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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잡사

김태진 지음
오아시스

2024년 07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7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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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43.69MB)
ISBN 9791168272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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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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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이야기에 인문학을 녹여낸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아트인문학’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키며 예술 분야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태진 작가가 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누적 조회 수 1100만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아트인문학’과 오프라인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미술의 매력을 전하고 있는 저자는 《명화잡사》를 통해 15점의 명화에 담긴 잡스럽고 사사로운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간다.
명화에 얽힌 잡스럽고 사사로운 이야기란 다름 아닌 그림 속 인물들의 삶이다. 이 책에는 라파엘로의 죽음을 둘러싼 발칙한 소문부터, 9일 만에 왕위에서 쫓겨난 소녀의 사연, 마리 앙투아네트가 범인으로 지목된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기 사건’에 이르기까지, 몰래 숨어서 혼자 읽고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명화의 뒷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야기의 주제는 대부분 ‘명화’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고고하고 우아한 기록이 아닌, 뒤틀린 욕망 혹은 한 치 앞을 모르는 어리석은 선택 들이다. 명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굳이 ‘잡스러운 이야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삶의 희노애락이 여기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장을 쉼 없이 넘기다 보면, 그림 속 한 인간의 삶에 공감과 연민이 저절로 불러일으켜진다.
아름다운 명화 속 잡스러운 이야기를 200% 즐기기 위해, 저자는 《명화잡사》만의 특별한 감상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1. 아무런 정보 없이 명화를 감상하고, 2. 명화에 얽힌 이야기를 읽은 다음, 3. 명화를 다시 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그림 안에 멈춰 있는 수백 년 전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더하여 각 장마다 마련된 ‘인문학 카페’를 통해 명화 속 주인공들이 치열하게 살아냈던 삶이 어떤 시대의 조류에 속해 있었는지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위대한 명화에 담긴, 다큐멘터리보다 생생하고 드라마보다 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당장 이 책을 펼쳐 보자. 저자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을 따라가다 보면, 고고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명화 속 인물에게 ‘내적 친밀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미술관을 찾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프롤로그
머리로 믿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을 이길 수 없다

읽기 전에: 《명화잡사》만의 특별한 그림 감상법
멈춰 세운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마법

1장 신의 세계가 저물기 시작하다
* 빵집 딸과 사랑에 빠진 로마 최고의 스타 화가
도미니크 앵그르, 〈라파엘로와 라 포르나리나〉
* 그림에 담긴 정중하고 우아한 거절
한스 홀바인, 〈대사들〉
* 여왕이 된 지 9일 만에 쫓겨난 소녀
폴 들라로슈, 〈제인 그레이의 처형〉
* 친오빠만 따르던 공주의 마음을 훔친 사랑꾼
미힐 얀손 판 미레벨트, 〈보헤미아 여왕 엘리자베스 스튜어트〉
[인문학 카페] - 종교개혁에서 종교전쟁으로

2장 땅에서 바다로 부의 흐름이 이동하다
*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렘브란트를 지켜준 여인
렘브란트 판 레인, 〈다윗의 편지를 들고 있는 밧세바〉
* 새장 속으로 들어가 비로소 자유로워진 새
루이즈 데스노스, 〈왕실에서의 만남〉
* 어머니의 철천지원수를 존경한 황제
아돌프 멘첼, 〈1769년 나이세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2세와 요제프 2세의 회담〉
* 목걸이 사기극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 〈마리 앙투아네트와 아이들〉
[인문학 카페] - 절대왕정에서 계몽주의로

3장 혁명 이후의 낭만과 현실
* 혁명의 괴물을 죽인 아름다운 여인
폴 자크 에메 보드리, 〈마라의 암살〉
* 연인의 친구 앞에 누드 모델로 선 이유
귀스타브 쿠르베, 〈앵무새와 여인〉
* 나폴레옹 3세에게 속은 합스부르크의 바보
장 폴 로랑, 〈처형장으로 가는 막시밀리안 황제〉
* 그림으로 남은 화가의 영원한 뮤즈
제임스 티소, 〈정원 벤치〉
[인문학 카페] - 정치혁명에서 산업혁명으로

