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2024년 04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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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3065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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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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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별을 바라보는 회의주의자
답이 궁금하지 않다면 다른 일을 찾으라
상대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 의미 있는 질문이다
나는 내 생각보다 훨씬 쉽게 속는다
비판자의 말에 단서가 있다
두려워하지 않는 법
2장 납득할 수 있는 실패에 도달하라
숨겨진 왕도는 없다, 계속된 시도만이 있다
모든 실험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학습이다
사회적 기술은 능력의 본질이다
소통하지 않으면 괴짜일 뿐이다
마지막까지 승리하는 법
나의 재미를 쫓아가라
3장 쓸모없는 과학이 가장 우아하다
그 영예를 내가 차지해야 할 이유는 없다
시간을 내서 하는 상상
‘쓰레기 시간’의 힘
행복해서 가르친다
아름다움이라는 도구를 쓰는 법
세상에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일이 있다
아름다움이라는 도구를 쓰는 법
4장 가르치는 것이 곧 영향력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이라고 그게 맞는 것은 아니다
1만 시간 법칙이 불러일으킨 오해
혁신은 정교한 모방에서 나온다
막막한 그 순간 뇌는 일하고 있다
진정한 유산은 무엇인가
5장 있는 것을 갖고 하라
완벽함은 탁월함의 적이다
의견이 다른 사람과 일할 때 둘 다 강해진다
우리는 알고리즘이 아니다
다른 각도에서 볼 때만 보이는 돌파구가 있다
과거의 영광은 과거의 것이다
6장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모른다
거리를 둬야만 보이는 그림이 있다
합치려면 먼저 쪼갠다
우연한 발견이 이루어질 여지를 두라
7장 겸손이 더 나은 물리학자를 만든다
정답부터 상상하면 출발점이 보인다
의견이 다르다고 누가 틀린 것은 아니다
실패도 성공도 삶 자체는 아니다
좋은 질문을 선택하라
내가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자신이 믿지 않는다고 얕보지 말라
모든 순간이 그 자체의 의미가 있다
8장 최고의 권위자를 의심해라
한계를 조금씩 밀어내는 방법
무엇이든 틀릴 수 있다
상처받지 말고 증거를 쌓으라
내가 못 하는 일은 다른 사람이 해낼 것이다
큰 그림을 보지 않아도 된다
바람이 불면 휘어지면 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금 한 번 이기는 것이 아니다
9장 과학도 사람 간의 일이다
편안함이야말로 위험하다
좌절 앞에 할 일은 나아가는 것뿐이다
늙은 개에게 새 기술을 가르쳐라
어떤 것은 알 수 없지만, 어떤 것은 아직 알 수 없을 뿐이다
부족한 것은 도구가 아닐 수도 있다
안전한 선택은 예상할 수 있는 결과만 얻을 수 있다
사람을 이해하는 시스템이 혁신으로 이어진다
스스로 설정한 한계 넘어서기
에필로그_ 운, 재능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책에는 회복력, 인내심, 용기의 사례를 비롯하여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다년간에 걸쳐 쌓은 지혜를 우리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덩어리로 농축한 지성이 담겨 있다. 여러분은 자기 삶에서 가장 성가신 문제를 해체하는 법, 자기 삶이나 직업의 제각기 다른 측면 사이를 잇는 공통의 실오라기를 찾아내어 그것들을 하나로 엮는 법, 협력자와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이따금 겪는 갈등의 의미를 이해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과거 업적에 흡족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분야의 다음 세대를 가르침으로써 미래에 투자하는 일의 중요성 또한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인내의 미덕도, 과학과 예술 사이에 존재하는 아주 많은 공통점도, 찬사와 주목을 받고자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 자체를 위해 매진하는 것의 가치도 배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 열리는 의외의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호기심, 아름다움, 우연이 삶에 어떤 기쁨을 안겨줄 수 있는지도 가슴 시리게 깨달을 것이다.
