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묻힌 거리
2024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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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323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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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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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활동에서는 주로 단편소설, 평론, 풍자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였고, 인간의 고뇌와 사랑, 그리고 사회의 부조리를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묘사했다. 또한, 순수문학 운동을 주도하며 한국 현대문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김동인은 일제강점기라는 어려운 시기 속에서도 예술적 정체성을 지키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란의 거리
광화사
대탕지 아주머니
오학동(五鶴洞)은 이씨촌(李氏村)이었었다.
한 삼백 년 전에 이씨의 한 집안이 무룡(舞龍)재를 넘어서 이곳으로 와서 살림을 시작한 것이 이 오학동의 시작이었다. 조상의 뼈를 좋은 곳에 묻어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삼백 년 뒤 그때의 그 조상부터 십 오륙대가 내려온 지금에는 거기는 커다란 동리를 이루고 호구 일백 사십여 호 사람의 수효 육칠백 명 항렬로 캐어서 어린아이의 고조부로 비롯하여 늙은 고손까지 촌수로는 이십 육칠 촌까지의 순전한 이씨와 그의 안해들로써 커다란 말을 이루었다.
오학동의 동쪽에는 무룡(舞龍)재라는 매우 가파로운 묏견이 있었다. 서편으로는 말령[馬嶺]이라는 역시 가파로운 묏견이 있었다. 그 무룡재와 말령은 오학동에서 오 리쯤 남쪽에 가서 겨우 작은 개천이 하나 흐를 이만치 벌어지고 오 리쯤 북으로 가서는 서로 합하여서 만약 하늘에서 그곳을 내려다 볼 것 같으면 그것은 마치 묏마루에 있는 한 구렁텅이와 같았다. 그러므로 세상에서는 오학동과 그 근방 일대 -무룡재와 말령에 둘러싸인- 를 가리켜 ○○골이라 하였다. 여자의 생식기를 따서 붙인 그 골짜기의 이름은 모양으로 보아서 그럴듯하였다.
--- “잡초” 중에서
인왕(仁王)
바위 위에 잔솔이 서고 잔솔 아래는 이끼가 빛을 자랑한다.
굽어보니 바위 아래는 몇 포기 난초가 노란 꽃을 벌리고 있다. 바위에 부딪치는 잔바람에 너울거리는 난초잎.
여(余)는 허리를 굽히고 스틱으로 아래를 휘저어보았다. 그러나 아직 난초에는 4,5축의 거리가 있다. 눈을 옮기면 계곡.
전면이 소나무의 잎으로 덮인 계곡이다. 틈틈이는 철색(鐵色)의 바위로 보이기는 하나, 나무밑의 땅은 볼 길이 없다. 만약 여로서 그 자리에 한 번 넘어지면 소나무의 잎 위로 굴러서 저편 어디인지 모를 골짜기까지 떨어질 듯하다.
여의 등뒤에도 2, 3장(丈)이 넘는 바위다. 그 바위에 올라서면 무학(舞鶴)재로 통한 커다란 골짜기가 나타날 것이다. 여의 발아래도 장여(丈餘)의 바위다. 아래는 몇포기 난초, 또 그 아래는 두세 그루의 잔솔, 바위 아래로부터는 가파른 계곡이다.
--- “광화사”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김동인
소설가. 1900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났다.
1919년 문학동인지인 「창조」를 발간하였다. 창간호에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였다.
1025년 「감자」, 「명문」, 「시골 황서방」를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품으로는 「감자」, 「광화사」, 「배따라기」, 「반역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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