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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이인우 지음
파람북

2024년 08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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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35.11MB)
ISBN 9791172740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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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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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천년고도의 곳곳을 도보로(가끔은 자전거로) 답사하며 기행문을 채워나가는 교토 리쓰메이칸대학 연구원이 있다. 한겨레신문 기자이기도 한 그가 독자들을 처음 안내하는 장소들은 긴가쿠지(금각사), 가쓰라리큐(일본 황실정원) 등 한국인들에게도 이제 제법 익숙한 교토의 명승들이다. 하지만 점점 현지인들도 잘 모르고 지나치는, 도시 이곳저곳에 숨은 관광 스폿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교토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일본적’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법, 그리고 탐미적인 일본인들도 놓치는 - 그렇지만 한국인이라면 간파할 수 있는 - 미학의 정수로,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저 아득한 시간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전방위 고품격 인문 기행기.

일본 미학의 요점을 보여주는 장소 10곳을 선정한 1부, 예술도시를 낳은 교토의 상공업자와 민중의 생활을 조명한 2부, 교토의 아름다운 정원 12곳들을 화보 형식으로 소개한 3부, 교토를 처음 건설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한반도 도래인들의 흔적을 추적하는 4부, 혐오와 배척을 극복하는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의 우애의 연대기인 5부로 구성. 에필로그는 필자가 교토의 윤동주시비를 찾아가 바치는 감동의 귀향 인사다.
책을 읽기에 앞서 011

1. 정지된 공간을 가로지르다 교토에서 꼭 마주해야 할, 일본적 아름다움의 정수 10선
1. 철학의 길 哲学の道 … 023
떠들썩함 사이 반짝이는 고요함
2. 가쓰라리큐 桂離宮 … 033
교토의 딱 한 곳에서만 멈춘다면
3. 료안지와 다이토쿠지의 가레산스이 龍安寺と大徳寺の枯山水 … 044
현실보다 더 일본적인 세계 속에서
4. 슈가쿠인리큐 修学院離宮 … 055
거닐고 거닐어 대자연의 손바닥 안
5. 시센도 詩仙堂 … 065
정적의 밀도
6. 고에쓰지 光悦寺 … 080
변경에서 중심을 건축하다
7. 겐닌지 建仁寺 … 090
움직이는 그림 앞에 멈춰서는 순간
8. 사가노의 작은 절들嵯峨野の小さい寺 … 104
늦은 교토의 가을이면 더욱 빛나는
9. 오하라 산젠인大原 三千院 … 115
독경 소리에 떠올리는 인연
10. 금각과 은각金閣と銀閣 … 126
엇갈리는 일본의 두 얼굴

2. 삶으로 아로새겨진 거리의 풍경 문화도시 교토를 낳은 민중의 힘, 그 생동하는 활력의 현장 8선
1. 도지 5층탑, 교토역 빌딩에서의 東寺の五重塔, 京都駅ビルでの … 139
랜드마크, 도시의 상징을 잇다
2. 교토의 뒷길 京都の裏道 … 149
도시의 속살, 실핏줄처럼 연결되는
3. 기온 祇園 … 159
도시의 오랜 주인장을 방문하러 나서다
4. 야사카, 후시미이나리, 기타노텐만구 八坂, 伏見稲荷, 北野天満宮 … 170
영험과 영업
5. 가모가와강 鴨川 … 181
역사와 함께 흐른 교토인들의 동반자
6. 고산지, 사이묘지, 진고지 高山寺, 西明寺, 神護寺 … 191
고찰들을 둘러싼 삼나무숲에 흐르는 물소리
7. 비와코소스이 琵琶湖疏水 … 202
공학의 길, 철학의 길을 닦다
8. 유신의 길 維新の道 … 211
혁명의 무대에 오르다

3. 교토명정순례 교토 산책길에서 빠지면 섭섭할, 이름난 교토의 정원 12선
교토 명정 12선 225

4. 인연의 실타래를 되감으면서 신화에서 역사로, 교토의 문을 연 도래인의 발자취 8선
1. 두 가모신사 がも神社 … 247
교토의 시작점으로 거슬러오르다
2. 아오이마쓰리 葵祭 … 257
신의 힘이 저 푸른 야채로부터
3. 우즈마사 太秦 … 265
교토 데이트코스에서 떠올리는 댐 공사의 추억
4. 기후네신사 貴船神社 … 276
돌, 전설과 함께 바다를 건너다
5. 히라노신사 平野神社 … 287
백제 황후의 인연을 따라서
6. 세키잔선원 赤山禅院 … 299
장보고, 해신이 되다
7. 미이데라 신라젠신도 三井寺 新羅善神堂 … 310
사무라이 중의 사무라이, 그 집안 이름에 감춰진 비밀
8. 사라져가는 교토의 신라신사들消えゆく京都の新羅神社 … 319
민중 속으로 들어간 신라인들의 흔적

