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주역 강독
2024년 09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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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8.96MB)
- ISBN 9791191998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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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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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에 따르면, 『주역』은 결코 미신에 근거하여 사주를 따지는 점술서가 아니다. 이 경서는 우리가 맞닥뜨리는 모든 상황에서의 가장 적절하면서도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담긴 철학적 성취이자 동양사상의 체계를 기념비적으로 완성해낸 텍스트다. 그렇기에 『주역』은 평범한 이야기 속에 인문의 세상을 녹여서 시공을 초월한 진리와 지혜를 추구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우리에게 일관된 방향을 찾아주는 나침반처럼 현명한 인생의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 경전에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도덕의 언어 대신에 이 괴로운 삶을 강인하게 버텨낼 수 있도록 하는 현실의 언어, 단단한 삶의 지침들이 가득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주역』의 핵심인 64괘의 본문을 정확하게 독해하고, 거기에 담긴 뜻을 사색하는 게 먼저다. 『하루 한 장 주역 강독』의 저자 한덕수는 64개의 괘사(卦辭), 384개의 효사(爻辭)를 면밀하고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로부터 불확실한 세계와 맞서기 위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르침에 초점을 두며 강독을 시작한다. 저자는 모든 괘사와 효사 밑에 직역(直譯)을 달고, 직역한 바를 현대의 언어로 상세히 풀면서 『주역』을 쓴 문왕의 뜻을 오직 바르고 쉽게 전달하는 데 힘을 쏟는다. 책의 감수를 맡은 신창호 고려대 교수가 “이 강독은 삶의 지혜, 인간의 생명력으로 가득하다.”라고 평했듯, 한덕수는 삼천 년 전의 문왕에게서 가장 아름답고 강한 인간성의 빛을 찾아내서 우리 앞에 복원한다. 이 경전에선 지혜로움이 깃들지 않은 단 하나의 문장도 찾을 수 없다는 형형한 신념을 갖고.
○ 서문
제1장 건乾 하늘이 만물을 주관한다
- 모든 것은 변하므로, 끊임없이 성찰하며 나아가라
제2장 곤坤 땅은 만물을 낳고 기른다
- 만물을 품은 대지처럼, 스스로를 크고 넓게 다스려라
제3장 둔屯 꽉 막혀서 나아가기 어렵다
- 어려운 시기엔 스스로를 낮추어라
제4장 몽蒙 어린아이의 미숙함은 당연하다
- 자신의 부족함을 쉼 없이 깨우쳐라
제5장 수需 목마른 초목에는 믿음이 필요하다
- 조급해하지 말고, 때를 기다려라
제6장 송訟 송사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한다
- 승리보다 중요한 포용의 덕을 간직해라
제7장 사師 미천한 장수는 수레에 시체를 싣는다
- 사람을 이끄는 데 필요한 도리를 명심해라
제8장 비比 갈라진 논에 물이 고인다
- 서로 돕는 일의 힘을 믿어라
제9장 소축小畜 구름은 있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다
- 부부 사이엔 결코 마음의 문을 닫지 마라
제10장 리履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물리지 않는다
- 과거에 걸어온 길을 면밀히 살펴라
제11장 태泰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온다
- 크고 위대한 것을 향해 막힘없이 나아가라
제12장 비否 꽉 막히니 사람의 길이 아니다
- 가장 어려운 시절에 가장 바르게 살아가라
제13장 동인同人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 뜻을 같이하는 이를 명민하게 찾아라
제14장 대유大有 하늘에 빛이 있으니 크게 이룬다
- 넘치고 부유한 시절에도 진중한 마음을 잃지 마라
제15장 겸謙 겸손한 태도가 상책이다
- 겸손하고, 다시 겸손하라
제16장 예豫 미리 준비하여 기쁨이 있게 한다
- 매사 결연히 임하여 내일을 준비하라
제17장 수隨 소인에게 매이면 장부丈夫를 잃는다
- 유연한 자세로 순리를 따라라
제18장 고蠱 벌레가 질그릇 안에 가득하다
-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바로잡아라
제19장 임臨 양의 기운이 세상에 임하다
- 한 나라의 군주처럼 통찰력을 발휘해라
제20장 관觀 바람이 불고 있으니 흔들림을 본다
- 자신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해라
제21장 서합噬嗑 위턱과 아래턱으로 깨물어 씹는다
