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의 딸, 달리다
2024년 11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0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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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350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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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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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제주 하도리에 사는 해인이는 엄마도 해녀이고 언니도 아기 상군 해녀이다. 그러나 해인이는 물질을 못한다. 어느 날 바닷가에서 물질을 잘하던 한 해녀의 의문의 시체를 발견한다. 죽은 해녀를 둘러싸고 이웃 해녀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주고받지만 일본 순사는 상군 해녀의 죽음을 자살로 마무리 짓는다. 일본 지정 상인이 들어와 해산물들을 싹쓸이하고, 하도리 해녀들의 해산물을 싼값에 사들여 이득을 취하는 통에 해녀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진 형편이었다. 이런 고달픈 현실에 막막해진 해녀들은 해녀조합 중심으로 저항의 마음이 점점 커지면서 지정 상인과 순사들과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젊은 해녀들은 지속되는 일제의 착취에 대항하기 위해, 야학에 모여 한글을 배우고 서로의 의식을 고취시키면서 해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뭉치기 시작한다. 일제의 장악이 거세지면서 생존권의 위협은 점점 심해진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음을 깨닫고, 세화 장터에 모여 본격적으로 해녀 투쟁을 벌인다. 이에 구좌-성산-우도 지역에서 모여든 수많은 해녀들의 행렬은 드디어 연두망 동산에서 절정을 이루며, 제주 지역의 일제강점기 저항 투쟁의 새 역사를 쓰게 되는 것이다.
불턱의 해녀들 … 17
바다의 풍년을 비는 영등제 … 27
아기 상군 해녀 고지인 … 35
일본 아이 히로토 … 43
야마다 형사 … 55
야학 친구들 … 61
수상한 세 사람 … 69
문주란꽃 … 81
세이코 상 … 89
제주 해녀 부순애 … 97
해녀조합 서기 오재수 … 107
숨바꼭질 … 117
세화 오일장 … 125
배신자의 일기 … 133
연두망 동산 … 139
빨간 도장 … 151
오재남의 진심 … 159
어디로든 멀리 … 167
하도리의 수상한 죽음……(9p.)
바다는 탐스럽게 오른 미역과 파래 떼로 푸릇했다. 하얀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묶은 해인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토끼섬 옆에 작은 고깃배를 띄어놓고 물질하는 해녀들의 테왁만 동동 떠 있었다.
호이이, 호이이.
간간이 해녀들이 바닷속에서 나와 숨 쉬며 내뱉는 숨비소리가 청명한 하늘에 새소리처럼 맑게 울려 퍼졌다. 해녀들은 물질하기 바빠 주변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해인은 마음을 놓고 물에 들어갔다. 차가워서 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곧 물 온도에 적응되었다. 언니 지인은 아기 해녀 중에도 가장 물질을 잘한다. 엄마를 닮은 것이다. 하지만 동생인 해인이는 물질은커녕 물속에서 코를 막고 숨 참는 것도 힘들었다.
불턱의 해녀들……(20p.)
하도리 해녀조합 대표인 우도댁은 전복과 감태를 가지고 지정 상인 하라 상을 만나러 갔다. 하라 상은 일본인의 평균 키보다 조금 큰 편이었고, 가느다란 팔다리에 비해 유난히 배가 볼록 나온 체형이었다. 말할 때마다 언뜻언뜻 보이는 누런 이빨은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었다. 하라 상은 정확한 양을 재는 척 저울에 물건을 달아 장부에 적는 시늉까지 했다. 우도댁은 한 달 전보다 더 많은 전복과 감태를 가져갔지만, 하라 상이 손에 쥐여 준 돈은 턱없이 적었다. 하도리 해녀들이 목숨 걸고 한 달 동안 채취한 해산물이었다.
야학 친구들……(67p.)
“원래 해녀조합은 해녀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거 아닌가요? 그런데 왜 일본인 지정 상인이 저울 눈금을 속이고, 서기인 오재수는 일본인 꼬붕이 되어 해녀들을 물 먹이는 거우과?”