5. 한국인들의 도시, 교토 거닐기 한국인의 시선으로 완성되는, 교토의 인상적인 장소 5선
1. 조선통신사가 지나간 장소들 朝鮮通信使の京都 … 333
‘덴노도 숨어서 본다’는 행렬을 뒤쫓다
2. 쇼코쿠지, 다이토쿠지 相国寺, 大徳寺 … 344
두 슈분 이야기
3. 만주지, 지온인, 우토로마을 万寿寺, 知恩院, ウトロ … 355
한, 일 연대의 자취를 따라
4. 고려미술관 高麗美術館 … 366
혐한과 반일을 넘어 우정을 모으다
5. 쓰바키데라 椿寺 380
디아스포라에서 우호의 상징이 되기까지

에필로그 389
동주를 기다리며

교토의 벚꽃은 3월 말부터 4월 초순이 절정이다. 일본인들도 교토만큼 벚꽃이 잘 어울리는 도시가 없다고들 한다. 그런 교토에서 봄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하는 게 좋을까.
기행기를 묶어 책을 펴내면서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쌓인, 그 자체로 하나의 ‘인문학’인 교토. 그 천년의 시공간을 거니는 인문 기행을 어디부터 안내하면 좋을까. 필자의 선택은 바로 이곳이다.
_ 철학의 길 | 23페이지

조잔은 한적한 고요를 깨는 소즈 소리를 특별히 좋아했다고 한다. 태양이 작열하는 오후, 완전한 정적을 가르는 단발의 이 소음은 정적을 깬다기보다는 오히려 정적의 밀도를 극도로 높인다.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보라 소리”와 같은 미학이다. 조잔의 노년을 ‘위로’했다는 소즈의 소음은 동시에, 혹시 자신도 모르게 찌꺼기처럼 남아 있을 세속에의 미련을 경계하는 죽비소리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
_ 시센도 | 75페이지

일본 문화는 이때를 계기로 금각 같은 화려미보다는 은각류의 이른바 ‘쓰야케시’(광택을 벗긴 상태)의 소박하고 고졸한 세계를 추구하는 흐름으로 바뀌어갔다고 한다. ‘와비侘び’(간소하며 질박한 멋), ‘사비寂び’(고요하고 한적한 멋) 같은 용어로 대표되는 근세 이후 일본적 미의식의 원류가 바로 은각이었다는 것이다.
_ 금각과 은각 | 133페이지

‘역사문화관광도시’ 교토의 랜드마크는 어디일까? 이방인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교토시 남쪽 시모교구에 있는 교토역과 역광장 앞에 우뚝 선 교토타워가 될 것 같다. 고대에는 이 역할을 도지東寺(동쪽의 절)와 55m 높이의 도지 5층탑이 했을 것이다. 옛날에 오사카와 나라 지방에서 상경하는 사람들은 멀리 5층탑 꼭대기가 아스라이 보이면 ‘교토가 가까웠음’을 알았다고 한다. 거대한 초현대식 건물인 ‘교토에키비루’(교토역 빌딩) 옥상정원에서는 남서쪽으로 이 도지 5층탑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_ 도지 5층탑, 교토역 빌딩에서의 | 139페이지

특히 15세기 중엽 일어난 10년에 걸친 내란인 ‘오닌의 난’으로 교토가 폐허가 되다시피 했을 때 이들은 ‘다치우리’(노점. 오늘날에도 지명으로 남아 있다)를 하며 간신히 삶을 도모하게 되었다. “믿을 건 자신뿐”이게 된 상인들이 동업점포조합인 ‘자’와 자치활동조직인 ‘마치구미’를 조직했다. 이 자와 마치구미를 토대로 형성된 상인계층이 마치슈이다. 이들 마치슈야말로 교토의 실질적 주인이다.
_ 기온 | 160페이지

기타노텐만구는 해마다 2월 매화축제가 열릴 만큼 매화가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오모이노마마라는 꽃말을 가진 품종의 매화나무 가지에 ‘오모이노마마’(생각한 대로)라는 글귀를 매달아 1천 엔(1만 원)에 팔고 있었다. 스가와라의 상징꽃이기도 한 매화 가지에 “생각한 대로 꽃을 피울 것”이란 암시를 담았으니 참으로 기막힌 발상이자 상술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오모이노마마 한 가지를 사들고 경내를 돌며 세상의 모든 청년을 위해 ‘뜻한 대로 이루소서’를 외어주었다.
_ 야사카, 후시미이나리, 기타노텐만구 | 180페이지