- 오직 의롭게 살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라
제22장 비賁 자연은 철마다 제 몸을 가꾼다
-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추구해라
제23장 박剝 우뚝 솟은 산이 비바람에 쓸리고 깎인다
- 어려운 시절일수록 스스로를 더욱 엄하게 대해라
제24장 복復 멈추고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 모든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잊지 마라
제25장 무망无妄 밭을 갈지 않아도 거둔다
- 욕심에 취해 경거망동하지 마라
제26장 대축大畜 창고에 알곡이 가득 쌓여 있다
- 역량을 쌓는 일을 멈추지 마라
제27장 이頤 음식을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다
- 절제와 수양에 힘써 그 덕으로 다른 이를 길러라
제28장 대과大過 마룻대가 약해져서 흔들린다
- 스스로의 한계를 직시해라
제29장 감坎 오가는 데가 온통 구덩이뿐이다
- 위태롭고 험난한 시간은 정면으로 돌파해라
제30장 리離 불은 홀로 타오를 수 없다
- 유순하고도 단호하게 내일을 맞이해라
제31장 함咸 여인을 취하면 길하다
- 스스로를 비움으로써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라
제32장 항恒 언제나 한결같고 변함이 없다
- 깊이 사랑하고, 결코 변치 마라
제33장 둔遯 물러나서 시류時流를 관찰한다
-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라
제34장 대장大將 장대한 사람이 바르게 행동한다
- 오로지 공명정대해라
제35장 진晉 시기를 적중하여 놓치지 않는다
- 나아가야 할 순간, 머뭇거리지 마라
제36장 명이明夷 어둠이 내리면 새도 날개를 접는다
- 자신을 감추는 지혜를 잊지 마라
제37장 가인家人 착한 아내 어진 어미가 집을 지킨다
- 진실한 믿음으로 가족을 대해라
제38장 규睽 서로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 작은 일부터 성심을 다해라
제39장 건蹇 위험을 감지하고 멈추니 지혜롭다
- 멈추어야 할 때를 알아라
제40장 해解 겨우내 굳었던 얼음이 풀린다
- 지금 해결할 일을 해결해라
제41장 손損 덜고 더하는 것은 때에 따른다
- 손해를 봐야 하면 마땅히 그리해라
제42장 익益 신발 끈을 고치고 바르게 간다
- 나누고 베푸는 일에 주저하지 마라
제43장 쾌夬 빠르게 결단하고 행동한다
- 결단해야 할 때, 과감히 결단해라
제44장 구姤 여인을 만났으나 억세다
- 인연을 귀하게 여겨라
제45장 췌萃 모이고 흩어지는 이치를 본다
- 모이고 흩어질 때를 현명히 판단해라
제46장 승升 천리마에 올라탈 때가 되었다
- 솟아올라야 할 때를 놓치지 마라
제47장 곤困 사방이 꽉 막혀서 답답하다
- 곤궁한 상황에서도 뜻을 잃지 마라
제48장 정井 우물은 잠잠해 보여도 끊임없이 솟아난다
- 물처럼 살아가라
제49장 혁革 군자는 표변하고 소인은 낯빛만 바꾼다
- 끝없이 혁신해라
제50장 정鼎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이 잘못이다
- 정신의 기틀을 확고하게 잡아라
제51장 진震 놀라서 그만 소중한 것을 떨어뜨린다
- 어떤 상황에서든 진중하고 또 진중해라
제52장 간艮 큰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
- 그쳐야 할 때에 반드시 그쳐라
제53장 점漸 서서히 크는 나무가 거목이 된다
- 바른 마음으로 흐트러짐 없이 나아가라
제54장 귀매歸妹 혼인은 사람의 끝이고 시작이다
- 내면의 아름다움을 귀하게 여겨라
제55장 풍豐 한곳에 모이니 풍성하다
- 현재의 풍요로움에 취하지 마라
제56장 여旅 나그네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 경망스러움을 버리고 스스로를 낮추어라
제57장 손巽 공손하게 낮추어야 통한다
- 공손하되, 스스로 중심을 지켜라
제58장 태兌 화합하니 기쁨이 있다
- 기뻐하되 매사에 신의와 정성을 쏟아라
제59장 환渙 무리가 중심을 잃고 흩어진다
- 흩어지되, 모여야 할 때 굳건히 모여라
제60장 절節 절약은 형통하나 고절은 바르지 못하다
- 절제하되, 일어서야 할 때 힘차게 일어서라
제61장 중부中孚 돈독한 믿음은 돼지와 물고기에까지 미친다
- 성실하고 참된 믿음을 앞세워라
제62장 소과小過 조금 지나치니 오히려 유익하다
- 조금 지나치더라도, 결코 교만하지 마라
제63장 기제旣濟 다 이루어졌으니 격동의 시대가 끝났다
- 완벽을 추구하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진리를 잊지 마라
제64장 미제未濟 그 끝은 없고 영원히 변화할 뿐이다
- 영원한 변화 속에서도 당신이 가야 할 길을 잃지 마라
『주역』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에게 일관된 방향을 찾아주는 나침반처럼 현명한 인생의 지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불행한 일은 최소한으로 겪고 좋은 일은 최대한 누리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이 경전엔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도덕의 언어 대신에 이 괴로운 삶을 강인하게 버텨낼 수 있도록 하는 현실의 언어, 단단한 삶의 지침들이 가득하다.
