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
2024년 10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0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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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429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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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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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에서 작가는 다소 기괴하고 기이한 소재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시종일관 무서움과 그로테스크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간다. 그 놀라운 역량은 신체 변형을 테마로 한 공포 소설이 다수 포함된 이 책을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드는 데서 드러난다. 끝없이 질주하는 무한한 상상력은 다양한 생각에 잠길 기회를 제공하고, 누구라도 인간성과 사랑의 의미에 관해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든다.
특히 이번 한국어판은 작품 속 요소들을 조화롭게 담아낸 버터컵 이수진 작가의 3D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세련된 만듦새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새로운 사변 문학의 전조를 나타낸다는 평과 함께 일찍이 작품성을 입증한 이 매력적인 데뷔 단편집의 특징은 주로 불안, 공포, 괴상함, 쓸쓸함, 초조함 등이지만, 독자들이 무엇보다 많이 느끼고 생각할 단어는 바로 ‘재미있음’일 것이다.
지구상 마지막 여인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
공허 아내
대피소
마룻바닥 위의 머리
타호 호수
뼈 병동
암사슴의 눈
그 집의 박동하는 심장
걸 포인트의 축소 모형
몽유병자와 데이트하기
촉촉한 집
칠면조 게임
빅서
감사의 말
첫 문장
나는 스스로를 위험에 몰아넣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마지막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나는 잠시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이 말은 내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몇 년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운명의 수레바퀴를 내 손으로 직접 돌리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생 데이트를 하지 않거나 블롯에게 당할 위험을 감수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어떤 선택이든 위험이 뒤따랐지만. _20p
남자는 자신의 쇼를 봐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예전 여인의 쇼보다 훨씬 훌륭했다. 그는 60년 전에 자신만의 토크쇼를 가졌어야 했다. 그런데 지구상 마지막 여인이 토크쇼를 맡았다.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여자라는 단순한 이유로 말이다. 지구상 마지막 남자는 가슴속에 원한을 품고 죽었다. _69p
공허가 정확히 같은 속도로 그녀의 좌우 공간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엘리스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로버트였던 푸르스름한 타원형 빛을 앞에 두고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로 무한한 흰색 평원으로 옮겨지기 직전, 그녀가 육체로 존재하던 마지막 순간에, 엘리스는 사라지는 그의 얼굴을 보며 자그마한 기쁨을 느꼈다. _92~93p
때때로 브랜던을 바라보며 그의 내면에 어떤 근본적이고 압도적인 슬픔이 있기에 마룻바닥에서 머리가 자라나는 동안 나와 여기에 머물기로 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러니까, 그가 떠나버리면 안 되니까. _140p
나는 내 장치로 기어올라 갔다. 하지만 내 뼈가 부드러워지려면 몇 시간은 더 있어야 했다. 윌 박사는 내가 더 이상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때로는 뼈가 완전히 사라지는 느낌이 그리웠다. 그 순간에는 나름의 환희가 있었다. 강제된 항복, 갑작스러운 결핍. 바닥이 꺼지고, 공기와 빛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감각. _171p
남편이 숲에서 총에 맞으려 하는 내 모습을 본다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 당장 숲에서 꺼지라고 하겠지.
