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라흐마니노프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17
리베카 미첼 지음 | 이석호 옮김
포노(PHONO)

2024년 06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9월 15일 출간

(개의 리뷰)
( 0%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0.47MB)
ISBN 9791189716486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sam 무제한 이용가능
  • sam 프리미엄 이용가능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라흐마니노프》는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evich Rachmaninoff, 1873-1943)의 삶과 음악을 다룬 평전이다. 올해 2023년은 그가 탄생한 지 150주년 되는 해이지만, 국내에서 추천할 만한 그의 평전을 찾기란 어렵다. 이 책은 음악 전문 출판사 포노가 2010년부터 꾸준히 발간해온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의 17번째 권으로, 13년만에 시리즈의 판형 및 편집디자인 등을 전면 개정하여 독자 곁으로 새롭게 다가간다.
전주곡 라흐마니노프를 찾아서
제1장 모스크바 음악가의 성장기
제2장 이바놉카
제3장 “나의 뮤즈는 죽지 않았다오”
제4장 러시아의 은 시대
제5장 드레스덴
제6장 옛 러시아의 황혼
제7장 “단단한 모든 것은 결국 녹아 흩어지리니”
제8장 고국을 떠난 비르투오소
제9장 빌라 세나르
제10장 미국의 망명객
후주곡 모더니스트 라흐마니노프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추천 디스코그래피 

참고문헌 

사진 제공
찾아보기

바실리 라흐마니노프는 경제적 관념이 형편없었고 방종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내가 가져온 결혼 지참금도 금세 바닥이 나고 말았다. 일가는 1882년 마지막 남은 주택 ‘오네그’를 경매로 매각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사했다. 비좁은 아파트 생활의 갑갑함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 부부는 차남 세르게이를 당분간 이모 마리야 트루브니코바에게 맡겼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사한 직후 라흐마니노프에게는 여러 트라우마가 찾아온다. 누이 소피야가 디프테리아로 숨을 거두었고, 곧이어 부모가 기약 없는 별거에 들어갔다. _ 34~35쪽

즈베레프는 제자들에게 자애로운 아버지와 엄격한 스승 역할을 모두 수행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매를 들기도 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와 두 동문에게 투철한 근면성을 심어주었을 뿐만 아니라(세 소년은 순번대로 번갈아가며 새벽 여섯 시에 기상해 연습하는 것이 의무였다) 클래식 음악 레퍼토리에 관한 깊은 지식을 나누어주었고, 피아노 주법상 기본 훈련 사항을 철저히 가르쳐 이들이 전문 연주자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크게 도움 받도록 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전설적인 철두철미함과 꾸준한 연습 스케줄은 의심의 여지없이 즈베레프 문하에서 길러진 덕목이었다. 그가 즈베레프에게 배운 가장 중요한 사항은 연주시 손의 위치와 음악을 향한 마르지 않는 사랑이었다. _ 43~44쪽

라흐마니노프는 평생토록 루빈시테인을 예술적 성취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에게 루빈시테인은 그저 기교가 뛰어난 비르투오소가 아니라 진정한 예술가였다. 27 배리 마틴이 지적한 것처럼 루빈시테인이 남긴 영향력의 메아리는 연주자 라흐마니노프의 후년에도 들려왔다. 라흐마니노프의 연주 레퍼토리는 루빈시테인의 그것과 놀랍도록 유사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사람들의 설왕설래가 많았던, 쇼팽 〈피아노 소나
타 b플랫단조〉 ‘장송 행진’ 악장의 반복부를 포르티시모로 해석한 것 역시 실은 루빈시테인에게서 배운 혁신이었다.” 확실히 루빈시테인은 라흐마니노프의 뇌리 한구석을 점유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교향곡 1번〉 초연 실패 이후 우울증에 빠진 라흐마니노프가 일손을 잡지 못하고 번민하고 있을 때 꿈에 나타나 “왜 일을 하지 않나? 왜 연주를 하지 않느냐고” 하고 꾸짖은 것도 루빈시테인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_ 48~49쪽

라흐마니노프는 1931년에 모든 러시아인은 선천적으로 땅과 연결된 존재로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는 “평안과 고요, 자신이 속하고 살아가는 자연을 향한 사랑, 그리고 부분적으로 고독에 대한 갈망”과 관련 있었다. 그의 말을 다른 러시아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바놉카라는 곳이 라흐마니노프에게 그러한 역할을 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_ 59쪽