〈사람을 헤아리는 물리학자〉,15~6쪽
방향 자체, 방법 자체가 잘못 나아갈 때 우리는 어떻게 그 안에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고 또 문제의 원인까지 발견할 수 있을까? 바로 비판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 마찬가지다. 일한다는 것은 외부와 소통한다는 것이고, 곧 비판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칭찬이 이성을 잠식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비판이 감정을 잠식하는 것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우리가 하는 일에는 흠결이 있을 것이며, 우리가 가려는 길에는 장애물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작가 라이언 홀리데이가 지적했듯이, 장애물은 오히려 길을 보여준다. 장애물을 마주함으로써 우리는 마침내 자기 목표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 깨닫게 된다.
〈별을 바라보는 회의주의자〉, 45쪽
“난 왜 실험이 성공하지 못하는지 내 선에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때만 실험을 포기해요. 그걸 알면 언젠가 그 실험의 한계를 해결할 기술이 생겼을 때 쉽게 알아차릴 수 있죠.”
라이너는 상사가 실패했다고 버려둔 실험을 자기 호기심으로 계속해 나갔다. 그리고 그것이 박사학위의 출발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평생의 화두로 이어졌다. 실패를 마주했을 때 패배감은 옆으로 밀어두고 가만히 상황을 살펴본다면 그 잔해에는 반짝거리는 것이 잔뜩 섞여 있다. 그리고 그 일에서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그것을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납득할 수 있는 실패에 도달하라〉, 62~3쪽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역시 답을 찾는 하나의 방향이자 도구일 뿐이다. 우리의 일과 일상에서 단순함과 우아함을 발견하고 함양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현실이 늘 그런 가치에 부합하지는 않는다. 때로 그 단순한 답을 찾아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때는 세상의 그런 모호하고 수수께끼 같은 측면을 즐기면 그만이다.
〈쓸모없는 과학이 가장 우아하다〉, 101쪽
‘쓸모없는 과학’이라는 말은 즉시 스마트폰의 통화품질을 나아지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우주의 비밀을 밝힐 수도 있는 이른바 기초연구를 언급할 때 셸던이 으레 쓰는 표현이다. 물리학과 더 나아가 기초과학 전체가 우리 기술에만이 아니라 문화에 그토록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양자역학이 그랬듯 기초과학이 도달한 연구 결과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처음에는 예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 자체로도 이미 자연의 경이에 대해 알려준다. 셸던에게는 그것만으로 차고 넘쳤다.
물론 기계공학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기술적 돌파구가 기초과학이 이룬 성과에서 비롯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발전에 쓰인 기초연구는 한때 모두 ‘쓸모없는’ 것이었다. 셸던의 전자기약이론 연구가 언젠가 어떤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쓰이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설령 그 연구가 전혀 유용하게 쓰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자연이 작동하는 방식의 장엄함과 힘을 이해하는 일은 인류가 이룰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성취다. 역설적이게도 모든 인류의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발상은 종종 처음에는 전혀 쓸모없는 양 보이곤 한다.
〈쓸모없는 과학이 가장 우아하다〉, 102~3쪽
“인지심리학자의 뇌 활성 연구는 견디고, 견디고, 또 견디다 보면 갑자기 도약이 일어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줍니다. 발전하고, 발전하고, 또 발전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그 양상이 확실해지는 거죠. 우리 뇌에서 꾸준히 처리를 진행하다가 마침내 문이 열리는 지점에 도달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 문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드러나질 않아요. 그 모든 막막한 고민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뇌를 준비하고 연결하게 하고 있었다는 게요. 그런 다음에 마지막 고리를 완성하는 겁니다.”
