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정치, 직업으로서의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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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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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정치’와 ‘학문’을 가장 명징한 언어로 정의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제국은 11월혁명으로 무너지고 바이마르공화국이 새롭게 세워졌다. 독일의 대학생들은 이 혼란한 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와 학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당대 존경받던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에게 물었다. 모든 것이 변해버린 상황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학생들은 베버가 당시의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해주리라 기대했다. 베버 역시 학생들의 열망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사견보다는 변화하는 시대에 직업으로서의 ‘정치’와 ‘학문’이 갖는 의미를 피력하는 데 힘을 쏟았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가가 책임 윤리를 바탕으로 시대의 소명을 따라 사람들을 조직하고 국가에 부여된 강제력으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 혼란기에 진정한 ‘예언자’가 등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정치의 책무와 달라서,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오로지 학문적 영감과 열정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학자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따라 학문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학자인 교수에게는 예언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으며, 또한 예언자인 정치가가 부재해 국가가 관료나 아마추어의 지배를 받는 것도 불행한 일이라고 여겼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정치와 학문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아니, 무엇인가를 기대할 수 있는가? 그 자신이 시대의 예언자였던 막스 베버가 전하는 메시지는 급변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일으키고 예리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 책의 역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베버의 문장을 가독성과 보존성을 모두 고려해 우리말로 충실히 옮겼다. 해제에서는 강연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역사와 사회라는 씨줄과 날줄로 엮어 소개함으로써 베버의 사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제는 우리가 이 책에 담긴 베버의 답변에서 현시대의 정치와 학문이 나아갈 길을 모색할 차례다.
1. 서론
1) 정치와 국가
2) 지배의 내적 조건: 전통, 카리스마, 합법성
3) 지배의 외적 조건
4) 근대국가와 직업 정치가의 출현
2. 직업 정치가
1) 정치가의 여러 유형
2) 직업으로서의 정치: 두 가지 방식
3) 근대 전문 관료층의 발전
4) 군주와 의회, 전문 관료층
5) 전문 관료와 정치 관료
3. 역사적으로 본 직업 정치가의 여러 유형과 특징
1) 성직자, 문인, 궁정 귀족, 도시 귀족, 법률가
2) 정치가와 관료의 차이
3) 언론인
4. 근대 정당의 출현과 직업 정치가
1) 근대 정당의 출현
2) 최근의 정당 구조
3) 국민투표에 의한 정당 조직 형태의 부상
(1) 영국의 사례: 코커스 시스템
(2) 미국의 사례: 보스 시스템과 엽관제
(3) 독일의 사례: 관료의 지배
5. 직업 정치가의 내적 조건
1) 직업 정치가의 자질: 열정, 책임감, 안목
2) 대의에 대한 헌신
6. 정치와 윤리
1) 정치의 본령으로서의 윤리
2) 정치와 절대 윤리
3)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4) 목적과 수단의 관계
5) 정치와 종교 윤리
6) 정치의 폭력성과 윤리
7. 결론: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의 상호 보완성
2부 직업으로서의 학문
1. 직업으로서의 학문의 외적 조건
1) 독일의 강사와 미국의 조교
2) 대학교수 임용 방식의 문제점
3) 학자로서의 자질과 교사로서의 자질
2. 직업으로서의 학문의 내적 조건
1) 열정과 영감
2) 개성과 체험
3) 학문과 예술의 차이
3. 진보 과정으로서의 학문
1) 지성화와 합리화
2) 탈주술화 또는 진보의 의미
4. 사실판단과 가치판단
1) 강의실과 정치
2) 신들의 전쟁터인 이 세계와 학문
3) 교수와 지도자의 차이
5. 학문의 역할과 한계
1) 학문의 역할
2) 신학이란 무엇인가
6. 결론
해제 | 박문재
막스 베버 연보
우리가 여기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두 번째 유형, 즉 지도자의 순전히 개인적인 카리스마에 대한 피지배자들의 헌신에 의거한 지배입니다. 이 유형의 지배에 소명이라는 개념이 가장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예언자나 전쟁 지도자, 민회 또는 의회의 아주 뛰어난 대중 선동가의 카리스마에 헌신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그 인물 개인을 소명을 받은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이고, 사람들이 그에게 복종하는 것은 관습이나 법령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일시적으로 벼락출세한 편협하고 천박한 자가 아니라 그 이상의 인물이라면, 그도 자신의 본분을 따라 살면서 자기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지지자들, 즉 문하생들, 추종자들, 그를 순전히 개인적으로 열렬히 신봉하는 자들은 그의 인간됨과 자질 때문에 그에게 헌신할 가치가 있다고 여깁니다. _19~20쪽
