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본 거울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몽타주
2024년 05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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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23.89MB)
- ISBN 9791198690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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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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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우리들도 그저 급류에 쓸려와 하류에 자리 잡은 물고기 같은 거죠. 상류에 살며 그곳에 터전을 잡고 대를 이으며 살았던 것 같은데, 우리의 먹이도, 놀이도, 삶도 그곳에 있는데 어느 날 급류에 밀려와 한 곳에 자리를 잡아버린 거죠. 어쩔 수 없이. 옆을 둘러봐도 모르는 물고기고, 먹이고, 놀이고, 그저 하는 일이라곤 간신히 작은 수초를 뜯어 먹고는 상류를 바라보며 예전엔 그랬었지, 지금도 그려러나? 하는 상상을 하며 아무도 모르게 아직도 흐르고 있는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 보려는 시도를 해보는 거죠. -68쪽에서
지나치게 빨라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문명의 발전이 가리키는 지점에 과연 우리가 과거에 원했던 것들이 실현되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들은 어디에 있는가. 방향은 사라지고 속도만이 남은 지금. 우리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잃어버렸던 방향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느낄 수 있다.
II - 92
III - 276
자판기에는 여러 회사의 음료수들이 어떤 것은 유리병에, 또 어떤 것은 캔 속에 담겨있었다. 남자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그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 (7p)
“우리는 배를 타고 나아가는 거예요. 그러다 배가 암초에 부딪혀 바닥에 구멍이 났는데 주변에는 정착할 수 있는 곳이 없어요. 그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죠. 그때 제일 쉬운 방법은 다른 파트에 책임을 돌리는 겁니다. (중략) 보급은 우물쭈물하다 함장이 승인하지 않았다고 실토합니다. 그럼 다들 죽 닥치게 됩니다. 이 사이클이 반복됩니다. 쿠데타로 바뀌던, 투표로 바뀌던, 임기가 끝나 함장이 바뀐다고 해도 사이클은 끝나지 않아요. 정작 해야 할 것은 구멍을 메꾸는 일인데 말이죠. 중요한 것은 구멍은 계속 날 거라는 거죠.” (63p)
“흐르게 해야죠. 웅덩이라는 자체를 지키는 게 아니라 어떻게 물이 흐를까를 고민해야 되죠. 침전물은 자연스레 생기는 거잖아요. 생기지 않게 하려면 흐르게 해야 하는데, 혹여나 물이 마를까 봐 동동거리며 지켜낸 웅덩이가 뭐 그렇게 의미 있나 싶어요. 결국 생기는 건 모기 유충뿐인데 말이죠.” (63p)
“상대가 도망가는 느낌이에요. 없어진다고 해야 하나. 아니, 원래부터 없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무언가에 대해 토해내고 있는데, 상대는 그것에 대해 반응이 없어요. 오히려 열과 성을 다해 무언가를 얘기하는 모습을 즐기기만 하고 도망가는 기분이에요. 마치 무언가가 있다! 라고 얘기하는 사람을 관조하며 비웃는 사람들만 득실거리는 기분이랄까.” (65p)
“그치만, 그게 피곤하다니까요? 오히려 내뱉으면 무시당하고, 없었던 것처럼 취급하고, 그런 거에 지쳐서 얘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신 적 없으세요? (중략) 뭐만 하면 얘기하래! 얘기를 들어줘야 하죠! 뭐가 엄청 거대한 게 바뀌길 바래서 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내가 있다! 라고 얘기하는 건데! 아저씨, 솔직히 웃긴 거 아세요? 점점 그렇게 얘기한 게 무시되어 버리면 저까지도 부정당하는 기분이에요. 그럼 들어줄 줄 아셔야죠. 안 그래요? 솔직히 아까부터 한이니, 뭐니,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뭐요. 저희보고 어쩌라구요? 저희는 이 시대에 던져졌어요. 아시겠어요? 돌아가는 꼴도 모르시면서 푸념만 늘어놓지 말라구요. 정말로 우리 얘기를 들으세요? 진심이세요?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죠? 네? 말씀해보세요. 저희는 왜 이렇죠?” (66p)
“그래도, 그래도 이야기해 보는 거예요. 아무도 듣지 않을 것처럼 얘기하는 거죠.” (67p)
