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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세계문학선 98
모리 오가이 지음 | 김영식 옮김
문예출판사

2024년 09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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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98MB)
ISBN 978893102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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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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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와 쌍벽을 이루는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중산 지식 계급의 지적 우상이자 이상적 미학의 창조자
모리 오가이 문학의 진수를 담은 중단편선

모리 오가이는 한학과 서양 문화를 융합한 독자적인 작품을 쓴 작가로, 그의 문체는 늘 절제되고 정확하고 명징하며 지적인 향기를 풍기는 남성적 문체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미시마 유키오와 히라노 게이치로 등 지성적 작가들에게 우상으로 추앙받으며 후대 작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중단편은 모리 오가이의 작품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기러기〉는 사채업자의 첩이 젊은 의대생을 사랑하며 겪는 내면의 변화와 각성을 묘파했으며 특히 여주인공의 성적 심리 묘사가 가히 압도적이다. 〈다케세부네〉와 〈산쇼 대부〉 는 각각 한 범죄자와 남매의 기구한 사연에 시대적 전환기의 혼란과 인간상을 담아냈다. 성적으로 냉담한 어느 철학자의 회고를 담은 〈성적 인생〉은 성적 과잉에 대한 풍자와 성이 건강한 인간 생활의 필수 요소라는 통찰 사이에서 긴장감 넘치는 항해를 이어간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중단편에서 모리 오가리는 근대 일본의 다채로운 풍속과 더불어 시대를 초월한 인간사의 논쟁거리를 포착하여 작가적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기러기
다카세부네
산쇼 대부
성적 인생

작품 해설
모리 오가이 연보

■“요즘 가만히 생각해봤는데요, 이제 더는 속지 않을래요. 내가 거짓말하거나 남을 속이지 않는 대신에 저도 남에게 속지 않을 작정이에요.” (〈기러기〉, 59쪽)

■오다마는 매일 무심결에 창밖을 지나는 학생들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슴속에 무엇인가가 싹트고 있는 것을 느끼고 화들짝 놀랐다. 의식의 문턱 아래에서 잉태되고 형태가 생긴 후 돌연 뛰기 시작한 듯한 상상의 덩어리에 놀랐던 것이다. (〈기러기〉, 82쪽)

■대체로 여자는 어떤 일을 결심할 때까지는 안타까울 정도로 주저하고 망설이다가, 막상 결심을 하면 남자처럼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눈 옆을 가린 말처럼 앞만 보고 달려간다. 사려 깊은 남자가 의구심을 가질 정도의 장애물이 앞에 가로막혀 있어도 여자는 그것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가 감히 하지 못하는 일도 과감히 해치워서 의외로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 (〈기러기〉, 118쪽)

■만일 재산이 없으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재산이 있어도, 좀 더 많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이처럼 계속 생각해보면, 사람은 어디까지 가도 멈추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멈춘다는 것을 지금 눈앞에서 보여주는 자가 바로 기스케라고 쇼베는 생각했다. 쇼베는 새삼스럽게 경이로운 눈으로 기스케를 바라보았다. 이때 쇼베는 하늘을 쳐다보는 기스케의 머리에서 광채가 비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케세부네〉, 147쪽)

■누이는 바닷물을 긷고 남동생은 나무를 하며 하루하루 살아갔다. 누이는 해변에서 남동생을 생각하고 남동생은 산에서 누이를 생각하다 해가 저물기를 기다려 오두막으로 돌아오면, 둘은 서로 손을 잡고 쓰쿠시에 있는 아버지와 사도로 끌려간 어머니가 그립다며 울고, 또 울었다. (〈산쇼 대부〉, 174쪽)

■가나이는 자연주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작중 인물의 어떤 행동이나 사건에 매번 성적 관념을 연결시키는 것, 또 그 부분을 두고 평론가들이 인간 삶의 모습을 잘 묘사했다고 인정하는 것을 보며, 인생은 과연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어쩌면 자기가 보통 사람의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 있어서 성욕에 냉담한 것은 아닌지, 특히 불감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상한 성벽(性癖)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성적 인생〉, 201쪽)

■가나이는 세상 사람이 모두 색정광이 되어버리고 자기만 인간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적 인생〉, 202~203쪽)

■왠지 남녀 관계가 아름다운 꿈처럼 머리에 떠올랐다. 그것은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 않고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런 인상을 받을 때마다 그 아름다운 꿈과 같은 것은 용모가 훌륭한 남녀나 받는 복이지, 나 같은 사람은 도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내게는 고통이었다. (〈성적 인생〉, 239쪽)

■세상 사람들은 내가 나이를 먹어 정열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소년 시절부터 나 자신을 매우 잘 알고 있다. … 어차피 나는 보통 이상으로 냉담한 사람인 듯하다. (〈성적 인생〉, 297쪽)

