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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문예세계문학선 122
레프 톨스토이 지음 | 이순영 옮김
문예출판사

2024년 09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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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5.85MB)
ISBN 978893102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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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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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문호이자 대사상가 톨스토이가
한평생 천착한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선과 악
그 해답으로서 ‘톨스토이주의’가 응축된 세 편의 걸작!

톨스토이는 평생에 걸쳐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선과 악의 문제에 천착하고 이를 작품에 반영했다. 이 책에 실린 세 작품에는 이러한 톨스토이의 문제의식이 깊게 배어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그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소설로 죽음 앞에 서 있는 자의 두려움, 혼란, 좌절을 생생하게 표현하면서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탐구한다. 〈악마〉는 톨스토이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오랜 시간 욕망과 금욕주의, 청교도적 삶 사이에서 갈등한 톨스토이의 의식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신부 세르게이〉 는 진리와 종교, 도덕적 자기완성의 주제를 다룬 이야기로, 그의 후반부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톨스토이주의’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다. 이 세 작품에서 우리는 톨스토이의 문학적, 종교적 삶의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악마
신부 세르게이

작품 해설
레프 톨스토이 연보

■방에 모인 사람들이 이반 일리치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이 죽음이 가져올 자신과 지인들의 자리 이동이나 승진에 관한 거였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10쪽)

■실제로는 그리 부자가 아니면서 부자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있다. … 이반 일리치가 집에 들여놓은 물건들 역시 그런 종류여서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것은 못 되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39쪽)

■이번에도 그들은 이반 일리치가 직면하고 있는 단 하나의 문제, 그러니까 사느냐 죽느냐 하는 당면한 문제는 제쳐두고 어쩐 일인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장과 맹장에만 관심을 쏟았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79쪽)

■추억은 언제나 최근의 일부터 시작되어 아득히 먼 옛날, 그 옛날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그곳을 맴돌았다. 그날 식사로 나왔던 삶은 자두를 생각하다 보면 어린 시절 먹었던 설익고 쭈글쭈글한 프랑스 자두가 어느새 떠올랐다. 그 독특한 맛, 씨가 있는 곳까지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고이던 침이 생각났고 그러다 보면 그 시절과 관계된 모든 추억이, 유모와 형제와 장난감들이 함께 떠올랐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90쪽)

■이반 일리치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삶과 죽음을 가려버리는 무섭고도 거대한 기만이었음을 똑똑히 보았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94쪽)

■그 순간 이반 일리치는 구멍 속으로 떨어지면서 한 줄기 빛을 보았다. 그리고 비록 자신의 삶이 완전하지 못했다 해도 아직은 바로잡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올바른 것은 무엇인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 98쪽)

■결혼을 하면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던 추악한 감정이 느닷없이 다시 나타난 것이 몹시 놀랍고 괴로웠다. (〈악마〉, 139쪽)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뭔가에 압도당한 느낌이라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의지는 없고 다른 힘에 이끌려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오늘은 운이 좋아 살아났지만,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일 혹은 그다음 날에는 결국 파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악마〉, 146쪽)

■집 안의 모든 것이 그토록 편안하고 즐겁고 순결했건만 그의 영혼은 불결하고 혐오스럽고 끔찍했다. (〈악마〉, 162쪽)

■자신이 파멸했음을,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파멸했음을 직감했다. 또다시 고통이 시작되었다. 또다시 지독한 공포가 시작되었다. 구원은 없었다. (〈악마〉, 170쪽)

■그 여자는 악마야. 분명 그녀는 악마야. (〈악마〉, 172쪽)

■어떤 일을 하든 그가 목표로 하는 한 가지는 완벽한 성공을 거두어서 사람들을 놀래고 그들의 칭찬을 받는 것이었다. (〈신부 세르게이〉, 186쪽)

■수도사가 됨으로써 그는 군복무 시절 자신과 다른 모든 이가 그처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이제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보여주었으며, 예전에는 부러워했던 사람들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신부 세르게이〉, 193쪽)

■하나님은 나처럼 세속적인 명성을 위해 사는 자와는 함께 계시지 않아. 이제부터라도 하나님을 찾아야 해. (〈신부 세르게이〉, 249쪽)

■조언을 해주거나, 글을 대신 읽고 써주거나, 다투는 사람들을 화해시켜주는 등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나면, 그들에게 감사 인사도 받지 않고 떠나버렸다. 그러면서 그의 내면에 하나님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부 세르게이〉, 249쪽)

■사람들의 평가가 그 중요성을 잃어갈수록 하나님의 존재는 더 강하게 느껴졌다. (〈신부 세르게이〉, 251쪽)

세계적 문호이자 대사상가 톨스토이가
한평생 천착한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선과 악
그 해답으로서 ‘톨스토이주의’가 응축된 세 편의 걸작!

