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방
2024년 06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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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4138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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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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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들이여
그것은 하얀 색이다
-1985, 화이트큐브, 신이치-
..........................................
1985년 신이치가 죽기까지, 그가 죽은 후 2010년까지 모든 그의 예언의 조각들은 이루어졌다. 때문에 하얀 입방체(White Cube) 구성들에게 그는 예언자였다기 보다는 신이었다. 그 회의에서 차기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들을 선택했지만, 국가 지도자 선출의 문제는 조각들의 부분일 뿐이었다. 20세기 초반 아시아를 지배하는 일본 제국의 탄생, 20세기 중반 일본 제국의 몰락, 20세기 중반 이후 일본의 부활, 20세기 말 일본의 정체와 한국의 부상, 21세기 중반 아시아 세계대전, 21세기 말로 예언된 아시아 전체를 지배할 하얀 제국.
2010년까지만해도, 하얀 입방체(White Cube) 구성원들은 신이치의 마지막 예언의 내용을 '일곱 날 후 : 2070년', 그리고 초거대 AI와 양자컴퓨터, 우주통신, 하나의 아시아 언어, 하나의 아시아 화폐를 사용하는 하얀 제국의 등장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이치가 언급한 '지상의 실현은 거대한 마찰로 마모 되리라'는 구절은 간과하고 있었다.
비극적인 것은, 1985년 신이치의 마지막 예언이, 하얀 입방체(White Cube)의 핵심 구성원들에게 현실 앞에 실존한 완전한 현실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일본과 한국의 국가 지도자들과 정치 흐름을 계획에 따라 조정해나가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중동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었다.
때가 무르익고 있었다. 신의 아이들이, 다시 신의 전사가 되어, 창공 위로 날아오를 때까.
예언으로 인해 현실이 예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일까?
예언이 운명 지어진 미래를 먼저 내다본 것일까?
고고한 역사의 변곡점이
밀레니엄이 낳은 아이들의 손에 올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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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란트>는 현실의 국제정치와
동시간대에 집필 될 국제정치 소설 시리즈다.
2000년을 기준으로 태어난 6명의 아이들.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한국.
그 중 5명의 아이들이 미국 보스턴과 캠브리지.
하버드와 MIT에 다니게 되고 2019년.
하버드 스트리트에 있는 한 저택에 모인다.
21세기 중반 3차 세계대전 이후까지
이들은 전 세계 국제정치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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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란트 시리즈 1 : 현실
1-4권 2019 군주
5-8권 2020 시인
9-12권 2022 몽상가
13-16권 2023 건축가
17-20권 2025 과학자
21-24권 2028 혁명가
2019년-2028년 - 10년의 이야기
<2019 군주> : 그들의 방, 홍콩, 총, 군주
<2020 시인> : 코로나, 죽음, 시인, 올레그
