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기적일 예정(1권)

서봄 자전소설

서봄 지음

페스트북 2024년 10월 2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아직도 비장애인인 당신에게 30년지기 장애인 선배가 들려주는 달콤쌉싸름한 이야기

이 사회에서 장애인은 마이너리그에도 낄 수 없는 하위 끝 언저리쯤에 있는 듯하다. 분명 우리 주변 어딘가에 살아 숨쉬고 있건만, 생명력 잃은 존재 가치는 지워지거나 사라져간다. 어쩌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온갖 시선들은 장애인을 동정과 혐오의 대상으로 진즉 낙인찍어버렸다. 아는가? 하지만 이들은 삶도, 사랑도, 심지어 거침없는 성(姓)도 비교를 거부하며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
서봄 작가는 우연한 계기로 전신마비 장애인을 만나게 된다. 아직은 비장애인이라고 소개하는 저자는, 누구에게나 불현듯 찾아올 수 있는 장애에 대해 지극히 무덤덤하다. 특히 평범한 장애인의 일상을 요란스럽게 부각시키거나 집중하는 사회적인 시선을 장애 당사자만큼 꺼린다.

건장했던 19살 남학생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사지가 마비된다.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이 들이닥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단순한 한 문장만으로 치환될 수 없는 역동적이고 복잡한 형태를 띤다. 저자는 김진우라는 한 중증장애인의 삶에 깊숙이 파고든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 그가 턱으로 컨트롤러를 작동시켜 대오 선두에 설 때, 그 앞을 경찰이 방패막이로 물샐틈없이 막아설 때, 전진도 후퇴도 용납 없는, 그야말로 사방이 가로막힌 광화문 네거리에서 눈감은 채 하늘을 우러를 때, 거칠게 내리치는 소낙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빙그레 웃는 여유를 보일 때, 저자는 그의 숨소리까지도 카메라 앵글에 담는 듯 따라다닌다.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존재가 납작하게 눌릴 이유는 없다. 자신을 드러내는 데 주저할 필요도 없다. 이 작품은 모든 장애인의 삶이자,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그리고 장애인으로 살아가기까지 혈투의 삶을 살아낸 한 단독자의 절절한 서사이다.

목차

1장 흐리다 오후 늦게 비

1. 양철 대문집 앞마당
2. 나 어릴 적 공포
3. 나 어릴 적 놀이터
4. 굿판
5. 형석이네, 그리고 우리 집
6. 그땐 그랬다 1 엄만 치킨 가슴살만 좋아하셨다.
7. 그땐 그랬다 2 그럼 그릏제.
8. 그땐 그랬다 3 두근거림
9. 그땐 그랬다 4 첫 상처
10. 그땐 그랬다 5 첫 자위, 첫 번째 이사
11. 중학생이 되었다.
12. 성장통
13. 중학생 생각
14. 이성에 눈뜨다.
15. 피하고 싶은 현실은 거머리처럼
16. 중3, 암울한 기운에 지배당하다.
17. 신문 배달
18. 형
19. 아버지가 준 평화와 지옥

2장 내 안에 너무도 많은 나

20. 신고식
21. 김주연
22. 운명을 걸고야 말았다.
23. 약속, 저녁 7시
24. 환영받지 못한 것들
25. 그녀의 전화, 그녀와의 약속
26. 희망이 절망으로, 기대가 원망으로
27. 주보
28. 저를 왜 사랑해요?
29. 그럼에도 불구하고
30. 첫 접촉
31. 이기적인 착각
32. 솔직히 그랬다.
33. 첫 수련회 1
34. 첫 수련회 2
35. 괜찮다, 그녀만 있다면
36. 괜찮다, 그녀를 볼 수만 있다면
37.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녀
38. 겹친 손바닥에 땀이 고였다.
39. 미팅 전말
40. 후회 한 가지-민석이가 죽었다.
41. 성난 해일
42. 나쁜 가시나
43. 니다, 김주연 니!
44.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45. 그것은 버림이었다.
46. 카나리아가 노래를 멈춰도 탈출하지 못하고
47. 정리
48. 떠날 준비, 보낼 준비
49. 자살, 그 외로움 그 무모함
50. 리셋
51. 그녀를 본 마지막
52. 내 안에 너무도 많은 나
53. 개꿈