- 「서문」 중에서
이를 일러 『계사하전(繫辭下傳)』에서는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의 순서대로 변한다고 하였다. 궁즉변이란 모든 것은 궁극에 이르면 반드시 변하게 되어 있고, 변즉통은 변하면 그 무엇과도 통하게 되며, 통즉구는 한번 통하면 그 선상에서 영구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우주의 법칙이고 세상의 순리이며 『주역』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이다.
- 「제1장 건(乾) 하늘이 만물을 주관한다」 중에서
『서경(書經)』에는 “망수행주(罔水行舟)”라는 말이 있다. 물이 없는데 배를 띄운다는 뜻이다. 즉, 순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가리킨다. 그러니 물이 없고 메마른 곳에서는 수레를 굴리고, 물이 넘실대는 곳에서는 배를 띄우면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는 의외로 단순하고 명료하다.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한 원리를 너무 진중하게 생각한 나머지 스스로를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놓고는 거기서 헤어 나오질 못하곤 한다.
- 「제3장 둔(屯) 꽉 막혀서 나아가기 어렵다」 중에서
『계사상전(繫辭上傳)』에서는 “이인동심기리단금(二人同心其利斷金)이요, 동심지언기취여란(同心之言基臭如蘭)”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도 끊을 수 있고, 같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은 향기로움이 난초와 같다는 것이다. 부부가 합심하면 단단한 쇳덩어리도 자를 수 있으며, 남들에게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능히 이룰 수 있다. 또 진심에서 주고받는 말은 난초의 향기와 같다고 하였으니 부부가 화합하여 풍기는 향기는 그 무엇보다도 맑고 향기롭다는 뜻이다.
- 「제9장 소축(小畜) 구름은 있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다」 중에서
평탄한 시절이 기울면 예전에 겪었던 가슴 아픈 시절로 되돌아가야 한다. 잘나가는 시기에는 태평성대가 영원히 지속되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흥했다가 망하고 융성했다가 쇠퇴하는 흥망성쇠(興亡盛衰)의 이치는 늘 반복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만하거나 부주의하지 않고, 언제나 긴장하면서 불운에 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좋은 시대는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주역』의 가르침이다.
- 「제11장 태(泰)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온다」 중에서
모든 사람은 천성적으로 가득 찬 것을 시기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한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다. 그래서 겸(謙)을 높으면서도 빛나고 낮아 보여도 뛰어넘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낮은 것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높고 밝아서 넘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겸(謙)’ 장에서 말하는 군자의 길이자 끝마침이다.
- 「제15장 겸(謙) 겸손한 태도가 상책이다」 중에서
『주역』에서 역(易)은 반복해서 순환하는 것일 뿐, 죽고 사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항구히 죽지 않는다는 건 형체가 아니라 그 뜻이라고 봐야 한다. 항구한 도리를 변함없이 지키면 영원히 죽지 않는다. 중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중정(中正)의 도를 잃지 않고 바르게 처신하는 자세를 말한다.