〈가르치는 것이 곧 영향력이다〉, 127쪽
어느 분야에서든 간에 우리는 모두 거인의 어깨에 서 있으며, 미래 세대에게 어깨를 제공한다. 우리는 자기 연구가 여러 해 뒤 누구를 어떻게 인도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발표할 당시에는 자기 연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덩컨의 이야기는 그런 모호함 속에서도 인내하며 연구에 매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킨다. 그렇게 짜낸 실오라기를 누군가가 집어서 미래에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그리함으로써 이은 실 한 가닥 한 가닥이 모두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어도 된다. 설령 자신이 그 실오라기를 계속 짜나갈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금으로서는 알지 못해도 말이다. 결국 누구나 큰 흐름의 일부일 뿐이다. 내가 호기심을 느끼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이라면 내가 끝을 보아야겠다는 강박도, 내 생애 안에 결론을 보고 싶다는 희망도 버린 채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그리고 자신이 넘겨받았듯 나머지 일은 후대에 넘기라.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모른다〉, 163~4쪽
그러나 궁극적으로 보면 과학계에서는 완전한 승리는 없다. 상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자연을 넘어설 수는 없다. 상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삶은 계속되고 과학은 무한하다. 그 자체가 어떤 이에게는 계속 일하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이며 호기심과 끊임없는 열정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자신을 갉아먹을지 계속 나아가게 할지 의식해야 한다.
〈겸손이 더 나은 물리학자가 되게 한다〉, 187~8쪽
정설이라는 거석을 믿을 때도 약간의 빛이 새어들 만큼의 틈새를 두는 것이 핵심이다. 거석을 무너뜨리려면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작은 틈새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 그와 반대로 어떤 틈새로도 빛이 들지 못하게 아주 조심하며 모든 대안에 일말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면 성장하거나 변화할 가능성 또한 막게 된다.
〈최고의 권위자를 의심하라〉, 215쪽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삶의 교향곡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각각의 연주자가 교향악단에서 함께 연주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그 일의 진정한 목적을 알게 된다.
〈최고의 권위자를 의심하라〉, 222쪽
블랙홀에서 사건의 지평선으로 들어간 다음 살아남아 무엇을 봤는지 전하는 것처럼 대단히 흥미롭지만 불가능한 일도 있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적인 난제에 불과한 것도 있다.
〈과학도 사람 간의 일이다〉, 243쪽
겸손하고 소박한 그들의 자세는 마음을 영민하게 닦고 전력을 다할 때 그 밖의 것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는 진실을 알려준다. 우리는 그들의 행운이나 재능을 모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재능을 빛나게 하고 기회를 열어주었던 태도와 철학은 흉내 낼 수 있다.
〈운, 재능 그리고 한 가지 더〉, 260쪽
물리학자 김범준 강력 추천
2017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배리 배리시 강력 추천
젊은 과학자 대통령상 수상자가 담은 과학자들의 인생의 지혜
현대의 철학자, 물리학자들에게 듣는 삶의 태도
많은 이들이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것이 더 좋은 삶의 태도인지 고민하며 수도 없는 책을 뒤적여본다. 하지만 당신이 찾는 답은 의외의 방향에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는 과거 종교인들이나 철학자들을 통해 삶의 고민과 의문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우주의 근원은 무엇인가?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가? 삶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현대의 물리학자들은 인간이 역사 이래 품었던 거대한 질문들에 대해 자연의 증거를 통해 대답하고자 나섰고 신만이 알 것 같았던 답들에 대한 단서가 하나하나 발견되고 있다. 물리학자들을 현대의 철학자들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대단한 과학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을 향해 나아갔던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한다. 광막한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천재성과 운으로도 부족했다. 물리학자들이 분투하고 전념할 수 있게 해준 동력은 무엇이었으며 그 끝에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에서 저자 브라이언 키팅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9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삶에 대한 통찰을 걸러내어 어느 삶에나 결정적일 깨달음과 용기를 전하고자 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9인이 말하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삶의 조건 두 가지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삶이나 연구 분야는 판이하다. 그런 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바로 호기심, 그리고 쓸모없음이다. 특히 호기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외적 보상이 아니라 호기심에 이끌릴 때 연구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보상이며, 실패도 앎이 된다. 호기심에 이끌리는 사람이 더 날카롭고 중요한 질문을 발견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 가능성도 높은 것은 물론이다. 그들의 삶만 보아도 호기심이 그 근본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전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이 연구를 계속해나갔다. 상을 받든 말든, 아직 궁금한 질문들은 무수히 많았기 때문이다.
