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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할 년, 그래도 사랑합니다

정경미 지음
다반

2024년 05월 08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5월 08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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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8.13MB)
ISBN 979118526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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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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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이기에, 무심코 흘러나온 힘든 내색 한 번도 죄스러운 마음.
그렇게 흘러간 10년.
그사이 있었던,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책에 담았다.
추천의 말 _ 사랑과 헌신, 치매와 함께한 가족의 여정
프롤로그 _ 치매 가족을 둔 모든 분에게 바치며

01 예고도 없이 찾아온 운명
내 곁으로 온 엄마
염병할 년!

02 나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별 따기보다 힘든 요양 등급
고행길인 병원 진료

03 안쓰러운 엄마
엄마에게 무슨 일이?
엄마의 첫 배변 실수
지금은 새벽 1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엄마의 과꽃 차
상상도 못 한 모자간의 하룻밤
치매는 롤러코스터
엄마의 언어로 대화하기

04 엄마, 미안해!
엄마의 보물 보따리
엄마, 나 찾지 마!
엄마의 자살 소동
이제, 엄마 집은 요양 병원이야

05 이번엔 잘할 수 있을까?
아버님의 어머니 병구완
느그 어머니가 쓰러졌다잉!
더 이상 아버님께 맡길 수는 없어
치매 극복 프로젝트
어머니에게 기적이···
내 아기가 된 어머니
생일날 쏟아 낸 눈물 한 바가지
나도 울고 어머니도 울고
지옥이 이런 거구나
발길 끊은 가족과 지인들
설상가상이라는 실제

06 어머니는 착한 치매
나는 왜 병명이 없는 거야?
어머니를 외롭게 둘 수가 없어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
여전히 여자였던 것을
이별 여행
내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07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방송이라는 가면
소통할 창구는 어디에?
아무도 모르는 시간들
단기 보호소가 절실히 필요해!
나도 치매인가?
막다른 골목에서

08 어머니를 보내고
벙어리 여행
죄책감은 언제까지

09 가족을 힘들지 않게 하는 노년을 위하여
곧 닥치게 될 우리의 노후
충분히 잘하셨습니다.
어머니!
엄마!

에필로그 _ 치매와 치매 간병은 우리 모두의 문제
부록 _ 작은오빠의 편지

그랬던 엄마가 어떻게 이렇게 180도 다른 엄마로 변했을까? 엄마가 하루가 멀다고 하는 욕지거리와 고함치는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p27

치매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찍 시작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치매 진단을 받는다는 것은 실제로 그 증상이 20년 전부터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p49

고상한 엄마로 남았으면 하는 나의 마지막 바람이기도 했다. 어슴푸레 바깥 가로등이 거실까지 들어와 비춰 주는 엄마의 얼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창백했다. 그리고 한없이 안쓰러웠다. 포개진 엄마의 근육 빠진 다리와 발을 보니 그 겨울에 발이 얼마나 시렸을지 모를 생각에 한 번 더 이불 매무새를 고쳐 덮어 드렸다. -p74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속담이다.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키워 내기 위해선 사회 전체가 동참하고 상호작용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라는 질병도 마찬가지다. 마을지인의 도움으로 엄마를 빠르게 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치매 환자라는 사실을 공유하고 충분한 사랑과 관심으로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p82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처럼 엄마와 함께하는 치매 돌봄의 여정도 예측 불가능한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게 한다. 롤러코스터에 탑승하는 순간 사람들은 긴장과 기대, 두려움과 흥분을 동시에 느끼며, 그 모든 것이 한데 섞여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엄마를 돌보는 일상에서도 이와 유사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게 된다. -p89

같은 내용을 묻고 또 묻고 해도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해 주고, 모르는 것을 가르치려 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실제로는 없는 얘기, 말도 되지 않는 허황한 얘기를 해도 엄마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를 대할 때는 그들의 말을 부정하지 말고 적당히 맞추어 주면 된다.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해도 치매 환자는 본인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혼돈만 야기할 수 있는 일이기에. -p98

우리는 이렇게 부모님이 우리의 손으로 돌보기가 버거워질 때 요양원이나 요양 병원을 기웃거리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우리의 전통으로는 그렇게 부모님을 내 손에서 떠나보내는 것 자체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우리처럼 동생이 있는 병원에 보내는 것도 수십 번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하물며 다른 많은 치매 가족은 오죽하겠는가! -p130

사람이 어떤 일을 겪든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일을 직접 겪어 보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들의 마음을 오롯이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없다. 그러나 노력할 수는 있다.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만일 내가 아버님이라면, 만일 내가 그 입장이라면 이렇게 말이다. 그러나 나는 당시 내가 처한 내 사정만 중요했지 아버님의 입장은 간과하고 있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아버님의 입장을 헤아려 보려 노력했다면 지금처럼 가슴 아픈 후회는 없지 않았을까? -p139

