객들이 “감사합니다, 큐레이터님. 설명을 너무 잘해주시네요.”라고 인사를 했다. 그때 나는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한 지 5년 차에 가까워진 때였고 도슨트라는 호칭이 익숙해진 터라 도슨트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큐레이터 같은 다른 명칭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안녕하세요? 저는 슨트씨입니다.”라며 동료들과 장난치기도 했지만 그 일은 ‘도슨트’라는 존재와 분야가 아직도 대중에겐 모호한 영역이라는 사실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미술관 도슨트의 역할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예술’이란 분야를 좀 더 이해하기 쉽
게 풀어 감상을 유도하는 일이다. 예술을 감상하고 음미하는 일이 익숙한 사람도 있겠지만 미술관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그래서 미술관에서는 예술 문화 확산을 위해 여러 방면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그 운영 중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도슨트를 키워내고 그들을 적절히 배치해 전시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이다. 낯설고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예술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기고 향유하길 바라며 쉬운 언어로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도슨트는 미술관과 대중을 연결하는 매개자 또는 중개자라고 할 수 있다.
- 미술관의 도슨트란? 중에서

도슨트가 왜 스크립트를 써야 하는지, 미술관에서는 왜 공식 스크립트를 제공하지 않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큐레이터나 에듀케이터가 작성한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미술관도 있다). ‘글쓰기’란 행위에 대해 각자의 생각이 있을 것이므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글은 그 사람의 지문’이라는 말을 믿는다. 글이란 본인의 생각과 감정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수단이고 글쓰기란 곧 나를 보여주는 행위이다. 그래서 미술관이라는 무대에서 도슨트로서 역할을 다하려면 글은 나라는 사람을 통과해 나와야 한다. 대본을 받아 든 배우가 그것을 그대로 낭독하지 않고 역할과 이미지에 맞게 발성, 외모, 액션 등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내가 쓴 스크립트와 거기에 녹아든 나라는 사람이 도슨트로 구현되었을 때라야 관람객 앞에서 자기다운 해설을 들려줄 수 있다.
- 도슨트는 왜 스크립트를 써야 하는가? 중에서

전시마다 같은 방식으로 작품이 설치되지는 않는다. 가벽이 새로이 생기거나 여러 조형물이 만들어지기도 하므로 전시장은 매번 낯설 수밖에 없다. 또 도슨트 전시 해설은 작품 전부를 해설하는 게 아니라 선별한 작품만 해설하기 때문에 어느 작품을 해설할지 관람객은 예상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초행길을 지도 혹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여 어려움 없이 갈 수 있는 것처럼 전시장 안에서 도슨트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야 한다.
- 전시 기획자 교육과 현장 투어 중에서

예전에 “처음 만나는 모든 전시는 첫사랑의 설렘을 닮았다.”라고 써둔 적이 있는데, 작가에 관한 공부를 할 때 종종 그런 느낌을 받는다. 잘 모르는 작가지만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리저리 탐색하는 동안 작가를 알아간다는 느낌. 낯설던 사람이 친숙해지고, 그의 생각이 드러난 작품을 만나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사랑의 과정과 닮았기 때문이다.
- 도슨트 개별 조사, 연구와 스터디 중에서

2021년 경기도미술관의 세월호 7주기를 추념하는 《진주 잠수부》라는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진주 잠수부’는 발터 벤야민을 애도하며 한나 아렌트가 쓴 에세이 『발터 벤야민』의 세 번째 소제목에서 빌려왔다. 한나 아렌트는 재능 있는 친구이자 동료였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한 벤야민의 죽음을 애석해하며 그가 잊히지 않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그녀의 표현처럼 이 전시의 제목은 경기도미술관 앞 주차마당이 한때 세월호 분향소가 있었던 자리라는 장소적 특정성과 함께 잊혀가는 세월호 사건의 기억을 붙잡고 먼 미래에도 그 의미를 되새기기를 바라는 의도가 깃들어 있었다. 야외조각공원에서부터 주차장까지 전시된 작품들을 찾으러 봄부터 여름까지 무성히 자란 덤불들 사이를 헤쳐 갔을 때, 관람객 스스로가 진주와 산호를 캐는 잠수부가 되었음을 불현듯 알아차렸을 것이다.
- 전시 제목 중에서

동선은 도슨트가 전시장 안에서 작품을 해설하며 이동하는 순서라고 할 수 있다. 도슨트는 해설할 작품과 작품 사이로 이동하게 되므로 동선을 설정하는 일은 ‘해설할 작품을 선정한다’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동선 설정을 위해서는 전시장이 어떻게 꾸며졌는지를 보는 일이 우선이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듯 현장 투어 때까지 전시장이 완성되면 다행이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도슨트가 되고 두 번째 전시의 현장 투어 때였다. 도슨트로서의 첫 전시는 덕수궁 야외 전시였기에 미술관 내부에서 이뤄지는 전시 해설은 처음이었다. 일반 관람객이었을 땐 접근할 수 없던 미지의 세계,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 준비 중’이라는 안내문과 차단봉의 빨간 벨트를 지나 전시장 안으로 들어간 그 순간의 기분은 아직도 꽤 짜릿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들어가서 본 전시장 내부는 조명이 없어 깜깜했고, 여기저기 자재가 어지럽게 놓이고, 영상 하나와 계단식 구조물만 덩그러니 설치된 상태였다. 이런 경우 ‘이렇게 저렇게 설치될 계획입니다’라는 학예사의 설명과 인쇄된 전시장 도면 자료를 보면서 머릿속에서 상상의 전시장을 만들고 그것에 의지해 스크립트를 써야 한다.
- 해설부 중에서