그 난젠지 앞에도 교토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가 있다. 난젠지 진입로 한편에 선류船溜(배를 띄우는 물길)와 수로가 보이고 반대쪽은 선류와 연결된 폐철길이다. 고저차 약 36m, 길이 582m의 긴 오르막 철길을 벚나무들이 뒤덮고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 ‘사진발’ 좋기로 이름나 있다. 기모노로 한껏 멋을 내고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 사이로 인클라인(화물차를 끌어올리고 내리기 위해 만든 경사철도)을 걸어 오르면, 꼭대기 부근에 수력발전(옛 게아게발전소)과 정수시설 등이 보이고, 큰 벚나무 아래 한 젊은 청년의 동상이 서 있다.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_ 비와코소스이 | 202페이지

신라계 도래인 정착지였던 우즈마사와 아라시야마, 사가노 일대는 지금도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가 많은 동네로 꼽힌다. 이곳의 일부 동포들 중에는 우즈마사가 “울지마소”란 말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비애가 낳은 억측이지만, 그런 해석을 낳은 데에는 어떤 알 수 없는 이끌림이 있었을 것이다. (…)미륵보살의 미소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하타노카와카쓰를 바라보노라니 천오백 년도 더 전의 어느날 한반도 동부의 한 포구를 떠나 일본 열도의 어느 해안에 도착한 “용감무쌍한” 하타씨들의 설렘 가득한 얼굴이 겹쳐진다.
_ 우즈마사 | 272, 275페이지


시바 료타로는 유년 시절 외가 동네에서 만난 젊은 발굴 학자에게서 “이런 비슷한 것이 조선에서도 나와”라는 말을 듣고 문득 시야가 넓어지는 체험을 했다고 한다. 20대에는 전차부대 소대장으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깊은 자괴를 느끼며 ‘어쩌다 일본이 이런 나라가 되었느냐’
며 통곡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의 소설의 일관된 주제이기도 한 ‘일본인의 원형’으로서 고대 동아시아 문명에 대한 천착,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혐오,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신음하는 자이니치들에 대한 부채감과 연대의식이 그로 하여금 정씨 형제의 ‘무모한 도전’에 기꺼이 동참하게 했을 것이다.
_ 고려미술관 | 373페이지


2022년 봄, 교토에 처음 도착한 날 찾아간 곳이 도시샤대학이었다. 나의 교토생활을 안내해 줄 청년과 만나는 장소였다. 자이니치 3세로 대학에서 한국어를 강의하고 있는 오인제 선생은 반가운 첫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내게 물었다.
“윤동주시비는 다녀오셨나요?”
빨리 숙소로 가서 짐을 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못 갔다고 둘러대자, 그는 곧장 교정의 시비 앞으로 나를 이끌고 갔다. 그렇게 해서 전혀 뜻밖에 윤동주 시인과 그 옆의 정지용 시인에게 맨 먼저 교토 안착의 인사를 드리게 되었다.
(…) 이제 이 교토기행의 발걸음을 멈춰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왜 교토를 떠나는 즈음에 미리 짜놓은 알리바이처럼 새삼 윤동주를 호명하며, 시비 앞에 서서 귀향신고를 하는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내게 교토는 여름의 습기만 빼고 다 좋았으므로. 그래서 생각해 보는 것이지만, 동주는 교토에 다시 돌아가(오)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_ 에필로그 | 391, 396페이지

이 책을 읽을 때 교토의 아름다움은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된다.
_조양욱(전 도쿄특파원·일본문화연구소장)

교토의 골목골목을 거닐고 싶게 만드는 뜻깊은 책.
_권성우(숙명여대 교수·문학평론가)


왜 일본이고 왜 교토인가?
지금의 문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인문 트렌드를 선도하다

코로나가 풀리면서 해외여행객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각광받는 여행지는 일본이다. 2023년 가장 인기 있었던 해외 항공 노선은 1위부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순으로, 일본 여행객의 수가 실로 압도적이다. 이제 목전인 올해 휴가철에도 일본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최상단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일본으로의 여행이 반복되고 익숙해질수록, 초행자를 위한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백화점식의 가이드북으로는 부족해진다. 일본의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그들의 문화가 한국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올수록, 그 ‘해상도를 높이는’ 기행서의 등장은 필연에 가깝다. 더 다양한 관점. 그리고 더 깊이 있는 지식과 체험.
그것들에 대한 독자들의 욕구는 일본기행이라는 테마에 있어 이제 당연하다. 심지어 직접 대한해협을 건너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키는 서재 안 여행객들에게도 그 욕망은 정확히 동일할 것이다.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는 이런 여행객들과, 교양 독자들의 요청에 대한 치밀한 응답이다.