4장 낙관과 전쟁의 시대, 울고 웃는 연인들
* 파란 폭풍 구름 위에서 잠 못 드는 남자
오스카 코코슈카, 〈바람의 신부〉
* 죽음을 간절하게 끌어안고 있는 소녀
에곤 실레, 〈죽음과 소녀〉
* 산산이 부서진 몸, 잔인하고 가혹한 사랑
프리다 칼로, 〈가시 목걸이 자화상〉
[인문학 카페] - 번영의 환상에서 폐허로

에필로그
도도한 강물 위에서 끝없이 반짝이는 것

아트인문학을 세상에 처음 선보인 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간 많은 명화를 소개해 왔는데, 그러면서 나눈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다름 아닌 역사였다. 명화는 그 자체로 역사책이기 때문이다. 절대왕정을 설명하는 데 루이 14세의 초상화보다 더 좋은 교재가 있을까? 이렇듯 미술은 우리를 역사의 한 순간으로 이끈다.
- ‘프롤로그’, p. 7-8

그렇다면 한 편의 명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기에 정답은 없겠지만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을 하나 제안하려 한다. 그건 바로 작품에 푹 빠져드는 것이다. 작품에 빠져든다는 말은 곧 상상력을 발휘해 내가 그림 속 장면에 들어간 것처럼 느껴보자는 뜻이다. 누구나 처음 들으면 ‘그게 뭐지?’ 싶으면서 어렵게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이때 상상력이 발휘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야기다.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접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할수록 우리는 더 쉽게 캔버스 속 세상을 체험할 수 있다.
- ‘읽기 전에: 《명화잡사》만의 특별한 그림 감상법’, p. 17-19

1508년, 25세의 나이에 로마에 온 라파엘로는 단박에 로마를 사로잡았다. 그는 상당히 잘생긴 남자였는데 그러면서도 몸가짐부터 대단히 우아했다. 탁월한 그림 실력과 수준 높은 교양을 갖춘 그는 언제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행동했기 때문에 라파엘로를 만나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를 칭찬했다. 가는 곳마다 사람이 몰려들었고 모두가 보고 싶어 했던 덕분에 라파엘로는 정말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게다가 예술가로서도 성공해 단기간에 부유한 남자가 되었다. 가히 라파엘로 신드롬이라 할 만한 현상이 로마를 강타했던 것이다.
- ‘빵집 딸과 사랑에 빠진 로마 최고의 스타 화가’, p. 31

하지만 앤 불린은 두 대사를 정중히 대했다. 작별 선물이 될 수 있도록 궁정화가인 홀바인에게 두 대사의 초상화를 그리게 한 사람도 그녀였다. 그런데 앤 불린이 주문한 이 그림의 이면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그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려진 물건마다 당시 상황과 묘하게 맞물려 들어가는 상징들이 있고, 이 상징들이 연결되면서 그림 전체적으로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드러나고 있다. 그중 중요한 것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 ‘그림에 담긴 정중하고 우아한 거절’, p. 56

이렇듯 돋보기를 통해 중요한 인물들과 중요한 사건들을 찾아 보았다면 이번엔 돋보기를 치우고 아예 몇 발짝 뒤로 물러서서 종교개혁과 종교전쟁의 시대를 넓게 관망해 보자. 더 큰 시대의 흐름이 보이리라. 그렇다면 ‘종교개혁은 왜 터져 나왔을까?’라는 동일한 질문에 대해 답은 이렇게 달라지게 된다. 그야… 그 길었던 중세가 끝날 때가 되었으니까.
- ‘인문학 카페 - 종교개혁에서 종교전쟁으로’, p. 104