<2022 몽상가> : 러-우 전쟁, 이-팔 전쟁, 장
<2023 건축가> : 미-중-일-대, 전쟁 준비, 아리
<2019-2025 과학자> : 세계질서, 신화, 핑
<2000-2028 혁명가> : 사우디, 혁명가, 차유
프롤로그 2 : 철새
프롤로그 3 : 두 여자 아이
프롤로그 4 : 검은 양자형 Black Bauhinia
프롤로그 5 : 2001년생
1. 야성적 충동 – 2019년 9월 6일 금요일 오전
2. 조우 遭遇 – 2019년 9월 6일 금요일 오후
3. 사슬 – 2019년 9월 6일 금요일 자정
4. 천사들의 땅 – 2019년 9월 7일 토요일 오전
5. 나비 Nabi – 2019년 9월 7일 토요일 오전
6. 물 WATER – 2019년 9월 7일 토요일 오후
7. 알료사 – 2019년 9월 9일 월요일 아침
8. 파사드 – 2019년 9월 9일 월요일 아침
9. 네 사람 – 2019년 9월 9일 월요일 점심
10. 인공 : 몽지람 – 2019년 9월 9일 월요일 저녁
11. 누드 : 샤토 무통 로쉴드 – 2019년 9월 19일 금요일
12. 그들의 방 – 2019년 9월 21일 토요일 오전
에필로그 : 권총
프롤로그 1
하얀 색
신의 아이들이여
눈에 보이는 빛이 아닌
귀에 들리는 음이 아닌
마음이 헤아린 생각이 아닌
하늘의 하늘로부터 꽂힌 화살
전능자가 영혼에 계시한 불을 품어라
동방의 제국들이 서로를 풀처럼 뽑고
모든 생명들이 뿔뿔이 흩어지리니
대지는 하늘에 뜬 불덩이 아래 녹고
잿빛 가루들이 대지를 덮으리라
그리고 잿더미가 동방의 대지 위로
고고히 만물을 내려다보며 솟아 오르는
거대한 나무가 보인다
보이는 것은 희미한 그림자들 뿐이니
지상의 실현은 거대한 마찰로 마모 되리라
내게 주어진 길 머지 않았으니
내게 보인 그림자들을 더듬어
일곱 날을 지내고 동방을 뒤 덮을
거대한 나무에 대한 것을
신의 아이들에게 전하니
그것은 하얀 색이다
그것은 오늘의 동방 제국들이 아니며
예전에 세워진 동방 제국들이 아니며
그 모든 제국을 삼키는 하나의 새로운 것이다
모든 생명들에 대한 차별이 없으니
작은 강철들이 하늘을 덮으며
큰 강철 머리가 모두를 지배하리라
거대한 나무 아래 동방은
하나의 언어로 통하며 물질이 하나로 흐르리라
그리고 다시 한 번 신의 자리를 탐하리라
그것은 하얀 색이다
-1985, 화이트큐브, 신이치-
1985년 신이치는 마지막 예언을 마쳤다. 신이치는 죽기 전 마지막 해, 1985년 1월 4일, 뼈만 앙상히 남은 103세의 몸으로, 이세신궁에 참배를 드리고, 그날 저녁 소박했던 이 도요타 저택에서, 그의 마지막 하얀 입방체(White Cube) 겨울회의에서, 젊은 정치인들이었던 이들에게 위의 말을 남기고, 다음날 새벽 영원히 눈을 감았다.
1985년 신이치가 죽기까지, 그가 죽은 후 2010년까지 모든 그의 예언의 조각들은 이루어졌다. 때문에 하얀 입방체(White Cube) 구성들에게 그는 예언자였다기 보다는 신이었다. 그 회의에서 차기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들을 선택했지만, 국가 지도자 선출의 문제는 조각들의 부분일 뿐이었다. 20세기 초반 아시아를 지배하는 일본 제국의 탄생, 20세기 중반 일본 제국의 몰락, 20세기 중반 이후 일본의 부활, 20세기 말 일본의 정체와 한국의 부상, 21세기 중반 아시아 세계대전, 21세기 말로 예언된 아시아 전체를 지배할 하얀 제국.
2010년까지만해도, 하얀 입방체(White Cube) 구성원들은 신이치의 마지막 예언의 내용을 '일곱 날 후 : 2070년', 그리고 초거대 AI와 양자컴퓨터, 우주통신, 하나의 아시아 언어, 하나의 아시아 화폐를 사용하는 하얀 제국의 등장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이치가 언급한 '지상의 실현은 거대한 마찰로 마모 되리라'는 구절은 간과하고 있었다.
비극적인 것은, 1985년 신이치의 마지막 예언이, 하얀 입방체(White Cube)의 핵심 구성원들에게 현실 앞에 실존한 완전한 현실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일본과 한국의 국가 지도자들과 정치 흐름을 계획에 따라 조정해나가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중동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었다.
때가 무르익고 있었다. 신의 아이들이, 다시 신의 전사가 되어, 창공 위로 날아오를 때까.
예언으로 인해 현실이 예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일까?
예언이 운명 지어진 미래를 먼저 내다본 것일까?
