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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X청춘

북다

2024년 05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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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1.77MB)
ISBN 979117061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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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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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라면,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일본 문학계에서 아쿠타가와는 입지전적 인물 중 하나다.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 작품이라면 믿고 읽을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정작 그의 삶과 작품에 관해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20대부터 나쓰메 소세키로부터 “문단에서 유례없는 작가가 될 것”이라고 인정받으며 일본 문학계에 이름을 알리고 성공가도를 달렸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서른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에 막연한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불완전한 기대, 모호한 미래, 불편한 자유 가운데 불안으로 침잠하는 청춘의 고뇌를 담은 그의 작품 열두 편을 모았다.

친구가 짝사랑했던 여자를 우연히 만난 이야기를 지하철에서 들려주는 〈짝사랑〉, 불륜 중인 남녀의 동상이몽을 담은 〈게사와 모리토〉, 권태로운 상태로 기차에 탔다가 시골 소녀의 순박함에 감동하게 되는 〈귤〉, 전시회에서 본 우울한 그림에 매료되는 〈늪지〉, 일본이라는 타지에 온 외국인 신부의 고뇌를 다룬 〈신들의 미소〉, 지진 후 폐허가 된 거리에 남겨진 피아노 소리의 비밀 〈피아노〉, 죽은 엄마와 누나와 아빠의 이야기를 장부에 기록하는 〈점귀부〉, 누드 모델을 고용한 화가 이야기 〈꿈〉, 갓파라는 미지의 동물 세계에 다녀왔다고 주장하는 정신질환자 이야기 〈갓파〉, 신기루를 보러 가는 게 유행인 사회를 다룬 〈신기루〉, 이따금 오른쪽 눈 안에 톱니바퀴가 돌아간다는 신경쇠약에 걸린 소설가 이야기 〈톱니바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짧은 에세이를 모은 〈어느 바보의 일생〉까지,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오늘날에도 흥미롭게 재해석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원작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현대적으로 풀었다.
‘청춘’만큼 반짝거리는 단어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 청춘은 반짝거리지 못할까 봐 두려워지는 때이기도 하다. 아쿠타가와가 말했던 막연한 불안 역시 그런 의미 아니었을까.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지금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교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길 바라본다.
짝사랑
게사와 모리토

늪지
신들의 미소
피아노
점귀부

갓파
신기루
톱니바퀴
어느 바보의 일생
옮긴이의 말

시무라도 당시에는 고지식할 정도로 진지해서, 아오키도에 가서 작은 페퍼민트 병을 사와서는 “달고 맛나니까 마셔 봐.” 하며 열심이었지. 술도 달았지만, 시무라도 달았어. _12쪽, 〈짝사랑〉 중에서

그렇게까지 해서 여자에게 잘 보이려는 그 사내를 안쓰럽게 여기는 것이다. 혹은 내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그렇게까지 잘 보이려 애쓰는 그 남자의 열정이, 게사의 연인인 나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나는 게사를 사랑하는 걸까? _25쪽, 〈게사와 모리토〉 중에서

전등 불빛이 비추는 신문 지면을 둘러보니 역시 나의 우울을 위로하기 위해서인지 세상은 너무나도 평범한 사건들로만 채워져 있었다. _43쪽, 〈귤〉 중에서

그는 내가 나의 무지를 부끄러워하리라 여겼던 모양이다. 아니면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자신의 우월한 심미안을 내게 각인시키려 했는지도 모른다. 허나 그 기대는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거의 엄숙에 가까운 감정이 내 모든 정신에 형언할 수 없는 파동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_54쪽, 〈늪지〉 중에서

나는 성묘를 좋아하지 않는다. 만일 잊을 수만 있다면 내 부모님과 누나의 존재도 잊고 싶다. 하지만 특히 그날만큼은 육체적으로 쇠약했던 탓인지, 오후의 봄볕 속에서 거무스름한 석탑을 바라보며 도대체 그들 셋 중 누가 가장 행복했을까 생각했다. _99쪽, 〈점귀부〉 중에서

하지만 산책을 나가는 것 자체가 내게는 두려운 일이었다. 내 방의 문밖으로 나가는 것, 그런 아무것도 아닌 일조차 내 신경은 견딜 수 없던 것이다. _113쪽, 〈꿈〉 중에서