왕비의 심부름으로 루이즈와 만날 기회가 있었던 몽테스팡은 왕비의 다른 시녀들과는 달리 루이즈를 지극히 공경하며 대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재미있는 이야기로 루이즈를 즐겁게 했다. 그녀가 오면 웃을 일만 있다 보니 루이즈도 자연스럽게 그녀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많아졌다. 마치 자기 사람처럼 몽테스팡을 신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루이즈의 시녀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험담했다. 그 속을 알 수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루이즈는 오히려 시녀들을 나무랐다. 그리고 얼마 뒤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 ‘새장 속으로 들어가 비로소 자유로워진 새’, p. 141

마리 앙투아네트는 산만해 집중을 잘하지 못했는데, 그러다 보니 공부를 아주 싫어했다. 외국어도 어려워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구사해야 하는 불어도 잘하지 못했다. 게다가 철이 없고 경솔한 면이 있어서 본인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도도하고 냉정하게 대했다. 그러니 마리아 테레지아도 딸이 어머니를 위해 임무를 잘 수행하는 건 고사하고, 복잡한 궁정 생활이나 잘 감당할 수 있을지부터가 염려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정도는 왕족으로서 큰 결격사유라고 보긴 어렵다. 한마디로 그녀는 특별히 지혜롭지도 않지만, 특별히 어리석지도 않은 평범한 공주였다. 만약 대혁명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저 빈에서 온 아름답고 세련된 왕비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 ‘목걸이 사기극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 pp. 171-173

당시 히퍼넌은 노르망디 해변에서 살고 있었다. 휘슬러가 떠난 후로 그녀는 그림도 그리면서 그간 친해진 화가들과 어울리며 지냈다. 이때 쿠르베와도 자주 만났는데, 어느 날 쿠르베가 진지한 제안을 하나 했다. 자신이 누드 작품을 그려야 하니 모델이 되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생각보다는 노출이 심할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히퍼넌은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제안에는 모델 일만이 아니라 그와의 교제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쿠르베가 오래전부터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 ‘연인의 친구 앞에 누드 모델로 선 이유’, p. 220
1911년 봄, 스무 살의 화가 에곤 실레는 자신의 미래를 고심하고 있었다. 그림은 자신의 전부였지만 화가로서 자신에게 과연 재능이 있는지, 충동으로 치닫는 자신의 그림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의 앞에 17세의 소녀, 발리 노이질이 등장했다. 발리는 원래 클림트의 모델이었다. 당시 실레에게 클림트는 우상이었는데,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파격적인 그림을 선보인 클림트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었다. 실레는 그를 찾아가 고민 상담도 하고, 많은 조언을 얻었다. 클림트는 자신이 갖지 못한, 보다 원초적인 감각과 과감성을 가졌다며 실레를 격려하고는 그의 화풍과 잘 맞을 거라며 발리를 소개해 주었다.
- ‘죽음을 간절하게 끌어안고 있는 소녀’, p. 301

이 책에서 우리는 모두 15편의 명화와 그 속에 펼쳐진 드라마를 만났다. 그리고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결 위에 이들을 얹어 보았다. 그러자 이들은 모두 윤슬이 되어 빛났다. 이러한 윤슬의 반짝임은 우리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여운을 불러일으키는 건 당연히 명화 속 주인공의 삶에서 느낀 감동일 것이다. 이런 감동은 역사적 인물이라서 생겨난 게 아니다. 대단한 업적을 남겨서도 아니다. 신분이나 지위와 상관없이 이들은 그저 잡스러운 현실을 살았다. 그런데 이들의 현실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즉 어떤 마음씀이랄까, 치열한 몸부림 같은 것들이 드라마에 숨결을 불어넣었고 그것은 다시금 어떤 계기를 통해 한 점의 명화가 되었다. 그렇게 한 알의 윤슬이 탄생한 것이다.
- ‘에필로그’, p. 337-338

그림에 얽힌 이야기만 알아도 명화가 쉬워진다!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100만
‘아트인문학’의 뛰어난 미술 스토리텔러 김태진이 들려주는
‘명화’ 속 ‘잡’스럽고 ‘사(史)’적인 15편의 이야기

