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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축의 집

미키 아키코 지음 | 문지원 옮김
블루홀식스(블루홀6)

2024년 09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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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8.69MB)
ISBN 9791193149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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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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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아키코의 장편소설 『귀축의 집』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미키 아키코의 작품으로는 『기만의 살의』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하는 작품이다. 블루홀식스는 창립 이래 매년 미스터리, 추리소설 출판 종수가 압도적 1위인 출판사이다.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하야사카 야부사카’, ‘후루타 덴’ 등 국내 미출간 작가들의 작품들과 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없었던 ‘오승호’(고 가쓰히로), ‘유키 하루오’, ‘우사미 마코토’ 작가의 작품들을 블루홀식스의 사명(使命)으로 알고 출간하여 왔다. 특히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꾸준히 출간하여 나카야마 시치리는 현재 국내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 작가가 되었다. 이 또한 블루홀식스 출판사만의 성과이자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귀축의 집』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참상을 다룬 본격 미스터리로 경악스러운 반전과 촘촘히 심어둔 복선 회수가 압권이다.
제1장
기지마병원 원장 기지마 아쓰시의 이야기
주부 아이자와 기요코의 이야기
초난경찰서 형사과 시미즈 데쓰유키의 이야기

제2장
어린이 공원
의뢰인 기타가와 유키나의 이야기
어린이 공원

제3장
전 기타가와의원 사무직원 세토야마 다에코의 이야기
대학원생 호시 타쿠마의 이야기
보험설계사 다나카 스즈코의 이야기
회사원 다다노 요시히로의 이야기

제4장
어린이 공원
귀축의 집
옮긴이의 말

첫 문장
기타가와 히데히코 일 말인가……. 사카키바라 씨라고 하셨나? 탐정이시라고……. 명함에는 이메일 주소와 휴대폰 번호만 적혀 있군. 사립 탐정은 영화나 소설에나 나오는 존재인 줄 알았는데 일본에도 정말로 있군.

어이가 없군!
당신, 그렇게 경솔한 말은 꺼내지 마시오. 소설도 아니고, 이래서 탐정 같은 족속은 상종 못 하겠다니까. 남편을 살해하다니, 그런 일이 현실에서 그리 쉽게 일어날 리 없지 않소!
애당초 사망을 진단한 내게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소?
스스로 주사를 놓았는지, 타인이 억지로 주사를 놓았는지는 주사 자국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기타가와는 의사였어. 염화칼륨을 주사하는데 가만히 있을 리 없잖소. 현장에 다툰 흔적은 전혀 없었거든. p34

귀축의 자식은 귀축…….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겠죠.
사카키바라 씨라고 했죠? 만약 댁이 이쿠에의 부탁을 받고 왔다면 내가 그 잡것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고 전해줘요.
그 여자는 인간의 탈을 쓴 악귀예요. p64

그런데 사카키바라 씨. 사립 탐정이 되면 경찰관 시절과 발상이 매우 달라지나 보네요. 옛날 같으면 제가 만약 그런 말을 하면 “이 자식아. TV 드라마도 아니고, 형사가 무슨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해”라며 혼쭐을 냈을 텐데. p84

“엄마가 오빠와 동반 자살했을 리 없어요.”
인사가 끝나자 유키나는 단도직입으로 말을 꺼냈다.
어설픈 사회생활조차 경험하지 않은 만큼 말과 표정에 일말의 모호함도, 머뭇거리는 기색도 없었다.
“사고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저는 알 수 있어요.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을 죽이면 죽였지 결코 스스로 죽을 사람은 아니거든요.”
순간 긴장에 휩싸인 사카키바라의 얼굴을 확인하고서 만족한 듯했다. 유키나는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사카키바라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우리 집은 귀축의 집이었어요.”
유키나의 이야기는 경악스러웠다. p119

‘야차’가 악마를 뜻한다면 내게는 엄마야말로 영락없는 ‘야차’였어요. p122

슈이치로가 제게 들어오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 친구가 게임을 찾으러 거실과 방을 오가는 사이에 무심코 뒤따라 안으로 들어갔어요. 같이 찾을까 싶어서……. 그런데 그때는 정말 기겁했죠. p213

뭐요? 무슨 용건입니까?
오, 사카키바라 씨라고? 탐정이구나. 혹시 옆집 기타가와 씨 일로? 그럼 역시 그 두 사람 아직 행방불명인가 보네. 그런데 말이에요. 차에 탄 채로 바다에 빠졌다면서. 시신은 못 건졌지만 상식적으로 살아 있을 리 없잖아요. p257

“나는 이제 형사가 아니야. 범죄를 들춰낼 권한도 의무도 없지. 그 대신 증거 없이 상상하는 것이 자유라면 법적 절차에 따르지 않고 제재를 가하는 것도 자유니까.”
“협박이에요?” p318

“사람을 죽인 이유는 내가 바로 귀축이기 때문이에요. 아까 사카키바라 씨도 말했잖아요. 직소퍼즐에 내 얼굴이 나타났다고.”
조금 전부터 바람이 급속히 차가워진 기분이었다.
어린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냈다.
사냥감에서 결코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사카키바라는 말없이 휴대폰을 눌렀다. p338

청산가리 독이 온몸에 퍼져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던 눈빛에 분노는 없었습니다. 그저 원통한 마음과 슬픔이 배어 있었을 뿐이죠.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카키바라 씨. 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만난 것도 결과적으로는 정답일 테죠. p368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고조되는 죽음의 무도.

