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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절 2: 등잔불

김홍균 시
김홍균 지음
북랩

2024년 08월 17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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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10.35MB)
ISBN 979117224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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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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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그런 시절 2: 등잔불』은 〈시골집〉, 〈고갯길〉, 〈자랑〉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시를 쓰면서


1부 산그늘

시골집
고갯길
자랑
봄나물
아기가 혼자 남아
소문
밀밭

맏딸
딸자식
생감
단수수
살강
다리미질
유기
제삿날
조리질
돌아오는 길
옛이야기
산그늘


2부 정월 대보름

왼새끼
봄 노래 1
봄 노래 2
여치 집
달걀
번데기
느라죽
내더위
개떡
떡살
맷돌가(歌)
용전댁 할머니

이발
합수통
미꾸라지
미영다래
가슴의 피
등잔불
정월 대보름


3부 장마철

바지
콧물
낫질
일기
추석
장남
배구
소 1
소 2
밀주 단속
머시매
가시내
거머리
도리깨질
피사리
떡 1
떡 2
통일벼
종오벼
장마철


4부 오시(午時)

간판
전깃불
비 온 다음 날
아버지
불량식품
달고나
만화방
달력
고물자
옷핀
오징어
개사
순경 아저씨
헌병
공식
첫 손님 1
첫 손님 2
지게꾼
배추 뿌리
오시(午時)


5부 실개울

석쇠
메주
둘째 딸
잉크
영어
개근상
로고송?
임검석
이류극장
기도
난로
전당포
소고기
솔방울
초상집 풍경
4차
소박
말자(末字)의 전성시대
마지막 손님
실개울


해설

문밖에 서성대는
스산한 바람
등잔불 소리 없이
흔들리는데
엄마가 들려주는
슬픈 전설에
어린 딸 맑은 눈에
눈물 고이면
문풍지 따라 운다
추운 겨울밤
- 「옛이야기」 전문

발목 찬 시린 물에 물방개 소금쟁이
세월 속 잊어버린 여울물 맑은 소리
눈 감아 다시 듣느니 젖어 드는 속가슴
- 「실개울」 전문


산업화로 1차 산업에서 2차 산업, 3차, 4차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문화 또한 따라서 바뀌었다. 사람들의 생활문화는 급격하게 변화해 왔지만, 자연은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 「실개울」의 여울물 소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통시적, 공시적으로 추체험이 가능하다. 우리의 가슴 속에는 사람들끼리 좋은 관계를 맺으며 다 같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려는 「실개울」 같은 인간적인 사랑의 개울물이 흐르고 있다.
김 시인이 듣고 싶은 “여울물 맑은 소리”는 지나간 유년 시절 고향의 소리이고 우리 조상 대대로 흘러 내려온 「실개울」과 같은 통시적인 생활문화이다.
그는 잊혀진 생활문화를 재현함으로써 사라진 것들에 대한 향수와 지나온 발자취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여울물이 되어 흐르고 싶은 것이다. - 본문 해설 중에서

김관식 (시인, 문학평론가)


난 단수수가 좋았어.
긴 단수숫대 마디마디 꺾어서
입술 베일라
이빨로 조심조심 껍질 벗겨서
사근사근한 수수깡 막대
아삭아삭 씹으면
입안을 적시는
달콤한 물맛이 좋았어.
밥에 섞어 먹는 수수보다
삶아서 뜯어 먹는 옥수수보다
단물 배어나는 단수수가
나는 참 좋았어.

본문 시 \'단수수\' 30쪽


미영꽃 진 자리에
미영다래 맺혔다.
밭일하는 엄마 몰래
푸른 껍질 벗겨내고
촉촉한 속살
허기진 입에 물면
입안 가득 흘러드는
달짝지근한 물, 그 맛.
예쁜 우리 누나
내년 봄 시집갈 때
새색시 혼숫감으로
가지고 갈 솜이불
목화송이 하얗게
부풀어 오르라고
또 따먹고 싶은 맘
애써 달래 보는.

본문 시 \'미영다래\' 62쪽


통일은
무엇보다 우선되는
우리 민족의 염원이어서
새로 만든 벼 품종에도
통일벼란 이름을 붙였을까?
어쩌면
배고픔을 벗어나고픈 욕망 또한
그토록 간절해서
수확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새 품종에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
우리나라의 식량부족이 해결될 거라고
통일벼 예찬론을 늘어놓는 선생님께
통일벼로 지은 밥은 맛이 없다고 했다가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
지금 우리가 입맛 따질 때냐고.