사냥꾼 부자는 이제 나를 등지고 있다. 나는 사슴이 내는 소리처럼 들리게 나뭇잎을 바스락거렸지만, 그들은 너무 멀리 있어 듣지 못했다. 포기하고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왔다. 실망과 안도를 동시에 느끼면서. _210p
넝마처럼 되어 찬장 밖으로 굴러떨어졌어도, 심장은 계속해서 박동했다. 우리의 뼈가 가루가 되어 마당으로 배설된 뒤에도, 심장은 계속해서 박동했다. 땅이 녹고 우리의 뼛가루가 흙을 비옥하게 해 잡초가 사람 어깨높이까지 자라는 동안에도, 심장은 계속해서 박동했다. 천천히 집은 스스로 치유되었고 8월이 되자 가을 학기에 딱 맞춰 새로운 세입자를 받을 준비를 마쳤다. _231p
우리는 그날 하루 종일 나무 상자를 만들어 침대와 웜 홀을 집어넣었다. 상자를 만들다가 연장 하나와 나무판자 하나를 웜 홀에 떨어뜨렸다. 나는 상상했다. 그 물건들이 어느 평행 우주에서 튀어나와 그 우주 속 나 자신에게 유용하게 쓰일지도 모른다고. 그 다른 평행 우주의 나는 나와 비슷하지만 더 나은 존재일 것이다. _262p
칼은 집이 다시 콧노래를 부르도록 부드럽게 어루만졌고 함께 콧노래를 불렀다. 둘이 같이 타티아나의 애원하는 목소리를 물리쳤다. 동틀 무렵에는 정신이 혼미하고 목이 칼칼했다. 촉촉한 황홀경에서 벗어난 칼은 타티아나의 목소리가 멈춘 것을 알아차렸다. 문을 열고 나가 폐에 회색빛 안개를 한가득 들이마셨다. 타티아나의 유령을 생각했다. 이제 그녀는 사라졌고, 그는 자유로웠다. _298p
메그는 머릿속에서 렌터카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러나 로저의 웃는 얼굴을 보며 그가 그들을 그런 결말로 이끌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 로저가 그녀를 해치는 방식은 한 가지뿐이며, 그 방법은 이미 그를 설계할 때 세포 수준에서 짜여 있었다. 그 밖의 다른 일은 모두 어쩔 수 없는 운명이고, 운전자와 관계없이 닥칠 수 있는 비극일 뿐이었다. _371p
★ 훌루 드라마 시리즈 제작 예정 ★
현대사회의 거칠고 상냥한 광기가 폭발한다!
뼈가 녹는 병, 마룻바닥에서 자라나는 머리,
행성을 집어삼키는 공허, 데이트 앱 사기에 이용되는 인조인간…
〈블랙 미러〉 〈러브, 데스 + 로봇〉 시리즈를 이을
문제적 · 환상적 SF 스토리 컬렉션!
출간 즉시 ‘환상 문학의 미래’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미국 문단과 유수의 해외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작가 케이트 포크의 첫 소설집이 모모에서 출간되었다.
지구상 마지막 여인이 된 유치원 교사, 극악의 보습 수준을 요구하는 까탈스러운 집, 사냥철 사슴처럼 총에 맞길 원하는 여성…. 전부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에 등장하는 외롭고 괴이한 존재들이다. 단편 〈저 너머에〉가 잡지 〈뉴요커〉에 실리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가 케이트 포크는 놀라운 재능으로 〈뉴욕 타임스〉, 〈맥스위니〉, 〈원 스토리〉 등 유명 언론 매체에 차례로 글을 발표하며 단숨에 미국 SF계의 주목받는 신예 작가로 발돋움했다. 그중 열다섯 편을 엄선해 엮은 기념비적 데뷔작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은 출간 후 동료 작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고, 미국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카프카와 카뮈, 브래드버리가 〈블랙 미러〉의 에피소드를 쓴다면 바로 이 책과 같을 것. 놀랍도록 삐딱하고 소름 끼치게 웃기다.” _이창래(《타국에서의 일 년》의 저자)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에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대표적인 SF 옴니버스 시리즈 〈블랙 미러〉, 〈러브, 데스 + 로봇〉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독특하고 불가사의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작가는 풍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악몽에나 나올 법한 디스토피아를 절묘하고 세밀하게 연출한다.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보편의 인물들은 작가가 치밀하게 설계한 공포와 유머의 세계에서 짜릿할 만큼 이상한 상황을 마주하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그때까지 동원된 모든 감각은 어디서도 느끼지 못한 특별한 감정이 되어 다가온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이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컬렉션에는 현대사회의 거칠고 상냥한 광기가 예언의 형태로 서려 있다.