- 「제16장 예(豫) 미리 준비하여 기쁨이 있게 한다」 중에서
말에 관해서도, 몸가짐에 관해서도, 이 세상의 그 어떤 일에 관해서도 적당한 때에 그칠 줄 아는 것은 매우 현명한 처신이다. 또한 제아무리 올바른 도리를 행한다고 할지라도 그쳐야 할 때 적당하게 그칠 줄 아는 것이 미덕이다. 이것은 중용의 본질이기도 하지만, 『주역』에서 말하고자 하는 절(節)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 「제27장 이(頤) 음식을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다」 중에서
천재지변의 대표적인 것은 불로 인한 재앙과 물로 인한 재앙이다. ‘감(坎)’ 장의 중수감(重水坎)은 물이 거듭되고 있음을 뜻하니, 큰 장마나 홍수와 같은 물로 인한 재앙이다. 『주역』에선 이처럼 세상이 혼란스러운 형국에 처했을 때에도 “상덕행습교사(常德行習敎事)”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천지의 운행에 큰 변화가 일어나거나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군자는 덕을 떳떳하게 행하고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제29장 감(坎) 오가는 데가 온통 구덩이뿐이다」 중에서
관대하게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자신의 총명함을 감추는 것은 지혜로워야만 가능한 일이다. 암흑의 시대에는 크나큰 덕이 오히려 박해를 받고 상처를 입게 된다. 상식과 도리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온갖 고초를 겪지만 먼 훗날을 위해서는 자신의 명석함을 감추고 참아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어둠을 씀으로써 밝음을 지향하라는 『주역』의 가르침이다.
- 「제36장 명이(明夷) 어둠이 내리면 새도 날개를 접는다」 중에서
그러나 한번 힘을 받고 올라가면, 한 사람의 운명에도 강력한 추진력이 생긴다. 그 기류에 편승하든가 아니면 쥐 죽은 듯 납작 엎드려 있든가 해야 한다. 시세를 파악하고 자신의 분수를 알면 엎드려 있어도 답답하지 않다. 어물쩍대며 서 있다가 다치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치를 아는 것이 현賢이며, 그 이치를 실행하는 동력을 『주역』에서는 변(變)이라고 하였다.
- 「제46장 승(升) 천리마에 올라탈 때가 되었다」 중에서
사람은 세월을 따라 변해가면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한다. 그것이 지혜라는 보석으로 변하고, 거기서는 삶의 진한 향기가 어려 있다. 공자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 군자라 일컬으며, 이들에 관해 “군자삼변(君子三變)”이라고 가르친다. 멀리서 바라보면 엄숙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따스한 인간미가 넘치고, 그 말을 들어보면 합리적이고 이치가 있다는 것이다. 군자라는 개념은 정체되어 있지 않고 진취적으로 자신을 갈고닦는 인간이 세상의 모든 존재 중에서도 최고로 아름답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러준다.
- 「제49장 혁(革) 군자는 표변하고 소인은 낯빛만 바꾼다」 중에서
뜻이 있어야 의연하게 일어설 수 있고,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고사처럼 멈추지 않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 보면 누군가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약한 바람일지라도 거듭하여 불면 천하의 모든 만물을 움직일 수 있다고 일렀으니, 이것이 “무초유종(无初有終)”으로서 처음은 없지만 끝은 있다는 가르침이다.
- 「제57장 손(巽) 공손하게 낮추어야 통한다」 중에서
달콤한 유혹을 물리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괴로운 일에 가깝다. 그 괴로움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절이다. 그러한 절을 지킴으로써 마침내는 참된 행복이 인간에게 찾아와서 깃든다. 이를 일러 『법구경』에서는 “삶을 괴로워하지 않고 죽음을 근심하지 않으면 도를 쉽게 깨달을 수 있으니, 바르게 살아갈 뿐 근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 「제60장 절(節) 절약은 형통하나 고절은 바르지 못하다」 중에서
인간사회에서도 조금 지나친 욕심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생명의 원천이 되기도 하며, 우리 사회를 역동적으로 밀고 나가는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주역』에서는 때를 보는 바에 민감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니, 지나침에 관해서도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누군가의 역량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 「제62장 소과(小過) 조금 지나치니 오히려 유익하다」 중에서
미제未濟는 『주역』의 64괘 중 마지막 장이다. 그런데 마치는 것이 아니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조심하라고 한다. 세계는 그 끝이 없고 계속해서 변화할 뿐이니 그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지구가 탄생한 지도 벌써 약 46억 년이나 되었고, 현생 인류가 이 세상에 나타난 지도 어느덧 3만 년이 되었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천재지변은 수도 없이 일어났고 사회가 격동하는 시기마다 위기와 동요도 자연스럽게 되풀이되며 나타났다.