『귀축의 집』은 독특한 경력을 지닌 미키 아키코의 압도적인 본격 미스터리다. 여기서 ‘귀축(鬼畜)’이란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귀축의 사전적 의미는 야만적이고 잔인한 짓을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렇듯 『귀축의 집』은 제목에서부터 심상치 않음을 암시한다. 도대체 ‘귀축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 줄거리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늦은 밤, 인적이 드문 항구에서 엄마와 아들이 탑승한 자동차가 바다에 빠진다. 끝내 두 사람의 시신은 발견할 수 없었고 은둔형 외톨이로 오랫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던 막내딸만 홀로 이 세상에 남겨지게 된다. 막내딸 유키나는 사립 탐정 사카키바라에게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한 협상을 부탁한다. 그러면서 ‘우리 집 귀축은 엄마였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사카키바라는 유키나의 의뢰를 수락하고 사고와 관련된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건 관계자들도 인터뷰하게 된다. 그러다 점점 가족과 집이라는 폐쇄적인 울타리 안에서 벌어진 숨 막히는 참상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끔찍한 참상의 이면에는 더욱 놀랄 만한 진상이 자리 잡고 있던 것이다.
『귀축의 집』은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을 치밀하고 촘촘하게 쌓아 올린다. 차례차례 등장하는 관계자들의 증언과 그 속에 숨겨진 모순과 진실을 좇다 보면 마지막에는 경악스러운 반전과 정성스럽게 쌓아 둔 복선이 회수되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어떤 독자들은 이 작품을 이야미스라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이야미스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야미스의 요소가 살짝 가미된 본격 미스터리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각종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우는 미스터리가 우후죽순으로 세상에 나오는 상황에서 ‘고전’과 ‘클래식’으로 승부하는 미키 아키코만의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 이 작품의 매력이 있다.

혀를 내두르는 강렬한 트릭. 충격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속이는 추리의 정밀기계.

‘추리의 정밀기계’ 미키 아키코는 도쿄대학 법학부 졸업 후 1973년부터 줄곧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60세를 기점으로 은퇴 후 평소 즐겨 읽던 미스터리를 쓰기 시작해 마침내 전격 데뷔했다. 긴 시간 동안 미스터리 작가가 자신의 본업이 아니었음에도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받는 치열한 미스터리 소설계에서 2021년 현재까지 열두 권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것은 가히 주목할 만하다.
데뷔작인 『귀축의 집』은 2010년 제3회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신본격 미스터리의 아버지’ 시마다 소지는 심사평에서 “도저히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 볼 수 없다. 희귀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추리의 정밀기계가 쓴 것 같은 작품”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미키 아키코는 미스터리의 세부 장르 안에서도 정교한 트릭과 치밀한 논리를 중시하는 이른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애정이 유독 남다른 작가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동서양의 추리 소설을 섭렵한 열렬한 애독자였고 여가 시간에는 꼭 소설에 나오는 트릭 풀이를 게임처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 관’은 잡지 인터뷰에 실린 한마디로도 알 수 있다.

“매일 뉴스를 보다 보면 현실 그 자체가 사회파 미스터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소설 안에서만이라도 현실과 분리되어 즐겨야 하지 않을까. 살벌한 현실을 잊게 해줄 도피처가 바로 본격 미스터리다.”

위 인터뷰는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작가의 집념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소설을 현실과 분리된 공간, 처참한 현실을 망각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보며 그러한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 작가의 신념인 것이다. 실제로 작가는 데뷔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본격 미스터리 외에는 쓸 생각이 없다”라고 단호히 선언한 바 있다. 작가의 횡보를 보면 이러한 선언은 아직까지 관철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작가가 자신의 미스터리관을 굳건히 지켜나가기를 기대하며 동시에 멋진 본격 미스터리를 선보여주기도 기대한다.

작가정보

(深木 章子)
1947년 도쿄 출생.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60세에 은퇴 후 본격적인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어느 기이한 가족에게 숨겨진 충격적인 진실을 소재로 한 본격 미스터리 『귀축의 집』으로 제3회 ‘바라노마치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당시 심사를 맡은 ‘신본격 미스터리의 아버지’ 시마다 소지는 ‘추리의 정밀기계가 쓴 것 같은 작품’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귀축의 집』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참상을 다룬 본격 미스터리로 경악스러운 반전과 촘촘히 심어둔 복선의 회수가 압권이다. 다른 작품으로는 『기만의 살의』, 『기사라기 가의 일족』, 『나선의 밑바닥』, 『미네르바의 보복』, 『살의의 구도』, 『극상의 덫을 당신에게』 등이 있다.

보라색 캐리어를 끄는 번역가.
당신의 충실한 낮을, 은밀한 밤을, 깊은 새벽을 여행합니다. 처음보다 두 번 세 번 읽었을 때 더 재밌는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준비한 선물은 『귀축의 집』입니다. 지난 선물로는 『카인의 오만』, 『특수청소부』, 『레몬과 살인귀』, 『너의 퀴즈』, 『표정 없는 검사의 분투』, 『내 것이 아닌 잘못』, 『닥터 데스의 유산』, 『인면창 탐정』, 『야미하라』, 『언더독스』, 『머더스』, 『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 『앨리스 더 원더 킬러』, 『비웃는 숙녀』(시리즈), 『안녕, 드뷔시 전주곡』, 『현지인처럼 홍콩&마카오』, 『Let's Go 하와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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