현장 시연 때는 도슨트가 전시에 녹아든 상태가 아니라서 아무리 열심히 연습했어도 실수할 수밖에 없다. 작품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순서대로 외웠던 문장이 뒤죽박죽 튀어나오거나, 말을 더듬는다거나 하는 등 별별 실수가 다 나온다. 부끄럽고 난감한 건 사실이지만 잘못된 건 아니며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 현장 시연을 실제 해설에 들어가기 전 실수를 많이 해볼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연을 앞두고 동료 도슨트들이 “다 했어요? 준비 잘 되나요?”하고 물으면 우스갯소리로 “시연은 아무말대잔치하는 날이잖아요.”라고 대답한다. 실제 해설에서는 속된 말로 망하면 안 되므로, 내가 망해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바로 현장 시연이라 생각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는다. 물론 시연부터 완벽하게 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수하더라도 괜찮다. 내 실수는 그저 실수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나에게도 각인되어 좀 더 정비할 기회를 준다. 물론 리허설 잘했다고 실전도 다 잘하는 건 아닐 테고, 리허설을 망쳤어도 실전에서 더 잘할 수도 있다. 시연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 아니란 뜻이다. 중요한 것은 실전이고 그 실전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된다.
- 현장 시연에서 말해보기 중에서

꽃 모양의 작품 〈하나〉는 사람이 숨을 쉬는 것처럼 한껏 가슴을 펴듯이 잎들이 뒤로 천천히 펴지면서 환한 불빛이 들어오는 만개한 꽃의 형상이었다가, 서서히 이파리들이 앞으로 모여 뭉치며 불이 꺼지는 동작을 반복했다. 생성과 소멸의 반복을 보여주는 작품 앞에서 나는 ‘팬데믹 시기에 전하는 작가의 애도와 진심 어린 위로’라는 말을 전하며 숨을 참고 해설을 잠깐 멈추어야 했다. 몇 초간의 침묵이었지만 가슴으로 느껴지는, 작품에서 피어나오는 슬픔에 흔들렸다고 할까. 이유와 목적과 무관하게 그 시대를 공유한 사람에게 다가오는 울림이 있었다. (…)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작가의 진심이 내 가슴에 들어올 때, 그 순간이 예술을 감상하며 얻는 소중한 성장의 시간은 아닐까. 물론 지나온 세월과 살아온 환경에 따라 받아들이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위로받고 아픈 마음은 내려두고 회복하는 느낌으로 미술관을 나선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한다. 지난 시절 어디쯤 미술관에서 그런 위안을 얻었던 나의 모습처럼.
- 두근두근 실제 해설 중에서

다양한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한 도슨트 해설도 고민해보자. 미술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화 공간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미술관에서 도슨트 활동을 하면서 미술관 방문부터가 어려운 사회적 약자 계층의 미술 작품 감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졌다. 이어서 정보 약자, 휠체어 사용자,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그들을 위한 도슨트 활동은 어떠한지도 더불어 궁금했다.
이와 관련해서 미술관마다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술관은 전시를 진행하며 작품을 관람하는 장소를 넘어서 교육 무대로서의 역할도 확장하려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 및 고령자,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기 위한 즉 ‘배리어 프리barrier-free(무장애)’ 전시를 지향하고, 전시마다 사회적 약자의 미술관 관람을 위한 교육과 해설 등을 다양하게 안배하는 미술관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해설 중에서

작품과 전시는 결국 관람객이 있어야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가의 작품은 감상자와 마주했을 때 그 의미가 있다. 작가가 작품을 창작한 의도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작품에서 반드시 그것만 알아차리란 법은 없다. 작품의 의미는 관람객의 공감으로 더 확장되고 새롭게 생성되기도 한다. 앞에서 ‘해설 사이에 말줄임표나 띄어쓰기 같은 빈 공간을 마련해두라’라고 한 이유이다.
우리는 자신이 자라고 살아온 맥락 안에서 예술 작품을 바라본다. 원계홍의 그림 〈빨간 건물〉을 보다가 과거에 살았던 한옥집 앞에 있던 작은 쓰레기 소각장과 같은 것을 발견하고는, 엄마에게 혼나고 쫓겨나 소각장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어린 나에게 각인된 푼크툼을 알아차린 순간처럼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낯선 타인을 알아가는 과정이면서 조금씩 ‘나’라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도슨트의 해설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려있어야 한다. 도슨트는 관람객이 나름대로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도록 작은 쪽문을 열어주고, 자신을 비춰주는 거울의 방으로 들여보내는 역할이면 된다. 감상자 스스로 자기 안의 방을 여는 열쇠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도슨트의 해설이 정답일 수 없는 이유다.
- 해설의 마지막 열쇠는 관람객에게 중에서

