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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햣켄 기담집

우치다 햣켄 지음 | 김소운 옮김
글항아리

2024년 08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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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7.68MB)
ISBN 9791169092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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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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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고양이를 없애려 설치한 덫에 잡힌 뇌수雷獸에 온 마을이 휘말리는 「거적」
무덤 쪽에서 걸어온 사내와 가게 주인의 모골이 송연해지는 대화 「개 짖는 소리」
태연히 반복하는 일상이 주는 은근한 공포를 연출한 「사라사테의 음반」
일독하면 전율이 느껴지는 옴니버스 소설 「푸른 불꽃」 등 열다섯 편 수록
세련된 문체가 자아내는 공포와 애수의 세계
거적
개 짖는 소리
그림자
환영
효림기梟林記
사라사테의 음반
푸른 불꽃靑炎抄
유슈칸
유이역
승천
거북이 운다
어젯밤의 구름
구름발
간덴안의 여우 (「마쓰에 바보 열차」 발췌)
비파 잎

수록된 글의 출전

우치다 햣켄의 공포문학 단편 걸작선이 나왔다.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이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문학 동료인 햣켄은 분위기 공포문학의 1인자로 평가받으며 미시마 유키오 등의 극찬을 받았지만 그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수필은 소개되어 있다.) 이번 단편선은 일본 후타바분코双葉文庫의 ‘문호 괴기 컬렉션’에 포함된 책을 저본으로 삼아 번역했다. 도둑고양이를 없애려 설치한 덫에 잡힌 난생 처음 보는 짐승. 마을 사람들은 뇌수雷獸라고 부르며 쇠창살에 가둬두지만 주인공은 호기심에 몰래 그곳에 잠입하는 이야기 「거적」, 무덤 쪽에서 걸어온 사내와 가게 주인의 모골이 송연해지는 대화 「개 짖는 소리」, 태연히 반복하는 일상이 주는 은근한 공포를 연출한 「사라사테의 음반」, 생계가 어려워 돈을 빌리러 다니는 주인공이 만나는 사람들마다 하나씩 죽어나가는 「그림자」, 일독하면 전율이 느껴지는 옴니버스 소설 「푸른 불꽃」 등 열다섯 편이 수록됐다. 독자들은 세련된 문체가 자아내는 공포와 애수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햣켄의 생애와 문학세계

우치다 햣켄内田百閒(1889~1971)의 본명은 에이조榮造로, 오카야마岡山시 중심부에서 그리 멀지 않은 후루교古京에서 술도가를 운영하던 우치다 히사키치久吉와 미네峯 부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필명의 유래가 된 ‘햣켄가와百間川’는 인근의 시내를 흐른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부유한 양친도 어린 아들의 소원을 모조리 들어줬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부터 『분쇼세카이文章世界』에 자연주의 작품을 투고해서 입선했고, 제6고등학교 시절에는 시다 소킨志田素琴(1876~1946, 국문학자이자 하이쿠 작가)에게서 하이쿠俳句를 사사했다. 소킨의 권유로 자연주의 작품 「늙은 고양이老猫」를 문호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에게 보낸 이후, 그의 친절하고 자상한 지도에 감격하여 스승으로 모신다. 도쿄제국대학 독문과에 입학하여 이듬해부터 소세키 산방激石山房을 찾아가 문하생이 된다. 소세키 작품의 교정 작업에 헌신하며 같은 문하생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등과 자주 교류했다.
대학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 해군기관학교, 호세이대학 등에서 독일어를 가르쳤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향 친척의 뒷바라지를 떠맡아 금전적으로 힘든 세월을 보내며 친구들과 고리대금업자에게 거듭 돈을 빌렸던 경험은 이 책에 수록된 각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1947년 첫 창작집 『저승冥途』을 간행했다. 이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사토 하루오佐藤春夫(1892~1964, 시인·소설가·평론가)를 비롯해 나쓰메 소세키의 『열흘 밤의 꿈』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는 호평이 이어졌으나, 쪽수가 없는 특이한 책의 제작이 결국 화를 초래하여(간토대지진 이후의 혼란으로 책에서 오탈자가 다수 발견됨) 문단에서는 무시만 당한 채 끝났다.

