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 다이어리
2024년 05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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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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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 청년 이도가 아버지 태종으로부터 왕권을 물려받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더구나 큰형인 ‘양녕대군’을 제친 셋째 아들로서 말이다. 뜻하지 않게 왕이 된 벅참과 부담감, 큰형에 대한 의리, 공부벌레 모범생으로서 나라를 잘 만들어가고 싶은 포부, 튼튼한 국방 등은 이도의 통치 33년 간을 꿰뚫는 큰 줄기이다.
-신하들이 떼를 지어 몰려와서 큰형을 비방할 때 “너희들이 아무리 거부해도, 나는 형제 사이의 우 애를 지킬 것이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세종실록 33년을 33편의 글로 재탄생시킨 이 책은 세종 이도의 마음과 눈을 따라 쓰여졌다. 실록에 쓰여진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과 ‘사람의 감정’ 두 축을 균형있게 다뤘다. 어떤 주제는 33년 전체를 관통해서 이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지방의 수령에게 ‘애민, 백성을 사랑할 것을 평생 당부하는 것’, ‘관직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가까이 불러서 대화하는 것’, 양녕을 벌주라는 신하들의 끈질긴 탄원에도 아버지 태종의 유지를 지키며 ‘양녕대군’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 등이 그렇다. 그의 성품을, 인간인 이도를 온 마음으로 느끼게 해준다.
‘숨쉬는 세종 이도’가 말하는 가족과 신하, 국가경영과 인간존중철학
또한 위대한 업적들이 어떤 배경을 갖고, 어떠한 노력으로 탄생했는지 이도의 말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그 가치들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어머니가 노비였던 장영실과 신하 정초, 변방의 김종서, 인간적인 허물도 또한 많았던 황희 등, 사람을 중용해서 만들고 다듬어낸 수많은 문물과 제도는 그가 무엇보다도 ‘사람’을 중심에 둔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이도는 오늘날 ‘성군 세종 대왕’으로 우리에게 추앙받는다. 그렇게 누구도 따라할 수도, 넘을 수도 없는 한국사람이 되었고, 역사책이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위인으로 남겨졌다. 과연 이도가 원하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이도가 왕으로 살았던 전체 삶을 바탕으로 이도와 당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도와 같은 DNA를 가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려고 했다. 이도의 인간적인 면을 들춰내고 그의 온전한 삶을 담아, 이도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하는 것이 이 책이 추구하는 바이다. 그런 의미에서 ‘IDO DIARY’는 ‘I DO DIARY’로, 지금의 나에게 접목할 수 있다. 나아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까지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
현대적인 다이어리 형식과 문체, IDODIARY
세종실록은 사실에 기반한 기록이지만, 현장의 ‘대화’가 곳곳에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느낀 감정과 심리상태를 알 수 있는데, ‘다이어리’ 형식으로 풀어낸 이 책을 만나며 그 역사와 현장감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난다.
-“나도 초보 왕이고 정인지도 신입일 때, 중요한 행사에서 정인지가 의장을 준비하지 못했던 날이 있었다. 그날 나는 “집에 가라”고 심한 말을 했었다. 당시 정인지가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매년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당시의 관직명은 현재의 적절한 명칭으로 바꾸고, 꼭 필요한 한자는 쉽게 풀어 썼으며, 현대식 용어와 문체, 도량형을 도입했다. 22세 청년 이도의 떨리는 즉위식부터 ‘소민과 함께한 왕’으로 남기를 바란 54세 마지막에 여정에 이르기까지, 세종 이도의 내밀하고 진실한 마음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삼성전자에서 20년 동안 디자이너로 일하며, 수석디자이너 시절에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경영철학’을 연구하고 확산하는 일을 전담했고 지금은 ‘인문학공장 공장장’으로 할동하고 있다.