나쓰메 소세키와 쌍벽을 이루는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중산 지식 계급의 지적 우상이자 이상적인 미학의 창조자
모리 오가이 문학의 진수를 담은 중단편선

모리 오가이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와 쌍벽을 이루는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이다. 오가이는 소설뿐 아니라 수필, 평론 등에서도 다방면으로 활동하여 일본 근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동인과 함께 낸 번역 시집 《오모카게(於母影)》는 시단에 충격을 주며 일본 근대시 발전에 기여했고, 안데르센의 《즉흥 시인》과 괴테의 《파우스트》 등 많은 작품을 번역하여 일본 문학과 서구 문학의 접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잡지 《시가라미조시(しがらみ草紙)》를 창간하여 활발한 비평 활동을 전개했고, 소설 외에 수필, 극작, 시가, 사전(史傳)에서도 많은 저작을 남겼다.


근대 일본의 다채로운 풍속과 시대를 초월한 인간사의 논쟁거리를 포착한
모리 오가이의 작가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네 편의 수록작

이 책에는 총 네 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사채업자의 첩이 젊은 의대생을 사랑하며 겪는 내면의 변화와 각성을 묘파한 작품 〈기러기〉는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흡인력을 지닌 작품으로 사랑과 욕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이 해학적인 필치로 드러나 은근한 미소를 짓게 하며, 특히 여주인공 오다마의 성적 심리 묘사는 가히 압도적이다.

〈다케세부네〉와 〈산쇼 대부〉는 각각 한 범죄자와 남매의 기구한 사연으로 시대적 전환기의 혼란과 인간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다케세부네〉에서 죄인을 호송하는 하급 관리는 의도치 않게 동생의 자살을 돕다가 살인죄로 처벌받은 남자의 사연을 접하고 혼란에 빠진다. 더불어 가난한 생활에 초탈해 덤덤한 태도를 보이는 그에게 숭고함과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다케세부네〉는 삶에 대한 통상적인 이해가 품지 못하는 세계를 그려낸다. 한편 〈산쇼 대부〉는 전근대적 폭력의 체제를 초월하는 가족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근대화 과정이 인간성을 포섭한 채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은은히 암시한다.

마지막 수록작은 성적으로 냉담한 어느 철학자의 회고를 담은 〈성적 인생〉이다. 이 작품은 성적 과잉에 대한 풍자와 성이 건강한 인간 생활의 필수 요소라는 통찰 사이에서 긴장감 넘치는 항해를 이어간다. 이 작품을 통해 근대 일본의 다채로운 풍속과 더불어 시대를 초월한 인간사의 논쟁거리를 포착한 오가이의 작가적 역량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미사미 유키오, 히라노 게이치로 등 후대 작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상적 미학의 창조자

모리 오가이는 한학과 서양 문화를 융합한 독자적인 작품을 쓴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문체는 늘 절제되고 정확하고 명징하며 지적인 향기를 풍기는 남성적 문체의 전형으로, 미시마 유키오와 히라노 게이치로 같은 지성적 작가의 우상이 되었다. 특히 일본의 손꼽히는 지성파 작가인 미사미 유키오는 모리 오가이를 중산 지식 계급의 지적 우상이자 이상적인 미학의 창조자, 잃어버린 이상과 죽어버린 신의 모습을 결집한 작가로 추앙했다. 일본 문학에서 모리 오가이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가정보

森鷗外, 1862~1922
대대로 의사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메이지유신 후 집안 전체가 도쿄로 이주했으며, 1881년 도쿄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육군 군의로 임관했다. 1884년부터 4년간 독일에서 유학했고 귀국 후 육군 군의학교 교관으로 일했다. 이후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시작해 소설, 수필, 평론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절제되고 정확한 문체로 한학과 서양 문화를 융합한 독자적인 작품을 썼으며 연애소설 〈무희〉를 발표해 일본 작가들 사이에서 자전소설 붐을 일으켰다. 중산 지식 계급의 지적 우상, 이상적인 미학의 창조자, 잃어버린 이상과 죽어버린 신의 모습을 결집한 작가 등의 평을 받았다.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일본 근대문학의 쌍벽으로 손꼽힌다. 역사소설 〈오키쓰 야고에몬의 유서〉를 비롯해 〈아베 일족〉, 〈청년〉, 〈기러기〉, 〈산쇼 대부〉, 〈다카세부네〉, 〈성적 인생〉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작가, 번역가. 중앙대학교 일문과를 졸업했다. 2002년 계간 《리토피아》 신인상(수필)을 받았고 블로그 ‘일본문학취미’는 2003년 문예진흥원 우수문학사이트로 선정되었다. 역서로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슌킨 이야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 나쓰메 소세키의 《그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 구니키다 돗포의 《무사시노 외》, 다카하마 교시의 《조선》 등이 있고 저서로는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사잇길에서 읽는 인문학》(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등이 있다. 산림청장상, 리토피아문학상, 서울스토리텔러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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