- 「제64장 미제(未濟) 그 끝은 없고 영원히 변화할 뿐이다」 중에서
“이 강독은 삶의 지혜, 인간의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 신창호(고려대 교수, 前 한중철학회 회장)
지금 『하루 한 장 주역 강독』을 펴들어야 하는 이유
주역의 오묘하고 깊은 세계에 담긴 진리를
쉽고, 정확하고, 바르게 담아낸 최고의 강독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다. 모두가 무한 경쟁에 시달리며 자신의 앞날을 불안해하는 중이다. 그렇게, 다시 『주역』의 시대가 도래했다. 왜 그런가? 왜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 『주역』을 읽어야 하는가? 이 경전은 유교의 사서삼경 중 하나이되, 우리 인생을 있는 그대로 파헤치면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삶을 강인하게 밀고나갈 것을 권장하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주역』은 통치자의 입장에서 고분고분하게 자기 위치를 지킬 것을 주문하는 유가의 주류적 사상과는 거리가 멀다. 동양사상의 철학적 근원이자 모태인 『주역』은 인문(人文)의 세상이 녹아든 대서사시이며, 힘든 시절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구체적인 삶의 지혜와 통찰을 거침없이 건네는 경서이다.
그래서 『주역』은 이 세계를 광활하게 파악하며 인간과 우주에 관하여 고민했던 모든 지성에게 더없이 사랑받아 왔다.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의 대가 칼 구스타브 융과 과학의 역사에 불후의 이름을 새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등은 이 경전에 한없이 매료되었다. 공자(孔子)는 만년에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주역』을 읽었으며,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 역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전란에서도 『주역』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또한 자기 삶 자체가 『주역』 안에 다 있었다고 술회하며 일평생 『주역사전(周易四箋)』을 편찬하는 일에 심취했다. 그러니 이 경전의 가치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주역』에는 시공을 초월해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 우리가 맞닥뜨리는 모든 상황에서의 가장 적절하면서도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들어 있는 것이다.
“매일 한 장씩 강독해가는 『주역』의 심오한 세계는
당신을 완전히 뒤흔들고, 당신을 더 강인하게 만들 것이다.”
20여 년간 『주역』을 연구해왔던 작가 한덕수는 이번 책 『하루 한 장 주역 강독』을 통해서 이 경전이 지니고 있는 폭발적인 힘과 지혜를 집대성했다. 작가는 『주역』의 본문을 이루는 모든 괘와 효를 샅샅이 독해하며 삶의 법칙과 가능성을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주역』의 말을 통해 우리 인생의 문제 하나하나를 차분히 풀어나가면서 인생의 교훈과 지침을 탐구한다.
한덕수는 이 경서가 힘든 시절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통찰을 담고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삼천 년 전, 감옥에 기약 없이 갇힌 채 자기 때문에 아들이 원통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또 자신도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그 위태로운 상황에서 문왕은 실로 믿을 수 없는 의지를 갖고 『주역』을 완성해냈다고. 그러니 문왕처럼 지금 어려운 처지에서 괴로워하고 있다면, 도저히 헤쳐 나오기 힘든 난관 속에서 번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라고. 책 속에 당신이 간절히 찾던 길이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매일 한 장씩 강독하는 『주역』의 심오한 세계가 독자를 완전히 뒤흔들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는 동양 고전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인 이 경전을 문왕의 뜻 그대로 전하는 데 역점을 두었으며, 『주역』의 핵심인 64괘의 본문에서 현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르침에 초점을 맞춘 채 한 문장 한 문장 어떤 경계에도 얽매이지 않은 성찰을 이어간다. 한덕수는 이 경전엔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도덕의 언어 대신 괴로운 삶을 강인하게 버텨낼 수 있도록 하는 현실의 언어, 단단한 삶의 지침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주역』의 문장에 넘쳐흐르는 현대적 의의를 간파하고 자기 안에서 치열한 사색을 거친 뒤에 쉽고 힘 있게 풀어낼 수 있었다.
“이 경전에선 지혜로움이 깃들지 않은
단 하나의 문장도 찾을 수 없다.”