라흐마니노프에게는 아주 가까운 벗이라 부를 만한 이가 드물었다. 그러나 소수의 친구와 어울릴 때면 그의 숫기 없고 때론 무겁기까지 한 태도는 사라지고 짓궂은 농담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일면이 나타나곤 했다. 라흐마니노프는 스칼론의 세 자매에게 가곡을 지어 헌정했고, 또한 그들을 위해 지은 3인 연탄곡連彈曲도 여럿이다. 짓궂은 농담을 즐기는 라흐마니노프의 성향은 그가 베라에게 붙인 ‘브리쿠시카’(꼬마 불평꾼)나 ‘프시호팟카’(사이코패스) 같은 별명에서 잘 드러난다. 라흐마니노프는 스칼론 자매를 처음 만나고 몇 달 뒤 외모에 변화를 주었다. 자매들이 어지간히도 놀리는 통에 덥수룩한 장발을 바짝 짧게 깎아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헤어스타일을 완성한 것이다. _ 64~65쪽

〈피아노 협주곡 1번〉 느린 악장의 아름다운 도입 주제는 1891년에 라흐마니노프가 품었던 연모의 감정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선율은 라흐마니노프의 가곡 ‘안 돼, 떠나지 말아요!, 작품 4의 1’(1891)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레시콥스키의 시에 음악을 붙인 이 가곡을 헌정 받은 인물은 안나 로디젠스카야로, 라흐마니노프가 Y. 사흐놉스키라는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집시 태생의 젊은 기혼 여성이었다. 사틴 자매들과 스칼론 자매들은 라흐마니노프와 로디젠스카야 사이의 우정을 모두 흰 눈으로 바라봤다. _ 69~70쪽

만약 초연 실패가 격심한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었다면 증상이 발현되는 데까지 몇 달의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라흐마니노프와 스칼론 자매들 사이에 오가던 편지는 이 무렵부터 근 1년간 중단되었고, 서신 교환이 재개된 뒤에도 라흐마니노프는 편지에서 베라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점에 착안한 류드밀라 코발레바오고로드노바는 베라가 세르게이 톨부진과 약혼한 사실(두 사람은 1899년 가을에 정식으로 혼례를 올린다)을 라흐마니노프가 알게 되지 않았나 짐작한다. 다시 말해 개인적 낙담이 교향곡 초연의 실패에 따른 슬픔에 기름을 부은 것이라는 추정이다. _ 91쪽

라흐마니노프의 우울증을 치료한 니콜라이 달 박사(1860-1939)를 향한 작곡가와 주변인들의 찬사는 조금의 어긋남도 없이 일치한다. 라흐마니노프는 1912년에 이렇게 언급했다. “지난 20년간 나를 돌봐준 의사는 최면요법 전문가 달 박사와 내 두 사촌(그중 한 명과 나는 10년 전 백년가약을 맺었다)뿐이었다. 이 모든 이─아니, 의사들이라고 해야겠다─는 내게 한 가지를 확실히 가르쳐주었다. 용기를 가지고 자신을 믿으라는 것이다.” 1928년에 달 박사가 보낸 편지를 받은 라흐마니노프는(박사가 편지를 부친 발신지는 1917년에 이주한 베이루트였다) “의학을 그만두신 게 안타깝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당장 선생님께 달려가 지난 10년간 저를 괴롭혀온 신경통을 다스릴 처방을 받을 텐데 말입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달 박사는 1938년 라흐마니노프에게 신경통 요법을 적어 보냈다. 그러나 달 박사의 의술에 대한 라흐마니노프의 믿음이 얼마나 강했는지 보여주는 최고의 증거는 그가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박사에게 헌정했다는 사실이지 않나 싶다. _ 102~103쪽