‘쓸모없음’은 호기심을 더욱 본질적으로 따르기 위한 필수적인 가치다. 현재의 시선으로 유용함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연구할 때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까? 현대 문명의 핵심이 된 많은 발견들이 창안 당시에는 어떻게 쓰일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들은 외친다. 호기심이란 나침반을 좇으라고. 지금의 쓸모와 가치에 제한당하지 말라고. 더 실패할 기회가 주어져야만 한다고. 하지만 미래의 신기술을 위해 물리학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 대해서 새로운 진리를 알게 된다면,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일이 아닌가? 그들의 이야기에서 본질에 충실한 삶이 가진 고유한 힘이 보인다.
나는 내가 지금 하는 일을 모른다
우리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미래를 조금도 내다볼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이 품은 미지를 마주한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매더는 말했다. “우리 모두가 틀렸단 사실이 발견되는 것만큼 과학자들을 기쁘게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거예요.” 물리학자들에게 세상에 대해 무언가 새로운 걸 알게 되는 건, 설사 그 자신은 틀렸다는 뜻이라고 해도 절대적인 선이다. 우주의 무한함을 맞닥뜨리며 사는 그들은 과학계 최고의 영예를 획득하고도 좀처럼 자신의 공을 강조하지 않는다. 자신이 과학이라는 거대한 태피스트리에 실 한 가닥을 기여했을 뿐이며, 아직 그 의미조차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세상에 알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다는 건 이 책의 물리학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동력이다. 내가 지금 짜낸 실오라기 하나가 얼마나 위대한 그림을 완성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들의 시선을 통해 본 세상은 알 수 없어서 경이롭고 설레며 가능성으로 넘친다. 이 책에서는 영국 현대 초현실주의의 거장 마크 에드워즈의 그림을 수록해 한 치 앞을 모르면서도 멀리 보기 위해 발돋움하고 걸음을 내딛는 인간만의 용기와 지혜를 더욱 직관적으로 와닿도록 했다.
과학도 사람 간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 책은 한때 노벨물리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결국 상을 타지 못한 물리학자 브라이언 키팅이 살아 있는 수상자 9인을 만나 나눈 대담이다. 그는 이 대화 속에서 이들 물리학자에게는 예상치 못한 면모도 하나 발견했다. 그들은 학문에 푹 빠진 사람들이지만 방구석의 외골수가 아니다. 물리학에서도 누군가가 혼자 천재적인 발상을 떠올리면 그것만으로 혁신이 일어나던 시절은 끝났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정부의 펀딩을 받아내야 하고, 초기관, 초국가 협력을 통해 연구하고, 전 세계의 과학계에 검증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아 결국 혁신을 일군 과학자들에게 결정적이었던 것은 사람을 헤아리는 힘이었다. 혹독한 동료 심사에 귀 기울이고 오히려 그 속에서 발전의 단서들을 알아내는 회복탄력성, 동료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성 없이는 과학도 불가능했다. 이 책의 물리학자들은 원래 그런 기질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그 필요성을 깨닫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력했던 이들이다. 현대사회를 개인적인 사회라고 말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어떤 것도 혼자 해낼 수 없는 시대다. 과학도 결국 사람 간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했던 이들이 모두가 천재인 분야에서도 한 끗 차이를 만들어냈다. 경제적 쓸모라는 틀에 맞춰 모든 것이 손쉽게 뒤흔들리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읽은 그들의 이야기는 진정 멀리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본질에 충실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재고하게 한다.