치매 환자들의 말은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치매 환자와 대화하는 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팁을 제공하지만 치매 환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어머니의 약 사건만 해도 그 심각성을 이미 알았을 것이다. 치매환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모든 것을 내가 직접 관찰하고 점검해 보아야 한다. 치매로 인해 생기는 혼란과 현실과의 간극을 이해하고 잘 대처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p156

치매 극복에 관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니 제일 눈에 띄는 중요 포인트가 있었다. 치매 환자도 일반인과 똑같이 어떤 일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을 때는 좌절감, 불안감, 스트레스로 더 위축되고, 더 우울하게 되어 치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p167

치매 환자를 돌보다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본인의 상황이나 가족들의 감정까지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말이다. 이런 순간을 잘 포착하여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환자와 간병인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위로받는 금쪽같은 시간이 된다. -p196

어머니가 계속해서 이 상태로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밤 어머니의 꿈속에서는 다시 고향 친구를 만나 그때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마음껏 나누며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다. 고향 친구들과의 마지막 이별 여행이 두고두고 어머니의 기억 속에 간직되어 어머니를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 -p263

불운은 몰려다닌다고 했던가.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에게 찾아온 치매는 딸과 며느리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지난한 간병의 날들이 이어졌다. 그 와중에 시아버지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고, 치료를 받는 동안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 돌아가셨다. 남편마저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아 수술까지 해야 했다.

의학의 발달로 인류의 평균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도 고령화에 대한 문제들을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치매의 문제는 개인의 ‘증상’을 넘어 사회적 ‘현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치매는 치료가 어렵고 환자 본인뿐만이 아닌 지켜보는 가족에게도 고통스러운 질병이다. 이 책은 치매 환자의 증상 변화와 간병 과정, 그리고 매 순간 갈마드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간병인들이 겪는 현실적 문제와 미묘한 심적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간병팁, 기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복지 제도, 간병인의 정신건강 관리 방법 등의 정보도 실었다.

시대는 변해가도 아직까지 유효한 유교적 질서 명분 안에서,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을지라도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없는 개인의 갈등을 고백하기도 한다. 끝까지 손수 간병을 하고 싶었지만, 저자도 결국 요양 병원의 도움을 받았다. 조심스럽지만, 사회의 인식 개선에 대한 소견도 적었다.

혹여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 치매에 대한 이해는, 치매 그 자체만이 아닌 그것과 연계된 모든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일이다. 그런 노력에도 이해 못 할 일들의 연속인 날들이다. 기억의 체계가 무너진다는 건, 인식의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기에, 증상은 항상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그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며, 치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책의 출판 수익 및 저자 인세의 일부는 치매와 장애 어르신들을 위한 활동에 쓰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기억되지 못하는 사람

치매 어르신들이 자주 발견되는 장소가 버스 정류장이란다.
어디 가시냐고 물으면, 그 대답은 ‘집’이다.

꿈결처럼 아득한, 어릴 적 기억 속에 집을 찾아가기 위해,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버스를 기다린다. 프로이트가 유년 시절의 기억을 정신의 베이스캠프로 간주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인식의 체계가 무너져도, 유년의 기억은 무의식에 남아 있다. 그 꿈결 속에서, 그리운 집을 찾아, 그렇게도 밖으로 나가 헤매시는 것.

치매 어르신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변’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우리가 처음으로 수치심을 경험하게 되는 시점은, 사회적인 존재로서 스스로 배변 처리를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면서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은,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알게 된 부끄러움을 세상의 끝에서 다시 마주한다. 더 이상 내가 주체할 수 없는 육신, 그러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던 시절의 것이 아닌 정신. 그 초라해진 육신을 허락하는 사람, 가장 수치스러운 부분까지 끌어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정신은 육체로부터 배설되는 가장 더러운 것들로 증명된다.
어떤 모습이라 해도, 여전히 사랑하는 것.

작가정보

저자(글) 정경미

양가 치매 어머니들의 간병으로 인해 퇴직을 한 후, ‘춘천의 타샤’라는 별명으로 이쁜 정원을 가꾸며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더불어 행복하게 살자는 마인드로, 사회공동체와 함께하는 봉사와 기부를 삶의 우선순위로 여기며 여러 활동을 통해 실천하고자 한다.

치매 간병과 작가의 정원 관련해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그리고 블로그에서 ‘춘천의 타샤’를 검색하면 더 다양하고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KBS 〈한국인의 밥상〉 ‘오래도록 붙잡아 두고 싶은 어머니의 기억 장어탕’에 사연이 소개되었다. (2023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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