아뇨, 너무 우울해서 세상을 거꾸로 바라본 거예요.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네요. _164쪽, 〈갓파〉 중에서

하지만 역시 우리의 이야기는 여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나는 그가 미워서라기보다는 나 자신의 나약한 마음이 창피해서 우울해져 버렸다. _249쪽, 〈톱니바퀴〉 중에서

그 역시 나처럼 어둠 속을 걷고 있었다. 다만 그는 어둠이 있는 이상 빛도 있다고 믿었다. 우리의 논리가 다른 건 오로지 이것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그건 적어도 내게 넘을 수 없는 장벽이 틀림없었다. _260쪽, 〈톱니바퀴〉 중에서

스물아홉 살의 그에게 인생은 이제 조금도 밝지 않았다. 하지만 볼테르는 그런 그에게 인공 날개를 달아 주었다. _293쪽, 〈어느 바보의 일생〉 중에서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병의 근원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과 그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이었다. 그들을-그가 경멸하는 사회를! _307쪽, 〈어느 바보의 일생〉 중에서

“아쿠타가와는 일본 문학의 흔들리지 않는 정점.
그의 작품은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 무라카미 하루키

가장 현대적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오늘의 청춘에 닿다!

청춘은 아름답다!? 정말 그럴까? 오히려 그래야 한다는 강박에 갇혀 더 괴로워지는 건 아닐까.
20대의 젊은 나이에 거장 나쓰메 소세키로부터 “아쿠타가와는 문단에서 유례없는 작가가 될 것!”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일본 문학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그는 막연한 불안을 이유로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불안하게 했을까. 오늘의 청춘이 느끼는 불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그의 청춘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작품 열두 편을 모아 엮었다.

오늘의 청춘이 느끼는 고뇌와 닮은 주인공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오늘의 청춘이 가장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골랐다. 사랑에 빠졌을 때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힌 남녀 〈게사와 모리토〉의 게사와 모리토, 권태로운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장면에 감동받는 〈귤〉의 나,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그림 하나에 끌리는 〈늪지〉의 나, 타국에 온 이방인으로 혼란을 느끼는 〈신들의 미소〉의 신부,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괴로움에 빠지는 〈꿈〉과 〈톱니바퀴〉의 화가와 소설가 등등 상황은 다르지만 청춘의 시기에 누구나 한번쯤 느껴 봤을 감정에 치명적으로 빠져드는 주인공들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발짝 가까이 다가온 현대적인 번역과 디자인
아무리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라도 고전은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국내 고전도 그럴진대 하물며 해외 고전인 만큼 낯선 용어나 표현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자칫 원전의 의미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바꿀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가급적 현대적 언어를 사용했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정형성을 탈피하고,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느끼는 청춘의 고뇌를 상징하는 연한 파스텔 컬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비비드한 형광 컬러를 조합해 청춘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매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지나고 보면 청춘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다만 그 안에 있는 동안에는 그 빛나는 이름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이 책을 통해 갈피를 잡지 못해 흔들리는 것이 나약한 것이 아님을, 불안하고 불투명한 미래가 어둠도 나만의 문제도 아님을 알고,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작가정보

1892년 일본 도쿄의 시타마치에서 태어났다. 1913년 도쿄제국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해 차석으로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14년 기쿠치 간, 구메 마사오 등과 함께 동인지 《신사조》를 발간하고 〈라쇼몬〉, 〈코〉 등을 발표했는데, 〈코〉가 나쓰메 소세키로부터 극찬을 받으면서 문단에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합리주의와 예술지상주의의 작풍으로 시대를 풍미했으나 말년에는 자신의 삶을 조롱하는 자조적인 작품들을 많이 썼다. 서른다섯 살 되던 해인 1927년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은 일본 근대사에서 관동대지진과 견줄 만큼의 사회적 충격이었다. 그로부터 8년 뒤인 1935년 일본 출판사 문예춘추의 사주이자 아쿠타가와의 친구였던 기쿠치 간이 아쿠타가와 상을 제정, 현재까지도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일본 전후 문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면서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무성교실》,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요코야마 히데오의 《빛의 현관》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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