부조리한 상황에서 사람은 요괴로 돌변한다

1958년 간행된 『백귀원(햣켄) 수필百鬼園随筆』 이래로 다시금 유머 넘치는 명료한 글을 쓰는 수필가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듬해 교직에서 물러난 뒤 전업 작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전쟁 일기 『도쿄 소실東京焼盡』(1980), 『바보열차阿房列車』 시리즈(1977~1981) 외에 많은 인기 시리즈가 있다.
『저승』은 소세키의 『열흘 밤의 꿈』의 계보를 잇는 환상적(꿈 같은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소품 연작집으로서의 의의가 지대하다. 후속작인 『뤼순 입성식旅順入城式』(1959)과 함께 두 단편집은 햣켄이 환상문학 작가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했다. 부조리한 상황에 내던져진 화자들의 불안한 눈에 비친 세계는 천변지이의 징후에 떠는 온갖 동물 요괴가 날뛰는 곳이었다. 친근한 사람의 탈을 썼으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등장인물은 어느새 종종 사람이 아닌 것으로 둔갑한다.
이러한 뿌리 깊은 햣켄적인 환상의 일정한 패턴은 이후의 소설과 수필 작품 곳곳에서 엿보인다. 따라서 픽션과 논픽션을 구별하는 확연한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있다. 만년의 작품에는 일독하면 잊기 힘든 황홀한 환시幻視가 담겨 있다. 앞바다에서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바다 위를 굴러오는 ‘검고 폭신폭신한 것’에 달라붙은 새끼 물개를 입에 넣고 훌쩍훌쩍 마시는 『북명北溟(북쪽에 있다는 큰 바다)』(1962), 기차가 통과한 후에 나타난다는 형체 없는 호랑이를 기다리는 『호랑이虎』(1962), 이 두 작품의 정취를 더욱 진하게 농축함으로써 미시마 유키오에게서 호평을 받은 작품집 『도쿄일기東京日記』(1963) 등은 『저승』 이후의 환상 소품의 계보라고 할 만하다. 그 외에도 「개 짖는 소리」(1975), 「가구라자카의 호랑이神樂坂の虎」(1984) 같은 수작을 발표했다.
햣켄은 『뤼순 입성식』의 머리말에서 작품 서두에 수록된 「중산모자」 「그림자」 등의 7편을 『저승』 풍의 ‘짤막한 산문체의 시나 문장’이 아니라 ‘이야기 형태’라고 밝혀 두 경향을 구별했다. 이처럼 통상적인 소설 형식에 가까운 일련의 창작을 통해 더욱더 현실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부조리한 대인관계의 갈등에 겁먹고 망설이는 화자의 모습을 생생한 공포와 함께 묘사했다. 흉사凶事의 사자使者처럼 출몰하는 신임 교관에게 겁먹고 퇴임한 교수의 일상을 그린 「남산수南山壽」(1964)와 일독하면 전율이 느껴지는 옴니버스 소설 「푸른 불꽃靑炎抄」(1962), 밤마다 죽은 벗의 유품을 찾으러 오는 섬뜩한 미망인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사라사테의 음반」(1973), 「바보열차」 연작의 호러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이역」(1977) 등이 후자를 대표하는 ‘이야기 형태’의 작품이다.

>> 추천사

“이 시대 으뜸가는 문장가는 단연 우치다 햣켄이다. 세련미와 뉘앙스의 극치이며 조금도 부실한 부분이 없고, 필적도 선명한 문장이다. 햣켄 문학은 눈물을 흘리게 하거나 외설적인 느낌을 유발하지 않는다. 심지어 인생의 가장 심오한 진실을 암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한 표현에 탁월하다. 쉬운 길을 깡그리 배제하고 가장 어려운 일을 찾아서 성공하고 있다. 햣켄의 문장을 깊이 파헤쳐보면 난해하고 관념적인 표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대단히 깐깐하게 어휘를 선택하고 반응이 빤히 예상되는 표현은 모두 버린다. 나아가 약간의 달콤함도 자아도취도 용납하지 않고,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를 뉘앙스만으로 암시한다. 그러나 이 정도로 세련된 피상성, 숨은 재주, 강한 미묘함을 현대의 독자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의 작품은 세세한 묘사가 전체를 좌우하고, 더불어 전체의 확연한 강인함을 잃지 않는다. 당대의 보기 드문 순수한 작품이다.” _ 미시마 유키오

작가정보

内田百閒(1889~1971)
본명은 우치다 에이조内田榮造로 오카야미시 후루교古京정에서 술도가를 운영하던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햣켄은 필명으로 인근의 시내인 햣켄가와百間川에서 따온 것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았고 부유한 양친 밑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 시절부터 『분쇼세카이文章世界』에 자연주의 작품을 투고해서 입선했고, 고교 시절에는 시다 소킨志田素琴에게서 하이쿠를 사사했다. 소킨의 권유로 자연주의 작품 「늙은 고양이老猫」를 문호인 나쓰메 소세키에게 보내면서 스승으로 모시게 된다. 도쿄제국대학 독문과에 입학하여 이듬해부터 소세키 산방激石山房을 찾아가 문하생이 되었다. 소세키 작품의 교정 작업에 헌신하면서 같은 문하생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등과 자주 교류했다.
대학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 호세이대학 등에서 독일어를 가르쳤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향 친척의 뒷바라지를 떠맡아 금전적으로 힘든 세월을 보내며 주변에 거듭 돈을 빌렸던 경험은 이 책에 수록된 각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1947년 첫 창작집 『저승冥途』을 펴내 『열흘 밤의 꿈』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는 호평이 이어졌으나, 간토대지진 이후의 혼란 속에서 책에 오식誤植이 많이 생겨 문단에서 무시를 당했다. 1958년 간행된 『백귀원(햣켄) 수필百鬼園随筆』 이래로 다시금 유머 넘치는 명료한 글을 쓰는 수필가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후 『뤼순 입성식旅順入城式』(1959),『도쿄일기東京日記』(1963) 등을 펴내며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1)로부터 “대단히 깐깐하게 어휘를 선택하고 반응이 빤히 예상되는 표현은 모두 버린다. 나아가 약간의 자아도취도 용납하지 않고,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를 뉘앙스만으로 암시하는 더할 나위 없는 예술품을 한 편 한 편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 『도쿄의 가장 밑바닥』 『모두를 위한 분배』 『인체, 진화의 실패작』 『바스러진 대지에 하나의 장소를』 『제자리걸음을 멈추고』 『춤춰라 우리의 밤을 그리고 이 세계에 오는 아침을 맞이하라』 『사고개혁의 심리학』 『고흐 37년의 고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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