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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미술문화

2024년 07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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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2768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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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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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연안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를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지구상에서 가장 길고, 가장 서사적으로 러시아를 여행하는 방식이다. 이야기는 많이 해도 실제로 가는 사람은 별로 없는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이 무지막지한 여정을 이어가며 온몸으로 체득한 감동과 낭만, 혐오와 불안을 오직 손으로 쓴 글과 손으로 그린 그림들로 전하고자 한다.
이 책은 디지털 영상이 넘쳐나고 AI가 활약하는 시대에 손그림과 손글씨만을 고집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내 손으로’ 시리즈의 네 번째 여행기이다.
여행 준비
러시아 지도
나는 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가?

- 전체 일정 예약 상황
- 러시아 여행 주의 사항
- 여행 준비물
- 키릴문자를 알아보자!
- 러시아 역사 초간단 요약
- 러시아의 나름 중요한 정보들
- 조사에 참고한 책들
- D-4에 감기라니!
- D-1 드디어 내일이다!!

러시아 출발!
여정1.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여정2.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울란우데-이르쿠츠크

여정3. 이르쿠츠크-리스트비얀카-예카테린부르크-카잔
-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먹은 것
- 모스크바 지도

여정4. 카잔-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도

여정5. 상트페테르부르크-이스탄불-집
- 시베리아 횡단열차 그 후의 이야기
- 작가의 말

누구나 러시아를 안다. 심지어 국경도 붙어 있다.(북한이지만) 하지만 관심은 없다. 러시아를 가깝거나 친근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가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 사람이다. 샤갈, 칸딘스키도 러시아 사람이다. 톨스토이, 푸쉬킨, 도스토옙스키도 그렇네. t.A.T.u도 있었고. 게다가 볼쇼이 발레단, 마린스키 발레단도 있잖아. 잘하면 발레도 볼 수 있고. 예쁜 성당이나 성화도 지천에 깔렸다던데? 나는 이미 러시아를 알고 좋아하고 있던 거나 마찬가지였다. _9쪽,10쪽

나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기차를 타고 가면 어떨까? 거기서 한국 돌아오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커져가고...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안 순간 엄청난 충격과 더불어 죽어도 여기를 가야겠다는 지경에 이르렀다. _15쪽

여행의 하루는 일상의 10일이 압축된 것 같다. _74쪽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아무것도 안 하고 밖을 보고 있다. 내 눈앞에 끝없이 동영상이 흘러간다. 채널을 돌리고 싶으면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면 된다. ‘채널 시베리아’를 영원히 구독하고 싶다. _132쪽

공기가 너무 맑다. 구름 한 점 없다. 10분을 걸어도 인간과 마주치지 않았다. 세상에 호수와 나 뿐인 것처럼 걸었다. _161쪽

내가 또 기차를 타다니! 근데 또 너무 타고 싶다니! _204쪽

밤하늘에 떠있는 반달과 빨간 루비별, 반짝거리는 별들. 마치 내가 스노우볼 안에 들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_285쪽

내일 탈 기차가 있으니까. 내가 타는 기차는 언제나 완전 새로운 기차다. _350쪽

사진보다 생생한 날것의 아날로그 여행 일기
이다 작가는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을 사진이라는 편한 방식 대신 그림으로 기록한다. 마치
카메라가 없던 시절처럼. 직접 그린 지도와 약도, 방문한 장소와 관광지 티켓, 식당과 가게 영수증, 여행 중 발견한 독특한 포장재를 모아 붙여 자신만의 컬렉션으로 가득 채웠다. 에르미타주 등 우리가 비교적 가기 힘든 미술관의 관람 비중이 큰 이번 여행에서, 미술 작품에 대한 작가의 덕심도 보는 묘미를 더한다. 여행의 준비 과정부터 끝까지 한 장 한 장 빼곡히 그려 넣은 노트에서, 여행지의 매력과 감동의 순간이 사진보다 생생하게 전해진다.