여행길에 미술관에 들른 적이 있는가? 분명 고고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며 교양인이 된 기분을 만끽하고자 들어섰는데, 어려운 역사적 배경과 낯선 풍경에 압도되어 그저 ‘드레스가 예쁘네….’ ‘다 비슷하게 생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았는가? ‘역시 미술은 나랑 안 맞아’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바로 지금, 이 이야기에 뼈를 맞은 듯한 당신이 읽어야 할 미술 교양서가 있다. 미술관만 가면 2% 아쉬운 마음으로 나왔던 사람도 200% 즐길 수 있는 책, 《명화잡사》이다.
《명화잡사》는 예술 이야기에 인문학을 녹여낸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정평이 난 김태진 작가가 3년 만에 선보이는 미술 교양서이다. 이제는 일반명사처럼 널리 사용되는 ‘아트인문학’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키고 같은 이름의 시리즈를 펴낸 저자는 누적 조회 수 1100만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아트인문학’과 오프라인 강연을 통해 역사와 철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예술 이야기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전하고 있다.
이번 책 《명화잡사》에서 저자는 미술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만년 미술관 입문자’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져들 만한 ‘명화’ 속 흥미로운 뒷이야기 15편을 모았다. 명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굳이 ‘잡스러운 이야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삶의 희노애락이 여기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장을 쉼 없이 넘기다 보면, 그림 안에 멈춰 있는 한 인간의 삶에 공감과 연민이 저절로 불러일으켜진다.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로마 최고의 스타 화가 라파엘로,
9일 만에 왕위에서 쫓겨난 제인 그레이….
고고한 줄만 알았던 명화에 담긴
인간의 삶과 욕망, 신념과 투쟁을 만나다!
도미니크 앵그르의 그림, 〈라파엘로와 라 포르나리나〉에는 사랑에 빠진 두 연인이 그려져 있다. 바로 르네상스의 전성기, 로마의 스타 화가로 이름을 날렸던 라파엘로와 그의 운명의 연인인 마르게리타 루티다. 마르게리타의 낮은 신분 탓에 두 사람의 관계를 못마땅해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주변의 반대가 무색하리만큼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도록 불타올랐다. 그러던 어느 날, 라파엘로가 37세 되던 생일에 갑자기 쓰러져 5일 만에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그날 이후부터 로마 시내에는 라파엘로의 죽음을 둘러싼 은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그 소문은 다름 아닌, 라파엘로가 마르게리타와 함께 밤을 보내다 죽었다는 소문이었다. 이 소문은 사실이었을까? 그리고 남겨진 마르게리타는 이후로 어떻게 살아갔을까?
한편, 폴 들라로슈의 〈제인 그레이의 처형〉에는 한눈에 봐도 앳되어 보이는 소녀가 눈을 가린 채 사형대 앞에 주저앉아 있다. 그녀는 잉글랜드 역사상 최단기간 동안 왕위에 있었던 제인 그레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당시 잉글랜드에서는 왕이었던 에드워드 6세가 위독해지면서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치 싸움이 벌어졌다. 1순위 후계자였던 메리 1세를 막고 싶었던 귀족들 그리고 권력에 눈이 먼 부모에게 등 떠밀려 제인 그레이는 16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어른들의 욕심에 희생양이 되어 여왕이 된 지 9일 만에 쫓겨나, 사형대 위에 오르게 된다. 귀족들은 왜 메리가 아닌 제인 그레이를 왕으로 추대했을까? 그리고 제인 그레이는 어째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처럼 《명화잡사》 속 15점의 명화에는 몰래 숨어서 읽어야 할 것만 같은 ‘도파민’ 터지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그림 속에 박제된 서양사의 수백 년 전 인물들을 21세기에 이 책을 펼쳐 든 독자 앞으로 능수능란하게 소환한다. 저자의 흡인력 있는 문장을 술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명화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시가 들 정도다.
그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명화 앞에만 서면 막막해지는 독자들을 위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미술 감상법을 소개한다. 명화를 더욱 생생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자가 그림에 얽힌 드라마를 알기 전과 후의 감상을 비교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 《명화잡사》만의 특별한 그림 감상법
1.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명화를 본다. 오른편에는 그림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적혀 있다. 이 소개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감상하기 전에 그림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2. 페이지를 넘겨 명화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는다. 이야기를 읽고 나면 앞으로 돌아와 처음 봤던 명화를 다시 본다. 처음과는 다르게 명화 속 주인공이 좀 더 생생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3. 마지막으로 ‘인문학 카페’를 통해 그림에서 멀리 떨어져, 그림 속 주인공들이 살았던 시대를 조망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명화와 인물, 명화와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잡스러운 이야기와 역사가 만나는 곳, ‘인문학 카페’
수백 년 전 명화를 통해 나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기

