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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살찌는 건 정말 내 탓일까?
박승준 지음
청아출판사

2024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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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4.75MB)
ISBN 978893682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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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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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찌는 건 그저 많이 먹고 게으르기 때문일까?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알게 모르게 우리를 비만해지게 만드는 원인을 낱낱이 파헤친다!

왜 우리는 쉽게 살이 찔까? 힘들게 살을 뺐다 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요요는 우리를 또다시 좌절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제시된 다이어트 방법만 해도 무려 2만 6천 건이 넘는다고 하니, 수많은 사람이 체중 문제로 씨름해 왔으며 그 어떤 방법으로도 다이어트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 실패율은 무려 99.5%에 달한다고 한다. 흔히들 음식을 과하게 먹고,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만이 된다고 말하는데, 정말 탐식과 나태 같은 개인적 책임 때문에 현대 사회에 비만이 만연한 걸까?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했고, 전 세계 비만 인구는 이미 10억 명을 넘어섰다. 비만 인구는 갈수록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며, 세계비만연맹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2035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초고도 비만인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소아·청소년 비만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의지력, 자제력 부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변화 등 여러 요인이 현대인을 비만으로 이끌고 있다. 우리는 이름하여 ‘비만 권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비만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현대인이 쉽게 비만해지는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본다. 비만은 생활 습관은 물론, 유전적, 진화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신체적 요인과 스트레스, 수면 부족, 호르몬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병인 만큼, 다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와 더불어 비만한 사람은 자기 관리를 못해서 살을 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인식도 바꿔야 한다. 이 책은 친절한 설명과 예시를 통해 비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개인과 더불어 정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비만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머리말

PART 1. 비만한 인류(Homo obesus)의 등장
뚱뚱한 게 죄라고?
비만은 유행성 질환인가?
전 세계를 휩쓴 비만의 물결

PART 2. 환경의 지배를 받는 우리의 몸
내가 쉽게 살찌는 게 조상 탓이라고?
뚱뚱한 산모와 통통한 아기
비만을 낳는 현대인의 식습관
운동 부족이 현대 사회 비만 유행의 원인인가?

PART 3. 비만이 초래하는 문제들
내장지방은 왜 나쁠까?
우리 사회는 비만한 사람을 만들어 내지만, 그들을 견뎌 내지는 못한다

PART 4. 인간 식생활의 변화
현대인이 마주한 잡식동물의 딜레마
영양주의의 함정
지방은 왜 나쁜 영양소가 되었나?
설탕의 배신

PART 5. 먹을거리가 우리 앞에 오기까지
현대 사회 먹을거리 생산의 명과 암
가공식품과 비만
슈퍼마켓의 진화와 비만
식품 산업이 찾아낸 비장의 전략

PART 6. 다이어터를 웃고 울리는 식욕의 비밀
비만을 설계하는 호르몬, 인슐린과 렙틴
굶는 다이어트는 백전백패
가짜 배고픔에 속으면
눈앞에 보이면 먹고 싶어지는 이유
의지로는 이길 수 없는 체중 설정값

PART 7. 비만과 거리 두기
알약 하나로 살을 쏙 뺄 수는 없을까?
열량 계산하지 않고 마음껏 먹기
주변을 잘 살피자
호르몬을 내 편으로 만들자
우리는 매일 수저로 투표한다

맺음말
참고 문헌

비만은 이제 부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개발도상국이나 신흥 산업 국가에서 생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처음에는 부자가, 나중에는 가난한 사람이 비만이 된다. 왜 가난할수록 비만율이 높아질까? 식단을 다양화하려면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가난한 가정에서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우선이기에 에너지가 높고 값이 싼 설탕, 전분, 기름과 가공식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사는 포만감을 줄 뿐 영양 공급은 충분치 않다. 《강요된 비만》에서는 “비만은 굶주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이 세상의 또 다른 질병”이라고 강조한다.
- ‘비만은 가난을 먹고 자란다’ 중

전 세계의 과체중 및 비만 인구는 198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이제 4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진화의 시간에서 보자면 눈 깜빡할 정도도 안 된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리 유전자가 변하진 않았을 것이다. 진화생물학에서는 “비만은 일종의 진화적 적응이자 그 적응의 오작동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우리 몸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사는 환경은 급격하게 변했다. 즉, 우리 몸과 현대 사회의 환경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이를 ‘불일치 패러다임(mismatch paradigm)’이라고 하는데, 이는 현대 사회에 만연한 비만을 설명하는 진화적 가설 중 하나이다.
- ‘내가 쉽게 살찌는 게 조상 탓이라고?’ 중

우리가 먹는 초가공식품 속에는 이처럼 많은 식품첨가제가 들어간다. 가공식품 시대를 사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식품첨가물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식품첨가물은 안정성을 확인받아야 하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최소한의 양만 사용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안정성이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다. 특히 어린이나 만성 질환 환자, 노인 등은 식품첨가물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또한 가공식품을 오랫동안 과도하게 먹다 보면 몸속에 식품첨가물이 쌓이면서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어떻게 왔을까?’ 중

