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불안한
2024년 09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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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8868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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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장 공무원 세계로 풍-덩!
공무원이 되다 30
암스트롱의 첫 발자국 43
공무원세계 50
강박과 결벽의 폭발 55
I HATE 공무원! 64
공무원과 떡 68
2장 현수막 자르는 공무원
구청으로 인사이동 72
구청 출근 첫날 깽판! 77
업무 첫 날 바로 응급실행! 87
국회의원의 불법현수막 99
운전직과 갈등 103
TIME TO SAY GOOD BYE 108
미운 사람 라떼 한 잔 더 주기 114
찢어진 바지 118
3장 자치구 공무원 탈-출
정신과 진료 시작 122
마지막 피난처 주민센터 발령 125
미친 주민센터 생활 127
눈물을 흘리며 출근하는 금요일 130
내일이 안 왔으면 133
일촉즉발 화장실 찾기! 134
나는 나쁘다 138
제빵기술을 배우다 141
인사교류 143
새 출발 146
숨어있던 강박증의 폭발 149
학업휴직과 자퇴 151
1부를 마치며 153
2부 나는 약 먹는공무원입니다.
1장 치료에 대한 이야기
1년을 기다린 인지행동치료 159
결벽증의 치료를 위한 노력 168
심리상담에 대한 생각 171
약 먹기 진짜 싫었지만 178
첫째도 운동, 둘째도 운동, 셋째도 운동 182
9회말이 끝나고 연장전 유지치료 184
2장 치료를 받으며 들었던 생각들
휴직을 하고 놀고 먹다 189
생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한 생각 191
진짜 원하는 게 뭘까 194
끝까지 지켜야 하는 마음 196
공부가 약 먹여주냐? 198
서울대학교병원 지능&심리 검사 201
3부 나는 바지에 똥싸는 공무원입니다.
1장 나의 버라이어티한 똥이야기
3부를 들어가며 207
잊지못할 똥의 촉감 210
밤 12시 여학생과의 만남과 똥 221
나의 똥역사의 시작 226
군대에서의 똥사건 229
수영장에서 똥 싼 이야기 233
집으로 가는 길 위의 똥 234
2장 나의 판타스틱한 똥이야기
대학시절 나의 똥 이야기 238
구청에서 뿌지직! 출장가서 뿌직! 244
계단에 올라가면서 똥싼 일 250
소소한 똥싼 사건들252
최근의 똥 255
3부를 마치며 259
3부 부록 261
부록
인지적 오류 TOP 10
인지행동모델 소개 270
인지적 평가 다루기 273
흑백논리 & 이분법적 사고 276
과잉 일반화 283
부정적 확대해석 285
나쁜 이름 붙이기 293
엉터리 예언자 299
감정적 심판자 308
불공평 저울러 317
부정적 자기해석 328
감시 피해자 335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의 오류 341
독심술적 오류 348
인지행동치료 후 심리검사를 했다. 상담사의 비웃는 태도가 칼날이 되어 마음의 연필을 위태롭게 깎아내려갔다. 그러다 잘못 부러지기라도 하면 잊지 못할 진상환자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았다. 압력 밥솥의 잠금장치같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상담사는 내가 만났던 어떤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 보다 나의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4시간이 넘는 1대1 상담을 받은 적도 처음이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두 들은 그는 내 인생을 관통하는 핵심문제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김태우님은 전형적인ADHD입니다."
"네? ADHD요?"
나는 ADHD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통제불능 산만한 아이들, 장애인 주일학교 교사로 일하며 10년 넘게 봐왔던 정신지체학생들, 직장이었던 공립유치원의 특수학급 아이들이 생각났다. 그들은 독립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였다.
'그런데 내가? 내가 ADHD라고?'
믿기지가 않았다. 나는 과수석입학,학업 우수 장학금, 공모전 대상으로 700만원 상금과 유럽견학, 대기업 디자인 멤버쉽, 방학에는 디자인 전문회사 인턴으로 일했던 잘 나가는 대학생이었다. 교회의 예배를 빼먹지 않는 성실한 믿음 좋은 교회오빠였다. 공무원이 되서는 4년 6개월만에 9급에서 7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구청과 주민센터에서 일할 때도 원칙적인 업무처리로 유명했다.
하지만 의심도 잠시였다. 나의 ADHD 진단은 내가 찾던 마지막 하나의 퍼즐조각이었다. 나의 문제 행동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게된 핵심조각이었다. 문제 행동은 내 사전에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계획 없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아무 준비없이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무작정 퇴사 후 사업에 도전하고 바로 폐업했다. 직장에서 휴직하고 생각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연애를 하면 계획없는 데이트로 언제나 허둥지둥댔다. 계획력이 약하니 일의 규모를 알 수 없어 생각나는데로 일을 벌린 후 마무리를 못짓는다. 2021- 22년 2년 동안 나는 여러가지 일에 도전했다. 미국변호사 로스쿨을 준비했고 의대를 목표로 수능공부를 했다. 제빵기능사, 제과기능사, 전기기능사를 공부했다. 빵집과 서점창업을 알아봤다. 신학대학원에 관심이 있어 성경고사문제집을 샀다. 심리학에 흥미가 있어 임상심리사 필기문제집을 샀다. 소설, 에세이, 그림책, 이모티콘 작업도 했다.
