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시로여는세상 (90호 2024년 여름호)

계간 시로여는세상

시로여는세상 편집부 지음

시로여는세상 2024년 07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2002년 봄 창간호를 시작으로 22년이 넘게 년 4회 발행되고 있는 계간 시전문지. 문학인, 문예독자에게 문학의 시금석이 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잡지.

목차

I 시심전심詩心傳心 이병일 ⋅ 이소연
이병일 | 신작시 ⋅ 근작시
이소연 | 신작시 ⋅ 근작시

II 신작시 ⇒
강인한 | 어느 새벽 외 1편
문정희 | 말뚝 외 1편
허형만 | 희망하며 사는 삶 외 1편
박상천 | 사려니숲 외 1편
함태숙 | 내가 사는 피부 외 1편
박설희 | 모래의 시간들 외 1편
채상우 | 茫 외 1편
이순옥 | 주상절리에 앉은 새떼들 외 1편
권오영 | 오늘은 〈정체성〉 외 1편
강윤미 | 체리에 관해 말하자면 외 1편
김재근 | 유령 연주가 외 1편
김인숙 | 강의실 앞에서 외 1편
김충경 | 춤추는 배냇저고리 외 1편
김임선 | 비밀, 밀봉의 비닐 외 1편
이가인 | 아침 먹어요 외 1편

III 어른을 위한 동시
권기덕 | 생각 괴물

V 비평가의 시선 ⇒
신상조 | 불안

VI 예술가의 서재
이장욱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VII 예술기행
박선옥 | 생가(生家), 카프레세 미켈란젤로를 찾아가다

VIII 연재 · 내가 만난 생명들 6
최두석 | 불두화와 수국과 개를 생각하며

IX 계간시평
이성혁 | 시간에 대한 시적 사유들

X 인플루언서의 현장
김미옥 | 문학의 힘을 믿다

XI 에디터의 Pick ⇒
Editor's Pick
고성만 | 『파씨 있어요?』
남길순 | 『한밤의 트램펄린』
함명춘 | 『종』

책 속으로

어느 새벽



깊은 강 잔잔한 물소리 들린다.
내 곁에 잠든 아내.

내가 당신 속을 끓게 한 말들
당신이 나를 미치게 한 옛날도

더러는 굽이치는 흐름이었네.

가만하고 순한 젊음에 반짝
이 새벽 촛불 하나 드리고 싶다.

우리 집 세 마리 토끼를 위해
공판장에서 과일을 머리에 이고 오던 걸음
오명가명 한 시간.

어머니 떠나시고
장독의 상한 간장 죄다 바가지로 퍼내 버린
아내의 가을도

함께였다, 50년⋅⋅⋅⋅⋅⋅

출판사 서평

무성한 초록에도 불구하고 출판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 계간 시전문지《시로여는세상》은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며 여름호를 발간한다. 계간《시로여는세상》은 시와 평론을 주로 다루는 문예지로 이번 호는 통권 90호이다. 정직하고 치열한 시 정신을 추구하고 예술 전반으로 시야를 확대하는 일은 이번 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책머리는 시단 선후배 시인의 대담 지면인‘시심전심(詩心傳心)으로, 부부 시인으로 드물게 시적 성취를 이어가고 있는 이병일 시인과 이소연 시인이 나눈 대담을 통해 시적 대상을 통해 틈을 발견하고 그 틈에서 시가 발아하도록 기다린다는 느낌으로 가장 비범해 보이는 순간을 응시해야 하고 거기에 존재의 전환과 체험과 상상력이 머무르게 해야 입체적인 시가 탄생한다는 믿음이 곧 창작의 본질일 것이라는 질문에 대한 탐색이 신작과 근작시의 유려한 작품 속에 드러난다.‘
비평가의 시선’코너에는 신상조 평론가는 비평‘불안’이란 표제 아래 누구도 개인의 일에 간섭하거나 간섭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현대인은 대개 외부의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났을 때 진정 자유로워진다고 받아들이며 그들은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이는 현대 사회의 불안 요인이 됨을 시 속에서 진단한다. 또한‘예술가의 서재’에서 스페이스K 이장욱 수석 큐레이터인 작가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을 통해 ‘어떤 작가는 뗏목으로 단숨에 강을 건너기도 하지만, 또 어떤 작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마침내 그들 역시 성공적으로 강을 건넌다. 거기까지가 나의 역할이다.’그래서 다음 단계로 성장한 작가가 예전처럼 살갑지 않거나 나의 또 다른 제안을 거절했을 때 실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큐레이터로서의 소통 방식을 서평으로 보여준다. 기획 연재인‘예술기행’에는 박선옥 시인이 미켈란젤로가 생애 마지막을 보낸 현장인 이탈리아 카프레세를 두 발로 탐색하며 쓴 본격적인 기행을 읽을 수 있어 이번 호에도 예술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려는 시도를 지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여름호 신작시에는 1967년 《조선일보》신춘문예로 등단한 강인한 시인의 신작 외에 문정희, 허형만, 박상천, 함태숙, 박설희, 채상우, 이순옥, 권오영, 강윤미, 김재근, 김인숙, 김충경, 김임선, 이가인 시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어른을 위한 동시’지면에서는 권기덕 시인의 동시를 감상할 수 있다.
‘내가 만난 생명들 6’에는 최두석 시인의 연재를 통해 멸종 위기에 놓인‘불두화와 수국과 개를 생각하며’제호로 자연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을 발견할 수 있다.
‘계간시평’지면을 맡은 평론가 이성혁은 시인의 마음과 조응하는 시공간에서 사물이 어떻게 새로운 존재로 의미화 되는지를 지난 계절 포착한 시로 심도 있게 짚어본다. SNS 상에 활발한 집필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문예비평가 김미옥의 연재‘인플루언서의 현장’에서는 19세기 괴테의『서동시집』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진단하며, 타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전통과 양식을 받아들여 새로운 창작으로 최고의 합일점을 이루었으며 동양을 열등한 문화로 보는 서구 지식인의 관점에서 자유로웠던 괴테의 시선을 따라 간다.1
마지막 코너인 ‘에디터의 Pick’에는 김병호 시인이 한 계절 관심 있게 주목한 고성만, 남길순, 함명춘 시인의 시집에서 Pick한 시와 함께 시인의 서재와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을 함께 게재해 독자들에게 한 걸음 시에 가깝게 다가서도록 기획한 지면으로, 시인과 독자가 함께 시가 지닌 치유력에 공감할 수 있도록 여는 페이지이다.
7월에 마감되는 신인상 공모에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기다리며,《시로여는세상》은 출판이 여전히 우리 문화의 근간을 이루며 가치를 창조하는 귀한 영역이라는 믿음으로 가을호를 준비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시로여는세상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