“덕순이가 중요한 질문을 했어요. 그게 우리가 야학하는 목적이기도 해요. 해녀조합이 해녀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오히려 수탈의 도구가 되었어요. 해녀들이 까막눈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말이에요. 성산뿐 아니라 여기 하도에서도 일본 지정 상인이 공공연하게 저울 눈금을 속여 헐값에 해산물을 사들이고 있어요. 글을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해녀조합 서기 오재수……(114p.)
해가 지자 세화항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재남이도 해녀들 틈에 끼어 있었다. 서른 명 정도의 해녀들이 모였다. 대부분 하도 해녀들이었다. 얼굴이 부쩍 핼쑥해진 춘애도 있었다.
세화항에 처음 보는 발동기선이 늠름하게 서 있었다. 야학을 가르치는 선생들이 미리 손을 써 준비해 둔 것이었다.
“자, 겁먹지 말고 힘내자. 우리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야. 바당으로 가야 순사들의 눈을 따돌릴 수 있어. 저 검은 바다가 우리에게 희망의 빛을 열어 줄 거야.”
어둠 속에서 낭낭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숨바꼭질……(119p.)
문도배 선생은 해인의 손에 돌돌 말린 종이를 건네주었다. 해인은 손을 뻗어 종이를 받았다. 그의 말에는 거부할 수 없는 마술 같은 힘이 있었다. 해인이는 마침 엄마가 작년에 만들어 준 갈옷을 입고 있었다. 갈옷 바지 안주머니에 종이를 넣었다.
“너한테 전해 들은 이야기가 해녀들을 결집시키는 데 큰 힘이 되었어.”
“……”
“우도댁 이야기 말이다, 고맙구나. 네가 달리기를 아주 잘한다고 들었다. 오재남에게 되도록 빨리 전해 주렴. 지금 집에 있을 거야. 너의 달리기가 제주의 봄을 맞이하는 데 큰 힘을 실어줄 거야. 서둘러 주렴.”
세화 오일장……(127p.)
하나같이 어깨에 구덕을 메고, 손에는 호미와 빗창이 들려 있었다. 물질할 때 해산물을 따는 도구들이 칼과 방패로 변해 있었다.
해인은 지인을 찾기 위해 공원으로 헉헉거리며 올라갔다. 앞서 온 해녀들이 꽤 모여 있었다. 맨 앞줄에 춘애, 덕순, 희숙이 있었고, 그 옆에 지인이도 서 있었다.
“비 오는 날 잡은 전복도 인정해라!!”
“해녀들의 부당 대우를 눈감아온 구좌 면장 파면하라!!”
“매국노 오재수 서기 파면하라!!”
“조합은 지정 판매를 폐지하라!!”
해인은 지인이 연단에 서서 팔을 높이 들고 구호를 외치는 걸 보니 자랑스럽기도 하면서 덜컥 겁이 났다.
빨간 도장……(153p.)
지인은 해녀들을 달래면서도 목이 터져라 외쳤다. 금방 단결이 되는가 싶었지만, 육지에서 온 특공대의 위협적인 모습에 너댓 살 먹은 남자아이가 울음을 터트렸고, 분위기는 다시 안 좋은 흐름을 탔다. 아이의 손을 잡은 해녀가 뒤를 돌아 줄행랑을 놓자, 자리를 떠나는 해녀들이 점점 늘어났다. 특공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연달아 공포탄을 쏘아댔다. 공포는 전염력이 강했다. 해녀들이 달아나기 시작하자, 순사들은 도망치는 해녀들의 흰 저고리에 닥치는 대로 도장을 찍었다. 눈에 띄는 빨간색이었다. 소중이는 검정색이니 눈에 띄는 흰 저고리에 도장을 찍었다. 시위장은 금방 아수라장이 되었다.
“제주 해녀들을 우습게 보지 마시오!!”
『해녀의 딸, 달리다』는 1931년과 32년 사이에 제주 북동쪽 구좌를 중심으로 이웃 주민들이 함께 벌였던 해녀들의 생존권 투쟁 이야기다. 일본인들의 해상권 장악으로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게 되자, 해녀들이 단결하여 일본 상인과 수탈 세력에게 저항했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해산물의 제값을 받고자 일으켰던 단결 투쟁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운명의 흐름을 타고, 구좌와 성산, 우도 지역에서 천 명 넘게 모이는 항일운동으로까지 확대되었던 특별한 역사적 사실에서 비롯된 소설이다.