내가 조선의 왕이 되었다(1418년, 22세, 즉위년) /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1419년, 23세, 재위 1년) / 먼저 사람에게 묻고 제도를 갖추겠다 / 아버지의 가르침, 국방이 최우선 / 하늘 아래 고아, 이도 / 하늘이 나를 버린 것인가(1423년, 27세, 재위 5년) /
건전한 조직문화는 있는 그대로를 전하는 것 / 외교는 큰 것을 얻기 위해 쌓는 정성 /
밥은 사람의 하늘이다 / 중국 새 황제의 무리한 요구 / 사람이 꼭 지키며 살아야 하는, 도리(1428년, 32살, 재위 10년)
경험이 쌓이면서 해결되는 문제들 / 조직을 공평하고 바르게 성장시키는 왕의 기술
태평한 날에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은 모두 왕이다/ 금수저인 양반과 흙수저인 국민으로 나뉜 세상 / 비로소 왕의 생각을 읽어가는 신하들(1433년, 37살, 재위 15년)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 탄생한 위대한 발명품 / 혼란의 끝은 시스템이 작동하는 세상
국가 비상사태에 이르게 한 최악의 가뭄 / 국경의 평화를 위한 강경한 정책
고맙고 또 고마운 신하들(1438, 42살, 재위 20년)
절대적인 믿음이란 무엇인가? / 익숙하고 편한 것을 따라 사는 사람들 / 나라와 국민, 가족은 무엇인가? / 새 시대로 들어서는 조선 / 왕이 나서서 해야 하는 일(1443년, 47살, 재위 25년)
이제 한 걸음 남은 마지막 고비 / 왕으로서 마지막 할 일과 미안한 마음 / 한(恨)을 정(情)으로 살려내는 목소리들 / 이제는 나날이 힘에 부친다 /앞만 바라보며 살아온 내 인생
(1448년, 52살, 재위 30년)
마지막까지 아름답고 싶은 왕의 이별 준비 / 소민(小)과 더불었던(與) 소여왕으로 남고 싶다(1450년, 54살, 재위 32년)
8월 11일, 52살 아버지(태종)가 22살 아들(이도)에게 왕의 권력을 넘겼다. 그 아들이 나다. 이날은 이 땅에서 웃으며 왕권을 넘겨주고 넘겨받은 첫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_13쪽
오늘 취임사에 “시인발정(施仁發政)” 네 글자를 도드라지게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나만의 방식으로 제도를 만들고 정치를 하겠다”라고, 내 의지를 세상사람들에게 알린 것이다. _14쪽
1419년 9월 26일, 큰아버지(정종)가 하늘로 돌아갔다. 지난 1월 초에 아버지와 내가 큰아버지에게 찾아가서 술을 대접했었다. 그날 밤 아버지와 내가 큰아버지를 양 옆에서 부축하고 궁궐을 걸었는데, 큰아버지가 “젊은 두 왕이 뒷방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허울뿐인 늙은 왕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이런 일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춤을 추기도 했었다._25쪽
중국 황제의 요구는 1만 마리나 되는 말을 중국 요동으로 보내라는 것이었다. 10월 2일, 먼저 얼룩말 300마리를 중국에 보냈고, 말 값 지불을 보장받는 외교문서를 받아왔다. 11월 28일까지 총 18번으로 나눠서 말을 보냈다. 이렇게 중국과의 첫 외교를 무사히 마무리했다._ 44쪽
경연을 재개한다고 하니 변계량이 신이 났다. 내가 중국의 역사책인 『자치통감강목』을 공부하자고 하는데도, 변계량은 유학 책인 사서를 소리내서 읽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_ 45쪽
올해는 왕이 국가고시(과거시험) 시험을 직접 주관했다. 경복궁 근정전에 나가서 문과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경회루로 자리를 옮겨서 무과시험을 참관했다. 문과시험은 거듭된 흉년으로 인한 굶주림과 버려진 시체, 그리고 국방과 같은 현안에 대한 수험생의 생각을 풀어내라는 문제를 출제했다._59쪽
1426년 2월 20일, 평소에 나와 대화할 기회가 적은 관리자급 신하(4품)와, 궁궐 출입을 자주 하지 않는 작은 관청의 관리자급까지 윤대를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이들 중에는 말을 더듬으며 뒤죽박죽으로 두서없이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장의 생생함만큼은 그대로 전해진다. _96쪽
중국의 사신 창성이 신하 앞에서 “조선의 왕은 어찌하여 내 말을 듣지 않는가”라고 지껄이며, 왕인 나조차도 아랫사람으로 여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사신을 접대하는 부서(영접도감) 직원을 매질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창성은 선물을 담아가려고 나무로 만든 가방(궤)을 100여 개나 가지고 왔다. 이들이 돌아갈 때 보니 가방을 옮기는 국민의 행렬이 남대문 부근의 태평관에서 서대문구 현저동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_129쪽
1436년 8월 25일, 함경도 회령에 여진족 홀라온과 우디캐 무리가 침입해서 농민을 납치해갔다. 다행히 이징옥 장군과 회령에 살고 있는 여진족 오도리들이 함께 추격해서 모두 되찾아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_224쪽
“새 문자를 만들겠다”라는 결심은 오래전에 했다. 그리고 수년 동안 계속된 여진족과의 혼란에서 장교급 군인들이 글자를 읽지 못해서 드러난 어이없는 작전 실수들을 지켜보면서, 한자를 대체할 쉬운 글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특히 군대 안에는 한자를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장교가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작전수행 능력이 형편없는 오합지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_336쪽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모든 업무는 세자가 결재하니, 모든 신하는 세자의 명령에 복종하라”는 지침을 굽히지 않았다. 이제는 왕권이양 문제를 매듭짓고 싶다. 신하들은 “왕권을 이양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떼로 몰려와서, 해가 질 때까지 시끄럽게 떠들다 돌아가기도 한다. _399쪽
역사책이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위인 ‘세종’,
과연 세종 이도가 원하는 것일까
태종의 뒤를 이은 조선의 왕 ‘이도’가 세상을 떠난 뒤에, 조선은 그를 세종이라 불렀다. 오늘날에는 ‘성군 세종 대왕’이라고까지 더욱 높여졌다. 그렇게 세종은 넘을 수 없는 한국사람이 됐고, 역사책이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위인으로 남겨졌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에, ‘과연 세종 이도가 원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 삼성전자의 수석디자이너였던 저자는 ‘공감한 것을 상품으로 바꾸는 일에 훈련된 사람’으로서, 세종 이도가 왕으로 살았던 삶 전체를 온전히 담아 그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하고자 하는 바램을 갖는다. 나아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세종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성찰하게 하고 싶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그래서 저자가 선택한 것이 ‘다이어리’ 식으로 이도의 내면을 담아내는 것이었다. 특히 젊은이들을 위해 현대식 용어와 관직, 도량형, 풀어쓰는 한자를 일관되게 유지했다.
