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 일지
2024년 07월 06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1월 2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5.55MB)
- ISBN 979116747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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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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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데, 이 책은 겨우겨우 4년을 향해 가고 있지만 풍월은 커녕 단어도 겨우 읽는 초등교사의 그 동안의 기록이다. 아직까지 급식을 먹고 있어서 미성숙한 건지, 아직까지 미성숙해서 졸업 못 하고 급식을 먹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쓴 문장들이 좋은 기회로 세상에 책이라는 형태로 태어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한 발짝 더 나아가려고 쓴 책입니다
불시착한 학교는 이상했다. 마치 나 혼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세상이고 아이들은 나와 정반대의 세상에서 사는 느낌이었다. 이해 가지 않는 것 투성이었고 어떻게 해야 될 지 몰랐다. 설상가상으로 거꾸로 매달려 있어 피가 쏠린 머리는 시야까지 좁아지는 듯했다. 그 때 어렸을 적 운동장에서 거꾸로 매달려 있던 철봉이 생각났다. 어떻게 했더라. 다리를 봉에 걸고, 팔은 늘어트려 공을 차던 아이들을 보다가 다리를 차면서 땅으로 내려오곤 했었다. 그러니까 내 시야를 맞추는 법은 한 발짝 나아가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발을 떼면 하늘로 떨어질 것 같은 꺼림을 차치하고 경험을 원동력 삼아 글로 돌아봤더니, 어질어질해도 비로소 모든 게 똑바로 보였다. 나의 세상과 학교의 세상은 거꾸로 된 것이 아니라 평행선이었으며 난 내 세상에서 학교의 세상으로 한 발짝 옮겼다.
뻔하디 뻔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누가 이 책을 집어 들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우연히 〈미성숙 일지〉를 집고 프롤로그를 펼쳐든 당신께 어색하고 수줍은 인사를 드린다. 지금 기분은 마치… 첫 제자를 졸업시키는 첫 6학년 담임의 마음이다. 저희 애가 많이 모자랍니다. 모자라긴 한데 나쁜 애는 아니거든요…! 모쪼록 미숙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드리며, 짧게나마 스쳐 지나간 당신의 하루가 평안하기를 바란다.
1. 돌멩이, 존재하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교대생이 학교생활 v-log를 한다면
운빨 임용고시 1부 - 광기의 쭈꾸미
운빨 임용고시 2부 - 눈물 젖은 코다리
운빨 임용고시 3부 - 얼떨떨한 간장게장
한 발자국
세상에 이런 벱은 없는겨
괜찮지 않지만 괜찮고 괜찮지만 안 괜찮은
2. 돌멩이, 구르다
우와! 엄청 어리다!
코로나 학년, 코로나 담임
하늘이 무너지면 솟아날 구멍이
3. 돌멩이와 날씨
〈1부 - 햇빛〉
운동회와 짜장면
애플데이
요즘애들
눈꽃 엔딩
애정이 담긴…
수다날
〈2부 - 비〉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득음
둘 다 잘못했는데 왜 우는거니
넵 알겠습니다 (모르겠는데요)
아 미안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국밥과 공개수업
잣같이 구네
누가 떠드니? 쟤요!
종이는 왜 찢니
오해와 이해
〈3부 - 바람〉
환상과 실제
나도 이러고 싶진 않은데
쉬는 시간이잖아
선생님 체육 시간에 뭐해요?
여기 돌바닥이야
4. 돌멩이, 다시 구르다
실습이 끝났는데요 안 끝났습니다
세 잎 클로버
최종병기 뽀로로
여기 봐
Persona
햇볕 받은 조약돌처럼
에필로그
“선생님 몇 살이에요?”
“선생님 진짜 어려보여요!”
“선생님 완전 예뻐요!”
“선생님 어디 살아요?”
어머나. 번개가 번쩍번쩍 치고 있는 뇌를 쥐어짜내 뭐라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저찌 대답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략적인 수업 방향을 이야기했다. 전 날 시뮬레이션 해 본 수업은 정확히 35분. 실수하고 돌발상황이 일어날 것까지 계산한 치밀한 결과였다. (임용고시 2차를 준비한 경험이 이렇게 쓰였다.) 다행히 수업을 가장한 나의 원맨쇼는 무사히 시간 맞춰 끝났다.
- ‘우와! 엄청 어리다!’ 중에서
문제는 한 아이.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더군다나 지구력 없이 그렇게 오래 뛰어본 경험이 없는지라 남들이 다 들어오고도 남았는데도 두 바퀴 반이 남았다. 처음에는 티가 안 났는데 점점 사람이 없어지니 위축된 표정이다.
“야 oo이랑 같이 뛰어야겠다.”
그 때 우리반에서 체력이 제일 좋은 예원이가 누워있다 벌떡 일어났다. 근처에 같이 쓰러져 있던 예원이 친구들도 나도나도 하며 일어나 마지막 아이에게 달려간다.
“마지막 가즈아아!!”
혼자 뛰는 아이에게 달려가 예원이가 등을 떠민다. 옆에서 친구들도 거든다.
“별로 안 남았어!! 이번 바퀴만 뛰자!!”
나머지 누워있던 아이들도 슬그머니 같이 도는 아이들을 본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바퀴를 돌자 달려가 안아준다.
“이야아!! 잘했다!! 끝났다!!”
청소년 성장만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을 내 눈 앞에서, 그것도 우리 반 아이들이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찡해온다. 역시나 문학 작품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가 보다.
- ‘요즘 애들’ 중에서
그러나 이것을 도와주는 주변 어른 역시 한 때는 아이였다. 가끔씩 오류가 나면 업데이트 전 버전이 나오는 것처럼, 어른들도 마음이 넉넉치 않은 날에는 성장 전의 모습이 툭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나의 경우 전 버전의 나는 날선 언어를 사용한다. 그럴 때에는 한 발짝 물러서서 오류에서 돌아올 시간을 가진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더 잘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정말 다른 각도로 보려 노력하고, 학부모와의 믿음을 위해 진심을 다하고. 당장은 새로운 코드를 짜내는 게 힘들고 고달플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업데이트가 되어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또 당장 나에게 서운하게 대하는 학부모가 있을지라도 업데이트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중요한 것은 업데이트를 위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이가 서로라는 것이다. 아이는 선생님과 부모님, 교사는 아이와 학부모, 학부모는 교사와 아이. 그러니까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보면 좋겠다.
-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중에서
수많은 밤을 지새워 생각한 결론은, 결국 내가 학교란 곳에 불시착해 보내온 날들도 의미 없진 않았다는 것이다. 작은 인간들의 세계 안에서 거인 마냥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하면서 복작복작, 마음 아프지만 눈물 쏙 빼게 혼내기도 하고 우울했던 기분이 아이의 한 마디로 눈물 나올 정도로 위로받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진흙에 박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치기를 빌려 용기를 내는. 그 과정에서 아이와 나의 온도가 만나 닮아가기도, 이리저리 휩쓸리기도 했지만 그 자체로도 나의 페르소나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게 돌돌돌 영혼의 지도를 따라 굴러 가고 싶다.
- ‘Persona’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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