고고한 역사의 변곡점이
밀레니엄이 낳은 아이들의 손에 올려진다
신의 아이들이여
그것은 하얀 색이다
-1985, 화이트큐브, 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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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3
두 여자 아이
세 명의 불덩어리가
타오르는 불을 따라 산에 올랐다.
야곱은 첫 번째로 칼에 찔렸다.
게바와 로마 시민권자는 30년을 달렸다.
돌덩어리는 고향에서, 몽상가는 들판에서.
폭풍의 아들은, 그들 모두 눈 감은 뒤, 다시 30년을 살아, 마지막 생존자로서, 마지막 책 두 권을 쓰고, 전체 책을 닫았다.
말하자면 그 책은
세 명의 불덩어리, 한 명의 몽상가, 그리고 60년의 이야기였다.
두 여자 아이는 그새 친해져 옷을 훌러덩 벗고 큰 원통형 욕조의 뜨거운 물 속에 몸을 머리 끝까지 풍덩 담구었다. 아리와 수는 일본어로 대화했는데 수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자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아리는 수의 머리를 감겨주겠다고 나섰다. 아리는 샴푸를 수의 머리에 조금 뿌리고 수의 머리를 감겨주었다. 수는 아리의 손길이 너무 좋았다. 자신처럼 조그맣고 말랑말랑한 일본 여자아이였다. 아직 둘은 성적인 것을 느끼지는 않았다. 수는 아리의 등에 비누칠을 해주었다. 두 여자아이가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가 도요타 가문 정원에까지 희미하게 들렸다. 정원에서 통화를 하다 그 소리를 들은 아리의 엄마는 빙긋 웃었다.
아리와 수는 다다미 위에 깔아둔 폭신한 하얀 이불 위에 누워 밤 늦게까지 무슨 그렇게 할 말이 많은지 조잘조잘거렸고 늦은 새벽이 되어서야 잠들었다. 아리는 태평하게 팔 다리를 쭉 뻗은 모습으로 잠들었고, 수는 아리 옆에 옆으로 누워 잠들었다. 잠시 외출하고 늦게 저택으로 돌아온 아리의 엄마는 두 귀여운 공주님들이 잠든 모습을 보았고 그녀들의 몸에 두터운 이불을 잘 덮어주고 다다미 문을 꼭 닫아 주었다. 꽤 추운 밤이었다.
도요타 아리. 일본 소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었던 수가 처음으로 사귄 친구였다
아리의 어머니는 늦은 새벽 잠자리로 들어서며 정원을 둘러 보았는데, 잠시 정원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국 어르신을 보았다. 정원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대나무를 보고 있던 그 어르신은 그녀의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아리의 어머니는 미소지으며 천천히 밖으로 나와 그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잠이 안 오시나요?
그 어르신은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어르신은 때때로 그녀가 몇 개 국어를 할 줄 아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자신이 듣기로 그녀는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한국어, 영어를 할 줄 알았다. 그만한 여인이 애를 보고 있다니. 그 어르신은 그녀가 약간 아깝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녀의 너무 자연스러운 한국어가 왠지 약간 기분 나빴다. 그 어르신은 약간 그녀가 불편했다. 이렇게 어둠고 늦은 시간 30대 젊은 여성과 그것도 도요타 가문 어르신의 며느리와 서 있는 것은 결코 그가 원하는 모양새가 아니었다. 그 어르신은 다시 한 번 그녀에게 부자연스럽게 웃어 보이고는 안으로 들어가려 몸을 돌렸다. 아리의 어머니는 신을 벗고 들어가려는 그 어르신에게 한국어로 말했다.
아직 애들이에요
그 어르신은 움찔했고 약간 나무라는 표정으로 아리의 어머니를 노려보았으나 이내 그럴만한 상대가 아니었으므로 부자연스럽게 입을 미소짓듯 움직이며 한숨을 쉬었고 일본어로 대답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 어르신은 그녀와 말 섞을 필요가 없었다. 의미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는 도발을 해왔고 그것은 어르신들이 하고 있는 중대함을 넘어 거대한 일들에 대한 그녀 나름의 비판이었기에, 그녀가 도요타 가문의 며느리임에도 약간의 꾸짖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르신은 다다미로 들어가는 자리에서 그녀에게 그 다운 패기넘치는 매서운 눈을 번뜩이며 일본어로 말했다.