라흐마니노프는 결혼과 더불어 안정적이고 사랑 가득한 가정생활을 얻었다. 나타샤는 세르게이가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남편의 삶과 그의 창조적 뮤즈에 본인의 인생을 바쳤다. 크로이처는 이렇게 말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작이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그에게는 가까운 이들로부터 우정과 사랑, 염려를 받는 분위기가 필요했다. 어린 시절 빼앗겼던 가정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 그에게는 절체절명의 요구였다.” 류드밀라 스칼론에 의하면, 나타샤가 그의 삶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해준 덕분에 라흐마니노프는 그간 자신을 짓눌러온 우울증을 비교적 가볍게 극복했고, 라흐마니노프의 처제 소피 사틴은 형부의 삶을 “서른 전과 서른 후” 혹은 “결혼 전과 결혼 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가족이라는 토대를 얻은 라흐마니노프는 이제 세계무대로 도약하게 된다. _ 122~123쪽
_

대체로 나는 주택 운이 좋지가 못하다네. 평생 구입한 집이 여섯 채인데, 그 가운데 잘 사고 잘 판 집은 뉴욕의 아파트 한 채뿐이었어. 다른 집들은 러시아에 있어서 잃어버렸거나, 독일과 스위스에 있어서 사실상 잃어버린 것이나 진배없거나 하는 식이었네. 이번에 산 집도 아마 일본 사람들 차지가 되고 말겠지. 사실 솔직히 말해 일본군이 여기까지 점령하진 못할 것 같긴 하네만. 만약 일본군이 여기에 온다면 내 집을 빼앗기 위해 오는 것일 게야. 내 운세라는 게 그렇게나 고약하다네! _ 315쪽

1941년 6월 22일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 소식이 전해지자 라흐마니노프는 조국을 도울 방안을 궁리했고, 1941년 11월 1일 카네기홀 연주회 수익을 전쟁 구호금 명목으로 소련 측에 기부하기로 했다. 미국 내 러시아 망명자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으로 분열되어 있었고 공산주의를 흰 눈으로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공개적으로 소련을 돕겠다고 나선 라흐마니노프의 결정에 잡음이 따라붙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국 에이전트는 최소한 연주회 시작 전에는 기부 의사를 공개하지 않는 편이 이롭겠다고 라흐마니노프를 뜯어 말렸다. 그러나 연주회 프로그램에는 수익금이 “피아니스트의 조국 러시아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전달될 계획이라는 내용이 당당히 찍혀 배포되었다. 소피 사틴은 러시아 망명자 사회가 라흐마니노프의 행동에 크게 열광했다고 전했다. 특히 망명자 신분이면서 정치적 논쟁에 가담하는 일을 대체로 꺼려온 그였기에 그 환희의 크기는 더욱 컸다. 라흐마니노프는 공연 수익 전액인 3천920달러 29센트어치의 의료 장비와 수술 장비를 마련해 소련으로 보냈다. 실로티를 포함한 다른 이들도 제10장 미국의 망명객 나름대로 힘을 보탰다.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과 함께 미국이 참전하면서 라흐마니노프의 입장은 더 이상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지 않았다. _ 320~321쪽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이름이 낯선 사람도 그의 음악은 분명 어디에선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그 선율 덕분에 (위대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책 《사색과 기억》에서 선율이야말로 하늘의 선물이요 천재의 소산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의 작품들은 클래식 음악 가운데 유달리 대중음악과 영화에 자주 사용되어 널리 사랑받았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의 2악장을 기반으로 삼은 에릭 카먼의 ‘올 바이 마이 셀프’(1975)는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까지 올랐고 이후 셀린 디옹 등 숱한 가수들이 다시 불렀다(‘개그 콘서트’에서 개그맨 박성호가 능청스럽게 부르던 ‘오빠 만세’, 바로 그 곡이다). 영화 〈7년만의 외출〉(1955), 〈사랑의 은하수Somewhere in time〉(1980) 등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샤인〉(1996)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장면에서도 그의 음악은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18세의 나이로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의 〈피아노 협주곡 3번〉 결선 연주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유튜브에서 전설적 연주자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연주 영상의 인기를 누르고 그의 연주가 조회수 1위에 오른 것도 한동안 화젯거리였다.