전시를 빛나게 만들 스크립트 만들기와
관람객에게 손을 건네는 도슨트 해설 노하우

예술 작품과 전시, 미술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이제 관람객은 단순한 미술 작품 관람에만 머무르지 않고 예술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감동과 위안을 받으며 성장하고 싶어 한다. 이에 호응하듯 미술관도 다양한 계층에게 ‘열려있는 미술관’을 목표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관람객에게 작품 이해와 감상을 전달하며 예술의 출발점을 제시하는 도슨트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미술관 전시장에서 작품과 작품 사이를 오가며 해설하는 도슨트는 낯설고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예술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관람객에게 연결한다. 많은 사람이 예술을 즐기고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에 도슨트 활동을 희망하는 지원자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도슨트 해설 시간에 맞춰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수 또한 늘고 있다.
이 책은 미술관 전시에서 최전선에 있는 도슨트의 ‘전시 해설에 관한 스크립트 작성 노하우’를 담았다. 또한 글쓰기에서 말하기로 완성되는 도슨트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도슨트로 활동 중인 저자가 겪은 다양한 사례와 실제로 활용된 전시 스크립트를 통해 도슨트가 일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미술 초보에서 청소년, 장애인, 예술 애호가까지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을 위한 맞춤 스크립트 작성법

전시 스크립트 작성 단계를 간단히 살펴보면, 도슨트는 전시의 공식 오픈 전부터 작가와 작품에 대한 개별 자료 조사 및 스터디, 미술관에서 제공받은 교육과 자료, 학예사와 함께하는 현장 투어를 바탕으로 스크립트의 초안을 잡는다. 이후 에듀케이터와 함께하는 현장 시연을 통해 동선을 잡고 스크립트를 다듬는다. 도슨트는 실제 해설에 들어가기 전까지 자연스럽게 말하기로 연결되는 스크립트를 위해 거듭 수정하며 연습한다. 다음은 두근두근 실제 해설이다.

■ 이 책이 필요한 독자
ㆍ미술관 도슨트 활동을 희망하는 예비 도슨트
ㆍ명료하고 체계적인 스크립트를 작성하고자 하는 도슨트
ㆍ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전시 해설이 궁금한 미술 애호가
ㆍ스크립트 분석을 통해 예술 작품과 전시에 대한 이해를 더 넓히고 싶은 분
ㆍ미술관은 아니지만 여행지의 가이드나 사물·행사 등을 잘 설명하고 싶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ㆍ그 외 콘텐츠를 전달하는 작업의 일선에 있는 분

2017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슨트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30여 개의 전시에서 500시간 이상의 전시 해설 경험을 통해 작성한 스크립트를 예시로 하여 실제 해설의 노하우를 일러준다.
‘전시 스크립트’에 대한 스크립트를 작성하듯 찬찬히 써 내려간 이 책의 특징은 미술관을 찾는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 상황에 맞춰 전시 해설 방법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청소년, 시니어, 중장년 등 연령대에 맞춘 해설과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맞춤 해설 방법이 담겨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일반 관람객을 위한 스크립트가 청소년, 시니어, 중장년, 시청각 장애인 등의 대상에 따라 어떻게 수정되고 말하기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 미술이 낯선 이들을 비롯해 미술관 문턱이 너무나 높다고 느꼈을 사람들에게 작가와 작품, 전시에 관한 감상과 공감을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도슨트의 역할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저자의 진지한 고민이 미술관과 관람객을 연결하는 매개자로서의 도슨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예술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기고 향유하길 바라며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진심으로 도슨트입니다’

예술은 시대와 사람을 외면할 수 없고 어떤 방식으로든 동시대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전시와 작품을 통해 너와 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고 종국에는 같은 시대를 애쓰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진심이 전해져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아픈 마음은 내려두고 회복하는 느낌으로 미술관을 나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도슨트를 희망하는 사람, 도슨트 해설에 참여하는 관람객 모두가 이 책을 통해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인아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5기 도슨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문화역서울284에서 전시 해설사와 공간 투어 가이드로, 2019년부터는 백남준아트센터 20기 도슨트로 활동했고, 2020년 경기도미술관에서 도슨트 교육을 이수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를 중심으로 도슨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일반 관람객, 단체, 청소년, 시각·청각장애인 등 다양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총 30여 개의 전시에서 500시간 이상의 도슨트 경험이 있다. 미술을 모르는 문외한에서 도슨트가 되었기에 미술이 낯선 관람객에게 예술 작품 감상의 길을 터 주는 데 보람을 느끼며 좀 더 쉽고 친숙한 해설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설한 주요 전시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마르셀 뒤샹》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문화역서울284의 《커피 사회》 《개성공단》, 백남준아트센터의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트렌스미션: 너에게 닿기를》 《빅브라더 블록체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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