낯선 타지에서 나만의 공간,
기차 홀릭으로 만드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매력
지난 여행들과 달리 이번 여행은 끊임없이 이동한다. 여행 초반에는 ‘이 끝없는 이동을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덜컹거리는 기차의 리듬에 몸을 맡기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여행 중에는 낯선 문화와 예상치 못한 당혹스러운 일들을 겪으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차를 탈 때면 설레고 그간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져 안정을 찾았다. 마치 낯선 타지에서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 생긴 듯한 느낌이다. "어제의 기차와 오늘의 기차는 다르니까!" 오늘 하루가 조금 별로여도 내일을 기대하게 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러시아, 그리고 시베리아 횡단열차
재미로 읽는 역사와 상식
유럽으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1890-1945년까지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 노선부터 부산항까지 노선을 연장하고 사용해 왔다. 대한제국 시절 많은 조선인들이 유럽을 가기 위해 이 철도를 이용했다고 한다. 러·일전쟁 후 하바롭스크를 경유하여 시베리아철도 전 구간이 개통된 것은 1916년이었으나, 한반도 구간은 1945년 이후 중단된 상태이고 현재는 북쪽 지역만 모스크바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여행할 나라, 그리고 탑승할 열차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일은 이다 작가의 여행 준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그 나라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서보다 간략하지만 핵심만 쏙쏙 담긴 이다 작가의 여행 에세이, 이 책을 읽는 모두가 각자의 공간에서 즐거운 여행 되기를!

작가정보

저자(글) 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 또는 비정규직 예술노동자.
포항에서 태어나 학창시절 내내 쉬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다이어리를 썼다. 개인 홈페이지와 SNS를 오랫동안 운영하며, 일상에서 포착해 낸 아이러니와 유머, 소소한 깨달음이 담긴 일기와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저서로 『이다의 허접질』, 『무삭제판 이다 플레이』, 『걸스 토크』, 『기억나니? 세기말 키드 1999』가 있으며, 100퍼센트 손으로 그린 여행 노트 『내 손으로, 발리』를 출간한 이후 『내 손으로, 교토』, 『내 손으로, 치앙마이』,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다의 작게 걷기』 등의 여행기를 꾸준히 펴내고 있다. 그림으로 일상과 여행을 기록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끄적끄적 길드로잉』을 썼고, 다수의 드로잉 강좌와 창작 생활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일상적인 창작을 위한 데일리 뉴스레터 ‘일간 매일마감’을 제작해 주요 작가이자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그림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해보는 것이 소망이다.

작가의 말

나는 같은 여행을 여러 번 떠난다. 실제로 그곳에 갔을 때 한 번, 돌아와 손으로 여행 노트를 그릴 때 또 한 번, 그리고 내가 그린 여행 노트를 볼 때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 직접 쓴 여행 노트는 시간을 보관하는 마법과도 같다.

이번 책은 전작인 ‘내 손으로 발리’ ‘내 손으로 교토’ ‘내 손으로 치앙마이’와는 결이 다르다. 원래 나는 이동을 많이 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서 주로 한 도시에 머무르며 여행을 하고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무려 9,288km를 이동하고, 거기서 다시 8시간 기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간다. 체류하는 도시만 7개, 총 29일의 대장정이다.

이렇게 빡빡한 여행을 과연 해낼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의외로 재미있었다. 매번 상황과 장소에 적응할 필요가 없었다. 연이은 퀘스트를 달성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기차 안에서 설령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해도 언젠가는 끝이 났다. 경유하는 도시의 땅을 밟고 나면 다음에는 완전히 새로운 기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차에 타면 침대 한 칸의 내 공간이 주어지고, 거기에선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

이 여행 노트를 손으로 그리고 쓰는 데 무려 1년이 넘는 시간이 들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출간까지 몇 년이 더 걸렸다. 그대로 묻힐 수도 있었던 책이 다행스럽게도 세상에 나오게 되니 무척 기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다시 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이 책이 있으니 나는 몇 번이고 여행을 반복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님들도 이 책으로 나와 같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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