본문 시 \'통일벼\' 90쪽


프라이팬에 구웠다고?
그러니 ‘가을 전어’가 이리 맛이 없지.
배부른 소리가 아녀
그 옛날 석쇠로 굽던 전어 먹어 봤어?
연탄불 위에 올려놓은 석쇠를
요리조리 뒤집으면
기름기 자글자글하던 전어
툭툭 연탄불에 기름 튀는 소리
연기 냄새마저도 구수했었지.
어디 전어뿐이겠어?
석쇠 자국 거뭇거뭇한
갈치를 먹어 본 입맛이라면
프라이팬에 구운 건지, 튀긴 건지
어쩐지 느끼한 그게 맛이 있겠냐고.
편한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요즘에도
연탄불에 석쇠로 고기를 굽는 집이
있다고는 하더라만.

본문 시 \'석쇠\' 121쪽


비닐하우스를 지어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업, 화훼농업, 대단위 비육우 사육 능가가 증가하는 등 의식주 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화했다.
농업생산 구조의 변화는 농촌사회와 농민문화를 변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 사람들의 사회관계가 변화하고 농촌인구는 감소하였으며 노부부 가족이 급증했다. 가부장의 권위가 떨어지고 마을 주민 간의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었다. 농촌의 전통적 사회조직이 해체되었고 신기술을 도입해 영농하는 농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향상되었다.
특히 마을 단위의 농경의례와 농민들의 놀이문화 및 여가활동, 음식과 주거 등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수 세기 동안 이어온 풍년을 기원하는 두레 풍물이나 노동요, 주술 행위 등이 사라졌다. 대신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한 여가활동이나 작목반별로 행해지는 단체 관광 등이 활성화되었다. 구황 음식은 사라지고 서리 관행을 묵인했던 문화는 살벌하게도 농작물 절도로 변질되었다.

해설 중 150쪽


그렇게 사람들의 생활문화는 급격하게 변화해 왔지만, 자연은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 「실개울」의 여울물 소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통시적, 공시적으로 추체험이 가능하다.
우리의 가슴 속에는 사람들끼리 좋은 관계를 맺으며 다 같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려는 「실개울」 같은 인간적인 사랑의 개울물이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나만의 행복을 위해 흐르는 개울물을 가두어 놓고 있다. 각자가
가슴속에 연못을 파고 그곳에 물을 가두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김 시인이 듣고 싶은 “여울물 맑은 소리”는 지나간 유년 시절 고향의 소리이고 우리 조상 대대로 흘러 내려온 「실개울」과 같은 통시적인 생활문화이다. 그는 잊힌 생활문화를 재현함으로써 사라진 것들에 대한 향수와 지나온 발자취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여울물이 되어 흐르고 싶은 것이다. 이 시집을 읽는 사람들은 그의 이러한 소망을 통해 메마른 시대에 한 사발의 청정수를 들이켰을 때의 황홀한 쾌감을 느껴보시길 기대한다.

해설 중 180쪽

작가정보

저자(글) 김홍균

문인의 가장 기초적인 조건은 시간이라는 것이 나의 짧은 생각이다.
젊은 시절부터 글쓰기에 대한 꿈을 키우고 평생 꾸준히 문학의 밭을 일구어가는 사람을 나는 문인이라고 부른다. 재능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늘그막에 등단하여 (순전히 내 기준으로) 문인이라 부르기에 미흡한 나 같은 사람은 글을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더욱 열심히 써야 할 것이다.
그나마 열심히 쓰기는 한 것일까?
2015년에 『도시락(圖詩樂 수필집)』을 처음 출간했고 2017년에 『그런 시절(시집)』을 낸 이후에 2021년『도시락(圖詩樂)2(수필집)』, 2022년 『스치는 달빛에 베이어(시조집)』, 2023년 『내가 죽으면 암(癌) 너도 죽는다(투병기)』 등을 연이어 출간했다.
나를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한 계간지 『문예창작』으로부터 분에 넘치게 〈문예창작 문학상 (시조 부문 본상)〉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시집 『그런 시절 2 - 등잔불』을 내놓게
되었다. 전편(前篇)과 같이 나 어릴 적 사소한 일상의 기억들이다.
읽는 이들의 마음이 따뜻해진다면 좋겠다.

늘 그러는 것처럼 제자(題字)와 표지화(表紙畵)는 직접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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