결코 애들이 아닙니다.
군주가 되실 분들이십니다.
아리의 어머니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어르신의 말도, 그의 도깨비같이 번쩍이는 눈빛도, 그리고 이 거대한 힘을 지닌 사내들이 종종 모인다는 사실도, 그 모임이 은밀하다는 사실도, 그리고 그들이 무언가를 확고히 믿고 있다는 소문도, 그녀는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일본 국민 중 아무도 그러한 것들 그러한 소문들을 원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 지도자들의 생각이 일본 국민들의 생각과 달랐을 뿐.
그 어르신이 침실로 사라진 이후, 아리의 어머니는 우아기 없이 정원에 멍하니 서서 추위를 느끼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아니.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충실히 그녀의 자리를 지켜야만 할 것이다. 그녀는 아이들이 잠들어 있는 침실 쪽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사랑스러운 조그마한
나의 딸 아리
나는 너의 시대가 나의 시대처럼 평화롭기를 바란다
어르신 그대의 손녀도 참 아름답더군요
저는 그 아이의 시대도 무탈하길 바랍니다
그런데 어르신들
그대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어르신들
아무도 더는 원하지 않는답니다
아무도, 더는요
어느새 보름달이 뜬 하늘 위에서 정원으로 좁쌀만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리의 어머니는 추위를 느꼈다. 어느새 그녀는 손 끝이 아플만큼 춥다고 느꼈다. 도요타 가문의 붉은 기둥으로 불리는 아리의 어머니, 미츠코는 하늘로부터 낙하하는 하얗고 차가운 평화로운 눈들을 슬프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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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4
검은 양자형 Black Bauhinia
2019년 10월 1일 화요일
그 날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베이징에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홍콩에 있었다.
베이징 천안문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0주년. 7일간의 중국 국경절. 2019년 10월 1일 오전. 천안문 광장의 넓은 도로를 지나는 홍치 한 대가 있었다. 한 사람이 그 안에 서 있었다. 그는 거대한 열병, 2만 군인, 20만 시민, 70을 그리며 날아가는 전투기, 120대의 전투기, 헬기, 탱크들, 최신식 무기들 줄지어 선 광장을 지나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同志们好 동지들 안녕하세요
同志们辛苦了 동지들 고생하셨습니다
-2019년 10월 1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시진핑 习近平-
홍콩 치안완구
2019년 6월 9일 시작된 홍콩민주화 운동 114일 차. 2019년 10월 1일 오후 4시. 홍콩 치안완구에서는 홍콩 경찰과 홍콩 학생들 사이에 무력충돌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홍콩 경찰 중 한 명이 자신에게 파이프 몽둥이를 휘두르는 한 홍콩 고등학생을 향해, 하늘을 향한 공포 사격없이, 실탄을 발사했다.
홍콩 경찰의 실탄이 홍콩 학생의 왼쪽 가슴에 박혔다.
청즈지엔 曾志健
18세
2001년생
그날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는 검은 배경에 흰색 양자형이 그려진 홍콩기가 펄럭 거렸다. 검은 양자형은 홍콩의 죽음을 상징했다. 홍콩 시민들은 바닥에 부착된 수백 장의 시진핑 얼굴을 밟고 지나갔다. 전세계 언론과 SNS 미디어를 통해, 홍콩민주화 운동의 첫 번째 총격, 그 생생한 영상, 총을 맞고 바닥에 쓰러진 18세 홍콩 학생의 모습, 그가 병원에 실려가는 모습, 그 모든 사진과 영상들이,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졌다. 세계 각국의 언론들이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날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베이징에 서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홍콩에 쓰러져 있었다. 그 날 세계는 두 사람이 누구인지를 깨달았다.