《라흐마니노프》는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evich Rachmaninoff, 1873-1943)의 삶과 음악을 다룬 평전이다. 올해 2023년은 그가 탄생한 지 150주년 되는 해이지만, 국내에서 추천할 만한 그의 평전을 찾기란 어렵다. 이 책은 음악 전문 출판사 포노가 2010년부터 꾸준히 발간해온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의 17번째 권으로, 13년만에 시리즈의 판형 및 편집디자인 등을 전면 개정하여 독자 곁으로 새롭게 다가간다.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이자 지휘자, 거장 연주자인 라흐마니노프는 오늘날 ‘전 세계의 피아니스트들이 뽑은 영향력 있는 전설적 피아니스트’이며(〈라임라이트Limelight〉, 2011년 10월), 그의 대표작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클래식 음악 가운데 하나로 자주 선정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생전뿐 아니라 사후에도 대중적 인기와 달리 작곡가와 음악학자들에게 오랫동안 외면당하곤 했다. 비평가들은 라흐마니노프와 그 음악을 스트라빈스키와 같은 혁신적인 동시대 작곡가들의 현대적 실험과 거리가 먼 구시대적 낭만주의 전통의 일부로 인식했다. 일례로 1952년 음악평론가 레오니트 사바네예프는 라흐마니노프에 대해 “전적으로 19세기 사람이었다. 어떠한 이유로든 그는 20세기를 인지하지 못하였으며, 그의 모든 작품은 말하자면 19세기 음악의 자투리이다”라고 격하했다.

이참에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봅니다. ‘과연 나는 그러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고 라흐마니노프를 온당히 평가하고 있었는가? 선율이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을 쓴 작곡가들을 은근히 한 수 아래로 깔아뭉갠 적은 없었던가? 그리하여 슈베르트,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푸치니, 라흐마니노프를 한 바구니에 쓸어 담은 뒤 괜히 박대하진 않았던가’ 고백하건대, ‘아니오, 나는 그러지 않았소’ 하고 당당히 항변하지 못하겠습니다. _ 옮긴이의 말, 374쪽

권위 있는 《그로브 음악 및 음악가 사전》은 1954년판에서 ‘라흐마니노프’ 항목에 고작 다섯 단락을 할애하는 데 그쳤지만, 판을 거듭하며 계속 늘어나 2001년판에서는 무려 열한 페이지에 걸쳐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계속 우상향되어 온 셈이다.
저자 미첼은 이처럼 ‘우울함의 대명사’, ‘고향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던 음악가’ 등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기존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예술과 음악이 인간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이 뜨거웠던 20세기 초 러시아의 ‘은銀 시대’라는 커다란 흐름에 투신한 그의 진면목을 발굴한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한쪽 측면에 기운, 어두운 우수를 품은, 그리고 과묵하고 진중한 표정의 라흐마니노프만을 알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9세기에 갇힌 20세기 음악가’,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끝내 떨치지 못한 애수의 음악가’, ‘단조短調의 작곡가’ 같은 정형화된 이미지로 말입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전체 삶을 고루고루 조망한 미첼의 이번 책이 그간 다소 곡해되어온 그의 모습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_ 옮긴이의 말, 378쪽


모스크바 음악 성장기부터 미국에서 영면하기까지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교향적 춤곡〉이 탄생하기까지
라흐마니노프 연구에 새로운 초석을 놓는 평전


러시아와 미국 및 유럽에서 라흐마니노프와 그의 음악은 불확실한 세계와 조화를 이루는 대단히 현대적인 삶의 표현이었다. 이 새로운 평가를 위해 저자는 라흐마니노프의 삶을 그가 살았던 역동적인 당대 상황에서 재구성한다. 풍부한 연구 자료와 40점이 넘는 사진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빈한한 귀족 가문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칠순 생일을 며칠 앞두고 미국 베벌리힐스의 자택에서 영면하기까지, 그의 첫 작품 〈피아노 협주곡 1번〉부터 최후 작품인 45번 〈교향적 춤곡〉이 탄생하기까지 라흐마니노프의 일생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또한 라흐마니노프의 재능을 처음 알아봤을 뿐 아니라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헌정 받은 사촌 알렉산드르 실로티, 라흐마니노프에게 자애로운 아버지이자 엄격한 스승 역할을 맡은 니콜라이 즈베레프, 피아니스트 롤 모델인 루빈시테인과 작곡가 우상인 차이콥스키, 첫 작품 〈피아노 협주곡 1번〉 초연 실패 후에 겪은 우울증을 치료해준 은인 니콜라이 달 박사, 라흐마니노프의 심적 안식처가 되어준 스칼론 자매들과 사틴 남매들 등 라흐마니노프의 주변 사람들의 기록과 인터뷰 등을 통해 그의 삶을 다각적으로 접근하여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라흐마니노프는 당대 상류층 청년들이 흔히 택하던 진로인 공무원 대신 직업 음악가의 길을 택했지만 탐보프 지역의 가족 별장 ‘이바놉카’를 유지할 만큼 러시아에서 나름의 음악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1917년 볼셰비키혁명으로 러시아를 떠나 망명객 신분이 되어 작곡에서 연주 및 지휘로 활동 방향을 넓힌다.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것이다. 당대 최일선 녹음 기술의 혜택을 입은 선두급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입지를 굳혔고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한다. 1925년 〈타임〉지에 따르면 그는 베이브 루스의 두 배가 넘는 소득세를 납부했다. 그는 스위스에 새로운 거처 ‘빌라 세나르’를 건축한다. 이 집은 옛 가족 별장과 마찬가지로 그에게 작곡의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일으켰다. 피아노 독주곡 〈코넬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 42〉를 썼고, 이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교향곡 3번〉 등 작품 활동을 활발히 이어간다. 그러나 유럽 대륙에 전운이 감돌면서 1939년 여름, 이곳에서도 떠나야 했다. 라흐마니노프는 은퇴 후의 생활까지 염두에 두고 1942년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 주택을 구입하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생애 마지막 몇 주뿐이었다.