우주의 지형을 넓히고 물리적 상식을 다시 쓴 그들의 이야기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9인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연구를 통해 우주의 지형을 바꾸고 물리적 상식을 다시 썼던 이들이다. 셸던 글래쇼는 전자기력과 약한 핵력이 초기 우주에서는 같은 힘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197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칼 위먼은 가설로만 존재하던 제4의 물질을 발견해 2001년 수상자가 되었다. 프랭크 윌첵은 대학원생 때 쿼크가 왜 쪼개질 수 없는지 알아냈고 무려 31년 후인 2004년 마침내 수상했다. 나사의 존 매더는 코비 위성 프로젝트를 이끌고 우주를 정확하게 관측하는 데 성공하며 2006년 수상자가 되었다. 애덤 리스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속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 2011년 불과 마흔한 살에 수상자가 되었다. 덩컨 홀데인은 위상 상전이와 위상물질을 이론적으로 발견한 공로로 201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배리 배리시와 라이너 바이스는 중력파를 검출하는 데 성공하며 2017년 수상자가 되었다. 로저 펜로즈는 1964년 스티븐 호킹과 더불어 블랙홀이 이론적으로 필연적이라는 것을 증명한 공로로 202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그들의 연구 대신에 그 연구에 이를 수 있었던 삶의 자세와 수많은 실패와 성취가 안긴 깨달음을 담았다.
작가정보
Brian Keating
우주론자. 1971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브라운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 후 스탠퍼드와 캘텍에서 우주론 최전선의 연구에 참여하고 이끌어왔다. 남극을 비롯해 6개 대륙에서 강연한 그는 우주배경복사라는 우주의 가장 오래된 빛에 대한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그 빛을 이용해 우
주의 근원과 진화를 연구한다.
그는 우주배경복사의 관측 장치인 BICEP을 실현하는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젊은 과학자와 엔지니어에 수여하는 대통령상을 받았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에서 물리학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BICEP을 개발하던 과정의 이야기를 담아 회고록 『노벨상을 놓치다』를 썼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불가능 속으로Into the Impossible」라는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진행하며 과학계 명사들을 두루 인터뷰하고 그들의 메시지를 기록한 결과를 동명의 책으로 출간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번역가로 인정받고 있다. 케빈 켈리,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포티, 제임스 왓슨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쳤다. 과학의 현재적 흐름을 발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 전문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 문학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는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생명의 마법사 유전자』 『청소년을 위한 지구 온난화 논쟁』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노화의 종말』 『생명이란 무엇인가』 『바디: 우리 몸 안내서』 『지구의 짧은 역사』 등이 있다.
Mark Edwards
현대 영국 초현실주의의 거장. 1951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메드웨이 미술대학에서 수학하던 중 배우자를 만나 스코틀랜드의 고원으로 이주했다. 그가 28년간 살았던 호수 옆의 오두막은 처음 10년간 전화는 물론 전기도 들지 않을 정도로 외딴곳이었다. 이 시기에 이 지역의 거친 아름다움과 주민의 고유한 삶을 반영한 풍경화를 그리며 명성을 얻었다.
2007년 마크는 어느 잡지에서 1950년대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유리창에 비친 중절모를 쓰고 품 넓은 코트를 입은 한 사내의 모습이었다. 그때부터 고원의 풍경에 사슴이나 사냥꾼을 담는 대신 중절모를 쓴 익명의 남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얀 숲The White Wood』 연작이 탄생했고, 이는 이전의 고지대 풍경에서 벗어나 초현실주의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의 화폭에서 중절모를 쓴 인물들은 개성이나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어딘가를 바라보거나 걸어가고 있을 뿐, 왜 그곳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하얀 숲』 연작의 수수께끼 같은 매력은 영국, 유럽, 아시아, 호주, 북미 전역에서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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