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블랙박스를 요청합니다
2024년 10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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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4246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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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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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의 머리에 블랙박스가 이식된 미래,
더 이상 죽음에 남겨진 의문도, 밝히지 못할 비밀도 없다.
하지만 그 안에 숨은 더 깊은 의문과 비밀의 정체!
멀지 않은 미래, 가파르게 증가하는 고독사와 의문사 문제로 골치를 앓던 정부는 [더 블랙]이라는 뇌과학연구소와 손잡고 사람의 뇌에 블랙박스를 이식하는 놀라운 기술을 개발한다. 2050년에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전 국민의 뇌에 블랙박스를 이식하는 ‘휴먼 블랙박스 프로젝트’가 실시되었다. 덕분에 죽은 사람의 마지막 영상을 이용한 수사가 가능해지면서 미제사건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안전을 담보로 감시받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은 더 이상 사생활 침해나 정보 오용의 위험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되었고, 모두가 머리에 블랙박스를 달고 사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어느 날 사망자의 마지막 영상을 확인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고, ‘별난 경찰’ 큰별은 이례적인 상황이 수상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리고 블랙박스 이식 기술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더 블랙] 본사에서 또 다른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데…….
직접 발로 뛰며 범인을 추적하는 ‘진짜 경찰’이 되고 싶은 형사 큰별과 ‘죽이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작가 지망생 은하는 사건의 전말을 밝히겠다는 목표 아래 공조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이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점점 더 믿기 힘든 음모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사람들의 머리에 이식된 블랙박스는 안전한 유토피아 사회의 출발점일까, 인간의 삶이 기록되고 통제되는 ‘빅브라더’ 시대의 청사진일까? 현대사회의 문제와 기술의 발전을 흥미롭게 엮어낸 스토리와 흥미진진한 서스펜스가 읽는 즐거움과 더불어 생각할 거리를 선사한다. 과연 우리 앞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 것인가?
블랙박스
은하 이야기
의심
건강검진
참고인 조사
큰별 이야기
공조 1
공조 2
확신
고백
더 블랙
BBB
확인
No signal
마지막 사람
완벽한 증거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작가의 말
추천의 글
연구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블랙박스 홍보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법정에서 증거 자료로 블랙박스 영상이 상영되는 장면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피의자와 방청석에서 손을 꼭 쥔 피해자 가족의 모습이 교차하여 등장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블랙박스의 슬로건이 나타났다. “블랙박스는 세상의 모든 거짓으로부터 소중한 진실을 지켜줍니다!”
22층에 위치한 연구소는 언제나처럼 분주했고, 분위기도 평상시와 같았다. 큰별은 연구소의 안내데스크에 위치한 모니터로 다가가 마치 키오스크 주문이라도 하듯 무심하게 시신의 신원을 입력했다. 평소라면 5분 이내에 연구원이 블랙박스 영상 파일을 가지고 나타나 시신의 사망 원인을 설명해줄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들고 간 커피가 다 식도록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 15쪽, ‘블랙박스’ 중에서
“방금 다녀온 사건 있잖아. 서초동 오피스텔 건.”
두꺼운 뿔테 안경을 벗고 두 눈을 찡그린 채 손으로 비비면서 팀장이 말했다. 무언가 어려운 이야기를 시작할 때마다 나오는 팀장의 습관이었다. 내키지 않는, 그렇지만 위에서 떨어진 일을 시키긴 시켜야 할 때 나오는 표정이었다.
“[더 블랙]에서 공문이 하나 올 거야. 보고서에 블랙박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고, 공문만 첨부해서 단순 심장마비로 빨리 종결해라.”
“네? 그게 벌써 연락이 왔어요? 30분도 안 지났는데요? [더 블랙]은 포기가 빠르네요? 그런데 블랙박스 오류 관련해서는 써줘야 하지 않을까요? 연구소장도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고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팀장은 갑자기 화를 내며 큰별의 말을 잘랐다.- 22쪽, ‘블랙박스’ 중에서
“선배, 특이점은 없어요. 다행히 타살 흔적 같은 건 없네요. 일찍 퇴근할 수 있겠어요.”
먼저 도착해서 시신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훈직이 기계적으로 홍채 인식기와 지문 인식기를 이용해서 신원 확인을 하며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시신은 마치 소파에 앉아 잠을 자는 것처럼 보였다.
“윤현태. 35세. 전략기획실 실장이에요. 이번 주에 건강검진을 받았고, 심장질환 진단을 받은 기록이 있는 것을 보니 심장마비인 것 같아요. 요즘 심장병이 유행인가?”
‘또 심장마비라고?’
큰별은 섬뜩한 느낌에 머리카락이 서는 것 같았다.- 46쪽, ‘의심’ 중에서
은하의 동공이 흔들리고, 테이블 아래에 있는 손이 떨리는 것을 본 큰별은 은하에게 무심히 물 잔을 건넸다. 큰별은 은하가 물을 다 마신 후에야 다시 말을 시작했다.
“본인의 사무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더 블랙]과 국과수의 소견으로는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입니다. 그런데 혹시 임은하 씨는 윤현태 씨와 관계가 어떻게 되시죠?”
“관계요? 무슨 사이인지도 모르면서 저를 찾아오신 건가요? 사인이 심장마비라면서요? 혹시 무슨 다른 일이 있는 건가요?”
