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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에서 37
이상 지음
문학일독

2024년 11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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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69MB)
ISBN 979117323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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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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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문학에서 내면 세계와 현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작품의 핵심적인 테마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는 급변하는 도시 환경과 사회적 불안을 탐구하는 서사를 통해 그의 작품을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를 드러낸다. 이상의 인물들은 자아의 분열과 존재의 모순을 경험하며, 이는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그들의 심리적 갈등은 개인적 고뇌와 사회적 압박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상의 많은 작품에서 인간의 고독과 불확실성, 그리고 현대적 삶의 복잡성에 대한 깊은 탐구가 나타난다. 그는 도시와 인간의 소외, 그리고 존재론적 질문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상의 문체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이며, 그의 작품을 독특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파격적인 언어와 추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작품에 강렬한 감각과 미학적 깊이를 더한다.
지팽이 역사
어리석은 석반
휴업과 사정
조춘점묘

아침에 깨이기는 일찍 깨었다는 증거로 닭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또 생각하면 여관으로 돌아오기를 닭이 울기 시작한 후에 참 또 생각하면 그 밤중에 달도 없고 한 시골길을 닷마장이나 되는 읍내에서 어떻게 걸어서 돌아왔는지 술을 먹어서 하나도 생각이 안나지만 둘이 걸어오면서 S가 코를 곤 것은 기억합니다.

여관 주인아주머니가 아주 듣기싫은 여자목소리로 '김상! 오정이 지났는데 무슨 잠이요 어서 일어나요' 그리는 바람에 일어나보니까 잠은 한잠도 못잔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까 아홉시 반이니까 오정이란 말은 여관 주인아주머니 외누리가 틀림없읍니다.

곁에서 자던 S는 벌써 담배로 꽁다리 네개를 만들어 놓고 어디로 나갔는지 없고 내가 늘 흉보는 S의 인생관을 꾸려넣어가지고 다니는 것 같은 참 궁상스러운 가방이 쭈굴쭈굴하게 놓여 있고 그 속에는 S의 저서(著書)가 들어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 “지팽이 역사” 중에서

만복(滿腹)의 상태는 거의 고통에 가깝다. 나는 마늘과 닭고기를 먹었다. 또 어디까지나 사람을 무시하는 후쿠진쓰케(福神漬[복신지])와 지우개 고무같은 두부와 고춧가루가 들어 있지 않는 뎃도마수 같은 배추 조린 것과 짜다는 것 이외 아무 미각도 느낄 수 없는 숙란(熟卵)을 먹었다. 모든 반찬이 짜기만 하다. 이것은 이미 여러 가지 외형을 한 소금의 유족(類族)에 지나지 않는다. 이건 바로 생명을 유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완전한 쾌적 행위이다. 나는 이런 식사를 이젠 벌써 존경지념(尊敬之念)까지 품고서 대하는 것이다.

이 지방에 온 후, 아직 한 번도 담배를 피지 않았다. 장지(長指)의, 저 러시아 빵의 등허리 같은 기름진 반문(斑紋)은 벌써 사라져 자취도 없다. 나는 약간 남은 기름기를 다른 편 손의 손톱으로 긁어 버리면서, 난 담배는 피지 않습니다 하고 즉답할 때의 기쁨을, 내심으로 상상하며 혼자 유쾌했던 것이다. 요즘 나의 머리는 오로지 명료하다고 말할 수 없으나 적어도 담배 연기만을 제외한 명료만은 획득하고 있음을 자부한다. 물론 나는 단 한 번도 내 두뇌를 시험해 본 일이 없으므로 분명한 것은 알 수 없다.
--- “어리석은 석반”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상

시인이자 소설가.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이다.
1910년에 태어나 1912년 아들이 없던 백부의 집에 장손으로 입양되었고, 백부의 교육열에 힘입어 신명학교, 보성고등보통학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마쳤다.
이상은 예술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천재’다.
천재작가 이상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난해한 삶을 살았다.
그의 소설로는 「날개」, 「지주회시(蜘蛛會豕)」, 「동해(童骸)」, 「봉별기(逢別記)」, 「종생기(終生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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