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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완역본)

세계교양전집 32
알베르 카뮈 지음 | 구영옥 옮김
올리버

2024년 09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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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0.53MB)
ISBN 9791193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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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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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에 발표된 《페스트》는 ‘페스트’라는 참혹한 비극을 마주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절망적인 재앙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알베르 카뮈는 이 책을 통해, 절망에 맞선다는 것은 결국 희망을 놓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진정한 ‘반항’이며 ‘인간’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 말하고 있다. 20세기 프랑스 문학이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죽음의 공포와 유배의 감정, 생이별의 아픔 등을 겪은 동시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으며 출간 한 달 만에 초판 2만 부가 판매되었고, 같은 해에 작품성을 인정받아 프랑스 ‘비평가상’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프랑스어판만으로 50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세계적인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전염병의 창궐과 도시 봉쇄, 죽음과 생이별의 경험은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한 우리들에게도 낯선 기억이 아니다. 《페스트》는 지금 세대에게도 깊은 충격과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1부 9
2부 77
3부 181
4부 201
5부 285

작가 연보 332

P. 48
전쟁이 발발하면 사람들은 “곧 끝날 것이다. 전쟁이란 어리석은 짓이니까.”라고 말한다. 전쟁이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막지는 못한다. 어리석음은 지속되고 있다. 사람들이 자기만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 시민들도 자기만 생각했다. 달리 말하자면 인본주의자였고, 그래서 그들은 재앙을 믿지 않았다. 재앙은 인간의 척도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래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곧 잊힐 나쁜 꿈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나쁜 꿈이 항상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점점 더 끔찍한 악몽이 되어 결국은 사라지는 것은 인간이다.

p. 139
“그렇지는 않아요. 파늘루 신부는 학자예요. 죽음을 충분히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진리에 관해서 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작은 시골 마을의 신부라도 자신의 교구에서 신자들과 자주 만나고, 죽어 가는 사람의 숨소리를 들어 본 사람이라면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할 겁니다. 신부라면 재앙의 탁월함을 증명하기 전에 치료부터 할 거예요.”

P. 140
의사는 어둠 속에서, 그 대답은 이미 했다면서 전능한 신을 믿었다면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그의 손에 맡기고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상 누구도, 심지어 신을 믿는다고 생각하는 파늘루 신부조차도 이런 신을 믿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도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그런 점에서, 리외는 있는 그대로의 창조된 세계에 맞서서 진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 204
이런 무관심한 태도는 고역에 지칠 대로 지쳐서 그저 일상의 과업이나 겨우 수행하면서, 최종 작전이나 휴전의 날도 더 이상 원하지 않는 대규모 전쟁의 전투원에게서나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p. 207~208
이 재앙과 계속 싸우던 사람들은 점차 깊은 피로감을 느꼈는데, 이런 상태가 미치는 가장 큰 위험은 외부 사건이나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될 대로 되라는 태만함이었다. 당시 그들에게는 절대 필요하지 않은 행동이나 자신의 힘에 부치는 모든 행동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P. 234
“아니요, 신부님. 저는 사랑에 관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렇게 고통받는 세상이라면 저는 그 세상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지 않을 겁니다.”

P. 270
그러므로 이 전염병이 가르쳐 준 것이라고는 선생님과 함께 싸워야 한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요.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 안에 전염병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해요. 왜냐하면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방심하는 순간 다른 사람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전염시키지 않도록 자신을 항상 감시해야 해요. 병균이 그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 외에 휴식, 건강, 청렴, 순수는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의지예요. 거의 아무도 감염시키지 않은 정직한 사람은 가능한 한 방심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사람이에요.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으려면 의지와 긴장감이 필요하니까요!

P. 330
그러나 이 연대기가 최종 승리의 연대기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성인이 될 수 없고 재앙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 의사가 되려고 애쓰는 모든 사람이 개인적인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수행해 나가야 할 것에 대한 증언일 뿐이다.

절망적인 재앙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알제리의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에서 언젠가부터 쥐들이 거리로 나와서 비틀거리다 죽어 나간다. 정부는 곧 페스트를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한다. 갑작스러운 전염병의 창궐과 도시 봉쇄로 인해 도시는 대혼란에 빠지고, 시민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눈앞에 닥쳐온 재앙에 대응한다. 주인공 리외는 의사로서의 자기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 페스트에 맞서는 사람이다. 영웅도 아니고 어떤 거창한 목적도 없는 그는, 의사로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외지 사람인 타루는 어떤 목적으로 오랑에 와 있는지 알 수 없는 인물로, 리외를 도와 자원봉사자를 꾸리고 보건대를 조직한다. 파늘루 신부는 페스트를 사악한 인간들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 역설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페스트에 걸린 한 아이의 비극적 죽음을 겪으며 변화한다. 시청에서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소시민 그랑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보건대에 헌신한다. 취재차 오랑에 왔다가 발이 묶인 기자 랑베르는 파리에 있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탈출을 계획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한 사람, 코타르만이 페스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데….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인간의 길

《페스트》에 등장하는 인물 중 리외와 타루는 알베르 카뮈의 철학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리외와 타루가 페스트에 맞서 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페스트에 맞섰던 것일까? 타루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 안에 전염병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해요. 왜냐하면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방심하는 순간 다른 사람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전염시키지 않도록 자신을 항상 감시해야 해요. 병균이 그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 외에 휴식, 건강, 청렴, 순수는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의지예요. 거의 아무도 감염시키지 않은 정직한 사람은 가능한 한 방심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사람이에요.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으려면 의지와 긴장감이 필요하니까요!” 리외는 또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 연대기가 최종 승리의 연대기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성인이 될 수 없고 재앙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 의사가 되려고 애쓰는 모든 사람이 개인적인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수행해 나가야 할 것에 대한 증언일 뿐이다.” 즉 아무리 현실이 절망적이라고 해도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하고, 자신의 길을 가야만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부조리’한 세상에 맞선 우리 인간의 ‘반항’이며, 우리 인간이 걸어가야 할 길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작가정보

1913년, 알제의 몽도비에서 태어났다. 포도 농장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한 뒤, 청각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이후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 대학에서 평생의 스승인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았다. 1942년에 소설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프랑스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고, 같은 해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발표하면서 철학적 작가로도 인정받았다. 1944년에 발표한 희곡 〈오해〉, 〈칼리굴라〉를 통해 극작가로도 자리매김했다. 1947년에 발표한 소설 《페스트》는 그에게 상업적인 성공과 더불어 ‘비평가상’을 가져다주었다. 1951년,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철학적 문제작 《반항하는 인간》을 발표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설 《전락》을 발표하고, 그 이듬해인 1957년에 마침내 44세의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서 신화가 된 그는 하지만 3년 뒤인 1960년 1월 4일, 몽트로 근교 빌블르뱅에서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수상록》, 《이방인》, 《파브르가 사랑한 곤충》, 《나무처럼 생각하기》, 《어린 왕자와 다시 만나다》,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우리, 앞으로 뭐 먹고 살지?》, 《플라스틱 세상》, 《달콤한 코바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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