인슐린과 코르티솔의 이중주가 스트레스로 인해 살이 찌는 것을 유도한다. 인슐린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지방 저장 호르몬이다. 코르티솔은 살이 붙는 부위를 결정한다. 특히 배에 있는 지방 세포에는 코르티솔 수용체가 다른 부위보다 최대 4배가량 많아서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면 복부에 내장지방이 잘 축적된다. 따라서 스트레스로 인해 인슐린이 증가하고 코르티솔이 증가하면 뱃살이 늘어나게 된다. 현대인에게 복부 비만이 흔해진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내장지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적응의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했다고 한다. 내장지방은 간 가까이에 있으므로 필요할 때 신속하게 간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는 더 이상 그런 경우가 없다. 내장지방은 선조들에게는 자산이었지만, 현대인에게는 빚일 뿐이다.
- ‘비만의 두 번째 조건, 스트레스’ 중

절식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체중 설정값 때문이다. 섭취 열량을 극단적으로 제한했을 때 우리 몸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보자. 뇌가 정한 체중 설정값으로 되돌리려는 음성 되먹임 작용과 체중을 줄이겠다는 의지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 전투의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다.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몸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반응을 의지만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섭취량 감소로 빠졌던 살은 다시 찌고, 절식 다이어트를 기근 상황으로 받아들인 뇌는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굶주림에 대비해 체중 설정값을 더 높인다. 이미 기초대사량이 줄어든 상황이니 다이어트 전보다 덜 먹지만 살은 더 찐다. 요요가 시작되는 것이다.
- ‘요요를 부르는 절식 다이어트’ 중

기나긴 흡연과의 전쟁을 생각해 볼 때, 담배에 대한 자유 선택 이론은 많은 사람의 건강을 해롭게 했으며 수많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 불간섭주의적인 접근법은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교육을 받았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소수 집단에서만 효과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누가 간섭하지 않아도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서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볼 때, 불간섭주의적 접근법은 성공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비만 문제의 해결을 개인의 의지에만 맡겨서는 안 되며,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
- ‘공중 보건 개입의 필요성’ 중

- 비만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 비만을 유도하는 현대 사회

한때는 뚱뚱함이 부의 상징이었던 적이 있었고, 푸근한 뱃살은 인품과 비례한다는 말도 있었으나, 이제 비만을 우호적으로 바라보던 시대는 지났다. 많은 사람이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탐욕적이라고 생각하며, 비만한 사람에 대한 혐오가 각종 차별과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비만은 단순히 외형적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질병이기에 편견 없이 비만을 바라보고 비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적, 사회적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비만 인구는 어쩌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했을까? 우리가 많이 먹고 게을러서 비만이 된 것이라면, 이 잘못된 행동을 바꾸면 전 세계적인 비만 문제가 해결될까? 그러나 비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며 개인의 의지와 결심만으로는 쉽게 물리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현대인이 왜 비만에 취약한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비만의 원인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인류는 수렵·채집 시대를 거치며 식량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방 축적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는데, 이런 생존 전략은 음식이 지천으로 널린 현대의 생활환경에는 유효하지 않은 적응 방식이 되었다. 선조들과 달리 초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로 대표되는 고열량, 고지방 식품을 주로 먹게 된 급격한 식습관의 변화를 우리 몸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산업화와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활동량을 현저히 떨어트렸다.

또한 소득이 적고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의 비만이 더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만이 사회·경제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소득이 낮을수록 건강 시설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며, 고가의 건강식품보다 저가의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섭취할 가능성이 커지고, 비만을 치료할 가능성도 더 낮아진다. 또한 건강한 신선식품을 구하기 힘든 지역인 ‘식품 사막’ 문제도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우리 주위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음식 광고와 먹방 영상이 넘쳐나며, 식품 산업에서는 이윤 추구를 위해 사람들이 더 많이 먹게 할 전략을 앞세워 우리를 과식하게 만든다. 이뿐만 아니라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비만으로 이어지게 되며,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신체적 특성도 체중 조절을 더 어렵게 만든다.

이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현대인이 쉽게 비만해지는 이유를 살펴보고, 전 인류가 마주한 과제인 비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 보게 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건강을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 이 책의 일부 내용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파트너 채널 〈비만 권하는 사회〉에 연재된 바 있습니다.
※ 이 책은 2021년에 출간된 《비만의 사회학》의 개정증보판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승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임 중이다. 성장호르몬의 대사적 조절 기전, 시상하부의 식욕 조절 인자, 그렐린의 신경 세포 보호 기전에 관한 연구 등 호르몬의 작용을 밝히는 여러 연구를 수행했고, 최근에는 비만의 사회적 요인과 그 해결책을 찾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어려운 의학 개념을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는 글을 쓰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비만의 사회학》, 《내 몸의 설계자, 호르몬 이야기》, 《비만이 사회문제라고요?》, 《식욕이 왜 그럴 과학》, 《비밀노트: 약리학편》, 《복제인간은 가능할까?》, 《페니실린에서 항암제까지》, 《내 몸이 궁금한 10대를 위한 호르몬 수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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