작가는 제주가 해녀들의 삶의 본거지라는 것에 비해 여전히 그들의 역사적 삶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와 여성과 해녀’라는 특징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삶이 남긴 역사적 흔적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기회를 만들고자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일본인 지정 상인 제도를 폐지하라!!”
“미성년자와 노인의 조합비를 면제하라!!”
“일본인 악덕 상인과 내통하는 조합 서기를 처벌하라!!”
“비 오는 날 잡은 전복도 제값을 쳐줘라!!”
1930년대 해녀들의 구호의 시작은 먹고 살기 위한 소박한 외침들이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먹고 살기 어려워 외쳤던 그들의 소박한 소망들이 하나둘 모여 거대한 투쟁의 함성이 되었고, 점차 민족적 항거로 번져나가 일제가 휘두르는 식민 지배의 폭력성을 깨뜨리려 했던 것이다. 어깨에 구덕을 멘 해녀들의 물질 도구인 호미와 빗창이 저항의 창과 방패로 변해 보이는 장면에서 자유와 해방의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삶도 역사의 조각 퍼즐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현서 작가는 해녀들의 항일운동 이야기를 쓰면서, 투쟁의 선두에 섰던 해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다. 해녀의 딸이자, 해녀 언니를 둔, 정작 자신은 해녀가 되지 못한, 그러나 해녀들의 삶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는 작은 여자 아이의 시선에서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의 주인공 ‘고해인’은 해녀가 아니에요. ‘해녀 항일운동’을 가까이서 지켜본 하도리에 사는 아이지요. ‘해녀 항일운동’의 거대한 흐름에 조선의 아이로서 큰 역할을 했지요.”에서처럼, 아이를 통해, 아이의 삶도 거대한 역사 흐름 한편에 함께 존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해녀의 딸, 달리다”는 아이의 이야기이고, 해녀의 이야기이고, 역사의 이야기인 것이다.
#하도리 #별방진 #세화 장터 #연두망 동산
‘너의 달리기가 제주의 봄을 맞이하는 데 큰 힘을 실어줄 거야.’
하도리 바다에 사는 해녀의 딸, 해인이는 문주란꽃 향기를 맡으며, 별방진 돌담길을 따라, 달리고 또 달린다.
해인이의 달리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해인이가 달릴 때는 해녀들이 모이고, 해녀들이 일어서고, 해녀들이 함성을 지른다. 해인이의 달리기는, 척박한 섬 제주라는, 한낱 나약한 여자라는, 지배자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무식자라는 비굴의 시간을 넘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는 희망의 해풍이다. 섬의 당당한 주인으로서, 독립 의지로 무장한 전사로서, 역사의 당당한 주체로서, 해녀들이 저항의 동산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동적인 파도인 것이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중에서)
제주 해녀에 대한 글을 쓴다고 했을 때 친구가 물었어요.
“제주 해녀가 왜 중요하지?”
……그때부터 친구의 질문에 작가로서 답을 찾기 시작했어요.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도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제주 해녀가 왜 중요할까요?
……일제강점기에 많은 항일운동이 있었지만, 1년 동안 17,130명의 제주 여자들, 주로 해녀들이 모여 시위를 벌인 일은 ‘제주 해녀 항일운동’이 유일했어요.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한 독립운동이라는 의미에 앞서, 먹고 살기 위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항일 시위였다는 것에도 관심이 갔어요.
일제강점기의 제주 여자의 삶, 특히 해녀들의 삶이 궁금해 몇 년 동안 자료를 모았어요. 남아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상상력을 붙여야 해서 작가로서 고민이 많았어요.
…… 해녀들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 배울 점이 많지만, 일본의 수탈에 넋 놓고 당하지 않고 야학을 배우며 적극적으로 항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주 해녀 항일운동’ 이야기가 널리 널리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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