그 중에 성공한 것은 제빵기능사 하나이다. 이처럼 무계획으로 일관된 삶을 살았다. 계획이 없으니 성취도 없어 패배감에 젖어 잠들고 다음날 똑같은 연기를 반복하는 슬랩스틱 코미디언이었다. 핸들이 고장난 자동차를 몰고 운전하는 것 처럼 여기 저기 부딪히며 제자리를 맴돌았다. 범퍼카도 아니면서 멈추지 않으니 결국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망가진 나는 자기통제를 못하고 특이행동을 했다. 조직생활이 어려워 부서를 계속 이동했다. 배변활동에 문제가 있고 수면시간을 조절하지 못한다. 업무, 과제, 약속, 일정부터 자전거, 카드, 장갑, 목도리, 우산, 선글라스, 옷 같은 물건을 수 없이 잃어버렸다. 혼자 있을 때 외국어같은 말을 쏟아낸다. 죄책감이 들면 3일 금식을 한다. 통제 받는 것을 싫어하지만 결벽증이 있어 병균을 통제하려한다. 오전 5시30분 새벽예배는 나가는데 직장은 지각한다. 여자친구를 특이하게 의심해 언제나 헤어짐을 당했다.
나의 특이한 행동들이 20대때는 교회나 학교에서 아이스 브레이킹 역할을 해서 친구들은 나를 보고 웃고 재밌어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사랑받는 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점심시간에 같이 밥먹을 친구 한 명이 없어 옥상계단에 숨어있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 걸까? 나도 내가 이해가 안되는 데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상담사는 나의 ADHD적인 본성과 조직문화, 공직생활, 사회규칙의 충돌로 인해 강박증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다고 했다.강박증 치료를 받고 있는 나에게 ADHD로 인해 강박증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강박증의 근원적인 문제는 ADHD였던 것이다. 왜 그걸 이제야 알게 된 걸까? 대한민국 정신의학과 최고 권위자도, 대학병원 교수도, 상담비용이 수 십만원하는 상담사도 내가 ADHD라는 말은 한번도 꺼내지 않았다.
언젠가 엄마에게 태몽을 물어본 것이 생각났다. 엄마가 꿈속에서 너무나도 탐스러운 복숭아 하나를 봤다고 했다. 그런데 반대쪽을 보니 상해 있었다. 이걸 딸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한쪽이 너무나도 탐스러워 결국 땄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태어났다. 엄마의 태몽처럼 나는 반은 탐스럽고 반은 썩은 복숭아같다. 좋아하는 일도 힘들면 바로 그만두었다. 사람들도 처음에는 나를 좋아했다가 결국 나를 떠났다.
'나의 운명은 결국 그런 걸까? 탐스러워서 땄는데 상한부분을 보고는 버려버리는?'
다른 사람들은 나를 버려도 나는 그러면 안될 것 같다.나에게는 탐스러운 부분이 반이나 있으니까. 하지만 상한 부분도 내 일부인데 어떻게 해야할까?그것을 잘나 낼 수 있을까? 샴쌍둥이 분리수술처럼 실패하면 내가 죽어버리진 않을까? 원래 불가능한 건 아닐까? 내 운명은 원래 그런 건데 말이다.
상담사는 대뇌 전두엽의 문제로 ADHD가 있다고 했고 담당 주치의도 뇌의 어떤 회로가 고장났다고 말했다. 고장난 시스템이 과부하가 걸려 위험한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다. 엉망진창이 되버린 내 마음의 비밀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를 손에 쥔 것처럼 묘한 자신감도 생긴다.
다시 생각해보면 나를 분노케했던 상담사의 비웃음은‘내가 너같은 환자들을 잘 안다.’는 자신감의 미소였던 것 같다. 스텝이 엉망진창 꼬인체 비틀대던 나는 잠시 멈춰보려고 한다. 심호흡을 하고 나라는 퍼즐을 차분히 살펴본다. 맞지도 않은 갑옷을 입고 전쟁터에 나가 고군분투하다 지쳐 쓰러진 남자가 보인다. 그에게 따뜻한 위로를 해주고 싶다.
‘ADHD로 사느라 고생했어. 토닥토닥.’
"오늘도 불안한"는 강박증, 결벽증, ADHD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한 공무원의 일상을 담은 솔직하고 진솔한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끊임없는 불안과 싸우며, 공무원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냅니다. 이 책은 불안과 강박이 어떻게 일상 속에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고뇌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저자의 글은 단순한 자기 고백을 넘어, 같은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에게 큰 위로와 공감을 줍니다. 또한, 정신 건강 문제를 투명하게 다루며,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보이지 않는 고통에 대한 이해를 넓혀줍니다. "오늘도 불안한 남-자"는 불안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며, 스스로의 불안과도 마주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태우
크리스천, 디자이너, 전직 7급공무원, 작가, 유튜버,
출판사 사장, ADHD, 강박증, 결벽증, INFP 입니다.
그림/만화 김태우
크리스천, 디자이너, 전직 7급공무원, 작가, 유튜버,
출판사 사장, ADHD, 강박증, 결벽증, INFP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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