3장 93년산 전신마비 장애인 1

54. 기억에 없는 사고, 정체 모를 침전물
55. 이게 말이 돼?
56. 눈물도 마비되다.
57. 2주 만에 수술
58. 통증과 공포
59. 중환자실
60. 이렇게 어떻게 살아?
61. 물리치료
62. 원망과 분노
63. 저 쫌 살리 주이소!
64. 어머니의 눈물
65. 단식의 최후
66. 남은 수명 16년
67. 1년 만에 퇴원, 그리고 마지막 발악
68. 산산조각 난 희망
69. 나는 산 송장
70.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71. 감정 가닥들 1
72. 감정 가닥들 2
73. 최초로 만난 장애인 동료상담가, 최초의 롤모델
74. 어망에 갇힌 물고기

4장 93년산 전신마비 장애인 2

75. 밤이 터벅터벅 지나갔다.
76. 최선의 선택
77. 21살. 나를 버리다.
78. 이성 없는 짐승으로 살아갈 결심
79. 눈물도 닦을 수 없는 무능한 밤이 깊어 갔다.
80. 사람 병풍
81. 내 지금 여서 머하고 있노?
82. 시설 밖으로
83. 진화 불가능한 성욕
84. 성욕, 미쳐 날뛰다 1
85. 성욕, 미쳐 날뛰다 2
86.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87. 몸에 대한 실격
88. 정신적 거세
89. 반갑다, 친구들아!
90. 몸에 달린 호스
91. 씁쓸함, 쓸쓸함
92. 죽음을 포기하다.
93. 구족화가의 꿈
94. 한경민, 그녀가 내게 왔다 1
95. 아버지
96. 한경민, 그녀가 내게 왔다 2
97. 스케치 여행
98. 그녀를 안다.
99. 사랑을 함께 나눈다는 것
100. 탐닉
101. 욕정
102. 미친 공부, 미친 유혹
103. 어떻게 이토록 잔인할 수가 있는가!
104. 기계적인 정리
105. 나는 나빴다 1
106. 나는 나빴다 2
107. 미친 이별
108. 설계된 인연
109. 이상세계의 신비, 서울
110. 나의 길, 장애인 동료상담을 만나다.
111. 이별 공식, 자립 공식은 내가 완성한다.
112. 기적이었다.

출판사 서평

서봄 작가의 『더 이기적일 예정』은 장애를 가진 인간의 삶을 가감 없이 묘사한 소설이다. 장애인의 일상에서 얻은 통찰에 근간한 인간의 존엄과 자립에 대한 서술이 지문처럼 섬세하다. 특히, 중증장애인이 자본주의 질서를 파괴하듯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솔직하고 담담한 문체로 풀어내는 데 가히 위협적이고 통쾌하기까지 하다. 독자들에게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공감과 성찰의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서봄

무료하기 그지없던 저자의 삶이 중증장애인을 만나 전환점을 맞는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장애 당사자들과 몸소 부대끼며 활동한 경험들이 그러하다. 노트북을 꺼내 기록하지 않고는 그들의 전쟁 같은 삶과 억울함이 멍에로 남을 것이라는 무서운 암시였다. 장애인에 관한 비관적이고 폐쇄적인 사회적 인식과 편견이 얼마나 큰 오류인지 중증장애인의 입을 통해 고발하지 않으면 멍에에 짓눌림 당하고야 말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그렇게 개별적 존재의 장애인 당사자를 기록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기에 이른다. 아직도 저자는 그들 틈에 있다. 장애인의 척박한 사회적 투쟁을 전달하며 한 인간으로서의 자립과 존엄에 대해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활동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