세계적 문호이자 대사상가인 톨스토이는 평생에 걸쳐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선과 악의 문제에 천착했다. 그리고 노년기에 이르러 이 고민을 갈무리한 작품을 연달아 발표했다. 이 책에 수록된 세 작품 〈이반 일리치의 죽음〉, 〈악마〉, 〈신부 세르게이〉는 톨스토이 말년의 원숙함과 일명 ‘톨스토이주의’로 불리는 작가의 지향이 고루 담긴 역작으로 손꼽힌다. 모두 러시아 원전을 직접 번역하여 원작의 의미를 더욱 충실히 전달하고자 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톨스토이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소설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작품이다. 상류사회를 동경하며 평범하고 풍족하게 살아온 이반 일리치가 우연한 사고로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겪는 내면의 변화와 삶/죽음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죽음 앞에 서 있는 자의 두려움, 혼란, 좌절을 생생하게 표현하여 삶의 궁극적인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탐구한 걸작으로 인정받는 작품이다.

〈악마〉는 톨스토이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강렬한 성적 욕망 앞에서 파멸해가는 한 남자를 통해 역설적으로 정반대의 삶에 대한 지향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톨스토이는 소피아를 아내로 맞고 난 뒤 속죄의 의미로 어린 아내에게 자신의 과거 생활이 적힌 일기를 읽게 했고, 아내는 몹시 질투하며 괴로워했다. 이 경험이 소설 줄거리의 기초를 이룬다. 〈악마〉를 통해 오랜 시간 욕망과 금욕주의, 그리고 청교도적 삶 사이에서 갈등한 톨스토이의 의식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부 세르게이〉는 진리와 종교, 도덕적 자기완성의 주제를 다룬 이야기로, 톨스토이의 후반부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톨스토이주의’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다. 호승심 넘치는 근위대 장교가 자신의 연인이 한때 황제의 정부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수도사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수도사가 되어서도 오랜 기간 명예욕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은 삶의 의미와 방향성을 곱씹게 한다. 톨스토이가 예민하고 불안한 감정들 속에서도 종교적으로 완전한 자아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끝에 탄생한 이 작품은 진정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철저히 무너진 후에야 찾아오는 진정한 자유
불멸의 위대함을 획득한 톨스토이 문학의 지향점

톨스토이는 세 살 때 어머니를, 열 살 때는 아버지를 잃었다. 서른다섯 살 때는 사랑하는 큰형을 하늘로 떠나보냈으며, 쉰여덟 살 때는 그 자신이 마차에 치여 죽음 직전까지 갔다. 이런 경험들은 톨스토이의 관심이 죽음을 향하게 했다. 그는 답을 찾기 위해 종교와 철학 공부에 몰두했고, 그리하여 도달한 깨달음을 작품에 담았다.

톨스토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진실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 것은 그들이 평생 추구해온 모든 것을 버리고 난 후, 즉 철저히 무너지고 난 후다. 그들은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주리라 믿은 허위의 삶과 육체적·세속적 욕망을 떨쳐낸 후에야 비로소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소박하고 소탈하지만, 바로 그 이유로 불멸의 위대함을 획득한 톨스토이의 문학적 지향점은 시대를 초월한 울림을 준다.

작가정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1828~1910
1828년 9월 부유한 백작 가문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자랐다. 1844년 카잔대학교에 들어갔지만 1847년 대학 교육에 실망해 학교를 중퇴하고 고향 영지로 돌아와 농사 개혁을 계획하는 한편 문학에 정열을 쏟았다. 1851년 입대해 체첸 공격과 크림 전쟁에서 활약한 그는 제대 후 작가로서 순조로운 길을 걷다가 1857년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귀국 후에는 농노제 폐지를 주창하고 농민학교를 개설하는 등 농민 계몽에 힘썼다. 1862년 열여덟 살의 소피야와 결혼한 후 불멸의 걸작 《전쟁과 평화》(1869)를 썼다. 1870년 초부터 다시 교육 활동에 힘을 쏟으며 또 하나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1877)를 내놓았다. 이 시기 톨스토이는 삶과 죽음, 종교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고백록》(1879)은 이러한 내적 성찰이 집약된 책으로, 톨스토이 사상의 분기점으로도 여겨지며 이후 그의 사상은 기독교적 아나키즘으로도 평가되는 ‘톨스토이주의’라 일컬어진다. 무정부주의자이자 인도주의자인 남편의 이상주의에 반대한 아내와 저작권 포기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대립했고 1910년, 주치의를 데리고 가출을 감행했다가 급성 폐렴으로 숨을 거두었다.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리스의 빨간 수첩》, 《워런 13세와 속삭이는 숲》,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이기는 공식》, 《워런 13세와 모든 것을 보는 눈》, 《나는 더 이상 너의 배신에 눈감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상실 그리고 치유》, 《키친하우스》, 《집으로 가는 먼 길》,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가》, 《고독의 위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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