세종 33 간의 정치경제, 사회문화를 모두 담은 〈이도 다이어리〉
세종실록은 총 163권이다. 이도가 조선의 왕으로 살았던 33년(1418년~1450년) 동안의 정치경제, 사회문화, 기술, 기후 등이 시간의 순서에 따라 총망라되어 있다. 어떤 주제는 33년 전체를 관통해서 이어지기도 하는데, 역사의 사실과 사람의 감정, 두 개를 연결하지 못하면 이해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기록들을 이도 한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저자는 33편의 글로 엮어냈다.
저자가 만난 세종 이도는 ‘소민과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는 휼恤의 정치’를 했다. 그렇지만 신하에게는 요구하는 것이 분명했고, 대를 이을 자식에게는 냉정했던 두 얼굴의 왕이었다. 그는 들판에서 굶주린 채로 일하는 농부에게 따스운 밥을 지어 먹였고, 처지가 불쌍한 사람이 저지른 사건을 판결할 때면 형벌을 깎아주려고 고민을 거듭했다.
이도가 소민을 사랑하는 왕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아버지 태종이 일러준 것들이 큰 몫을 차지했다. 세종실록에는 태종이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과정과 그때의 감정이 쓰여 있다. 하루는 왕에서 물러난 아버지와 왕이 된 아들이 한강 강변에서 씨름을 구경했다. 그날 아버지는 해질녘 붉게 물든 강물을 한참 바라보다가 “나는 왕으로 사는 동안 유련流連을 경계하며 살았다”라고 한 마디를 던진다. 중심을 잃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다는 이 말은, 아들 이도의 가슴에 유훈처럼 새겨졌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삶을 바꾸는, ‘숨쉬는 세종 이도의 말과 삶’
또한 이도는 마음이 바른 사람을 중용했다. 신하가 다른 의견을 말하면, 자신이 다르게 여기는 이유를 꼭 말해주고 대화를 이어갔다. 반대 의견이 타당하면 자신의 생각을 바꿨다. 사람 사이의 ‘다름’을 차별하지 않는 말이 통하는 왕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세종 이도의 ‘대화법’은 저자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까지 말한다. 사람들은 세종의 리더십에 집중하지만, 저자가 만난 그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리더’였다. 대화 상대의 신분과 격을 문제삼지 않고 늘 가까이 불러서 대화했다. 사소한 문제에서 시작해서 큰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를 확장할 때는 선문답 같은 직관적인 대화를 했다. 또한 대안을 수립할 때는 근거를 제시하는 분석적인 대화를 했다.
이것은 디자이너의 창의적 사고법을 통칭해서 부르는 ‘디자인씽킹’의 원리와 다르지 않은데, 디자이너인 저자가 이도의 대화법에 착안하게 된 이유라고 저자는 밝힌다. 그리하여 저자는 세종 이도의 대화법을 넘어, 이도의 온전한 삶이 담긴 이 책을 통하여 같은 한국인의 DNA를 가진 우리들이 그의 삶을 누구나 따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작가정보
“창의성은 서사를 기능으로 바꿔내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따라 “디자이너가 가지 않은 길을 갈 것이다”라고 삶의 방향을 정했다.
삼성전자에서 20년 동안 디자이너로 일하며, 수석디자이너 시절에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경영철학’을 연구하고 확산하는 일을 전담했다.‘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했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논문을 게재한, 유일한 한국 디자이너가 됐다.
사무실 창 너머, 햇살 가득한 한낮의 풍경을 바라보던 오랜 회사생활을 자발적으로 마감하고,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철학 자문위원’을 거쳐서 기업과 개인의 창의성을 성장시키는 디크리에이션 훈련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인문학공장 공장장’이 됐다.
공장장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신기해 한다.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인문학의 시작이고, 이름을 상품으로 바꿔내고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곳이 공장이다. 지금은 국민대학교와 한양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디자인씽킹’과 ‘창의적 사고법’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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