사람이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은 결코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도리어 사람들은 적어도 이념적으로는, 그리고 대부분 물질적으로도 이 두 가지를 병행합니다. 정치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도 내적으로는 정치에 의존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 사람은 자신이 권력을 소유해 행사하는 것 자체를 즐기거나, 하나의 대의에 헌신하는 것이 자신의 삶의 의미라는 인식을 통해 내면의 안정과 자부심을 얻습니다. 이렇게 내적인 측면에서 진정으로 하나의 대의를 위해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분명히 그 대의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_29~30쪽
정치는 신체의 다른 기관이나 정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경박한 지적 유희가 아니라 진정으로 인간적인 활동이어야 한다면, 정치에 대한 헌신은 오직
열정으로부터만 태어날 수 있고 열정으로부터만 자양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정적인 정치가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정신력에 의한 저 강력한 자기통제는 오직 모든 점에서 거리를 두는 것이 몸에 배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강력한 자기통제야말로 진정한 정치가가 불임의 흥분 상태 속에서 움직이는 아마추어 정치가들과 다른 점입니다. 강력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인물이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이 세 가지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_97~98쪽
정치는 열정과 안목을 동시에 갖고서 단단한 널판지에 끈질기고 강력하게 서서히 구멍을 내는 일입니다. 이 세계에서 불가능성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인류는 인류에게 가능한 것들조차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은 전적으로 옳고 모든 역사적 경험이 이를 증명해줍니다. 하지만 단지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아주 소박한 의미에서 영웅이기도 한 사람만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지도자나 영웅이 아닌 사람들도 모든 희망의 좌절을 감당해낼 수 있는 단단한 심장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오늘 우리에게 가능한 것조차도 이루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은 이 세계에 대단한 것을 주고자 하는데 그의 눈에 이 세계는 너무나 어리석고 형편없이 보일지라도 좌절하지 않을 자신이 있고, 이 모든 상황에 맞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오직 그런 사람만이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갖고 있습니다. _129~130쪽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교수로 초빙될 당시에 개인적으로 겪은 경험 때문입니다. 당시에 분명히 나보다 더 연구 업적이 뛰어난 동년배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주 젊은 나이에 이 분야의 전임 교수로 초빙된 것은 전적으로 몇 가지 우연 덕분이었습니다. 물론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많은 사람이 부당한 운명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카로운 눈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는 우연이 나의 경우와는 정반대로 작용했고, 이 우연은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정반대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선발 방식으로 말미암아 자신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자리를 얻지 못합니다. _141쪽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학문 분야에서 개성을 지닌 사람은 오로지 자기가 하는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단지 학문 분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자신의 일을 하고 오직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 일 외에 다른 일을 겸한 위대한 예술가를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 괴테같이 위대한 개성을 지닌 인물조차도 자신의 삶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을 때, 그러한 시도는 적어도 그의 예술에는 해악을 끼쳤습니다. 어쨌든 괴테 정도는 되어야 감히 이런 자유를 시도해볼 수 있고, 수천 년에 한 명 나올 괴테조차도 그런 시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의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치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에 대해서는 오늘 다루지 않겠습니다. _154~155쪽
어느 교수가 자신은 젊은이들에게 조언하는 자의 소명을 받았다고 느끼고, 그런 점에서 젊은이들의 신뢰를 누리고 있다면, 젊은이들과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개인적으로 교류하면서 그 소명에 헌신하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됩니다. 그리고 그가 여러 세계관과 당파적 견해의 싸움에 개입하도록 소명을 받았다고 느낀다면, 대학 강단 밖 삶의 현장에서, 즉 언론이든 집회든 협회든 자신이 원하는 모든 곳에서 그 소명에 헌신하는 것도 얼마든지 허용됩니다. 하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수강생들이 있을지 모를 강의실에서 침묵하도록 강요받는 수강생들 앞에서 교수가 자신의 신념을 일방적으로 피력하는 것은 용기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나 쉽고 편안한 일입니다. _187쪽