1943년 1월 라흐마니노프의 몸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몸 왼편에 통증이 심해졌고, 피로와 체중 감소가 이어졌다. 가시지 않는 기침은 좀 더 심각한 질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불렀다. 소모프 부부는 2월 5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라흐마니노프의 연주회를 찾았다가 친구의 “고통에 신음하는 수척한 얼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2월 17일 테네시주 녹스빌 콘서트는 그의 마지막 연주회가 되었다. 이날 라흐마니노프는 바흐의 〈영국 모음곡 2번 a단조〉를 연주하였는데, 이 곡은 1885년 젊은 청년이 즈베레프의 집을 찾은 안톤 루빈시테인 앞에서 쳤던 작품이다. _ 322쪽

라흐마니노프는 제정 러시아 말기의 역동적으로 급변하는 지적·문화적 환경 속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음악가였다. 스크랴빈, 프로코피예프, 스트라빈스키로 대표되는 작곡 기법상의 혁신을 거부하긴 했지만, 그는 음악이 여전히 인간 존재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이상학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현대 담론에 깊이 몰입했다. 따라서 저자는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평판 바로잡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가 현대적 음악을 쓴 현대적 인물이었다고 주장한다. 현대성과 모더니즘을 구별하여, 라흐마니노프도 본인이 현대에 속함을 인지하고 그 속에서 자기의 창조적 자리를 찾으려 분투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전기는 라흐마니노프의 삶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뿐만 아니라 그의 경력에 대한 재평가와 재발견이라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Rebecca Mitchell
캐나다의 문화사학자. 서스캐처원 대학교, 서던메서디스트 대학교 메도스 예술학교, 칼턴 대학교에서 음악(피아노 연주)과 러시아 언어 및 문화 등을 공부하고, 2011년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이애미 대학교에 있는 동구·러시아 연구소인 해빅허스트 센터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고, 2016년부터 미국 미들베리 칼리지에서 역사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6년에 W. 브루스 링컨 도서상을 받은 《니체의 고아: 러시아제국의 음악, 형이상학, 여명Nietzsche’s Orphans: Music, Metaphysics and the Twilight of the Russian Empire》(2015)을 썼다.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글을 읽는 것이 낙이다. 그 낙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 또한 즐거워 그럴 궁리를 하고 지낸다. 음악 관련 책을 스무 권 넘게 우리말로 옮겼다.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중에서 푸치니, 드보르자크, 로드리고, 버르토크, 스트라빈스키, 바그너 편을 번역했다. 그밖에 옮긴 책으로 《말러와 1910년의 세계》, 《쇼, 음악을 말하다》, 《다시, 피아노》,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낼 것인가》, 에드워드 사이드의 음악비평집 《경계의 음악》, 필립 글래스 자서전 《음악 없는 말》, 《크레모나 바이올린 기행》,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피아니스트》, 《지휘의 발견》, 《인간으로서의 베토벤》, 《슈베르트 평전》, 《스타인웨이 만들기》, 《왜 말러인가?》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라흐마니노프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라흐마니노프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라흐마니노프
    저자 모두보기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바이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