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을 그리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순간을 담은 크로키와 그 내면의 이야기

연문희 지음

디자인다움 2024년 11월 0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그 순간을 그리다》는 기본적인 크로키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전문서이며, 작품을 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도슨트이자, 예술가로 살아온 한 작가의 여정에 관한 책이다. 따라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려거나,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지난 20여 년간 그린 누드 크로키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를 재료와 시간의 순서대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첫째는 크로키 재료에 대한 에피소드다. 작가는 재료의 특성과 그것을 사용하는 비결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재료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발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둘째는 모델 즉,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가 대상에 초점을 맞춰 대상의 심리를 어떻게 형상으로 표현하는지 밀도 있게 다룬다. 
셋째는 작가의 심상에 관한 것이다. 대상에 작가의 심상을 투영하여 기억을 소환하고 그것을 재해석하면서, 작품을 통해 내적인 치유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한다.  
즉, 크로키를 통해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된 재료에 대한 아카데믹한 설명과 작가가 만난 모델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무의식 세계를 작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은 단순히 물질적인 재료나 대상을 넘어, 심리적 요인이 어떻게 작가의 창작에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를 상세히 서술한다. 또한, 작가는 예술 창작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생소했던 누드 크로키를 더욱 쉽게 이해하고 그것을 실현해 보면서 평상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의 예술세계를 접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목차

PROLOG

화구에 귀 기울이다
모델이 건네는 말
인상의 변주

EPILOG

책 속으로

“크로키 하는 1, 2분 동안의 연필 긋는 소리는 나에게 마법과 같은 자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선을 긋는 순간, 고요와 적막이 흐르면서 먹먹한 긴장감이 내 주변을 맴돈다. 그것도 잠시, 순식간에 소용돌이에 휩싸여 깊은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렇게 그림 그리는 행위에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저 먼 곳에 홀연히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밤새 뒤척이다 부족한 잠에서 눈을 뜨니, 또 다른 새로운 아침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축 늘어진 몸을 추스르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로키 하는 날인데….' 
(중략)
그림을 그리는 나의 원동력은 지각으로 수집된 인상들과 심장으로 전달되어 누적된 이미지들의 억압된 내적 갈등의 폭발과 같은 것이다. 이것들이 현실과 맞닥뜨려져 때론 활기차게 때론 고독하게 작업이 진행된다. 오늘 할 작업은 밤새 누적되었던 사념을 털어내고 숲에서 담아 온 빛과 평온함에 관한 표현일 것이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오랫동안 묵혀 놓았던 작가 노트와 다이어리에 기록된 일상의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서 그 당시의 감정을 글로 옮긴 것이다. 이 책이 누드 크로키를 처음 접하는 이에게는 예술의 영역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누드 크로키를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고민하는 작가에게는 새로운 시각으로,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북돋아 줄 것을 기대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연문희

연문희 (홍익대학교 미술학 박사)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끄적거리며 낙서하는 것을 경험한다. 낙서의 흔적이 작품의 초안이 되는 창작의 초기 행위라면,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로서 자질을 지니고 창작의 준비 단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부터 드로잉을 놀이처럼 즐기다가, 성인이 돼서 누드 크로키를 접하기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한 누드 크로키는 작가가 패션디자이너, 디스플레이어, 일러스트레이터, 페인터 그리고 교육자로서 일하면서도 늘 함께 한 삶의 일부였다. 

작가는 디자인과 미술 분야의 지식을 꾸준히 넓혀갔고, 트렌드를 앞서가면서 다양한 재료와 기법에 대한 연구도 지속했다. 이와 관련된 저서로는 《Fashion Drawing for Artist》 (2005), 《Fashion Illustration for Artist》 (2005), 《The New Guide to Fashion Illustration》 (2016)이 있다. 미술과 디자인을 인문학과 연관지어 발표한 논문으로는 <조선시대 의복의 오방간색에 관한 연구> (2015)와 <자유연상법의 특성이 나타난 현대 패션일러스트레이션의 해석> (2017)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을 그리다》에 130여점의 그림이 추가된 《Life Drawing》 (2020)을 앞서 출간했다.

현재는 글과 그림을 함께 하는 전업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