서재에 앉아서 교토의 역사문화는 물론
‘일본인의 내면’까지 심도 깊게 접하다

이 책은 전직 기자이자 현재 교토 리쓰메이칸대학 객원연구원인 이인우 작가의 교토 탐방기다. ‘일본 문화의 정수’, ‘도시 전체가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교토. 이곳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일본의 학문과 예술이 지층처럼 켜켜이 쌓인 일본 문화의 보고다. 일본을, 그리고 일본인을 이해하기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는다.

교토는 서기 794년 간무덴노(천황, 또는 일왕)가 한반도 도래인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천도를 단행(본문 262p)한 이래, 메이지유신 이전까지 천이백 년 동안 일본의 수도였다. 근세에는 상공업이 아주 발달한 세계적인 대도시였다(기온, 본문 159p). 정치적, 경제적 파워를 다른 도시들에게 넘겨준 현재에도, 학술에서만큼은 여전히 도쿄 못지않은 일급이다. 다른 한편으로 교토는 근세에 자이니치(재일교포)들이 많이 정착한 곳(본문 355p)이다. 그에 발맞추어 양심적인 여러 일본인들, 일본의 여러 손꼽히는 지성들과 사회운동가들과 자이니치들의 협력이 지속된 증거가 도시 이곳저곳에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 도시 각지를 기행해온 저자는 교토의 역사, 문화, 예술, 그리고 철학을 이야기하며 독자를 “일본인의 내면”으로 안내한다.

깊이 있는 글과 풍부한 사진,
남들과 다른 교토, 일본, 인문 경험을 하고 싶은 여행객과 독자들의 필독서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일본적 미학을 구성하는 교토의 볼거리들이 등장한다. 우리에게도 관광지로 유명한 금각사(긴가쿠지)나 각양각색의 일본의 사찰들, 또는 교토인들이 애정하는 산책로 등이 그 안에 들어 있다. 2부에서는 교토의 예술문화를 있게 한 물적 기반들을 다룬다. 장사꾼들의 거리와 신사들, 막노동꾼과 거리의 예인들이 활보하던 강변이 그 무대다. 3부는 교토의 아름다운 정원들을 돌아보는 파트다. 4부에서는 교토 건설과 교토 초기 역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한반도 도래인들의 흔적을 추적한다. 5부에서는 교토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일 우호의 기록이다.

매 파트마다 대부분 작가가 찍어 온 고품질 사진들, 미려한 문장들, 그리고 풍부한 역사 지식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교토에 들렀다면 당연히 가봐야 할 명소들이 소개되는 것은 기본이다. 그에 더해 역사·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장소들로도 저자는 독자를 충실히 안내하며, 그에 대한 인문학적 해설을 곁들인다. 남들이 보지 못하고 지나친, 또는 같은 장소를 지나쳐도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최근 시장에 나온 책 중 가장 수준 높은 인문 여행기,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교토 예술·문화·역사 기행’의 결정판

교토나 다른 여행지를 불문하고, 상기한 대로 여행서는 간단하고 다종다양한 정보전달에 치중하고 있거나, 여행지를 유람하는 주관적 감상을 담은, 에세이적 성격이 강한 경우가 대다수다. 교토에 대해서도 다른 많은 양서들이 나와 있지만, 앞서와 같은 점은 동일하다.
유일한 예외라면 유홍준 선생의 교토답사기(전 3권, 요약본 1권, 창비 펴냄) 정도다. 유홍준 선생의 탁월한 저서는 마찬가지로 교토 스폿들을 하나하나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와 비교하면 문화유산 답사와 큐레이팅에 집중한, 예술사 교과서에 가까운 책이다.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역시 역사적이다. 하지만 문화유산과 명소들을 돌아보면서는 예술사적 접근보다 미적 대상의 ‘일본적’ 감상(1부 내용)에 더 치중하며, 따라서 현장감과 함께 예의 ‘일본인의 내면의 세계’를 바라보는 데 중점을 둔다. 교토의 역사는 오히려 경제사와 생활사 쪽에 더 많은 포인트가 놓여 있다. 가령 교토의 인기 관광로 ‘철학의 길’을 낳은 것은 그 옆의 비와코 수력발전소와 발전용 송수로(소스이. 본문 202p)로, 그 두 곳을 아울러 감상해야 마침내 교토, 그리고 일본의 총체적인 모습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요지다.
추천사에서도 지적하다시피, 일본인들은 대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재능이 있는 장인의 민족이다. 가령 일본 가레산스이(돌이나 이끼로 만든, 산과 물이 없는 산수 풍경) 정원의 정밀한 구도와 상징성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일본 정원은 관객과는 소통할지언정, 바깥과는 무대 가림막으로 분리된 장소다(본문 42페이지). 무대 안팎을 모두 살피는 것으로 비로소 일본인들의 물신주의적 성격은 받아들여지는 동시에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일본적 아름다움의 비판적 이해 또는 이해적 비판, 혹은 변증법적 지양이라고나 할까.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에서 출발, 미학을 거쳐 우정의 연대로 향하는 기행기,
한일관계사와 한일우호에 관심이 있는 한·일 양국인들을 위한 편지