한 사람은 시진핑 习近平 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청즈지엔 曾志健 이었다.
한 사람은 중국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홍콩이었다.
한 사람은 황제였고, 다른 한 사람은 학생이었다.
한 사람은 권력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자유였다.
한 사람에겐 총이 있었고, 다른 한 사람에겐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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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권총
텍사스 - 10월 19일 토요일
새벽 파란 빛이 고요히 보스턴에 내려 앉는다. 찬 바람이 분다. 새하얀 피부에 빨간 팬티만 걸친 아리는 피스를 피우고 있었다. 이스트 캠브리지 찰스 타운의 현대식 아파트 9층거실 난간에 기대어. 그녀 뒷 편으로는 거실 중앙 벽면에 진열된 검은 일본 전통 도검 세 자루가 보였다. 장검, 중검, 단검. 아리는 반쯤 태운 피스를 창 밖 너머로 팅겨 버리고 물끄러미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마지막 연기를 후 내뿜었다.
아리는 널직한 침실의 화장싱 옆에 있는 티타늄 금고에서 Lock이라는 큼직한 문구가 적힌 검은 케이스를 짙은 회색의 거실 탁자 위에 올려두고 열어 보았다. 검은 스폰지 케이스 안에는 글록 18 자동권총이 분해되어 있다. 아리는 손 끝으로 글록 바디의 단단한 표면을 만져 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글록을 조립해 실탄을 하나 넣고 어디가를 조준해 보았다.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 A터미널.
올레그는 델타항공 라인에서 여권과 휴스턴행 항공티켓과 소형 캐리어 위탁 등의 수속을 거의 다마치고 있었다. 항공직원이 건네주는 여권을 받으며 올레그는 다른 라인에서 수속을 밟고 있는 수와 아리 쪽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약간 문제가 있는지 시간이 꽤 걸려 보였다. 올레그는 별 의식없이 델타항공 라인 건너편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카페 유리 창가에 앉아 아이패드로 어떤 무언가를 읽고 장이 보였다. 올레그가 슬쩍 보니 어떤 논문인 듯 했다. 올레그는 뜨거운 커피를 한 잔 시켜 말 없이 장 옆에 앉았다. 그리고 저 멀리 수속을 밟고 있는 수와 아리 곁으로 검은 옷을 입은 덩치큰 보안요원 두 명이 와서 검은 케이스를 확인하고, 항공사 직원에게 맡기는 모습이 보였다. 올레그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두 여인을 바라보았다.
알은 항공사를 통해 총기류 위탁 수화물 등록을 하는 중이었다. 그녀는 항공사 직원을 통해 총기류 위탁 수하물 작성했고, 항공사 직원은 전산을 통해 그녀의 아이디와 총기 넘버 그리고 총기 등록인을 확인했다. 그 다음 보안요원들이 와서 그녀의 총 케이스에 담긴 해체 된 총기와 실탄을 확인했다. 그리고 아리는 무사히 다시 총 케이스를 잠구어 항공사에 위탁 수하물로 맡기었다. 수는 이미 수속을 마치고 아리 옆에 등지고 선 체 폰으로 국제뉴스들을 확인하며 20분 째 아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속을 마친 아리가 뒤돌아 서 있던 수에게 팔장을 끼었다. 아리는 평소와 다르게 헐렁한 레몬색 후드에 하얀색 스키니진를 입고 있었다. 수는 평소처럼 검은 상하의 트레이닝 복 차림이었다. 수는 자신에게 안겨오는 아리의 향긋한 향과 부드러운 가슴을 느꼈다.
수가 약간 의아한 듯 무심히 물었다.
저건 왜 가져가?
아리가 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게 바로 '미국식 자유' 라는거지.
아리는 수의 귀와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올레그는 장 옆에 앉아 수속을 마치고 걸어오는 수와 아리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델타 비행기가 보스턴 하늘을 뚫고 텍사스를 향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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