첫 질문이 현태와의 관계를 묻는 것이라니. 은하는 의아했다. 무슨 관계인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도대체 무엇을 물어보러 왔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76쪽, ‘참고인 조사’ 중에서
“경찰이나 국과수나 모두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야. 진실을 찾는 방법은 너무도 많겠지. 우리가 좋아하는 고전 영화에서는 발로 뛰어야 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럴 필요가 없을 뿐이야. 진실을 찾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것들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생각해. 그게 발로 뛰는 것이든 컴퓨터 앞에서 클릭을 하는 것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눈앞에 증거가 있어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순간 진실은 묻히고 마는 거야.”
신우택은 큰별에게 선배로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식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주었고, 큰별은 그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 93쪽, ‘큰별 이야기’ 중에서
“윤현태 씨의 통신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봤어요. 업무상의 연락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전화 통화 외의 문자나 메신저 등의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일반적인 연인들의 대화 내용도 많더군요. 6개월 정도 사귄 사이로 보이고, 사이는 좋았던 것 같아요.”
큰별은 윤현태와 양민아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은하 눈치를 봤다. 은하의 표정이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현태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마지막 통신 기록이 조금 의심스러운데, 양민아 씨가 보고한 내용에 대해서 윤현태 씨가 ‘그냥 모르는 척하라’고 비밀 메시지를 보낸 내용이 있었어요. 만약 윤현태 씨의 죽음에 정말 무언가 있는 것이라면, 모르는 척해야만 하는 무언가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양민아 씨도 무언가 알고 있다는 말이네요.”
- 108쪽, ‘공조1’ 중에서
★★★★★ 장진 감독 강력 추천 ★★★★★
“당신의 모든 순간이 기록되고 있다. 마지막 죽음까지!”
더 이상 죽음이 고독한 것도, 의문스러운 것도 아니게 된 세계,
사람들의 머리에 심어진 블랙박스는 안전장치일까, 감시도구일까?
인구 노령화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고독사와 의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은 사람들의 시각 정보를 있는 그대로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즉, 자신이 자기 죽음의 증인이자 CCTV가 되는 것. 국가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원해 연구를 계속한 결과, [더 블랙]이라는 뇌과학연구소에서 인간의 머리에 이식할 수 있는 블랙박스 장치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한다. 1밀리미터보다 작은 기계에 한 사람이 평생 접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이었다. 그리고 2050년, 마침내 전 국민의 뇌에 블랙박스를 이식하는 ‘휴먼 블랙박스 프로젝트’가 실행된다. 이로써 경찰은 사망 사건 피해자나 목격자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신속한 수사가 가능해졌고, 목격자를 찾지 못해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도 점차 사라졌다. 사람들은 안전한 일상과 명확한 죽음을 위해 자신의 정보를 자발적으로 내놓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없는 평화로운 세상. 하지만 어느 날 이 세계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한다.
사망 사건 현장을 찾은 강력반 형사 큰별은 여느 때처럼 [더 블랙] 연구소에 블랙박스 영상 추출을 요청한다. 평소라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일이지만, 이날 큰별은 블랙박스 영상을 받지 못했다. 단순 기계 오류이고 사인은 평범한 심장마비라는 답변에도 큰별은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 없고, 며칠 후 [더 블랙] 본사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에서 또 다시 영상을 줄 수 없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 큰별은 피해자 윤현태의 주변인을 조사하다가 예전 연인이었던 은하와 만나게 된다. 자신의 직감을 믿고 사건을 파헤치려는 ‘별난 형사’ 큰별과 옛 연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려는 ‘작가 지망생’ 은하는 함께 자신들만의 수사를 계속해나간다.
두 사람이 현태의 여자 친구 양민아를 만나게 되면서 사건은 더욱 빠르게 흘러간다. 큰별과 은하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양민아 역시 목숨을 잃게 되고, 마침내 두 사람이 베일을 걷고 마주하게 된 진실은 세상을 발칵 뒤집을 만한 것이었다. 과연 그들은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고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들의 원통함을 풀어줄 수 있을까?
“과도한 상상, 있을법한 설정, 속도감 있는 전개!”
현대사회의 문제와 발생 가능한 미래를 교묘히 엮어낸
깔끔한 스토리라인과 입체적인 캐릭터, 현실적인 상상력
작가가 그려낸 미래의 모습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가 가속화되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그 중 한 가지는 믿을 만한 ‘목격자’와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워 ‘미제사건’이 다수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도 종종 듣게 되는 미제사건의 현실이다. 작가는 정체된 도로 위에서 ‘지금 내가 보고 듣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남겨진 가족들이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기묘한 상상에서 처음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떤 사건의 피해자가 보고 들은 것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면 낮은 화질과 음질의 CCTV 영상을 보는 것보다, 혹은 믿을 수 없는 목력자의 증언을 듣는 것보다 좀 더 쉽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칙한 상상. 오늘날 AI 기술의 가공할 만한 발전 속도를 보고 있노라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과도한 상상도 있고, 있을법한 설정도 버무려지며 작가의 상상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우리를 활자경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는 장진 감독의 찬사처럼, 작가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설정 아래 기묘한 살인 사건과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줄다리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읽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이 작품은 미래의 이야기 속에 현실을 투영해 보여준다는 문학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이야기가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독자들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느끼는 동시에 우리가 직면하게 될 언제가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자신만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묘미를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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