『주역』은 결코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은 텍스트다. 복잡한 원리로 만들어진 괘상(卦象)을 비롯해 수백 년간 이 경전에 철학적 해석을 덧붙인 역전(易傳)에 더하여, 역술과 사주명리의 관점에서 덧붙여진 온갖 주석들까지 고려하다 보면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질려버리기도 쉽다. 한덕수에 따르면, 이런 식의 주역 읽기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방식이다. 『주역』은 아주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진리와 지혜를 추구하고 있기에 그 안에서 펼쳐지는 세계는 오묘하고도 깊다. 그 오묘함을 정확하게 밝히고, 64괘 안에 광활하게 펼쳐진 64갈래 인생의 길에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삶의 지혜와 지침을 구하는 주역 독해가 간절한 이유다.
그러므로 언제나 『주역』의 핵심인 64괘의 본문을 면밀하게 해석한 뒤 거기 담긴 뜻을 사색하는 게 먼저다. 한덕수는 『주역』을 미신에 근거하여 사주를 따지는 점술서라고 보는 관점을 철저히 배격하면서 64개의 괘사(卦辭), 384개의 효사(爻辭)에 담긴 가르침과 통찰을 깊이 음미한다. 그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모든 괘사와 효사 밑에 직역(直譯)을 달았고, 직역한 바를 현대의 언어로 상세히 풀었으며, 본문의 해석을 뒷받침하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고전과 현자(賢者)들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럼으로써 그는 『주역』이 담고 있는 지극한 구체성과 현실성, 그윽한 인문의 향취, 그리고 인간성의 불변하는 진리를 비로소 현대의 독자들 앞에 복원할 수 있었다.
『하루 한 장 주역 강독』의 감수를 맡은 신창호 고려대 교수(前 한중철학회 회장)는 이 책을 일러 “인간이라는 소우주의 활발한 생명력을 담은 텍스트”이자 “삶의 지혜를 한껏 담은 채 상식 너머의 상식, 의미 너머의 의미를 현재의 시대정신에 비추어 고민하는 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한덕수의 작업을 통해 『주역』의 문장들은 삼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 우리에게도 나침반처럼 일관된 인생의 지표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이 경전의 본질과 정수는 결코 난해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란 존재 그 자체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잘되고 있는 사람에겐 그 시간을 흔들림 없이 이어나갈 힘을 주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겐 그 어려움을 떨쳐나가는 힘을 주는 책, 『주역』
요컨대 『하루 한 장 주역 강독』은 독자들에게 『주역』의 세계를 가장 탁월하면서도 통찰력 있게 전하는 강독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역(易)’이란 우주의 모든 만물이 쉬지 않고 변하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 역시 마찬가지라는 사상적 개념 체계다. 세상은 멈춘 것 같으면서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는 혼돈에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 그리고 그 법칙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는 것이 바로 역의 논리다. 모든 것은 변하면서도 항상 그대로이다. 각자가 맞닥뜨린 상황은 천차만별이지만, 저마다의 사정 속에서도 언제든 우리가 의지해야 할 불변의 미덕은 있다. 그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세상천지는 내 것도 아니지만 그 누구의 것도 아니므로 공평하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 세상은 공평하지도 않고, 평등하지도 않다. 삼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린 다 그처럼 불공평하고 불평등한 세계에서 살아가야 한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그에 따라 모든 사물은 시시각각 변한다. 이 우주엔 그 끝이 없고 계속해서 변화할 뿐이다. 우린 그 변화에 잘 적응하며 유연하면서도 굳건하게 자기 인생을 살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한덕수의 『하루 한 장 주역 강독』은 바로 이 질문의 답을 찾는 모든 이들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작가정보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평생에 걸쳐 사업을 계속해왔고, 경영 일선에서 치열한 나날을 보내면서도 지식과 학문에 대한 갈증으로 인쇄된 종이 냄새를 잊어본 적이 없다. 30대 이후 동양고전을 비롯한 광범한 분야의 인문 서적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2018년부터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2022년 계간 시전문지 《사이펀》의 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2019년 산문집 『버릴 줄 아는 용기』, 2020년 시집 『진정한 나의 것』을 출간했다. 현재는 모든 사업을 접고 《C1NEWS》 논설위원으로 재임하며 글을 쓰고 있다. 『주역』을 비롯한 동양철학에 담긴지혜를 깨닫고 통찰하는 즐거움으로 예순의 삶을 풍요롭게 맞이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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