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욤나무 있는 집 (접근성 도서)

장수연 지음

한국사이버문학관 2024년 07월 0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던 아버지가 해방 후 귀국하여 일 년여를 병석에 누워 있다 세상을 버리자, 남은 식구들의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던 어머니마저 떠나시고 난 후 네 자매의 살아온 역경을 가슴에 맺힌 한으로 풀어낸 것이 아니라 간결한 문장으로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유년을 보낸 고욤나무집의 아린 기억은 옹이의 삶 전체를 묻어 놓았던 영원한 타임캡슐이었다. 아버지, 엄마, 언니들까지도 그 어설펐던 지난 소녀시절의 그리움을 채굴해 내기 위해서 옹이는 지금 출발하고 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1. 고향마을
2. 낮꿈
3. 신문
4. 강제징용
5. 꿈
6. 사다리 상여
7. 결혼
8. 고향 구청
9. 보상금
10. 다슬기
11. 그네
12. 고욤나무 있는 집
13. 비단옷
14. 엄마의 외출
15. 나무궤짝
16. 골짝길
17. 보름달
18. 백골양자
19. 호적
20. 짝꿍
21. 고욤
22. 남향집
23. 강제노동
24. 8ㆍ15 해방
25. 원당골
26. 경상도
27. 성지 순례
28. 가난
29. 산증인
30. 비석

책 속으로

아버지, 아버지 먼 아버지
아버지는 목 안에 든 복숭아씨였다. 삼켜지지도 뱉어지지도 않는 커다란 가시였다. 그 복숭아씨는 ‘옹이’의 인생에 종이나 횡으로 가로지르며 몸 안에 종양처럼 키를 세우고 있었다.

2018년 봄, 마침내 모니터 앞에 앉아 옹이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순간 목울대에 갇혀 있던 복숭아씨가 후루룩 삼켜지면서 예기치 못했던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아버지가 옹이의 그림자였는지, 옹이가 아버지 그림자였는지 또는 서러움인지 전혀 알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늘 검고 칙칙한 너울처럼 시야에서든 아니면 지난 과거에 있었던 것들에 대한 모든 운명들을 가로막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 그것은 즉 아픔, 연민, 혹은 서러움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그 기묘했던 감정의 씨앗을 아버지는 옹이의 가슴에 심어 주고 가, 아직도 크나큰 나무에 박혀 있는 옹이처럼 남아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장수연

-경북 경산 출생
-서울예술신학대학 문예창작과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전문가과정 이수
-1994년 『창작수필』로 신인상 등단(「뜨개질」)
-1994년 『한국문인』 소설 신인상 등단(「알람소리」)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회원
-저서
소설집 『남자의 방』 『겨울 소낙비』
장편소설 『고욤나무 있는 집』
수필집 『화려한 외출』(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