“대화가 사라지는 것, 결국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대화. (중략)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 같은 거요. 나에게 귀를 기울이다 보면 뭔가가 효율적인지, 생산적인지 따질 필요가 없었던 날이 떠올라요. 그저 그 말에 귀 기울이며 행동하고 살아가다 보며 어딘가에 와있고, 뒤를 바라보면 내가 이만큼 와있었구나 하고 깨달았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각자의 길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고, 심지어 이 길의 끝도 보이는 것 같죠. 길을 가본 사람들만의 말만 믿으니까. 그런 것들은 말씀하셨다시피 요즘은 너무 쉽게 찾을 수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찾아보고 자신의 길을 비춰보며 확인하고, 심지어 확인받으려 하죠. 어떻게 ‘해야 한다’ 하면서요. 그러니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거워지는 거예요. 벅차지고, 부담스럽죠. 내가 어떻게 걷고 있는지 투명하게 보일 것만 같고, 그러니 몸엔 잔뜩 힘이 들어가고 과장되게 행동하거나 과시하거나 지나치게 두려워하죠. 뭔가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걷고 있는데 확신도 들지 않고. 머릿속에서는 길의 끝까지 다 알고 있는데 눈앞에는 깜깜한 어둠만 보이는 거죠.” (68p)
“나도, 우리들도 그저 급류에 쓸려와 하류에 자리 잡은 물고기 같은 거죠. 상류에 살며 그곳에 터전을 잡고 대를 이으며 살았던 것 같은데, 우리의 먹이도, 놀이도, 삶도 그곳에 있는데 어느 날 급류에 밀려와 한 곳에 자리를 잡아버린 거죠. 어쩔 수 없이. 옆을 둘러봐도 모르는 물고기고, 먹이고, 놀이고, 그저 하는 일이라곤 간신히 작은 수초를 뜯어 먹고는 상류를 바라보며 예전엔 그랬었지, 지금도 그려러나? 하는 상상을 하며 아무도 모르게 아직도 흐르고 있는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 보려는 시도를 해보는 거죠. (68p)
그의 장례식 행렬에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보였다. 하지만 장례식 속에서 죽음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었다. 단지 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으로부터의 도피에 대한 다행만 느낄 뿐이었다. 그것조차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말이다. 그가 삶에 있어서 죽음을 얼마나 잊고 살았는지, 마주한 죽음에 의해 당황하지조차 못하고 죽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마주한 죽음, 자살이, 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죽음을 죽이지 못한 결과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죽음이 드러난 공간에서, 비로소 진짜 죽음이 미약하게나마 드러나는 장소에서조차도 삶에 대해 얘기할 뿐이었다. 그들은 삶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애도만 할 뿐. 죽음에 대한 애도는 없었다. (144p)
진아는 침대 위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지갑엔 얼마 정도의 돈이 있으며 나는 무슨 옷을 입고 있고,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좁디좁은 방에서 벗어나 육각형의 나무 천장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곳에서는 사랑을 갈구하는 일 없이 그저 주는 대로 받아먹는 삶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153p)
“이 R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예요. 자꾸 내버려 두질 않아요. 키스 존도 공원에 깔린 하트도 죄다 뭘 자꾸 하려고 해서 나온 거거든요? 그게 조금 과하고 오히려 촌스러운 거죠. 그냥 있는 그대로의 R을 어떻게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자꾸 자기들의 실적이나 능력을 뽐내려고 아무런 고민도 없이 이것저것 가져다 붙이는 거죠. 그러다 보니 부담스러워요.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없는 느낌이에요.” (191p)
“괜히 시끄러워질까 봐, 해보지도 않고 자기들이 본 세상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다른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는 거죠. 답답해요! 그건 성숙하지 않아요. 듣고 싶은 건 결국 자기들이 잘하고 있다고 칭찬받고 싶어 하는 거면서, 자기들은 뒤처지지 않았다고. 아니 도대체 어떤 것에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젊은 사람들한테 MZ니, 뭐니 하면서 쉽게 분류화하고, 그냥 그렇게 분류화하면 욕 할 수 있고, 피해버릴 수 있는 거니까 그러는 거면서. 위하는 척은.” (192p)
“결국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것으로 상대방을 파악하지. 삶을 걸어가며 관점을 얻고, 그 관점으로 다시 삶을 걸어가는 것처럼 말이야. 다른 사람들을 까 내리려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까 내리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다른 사람의 우월함만을 바라보려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우월함을 알아보지 못할까 두려워하지. 질서를 만들려는 사람은 결국 질서에 짓눌리고, 도덕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도덕 그 자체에 집착하는 것처럼. 사람은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봐. 절대로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 우리가 두 개의 생각을 동시에 한다면 모를까.” (202p)
