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열
2024년 06월 12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5.82MB)
- ISBN 9791198791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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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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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을
사서로 살았다.
33년, 도서관에서 책과 놀았다.
사서로서의 삶 끝에서
저자는 산티아고를 걷는다.
‘프랑스길’
저자는 순례길의 여러 갈래 중 ‘프랑스길’을 걷는다. 프랑스 생장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km의 여정이며, 하루 평균23km씩 한 달을 걷는 장정이다.
‘길’
길은 사람을 선물하고 사람은 에피소드를 안겨준다. 세계의 풍경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사람과 삶에로의 성찰은 때로 진지하다. 현대의 길 위를 살아가는 시간과 길 위를 걷는 시간이 성찰속에 공명한다.
‘순례길’
순례를 느낀다. ‘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내면의 자신과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인간다운 삶’을 추구한다. 저자의 생각은 때로 독자의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인문의 향기’
향기를 풍기는 삶이고 싶다. ‘인문의 향기’를. 저자는 인간과 문화와 가치를 논하는 인문의 향기들 중에서 ‘생명이 걷는다. 길은 생명이다.’ 라는 사유로 흐르는 가운데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간다. 그런 작가의 사유가 걸어가는 길은 독자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서두르지 않는 열정’
저자는 서두르지 않는다. 과거와 미래를 위해 살지 않는다. 오늘을 산다. 인생의 날이 오늘 하루임을 기억한다. 자신의 의지로 행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만난다. 세상, 사람, 순례자들과 통한다. 양보와 배려, 친구가 되어가는 시간들은 독자들에게 전해질 기분 좋은 선물이다.
…………………………………….
진취적인 삶을 지향하는 저자는
‘기쁨을 찾는 기쁨’ 으로 일상을 채워간다.
저자의 열정은 독자에게 스며든다.
세월과 함께 그대의 행복을 바란다.
Ⅰ - 길은 생명이다
1. 전사의 야곱에게 인사드리다
2. ‘프랑스길’을 걷기 위해서
3. 집을 나서다
4. 생장의 하루
5. 피레네산맥을 넘다
6. 안개가 내 몸을 싸고도는 듯하네
7. 보이지 않는 헤밍웨이와 교감하다
8. 빼르돈 언덕에 서면 모든 게 용서될까
9. Y자형 십자가를 만난 것은 신의 은총이지
10. 내게 길동무가 생겼다
Ⅱ - 생명이 걷는다
11. ‘살아계신 성모 마리아 수도원’의 이라체 포도주 샘
12. 미켈란젤로의 <그리스도의 처형> 원본을 보다니
13. 어! 이 싸~함은 뭐지?
14. 기분이 좋아 빨리 좋아질 거예요
15. 병원놀이를 하다
16. 나는 하람이다
17. 부르고스 대성당에서 만난 ‘빠빠모스카’
18. 야매로 침을 맞다
19. 길 위에서 만난 사람
20. 보아디야 델 카미노의 ‘성모승천성당’
Ⅲ - 길에 빠져들다
21. 기적의 메달을 선물 받다
22. 스페인의 동전 시루떡 ‘아마르기요’
23. 길은 순탄하고 고요하다
24. 낯선 땅에서 부황을 뜨고 사혈을 하다니
25. 가우디의 흔적을 찾아서
26. 나는 제 멋에 겨워 산다
27. 또 가우디를 만나다
28. 태극기를 삶의 무게처럼 짊어지고
29. 철 십자가 앞에서 두 손을 모으다
30. 다리가 아파도 뽈뽀는 먹어야지
Ⅳ - 숨 쉬다
31. 때 이른 첫눈이 내리다
32. 돈 엘리야스 발리나 샴페드로 신부님, 감사해요
33. 점점 더 사람답게 살고 싶다
34. ‘사리아’에서는 무엇을 할까
35. 아름답지만 슬픈 ‘뽀르또마린’
36. 내 발목에는 골칫덩이가 산다
37. 나의 수호자, 라푼젤 언니와 제니퍼
38. 이우넛의 ‘나도 걷고 싶다’
39.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세상의 끝으로 향하다
에필로그
프롤로그
산티아고 입성의 날,
엄청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아르수아와 작별하고 기쁨의 언덕(Monte do Gozo)에 다다를 때까지도.
바람은 나의 몸을 날려버릴 듯 광분했고, 빗줄기는 자비 없이 무섭게 쏟아졌다. 나는 온 몸을 에워싸는 한기를 느꼈다. 그 모든 혼란 속에 아픈 발목의 통증조차 느끼지 못했다.
바람의 광분과 빗줄기의 무자비함. 이 모두를 맨 몸에 얻어맞으며 한기로 떨려오는 육체의 고통을 느꼈다. 그 순간, ‘더 이상 나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웅크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향해 몸을 활짝 펼쳐 바로 세우고 싶었다. 쏟아지는 사나운 것들을 온 몸으로 한껏 안았다. 마음에 찌든 때와 영혼의 폐부까지 씻기는 전율이 느껴졌다.
그대로 쏟아지는 것들 한가운데 서서 눈을 감았다.
후련했다.
산티아고가 가까워지며 빗줄기와 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시나브로 날씨가 맑아졌다. 산티아고대성당이 있는 오브라도이로 광장에 발을 들여놓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제니퍼가 뛰어오는 게 보일 때부터 흐르던 눈물은 그녀를 끌어안는 순간 오열로 바뀌었다. 눈물은 힘들고 고생스럽던 기억을 씻어내고 있었다. 환희로웠다.
대성당 앞 곳곳에서 환성이 터지고, 축하 인사를 나누고, 너나없이 서로 축복하느라 분주했다. 나도 수 없이 만나고 헤어졌던 얼굴들과 포옹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생긴 이래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에서 기뻐하던 순례자들은 야곱을 따라서 순례길의 역사를 써왔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장에서 기쁨을 나누는 순례자들이 축제 분위기에 젖은 이 순간을 역사로 쓰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처럼 계속 이 길의 역사는 끊이지 않고 써 내려갈 것이다.
나는 오늘 최종 목적지인 성 야곱이 묻혀 있는 별빛 들판, 산티아고 데 꼼포스텔라에 도착했다. 프랑스 생장을 출발한 지 34일 만에 이루어진 마무리이다.
산티아고 대성당 앞 광장을 들어서며 흘렸던 눈물은 환희였고, 수 없이 만나고 헤어졌던 얼굴들과 얼싸안고 나눈 축복은 진심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이 온 몸을 짜릿하게 했다.
나이 먹은 젊은이로 살아가며 느끼는 희열은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맛이다. 이 맛은 길 위에서 깨어있는 자만이 알 수 있다. 길을 생명이라 여김은 이런 까닭이다.
앞으로도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은퇴한 안방마님이 아니라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고 싶고, 기쁨을 찾는 기쁨으로 일상을 채우고 싶다. 이를 위해 새로운 나의 역할을 찾아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릴 것이며,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하람
사서로 살았다.
약 33년, 도서관에서 책과 지냈다.
산길, 들길, 길을 좋아한다.
걷기, 자연, 사람을 좋아한다.
멋진 할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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