《명화잡사》는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종교개혁이 시작되어 종교전쟁으로 향하던 시기를, 2장은 절대왕정이 끝나고 계몽주의가 대두되던 시기를, 3장은 정치혁명 이후 산업혁명으로 향하던 시기를, 4장은 산업혁명 이후 낙관으로 가득한 세계가 전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렇듯 4개의 장을 시대별로 구분한 이유는 역사가 명화 속에서 만나게 되는 잡다한 이야기를 하나로 묶고 정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명화 속 주인공들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알고 역사를 다시 보면, 우리가 알던 역사가 새롭게 보인다. 그리고 굽이쳐 흐르는 역사에 한 알의 윤슬처럼 반짝이는 인간의 희노애락과 삶을 생각하게 된다.

“신분이나 지위와 상관없이 이들은 그저 잡스러운 현실을 살았다. 그런데 이들의 현실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즉 어떤 마음씀이랄까, 치열한 몸부림 같은 것들이 드라마에 숨결을 불어넣었고 그것은 다시금 어떤 계기를 통해 한 점의 명화가 되었다. 그렇게 한 알의 윤슬이 탄생한 것이다.” _337,338p

수백 년 전 인물들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고 나면 마침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의 삶도 한 점의 명화가 될 수 있을까?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역사의 물결에 남을 만한 반짝이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저자는 ‘추억의 한 장면’에 붙들리거나 조급함에 휘둘리지 말고 ‘긴 호흡’으로 살아갈 것을 제안한다. 내 삶이 그저 평범한 그림으로 남지 않을까 걱정하는 대신, 나답게 현재를 살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성장의 드라마’를 쓸 수 있게 되고, 지금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지금’이 내 삶의 명화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오직 현재만 살아갈 수 있고 현재에서만 무언가를 할 수 있다. … 그 생기 넘치는 내 모습을 누군가 사진으로 찍어줬다고 하자. 난 사진 속에서 진정 살아 있다. 언젠가 이런 멋진 사진을 보게 된다면 비로소 난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명화라는 걸. 그리고 나의 지금이 마치 윤슬처럼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다는 걸.” _342p

15점의 명화와 그 안에 펼쳐진 드라마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재미있어서 밤새 보는 드라마처럼,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정주행’하듯 읽다 보면 어느새 고고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명화 속 인물에 ‘내적 친밀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나아가 나의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는 충만함도 경험할 것이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또다시 미술관으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덤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태진

문학적 감성으로 예술과 인문학을 통섭하는 작가로, 이제는 일반명사처럼 널리 사용되는 ‘아트인문학’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키고 같은 이름의 시리즈를 펴냈다. 대학 최고의 강의에 수여하는 ‘베스트 티처’상을 수상하고 ‘가슴에 남는 수업’에 선정될 만큼 흡인력을 자랑하는 그의 강연은 늘 예외 없이 청중들의 열렬한 앙코르 요청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19세기 프랑스의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인 샤를 보들레르를 전공했다. 현재 서울시립대 겸임교수이자, 기업인재연구소 대표이사이며 누적 조회 수 1100만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아트인문학〉의 크리에이터이다.
《명화잡사》를 통해 그는 명화 앞에만 서면 막막해지는 ‘만년 미술관 입문자’들을 위해 명화 속에 얽힌 인물들의 잡스럽고 사사로운 이야기 15편을 모았다. 인물의 삶과 날것의 욕망에 울고 웃다 보면, 이들이 속했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더불어 나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도 새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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