“그건 당신 마음이지. 나에게서 정답을 찾지 마. 그 누구에게도. 뭘 배우고 뭘 받아들일지는 당신 선택이야. 어떤 사람도 그걸 정해줄 수 없어. 죽은 사람들까지도. 당신이 인생에서 필요한 것을 스스로 찾고 배우는 것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얘기해줄 수 있는 건 없어.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것의 대부분은 결국 얘기하며 느끼는 만족감 때문에 내뱉는 거야. 내가 맞다고 느끼는 한심한 순간을. 그걸 곧이곧대로 듣는 건 바보 같은 일이지. 자기가 필요하다면 그것을 배워!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그것을 어떻게 인생에 사용할지는 그쪽 마음이지. 어떠한 사람도 말할 자유도, 충고할 자유도, 표현할 자유도 있지만, 왜 당신한테는 어떻게 받아들일 자유는 없는 거야?” (209p)
그곳에서 몇 번이나 울어재꼈는데도 빈 공간이 채워지지 않았다. 외로움. 그것은 무, 혹은 죽음. 그 앞에 서 있는 자만이 느끼는 외로움. 남은 삶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다고 느끼는 외로움. 그녀는 이제야 외로움에 눈을 떴다. (221p)
물론 그들은 그것이 허구적인 소문이라는 것을 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허구적이라는 것이다. 허구적인 것이야말로 자신이 믿지 않는 척할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것은 믿음의 의탁, 즉 타인이 대신 믿어주는 것이었다. 후에 누군가 비난을 한다면, 자신은 한 발짝 떨어져 우아하게 냉철한 이성을 자랑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225p)
그녀들은 젊은 처자를 같은 여성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들의 도덕성을 채워주는 제물에 불과했다. 젊은 처자는 자신들의 파편화된 삶을 직시하지 않게 도와주는 도피처였다. 그녀의 삶을, 그녀의 이야기를 떠들어 댈 때면 자신들의 삶의 파편들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30p)
모든 마을 사람들은 진심으로 자신들이 정의를 세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얘기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를 위해서였어!” 그리고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비밀’이 생겼다고 내심 기뻐했다. 그것은 마을의 부술 수 없는 조직성, 우리 편임을 알리는 연대성 아래에 깊숙이 박혀있는 새빨간 심장이었다. (230p)
“생명은 합리적일 수 없습니다. 이성으로 예측을 한다거나,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죠. 개념화될 수 없다는 겁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중략) 생명의 탄생은 곧 엄청난 비효율성, 비합리성, 예측 불가능한 의외성, 어떠한 인과도 읽을 수 없는 우연성을 뜻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그것을 내 삶 속에서 받아들인다는 뜻이죠.” (257p)
“나머지가 다 잘려 나간 거 같아요. 그러지 않는 모든 것이 다…. 쓸모없다고 치부되니까요. 예상 밖의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되고, 모든 것들이 예측 가능한 범주 내에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우연이 촉발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 통제하기 시작했고, 통제로 인해서 질서가 세워졌지만, 그렇게 해서 통제를 벗어나는 것들을 견딜 수가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통제를 해야만, 당해야만 불안하지 않은 겁니다. 아이는, 출산은 결국 통제를 벗어나는 거니까요.” (259p)
“결국 합리적이라는 판단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우연성이 낄 자리가 없어. 우연성을 견딜 수가 없어지지. 그 순간 삶은 잔뜩 납작해져. 의외와 우연이 맘껏 펼쳐지는 세상을 부정하고, 그저 자신의 불안과 우울을 견딜 수 있는 인과 혹은 질서에 들어가는 거야. 그러고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욕하면서 자신의 불안을 깎아내리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오히려 거기에 갇혀버리지. 누군가 자신을 그렇게 욕할 것이라는 불안에 말이야. 그 연쇄가 끝도 없이 이어져, 지금의 사회를 만든 거지.” (262p)
“합리로는 신뢰를 만들 수 없고, 사랑을 만들 수도 없어. 그저 그 우연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신뢰와 사랑을 만드는 거야. 다르게 말하자면, 신뢰와 사랑은 합리 바깥에 있다는 거야. 합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신뢰와 사랑은 행위야. 우리는 합리라는 폭력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하고!” (263p)
아버지는 답이 없었다. 아들은 입을 다물었다. “뒤를 돌아보지 마라.” 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설령 네가 돌아볼 수밖에 없다면, 거기서 빠져나오는 건 네가 스스로 해야 하는 거야.”
