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시로여는세상 (86호 2023년 여름호)

시로 여는 세상

시로여는세상 편집부 지음

시로여는세상 2024년 07월 0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2002년 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년이 넘게 년 4회 발행되고 있는 계간 시전문지. 문학인, 문예독자에게 문학의 시금석이 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잡지.

목차

I 시심전심詩心傳心 이승희 ⋅ 최지온
이승희 | 신작시 ⋅ 근작시
최지온 | 신작시 ⋅ 근작시

II 신작시 ⇒
이하석 | 유리의 방 외 1편
남진우 | 블랙 아웃 외 1편
고재종 | 경야(經夜) 외 1편
오정국 | 도적이 다녀가셨나 외 1편
이위발 | 이방인 외 1편
이병률 | 갈피 외 1편
김현서 | 오음계, 시음은 아홉 살로 돌아간 기분으로 외 1편
김광옥 | 생각 외 1편
김 산 | INFP-A 외 1편
리 호 | 것이다 외 1편
이병철 | 피와 장미 외 1편
김임선 | 놀음 외 1편
현순애 | 보디빌더의 계절 외 1편
임후성 | 백화 외 1편

III 어른을 위한 동시
조성국 | 등목

V 비평가의 시선 | 문학, 한국시의 향방 ⇒
김영삼 | 실어증을 앓는 언어들
전해수 | 케이릿(K-Lit), ‘시조’의 번역 가능성에 관한 제언

VI 예술가의 서재
이상용 | 『모비딕』을 읽는 시간
— 〈더 웨일〉의 진실과 고래를 둘러싼 상상력

VII 시와 예술
박선옥 | 청년 고래, 고래 청년 — 곽훈의 Halaayt

VIII 연재 · 내가 만난 생명들 2
최두석 | 나를 키운 대나무

IX 김진석의 시집 읽기 ⇒
전시의 시간
— 김용옥, 『미술관 점경點景일지』
사랑에 달린 열쇠고리 같은
— 유혜빈, 『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

X 인플루언서의 현장
김미옥 | 카프카의 〈블루노트〉

XI 에디터의 Pick ⇒
Editor's Pick
강혜성 | 『애초에 하늘을 날던 물고기』
김수형 | 『사랑한 것들은 왜 모두 어제가 되어버릴까』
김예강 | 『가설정원』
고경숙 | 『고양이와 집사와 봄』
정 온 | 『소리들』

책 속으로

유리의 방



검은 유리의 방 안에 날아든
후투티. 눈이 까만 게,
혀가 붉다.

우리를 맴돌며
방안 솟아난 산딸나무에 부리 부빈다.
산딸나무 무색해져, 더 심하게 자라는 그 욕망으로

우리를 하늘 끝까지 몰고 갈 사랑의 엔진이 달아오른다.
왈칵, 창 열면 후투티 날아가고,

바깥 공기가 안을 여미는
봄의 감기(感氣).

출판사 서평

올 봄날의 기후가 불손해 과일 수확량에 영향을 주리라는 불길한 소식 와중에도 코로나 종식을 앞둔 유월에 계간 시전문지《시로여는세상》은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며 여름호를 발간한다. 계간《시로여는세상》은 시와 평론을 주로 다루는 문예지로 이번 호는 통권 86호이다. 정직하고 치열한 시 정신을 추구하고 예술 전반으로 시야를 확대하는 일은 이번 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책머리는 시단 선후배 시인의 대담 지면인‘시심전심(詩心傳心)으로, 시를 가르치고, 시를 배우는 사이에서 이제는 어엿한 동료 시인이 된 이승희 시인과 최지온 시인 두 사람의 시에 대한 대담으로, 각자의 작품을 관통하는 죽음이 현재의 세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거나 혹은 여기가 아닌 세계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게 되는 시인으로서의 시적 세계관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대한 탐색이 각각의 신작과 근작시에 드러난다.
‘비평가의 시선’에서 김영삼, 전해수 평론가는 비평을 통해 언어에 빚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 언어를 배반해야만 가능한 시적 언어가 지닌 모순의 싸움에 기꺼이 응전한 시의 역사는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보고‘한국시의 향방’을 김영삼 평론가는‘시적 언어의 향방’으로, 전해수 평론가는 시조의 번역가능성에 대한 제언으로 한국문학의 영역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시와 인접 예술과의 접목을 시도한‘시와 예술’에서는 시인 박선옥이 화단의 원로 작가인 곽훈의 전시 “Halaayt"를 보고, 시와 접목한 독창적인 시선을 볼 수 있다.‘예술가의 서재’지면에서 영화 평론가로 활동하는 이상용은『모비딕』을 읽고, 아무런 쓸모가 없기에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역설을 영화 〈더 웨일〉과 그리고 누군가가 글을 쓰고 있다면 그것이 곧‘희망’이라고 서평을 적고 있다. 이번 호에도 예술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려는 시도를 두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여름호 신작시에는 1971년 《현대시학》로 등단한 이하석의 신작 외에 남진우, 고재종, 오정국, 이위발, 이병률, 김현서, 김광옥, 김산, 리호, 이병철, 김임선, 현순애, 임후성 시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어른을 위한 동시’에서는 시인 조성국의 동시를 감상할 수 있다.
‘내가 만난 생명들 2’지면에서 최두석 시인이 집필한‘나를 키운 대나무’로, 자연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을 발견할 수 있다. 평론가‘김진석의 시집읽기’에는 김용옥 신작시집 『미술관 점경點景일지』와 유혜빈의『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라는 두 권의 주목받는 시집 평을 통해 김진석에게 포착된 시를 심도 있게 짚어본다.
SNS 상에 활발한 집필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문예비평가 김미옥의 연재 ‘인플루언서의 현장’에서는 프란츠 카프카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인 올해, 문학에서 문화가 된 카프카를 다룬다.
마지막 코너인 ‘에디터의 Pick’에는 김병호 시인이 한 계절 관심 있게 주목한 강혜성, 김수형, 김예강, 고경숙, 정온 시인의 시집에서 Pick한 시와 함께 시인의 서재와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을 함께 게재해 독자들에게 한 걸음 시에 가깝게 다가서도록 기획한 지면으로, 생명력이 발화하는 이 시기 시인과 독자가 함께 시가 지닌 치유력에 공감할 수 있도록 새 장을 여는 페이지로 구성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시로여는세상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