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짜오 베트남 1299일
2024년 06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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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2.13MB)
- ISBN 979119879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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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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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를 떠나 국내 자회사로 가라는 사장님 말씀에 나는 오기를 부리듯 어려운 길에 도전하였다. 낯선 이국 땅 베트남의 신설공장. 피부색도 언어도 문화도 사고방식도 다 다른 사람들과의 새로운 시작을 선택한 것이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시작부터 일은 꼬이고, 준공식 때 일어난 현지인 근로자들의 전면파업이라는 절체절명의 서스펜스 사건!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남은 결코 내 마음과 같지 않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마음을 읽고 또 그들에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그때 한줄기 빛이 보였다. 친분이 있는 스님이 주신 책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글귀.
‘해보기도 전에 인생을 끝내지 마라!’
자리의 무게는 자리에 앉아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저자는 <신짜오 베트남 1299일>에서 한 기업의 베트남 법인에서 경험한 1299일의 서사를 풀어낸다. 최종 책임을 지는 법인장으로서 외롭게 펼쳐내야 하는 여정. 그 속에는 충격, 연민, 번민, 두려움, 아찔함, 정직함, 정면승부, 이해, 올바름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으며, 그 근간에는 인간에 대한 애(哀)와 정(情)이 흐르고 있다.
<신짜오 베트남 1299일>은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의 생생하고 진솔한 음성은 기업에 몸을 담게 될 세대들과 기업에 몸을 담았던 세대들 그리고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일의 의미를 알려주고, 어려움을 극복할 용기와 힘을 전해주고 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것은, 성공을 논하기 이전에 인간에 대한 존중(尊重)이 먼저라는 것이다. 성과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될 것이다.
1. 출발선에 서다
2. 연민과 번민사이
3. 서스펜스 영화를 찍다
4. 그들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
5. 이젠 경쟁력이다
6. 다음은 클린 전쟁
7. 일년을 일했는데 한푼도 없어요
8. 해보기도 전에 인생을 끝내지 마라
9. 축구로 뭉친다
10. 고생의 대가로 감사를 받다
11. 도둑이 들었어요
12. 편법과 불법의 함정
13. 어디서나 약자는 서럽다
14.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
15. 복귀명령을 받다
에필로그
1화 출발선에 서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기 시작하던 2007년 12월 어느 날, 사장님과의 개인면담 자리에서 사장님께서 뜻밖의 제안을 하셨다.
"은호 이사님, 자회사에 가셔서 관리업무를 하면서 간접적이나마 사업 경험을 쌓는 게 어떻겠습니까?"
청천벽력 같은 사장님 말씀에 난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3화 서스펜스 영화를 찍다
자그마한 체구에 까만 눈동자 그리고 환한 미소, 두 손을 앞으로 공손하게 맞잡고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베트남 사람들은 정말 티 없이 맑고 순수해 보인다. 하지만 외모로 보이는 모습이 다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결코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는 아니겠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환한 웃음 뒤에 날카로운 비수 한 자루쯤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파국으로 가는 시나리오는 원치 않았는지 하나 둘 작업장으로 향했고, 점심시간 전후로 대부분의 직원들이 출근하여 자기 자리로 갔다. 사장님께서 회사에 도착하기 불과 두 시간 전이었다…
현장 순시를 마치고 돌아와 회의실에서 냉커피를 마시며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베트남 직원들 얼굴을 보니 눈도 초롱초롱하고 표정도 아주 밝은 게 정말 순박하고 성실해 보입니다."
"네, 맞습니다. 정말로 순진한 직원들입니다."
나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그날 나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한 편의 서스펜스 영화를 찍었다.
8화 해보기도 전에 인생을 끝내지 마라
내가 베트남에서 근무했던 3년 반 동안 단 하룻밤도 잠을 푹 자본 기억이 없다. 한국 본사에서 거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자원하여 온 베트남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컸다. 게다가 거의 매일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신경을 쓰다 보니까 뇌가 항상 각성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
어느 날인가, 스님께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있는데 책 중간에 빳빳한 종이로 세 번 접힌 간지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그래서 뭔가 하고 펼쳐보니 ‘해보기도 전에 인생을 끝내지 마라’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게 아닌가! 그 글을 보는 순간 나는 띵한 현기증이 일었고, 이내 앞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거!”
에필로그
어느 날 저녁 한 음식점에서 십 년 전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베트남 여인을 만났다. 베트남이 아닌 내가 살고 있는 한국 부산에서. 그녀가 나를 찾은 것이다. 그녀가 나를 보고 싶어 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가슴이 설레었다. 십 년도 훌쩍 넘은 옛 인연인데 나를 잊지 않고 찾는다니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 일인가? 그녀가 부산에 온다고 하였다. 부산에서 머무는 날은 딱 하루. 그 소중한 시간에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나도 그녀가 보고 싶었다.
그녀를 처음 만났던 때는 십육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그녀는 삼십 대 초반의 싱싱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그녀는 마흔 일곱 중년의 여인이 되어 있었다. 얼굴에 화장을 곱게 해서인지 그 정도까지 나이 들어 보이지는 않았고, 웃음을 머금은 초승달 같은 눈은 그대로였다.
우리는 악수를 하며 반갑게 ‘신짜오!’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가 말했다. 보고 싶었단다. 그리고 나보고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란다. 나도 한마디 했다. 옛날 모습 그대로라고. 여전히 예쁘다고…
다음날 아침, 그녀가 선물로 준 G7 커피를 한잔 마셨다. 입안에서 감도는 진한 맛. 베트남 커피는 역시 진하게 마셔야 맛있다…
전날밤, 아쉬운 작별을 하면서 다음에 다시 만나자고 하였다. 그녀가 다른 직원들도 나를 보고 싶어 한다며 베트남에 오면 회사에 꼭 들리라고 하였다. 내가 대답하였다. 다음엔 베트남에서 보자고. ‘헨 갑 라이 어 비엣남.’
2024년 3월
작가정보
저자(글) 이은호
1962년 서울생으로 실업계 고등학교와 지방대학교를 졸업했다. 중견 상장기업에서 기획팀장, 인사팀장, IT팀장, 해외법인장을 거쳐 CFO 겸 관리총괄 본부장(전무)으로 근무했다.
리더십, 조직문화, 인사정책에 관심을 갖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조직을 꿈꾸었다.
30여년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퇴직 후 인생2막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23년 계간지 ‘한반도문학’ 단편소설부문 신인상, 2024년 월간지 ‘문학도시’ 수필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반도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2023년 단편소설집 <시절인연>을 출간했다.
현재 딸과 함께 부산 광안리에서 작은 북카페 ‘책방온실’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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