아들은 말이 없었다. “재미고 뭐고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남들이 알아주길 원하지 마. 네가 좋아서 한 일이잖아. 그러니까 뒤돌아보지 말라고.” “네가 할 수 있는 혼신을 다하는 거야. 절박하게. 징징거리지 마라. 다들 각자의 입장이 있는 거니까.” (347p)
그때 깨달았지. 진리는 없다. 이기기 위한 진리는 진리가 아니란 것을. 이기려면 한부분만을 취해서 내세울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나 자신만의 진리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어. 죽지 않기 위해. 그렇다면 과연 진리란 게 뭐야? 그건 결국 몽타주와 같아. 하지만 문제는 세상에 몽타주만 많다는 거야. 아니? 세상은 전부 몽타주야. 이걸 알지 못하면 그게 진짜인 줄 알고 살아가는 거지. 여러 몽타주들 사이에 끼여서 말이야. 허기에 뭔가 먹어 치우는 것처럼. 몽타주의 빈 부분을 먹어 치우는 거지. (368p)
그것에 질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가련한지, 그리고 그 질서에 목매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가련한지…. 가련함. 나는 그것에 이끌려 당신에게 온 거야. 그래서 먼저 사과하고 싶었어. 나도 당신을 남자로만 생각했거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끼워 맞추며 자기를 바라보았어. 당신 자체를 바라보지 않고. 아마 우리는 평행선을 달린 걸 거야. 각자의 진영 속에서 서로의 몽타주를 훑어보며 이럴 것이다라고 추측했던 거지. 멀리 떨어져 서로 주고받는 추측은 결국 몽타주만 키울 뿐이었어. 만약 이것을 끝내지 않으면 비대해진 몽타주 속에서 동조 압력이나 받으며 단체 속의 나로 끝나게 될 거야. 단 한 번도 진짜 나를 만나보지 못하고 말이야. 난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그래서 사과하는 거야. 나를 위해서. 나를 용서하고 당신을 용서하기 위해. -369p
우리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신뢰와 사랑이었을 거라 생각해. 문제는 우리가 서로 받기만을 원했다는 거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은 늘 빈얼굴이더라구. -369p
미리 읽은 독자들의 추천사 -
<b>작가의 대담함에 놀라울 정도다. 그가 내뱉은 언어에 숨죽이고 따라가다 보면 알지 못했던 장소로 우리를 이동시켜준다.
염세와 유머, 현시대의 한국을 아주 멀리서 바라본 독수리가 적은 것만 같다.
이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무시할 수는 없다.
인간의 근원을 따라가는 책, 자아의 상실에 대해 우리는 작가가 따라가 본 지점에 다다를 수 있다.
현실과 비현실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훌륭한 활기와 흐름에 소설을 덮은 뒤,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책을 집어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작품이 싫다. 지나치게 극도로 집요하게 사실을 끄집어내고, 반대로 상상을 붙잡는다. 그 양 끝으로 당겨진 팽팽함 속에 나는 황홀하게 길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b>
『마주 본 거울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몽타주』는 고독과 사랑,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등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마주치는 면들을 충돌시키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나타내는 바와 같이 거울처럼 마주 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일련의 상황들이 우리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한 시대를 품는 그림처럼 독자에게 다가간다. 이 작품은 현 한국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년남성의 시선과 젊은 청년들의 시선이 충돌하며, 그동안의 고도성장,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인해 혼란한 시대상을 다양한 시선에서 드러낸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지만, 그들은 전부 시대에 끼어있다. 그들이 말하는 것들은 전부 우리 모두와 이제는 떨어져 있지만, 실상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들이다. “사랑과 삶.”
“나도, 우리들도 그저 급류에 쓸려와 하류에 자리 잡은 물고기 같은 거죠. 상류에 살며 그곳에 터전을 잡고 대를 이으며 살았던 것 같은데, 우리의 먹이도, 놀이도, 삶도 그곳에 있는데 어느 날 급류에 밀려와 한 곳에 자리를 잡아버린 거죠. 어쩔 수 없이. 옆을 둘러봐도 모르는 물고기고, 먹이고, 놀이고, 그저 하는 일이라곤 간신히 작은 수초를 뜯어 먹고는 상류를 바라보며 예전엔 그랬었지, 지금도 그려러나? 하는 상상을 하며 아무도 모르게 아직도 흐르고 있는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 보려는 시도를 해보는 거죠. -68쪽에서
지나치게 빨라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문명의 발전이 가리키는 지점에 과연 우리가 과거에 원했던 것들이 실현되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들은 어디에 있는가. 방향은 사라지고 속도만이 남은 지금. 우리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잃어버렸던 방향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바닷가 도시 R에 낭독을 하러 내려간 '남자'. 그는 낭독회 하기 며칠 전 R로 내려가 그곳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신의 머릿속에 있던 지방 도시의 이미지와 R의 괴리감에 그는 당황스러워한다. R을 여행하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과거가 떠오른다. 그러던 도중 그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한편 그에게 낭독회 자리를 마련해준 교수 '박진배'. 그는 '남자'를 위해 자신의 주택을 개조해 낭독회를 마련해준다. 낭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팀장' '인부' '미희'와의 대화를 통해 그는 자신이 왜 이 낭독회를 개최했는지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는 와중에 진배는 옛 연인이던 진아를 회상한다. 그는 그녀의 부재를 견딜 수 없어 하지만, 그는 그녀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계속해서 그녀를 그리워한다. 낭독회를 진행하다 만나는 '부원' '우중' '성현'과의 대화 속에서 그는 점점 자신이 숨기고 싶었던 것이 드러나게 된다. 낭독회를 마친 진배는 옛 연인인 진아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를 통해 진배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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