“이런 불확실성이야말로 존재의 본질이었다”
마술적 사실주의와 공상 과학, 그 이면의 허무와 부조리
내면의 두려움과 욕망을 거울처럼 비추다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에서 두려움과 욕망은 물리적이고 실체적인 현상으로 표현된다. 〈대피소〉에서 리스는 지하실에 집착하는 것을 넘어 현실 도피를 위한 요새 삼아 스스로를 가둬버리고, 〈몽유병자와 데이트하기〉의 ‘나’는 자면서 말 그대로 온갖 것을 침대로 가져오는 남자 친구와 관계를 유지하기로 한다. 〈걸 포인트의 축소 모형〉에는 파괴되어 사라지는 도시 첨탑에 홀로 남길 택한 예술가가 등장하며, 〈칠면조 게임〉에서는 서로에게 가한 고통의 기발함을 기준으로 우승을 겨루는 가족이 외부인을 맞이한다.
이 책에서 신체 일부나 집, 평행 우주는 인물들의 자기 소외를 시각적으로 표출한다. 형체가 되어 나타난 불안한 예감은 실존적 고민으로 이어지고 비틀린 삶 속 허무와 부조리를 가시화한다. 이는 빛바랜 관계를 놓지 못하고 내적, 외적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는 인간 공통의 정서를 건드린다. 소통의 부재로 이해받지 못하는 주인공들이 느끼는 혼란은 신체에 머물지 않고 주변을 상징하는 집으로, 나아가 전 지구적인 규모로 확대되며 공감을 자아낸다. 작가는 특유의 장르에 한정되지 않은 이야기 구성과 섬뜩할 정도의 선견지명으로 우리의 잠재의식 속 어둠과 그늘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이 책은 ‘공허를 마주 보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생각의 끌림을 따라가는 요즘 작가
케이트 포크가 제시한 해답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기’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고독과 외로움 사이 거리에 관한 것이다.” _뉴욕 타임스 북 리뷰
〈공허 아내〉에서 엘리스는 지구를 덮친 공허를 영원으로 향하는 입구라 믿는 사람들의 생각에 저항한다. 죽음은 죽음일 뿐 최후에 닿아 있던 이와 천국에 간다는 건 어리석은 믿음이라 여기면서도 일말의 가능성을 의심하다 끝내 누군가를 피하려 전력으로 질주한다. 아름다운 생물 유기체 휴머노이드 로봇이 신원 사기를 저지르는 세계관을 공유하는 〈저 너머에〉와 〈빅서〉 역시 공허를 마주 보려는 인간과 로봇의 데이트 풍경이 그려진다. 작가는 고독과 외로움 사이 공허를 채우는 방식에 정답은 없지만, 팬데믹과 같이 삶의 대부분을 통제할 수 없는 우리의 한계를 인식하고 무력함을 일부 받아들이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은 기술과 욕망을 주제로 인간 경험의 한 측면을 극단까지 확장해 독자로 하여금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도록 유도한다. 답하기 힘든 밸런스 게임처럼 개개인이 직면한 난감함 속 따라올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공허는 세상을 조금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재치와 감동은 물론 틀을 깨는 신선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창조한 작가 케이트 포크의 첫 책에서 독자는 SF의 새로운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작가 겸 예술가, 대학 영어 강사, 그리고 잡지 〈조이랜드〉의 편집자. 데뷔와 동시에 미국 문단에 커다란 충격을 안기며 ‘작가들이 먼저 알아본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첫 책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Out There》으로 2022년 봄,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뽑은 주목해야 할 작가에 선정되었다. 이후 발표하는 단편소설과 에세이마다 〈뉴요커〉, 〈뉴욕 타임스〉, 〈맥스위니〉, 〈원 스토리〉, 〈그란타〉, 〈지바〉 등 유수의 언론과 잡지에 앞다투어 실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은 작가가 그동안 쓴 글을 엮은 SF 단편집으로, 캘리포니아 북 어워드 파이널리스트, 〈시카고 리뷰 오브 북스〉와 〈커커스 리뷰〉 올해의 책에 선정된 기념비적인 데뷔작이다. 위험하고 매력적인 열다섯 편의 이야기에 장르에 한정되지 않는 과감한 구성을 더해 현대사회의 거칠고 상냥한 광기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작가는 현재 훌루Hulu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방영 예정인 수록작 〈저 너머에〉와 〈빅서〉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하는 한편, 첫 장편소설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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