책은 한일관계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일본 초기의 신화적 요소들은 도래인들의 일본 정착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암시하고 있다. 가령 고대 일본의 신화적 건국자 가운데 하나인 스사노오노미코토(320p)는 신라계 신이다. 실제로 교토에는 ‘신라계’는 물론 ‘백제계’, ‘고구려계’로 분류할 수 있는 신사들이 그야말로 ‘깔려 있다’. 4부에서 저자는 이제는 한국 지성계에도 제법 알려진 여러 도래계 신사(가령 미나모토노 요시미쓰의 신라선신당, 310p)를 돌아보는 한편, 사라져 가는 여러 한반도 이주인들의 흔적을 세심하게 살핀다.

5부는 한일 연대의 기록이다. 일본의 ‘국민 작가’ 시바 료타로와 ‘고려미술관’의 건립자 정조문 형제의 우정, ‘박정희도 머물렀다’는 조선계 사찰 만주지와 ‘자이니치 철거민’의 투쟁과 승리를 다룬 우토로기념관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교토 2차, 3차 방문을 계획하는 한국인이라면,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장소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 책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점이다. 다들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한국인의 대일관은 분노와 무시를 격하게 오가는 중이다. NO 재팬과 일본여행 붐, 인기 있는 반일과 인기 없는 한일동맹 선언 속에서 한국 국민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독자들에게 일단 교토 정원부터 걸어보자고 권유하며, 은근슬쩍 이런 부분을 넘겨버리는 척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직접 독자들이 갈증의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저자는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일본 여행을 꿈꾸는 이들은 물론, 일본 문화를 알고 싶은 독자, ‘일본’을 알아야겠다고 마음먹은 독자들을 위한 책

책 5부에서 등장하다시피, 일본에는 한일문제에 대해 연대와 우정을 표한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일본의 공식적인 미학은 반역사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물신주의적 성격이 강하지만, 일본의 여러 예술작품들을 보면 한국인들 못지 않게, 아니 그것을 능가할 수준의 역사성에 대한 통찰과 반성적 사고를 체험할 수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무슨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지만, 그 자체로 정치적 입장을 초월한 정치적 입장이 된다고 정의할 수 있다. 실은 한국인들 역시 비슷하게 체감하고 있지 않을까. 분명하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일본에 대한 더 심도 깊은 이해가 없이는 우리에게 친일본이건 반일본이건 불완전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왜 일본 인문기행인가, 왜 꼭 교토인가에 대한 궁극적인 대답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본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먹은 정치인들, 기업가들, 교양 지식인들, 특히 학생들에게 더없이 추천하는 책이다. 물론 그저 글을 읽고 사진을 구경하는, 관람객의 심정으로 페이지를 넘겨도 즐거움이 덜하지는 않다. 교토 트레킹을 꿈꾸는 여행자들의 가이드로도 제격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인우

전 신문기자.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해 정년을 마쳤다. 현재 일본 교토 리쓰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静) 기념 동양문자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이다. 한반도와 일본열도로 이뤄진 환동해(環東海) 지대의 언어와 문명의 기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책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도 그 연장선 위에서 쓴 역사·문화 답사기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한겨레 10년의 이야기』(공저, 1998),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2016), 『음식천국 노회찬』(2021) 등이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뒤에는 ‘노을공원시민모임’(노고시모) 활동가로 쓰레기산이었던 난지도가 다양한 식물과 동물들이 살아가는 자연으로 복원되는 데 미력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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