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속의 불꽃
2024년 05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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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989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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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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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은 사실주의적 기법을 통해 당시의 사회적 현실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현진건은 독자들이 작품 속 세계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의 작품은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와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이 특징이며, 인간의 욕망, 고뇌, 사회적 압박감 등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인간 본성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했다.
그의 많은 작품은 당시 한국 사회의 계급 구조와 부조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그는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다루면서,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은 현대화 과정에서 겪는 개인의 고립과 소외, 그리고 전통과 현대의 충돌 같은 주제를 통해 현대성의 문제를 탐구한다. 이러한 주제는 일제 강점기 하의 한국 사회의 변화와 갈등을 반영한다.
또한 심리적 리얼리즘과 아이러니를 중요한 요소로 다룬다. 종종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아이러니한 상황 설정을 통해 인간 삶의 복잡함과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겪는 내적 갈등과 사회적 상황 사이의 긴장은 현진건의 문학적 특징 중 하나이다.
불
나들이
시집 온 지 한 달 남짓한, 금년에 열 다섯 살밖에 안 된 순이는 잠이 어릿어릿한 가운데도 숨길이 갑갑해짐을 느꼈다. 큰 바위로 내리누르는 듯이 가슴이 답답하다. 바위나 같으면 싸늘한 맛이나 있으련마는, 순이의 비둘기 같은 연약한 가슴에 얹힌 것은 마치 장마지는 여름날과 같이 눅눅하고 축축하고 무더운데다가 천 근의 무게를 더한 것 같다. 그는 복날 개와 같이 헐떡이었다.
그러자 허리와 엉치가 뻐개 내는 듯, 쪼개 내는 듯, 갈기갈기 찢는 것같이, 산산히 바수는 것같이 욱신거리고 쓰라리고 쑤시고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쇠막대 같은 것이 오장육부를 한편으로 치우치며 가슴까지 치받쳐올라 콱콱 뻗지를 때엔 순이는 입을 딱딱 벌리며 몸을 위로 추스른다.
--- “불” 중에서
속아서 금일금일 어머니가 될 몸으로 그것은 고향 무도장(舞蹈場)에서 얻은 치명적 결과이었다. 프로란치누는 다른 많은 여자와 같이 타락의 산 증거를 감추려고 파리에 올라와서 어느 산과병원(産科病院)에 들어갔었다. 그리고 여기를 나올 때는 어떤 단단한 결심을 품고 있었다.
어린애를 뒤업고 제 동네에 돌아가기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어데 유모 노릇이나 하였으면 그럭저럭 지내갈 수입이야 생기련마는 그런 자리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는 제 아이를 기르랴 기를 수 없어 잠깐 육아원에 맡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조략(粗略)한 위임장에 서명을 마치자 빈손으로 길거리에 서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였다. 눈물을 켜켜이 눌어 붙은 얼굴로, 그는 자기가 곱삶고 또 곱삶은 물음에 대한 서기의 최후의 대답을 또 한번 생각해 보았다.
--- “나들이”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현진건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인 소설가.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아이러니한 수법에 의해 현실을 고발하고 역사소설을 통해 민족혼을 표현하고자 했다.
대표작으로는 「빈처」(1921), 「운수좋은 날」(1924), 「B사감과 러브레타」, 「적도」, 「무영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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