내가 보기에는 강단에서 예언을 행하는 것보다는 종교에 귀의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이들은 강의실이라는 공간 안에서는 순전한 지적 정직성이라는 미덕 외에 다른 어떤 미덕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지 못하고, 이 지적 정직성의 의무는 오늘날 새로운 예언자와 구세주를 고대하는 수많은 사람 모두가 처한 상황이 이사야가 포로 시대에 예언한 에돔의 파수꾼의 저 아름다운 노래에서 파수꾼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다음과 같은 상황과 같다는 것을 깨닫기를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에돔의 세일 산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파수꾼아, 밤이 아직 얼마나 남았는가?’ 파수꾼은 말한다. ‘아침은 올 것이지만 아직은 밤이다. 묻고자 한다면 다른 때에 다시 오라.’” _200~201쪽
격변의 시대 독일의 학생·지식인들이
막스 베버에게 나아갈 길을 구하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학문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독일 자유학생연맹(Freistudentische Bund)이 주최한 ‘직업으로서의 정신노동(Geistige Arbeit als Beruf)’이라는 초청 강연에서 막스 베버는 대학생·지식인들과 이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 당시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제국은 11월혁명으로 무너지고 바이마르공화국이 새롭게 세워졌다. 독일의 대학생들은 이 혼란한 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그리고 합리화되고 탈주술화된 근대사회의 대학이 직업훈련소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정치와 학문이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당대 존경받던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에게 물었다.
모든 것이 변해버린 상황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학생들은 베버가 당시의 현안들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해주리라 기대했다. 베버 역시 학생들의 열망을 모르진 않았지만, 정치적 사견보다는 일종의 ‘우문현답’을 내놓는다. 베버 특유의 절제된 언어로, 눈앞의 상황이 아닌 시대의 흐름을 조망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직업으로서의 ‘정치’와 ‘학문’이 갖는 의미를 피력하는 데 힘을 쏟았다. 1917년, 1919년 두 번에 걸친 강연의 연설문은 각각 「직업으로서의 학문(Wissenschaft als Beruf)」, 「직업으로서의 정치(Politik als Beruf)」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새로운 시대의 정치와 학문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가가 책임 윤리를 바탕으로 시대의 소명을 따라 사람들을 조직하고 국가에 부여된 강제력으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혼란에 빠진 독일에는 반드시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인 ‘예언자’가 등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독일은 관료제가 지배해온 국가여서 이런 “예언자”를 배출할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독일제국이 무너지고 새로운 바이마르공화국 체제가 들어서는 이 시점에는 영국과 미국의 정치조직을 독일에 접목시켜 예언자와 관료제가 조화를 이루는 국가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정치의 책무와 달라서,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오로지 학문적 영감과 열정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가치관 중에서 어느 하나를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데, 이때 학문은 어느 가치관을 선택해야 하는지 말해줄 수 없다. 따라서 학문의 책무는 특정한 정파적 견해를 제시하고 합리화하는 데 있지 않고, 여러 견해가 지닌 함의와 결과를 어떠한 편견 없이 제시함으로써, 개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돕는 데 있다. 따라서 직업으로서의 학문을 수행하는 학자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따라 학문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0년 전 막스 베버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1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정치와 학문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아니, 무엇인가를 기대할 수 있는가? 그 자신이 시대의 예언자였던 막스 베버가 전하는 메시지는 급변하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일으키고 예리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특히 직업으로서의 정치가는 ‘열정’, ‘책임감’, ‘시대를 읽는 안목’을 갖추고 대의에 헌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은 오늘날 사리사욕만 추구하고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또한 직업으로서의 학자는 지적 정직성을 갖추고 주어진 소임에 충실해야 하며 정파적 견해를 뒷받침하는 도구로 학문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경고 역시 여전히 탈주술화, 즉 합리화와 지성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학문의 진정한 역할을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의 역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베버의 문장을 가독성과 보존성을 모두 고려해 우리말로 충실히 옮겼다. 또한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분문을 장과 절의 체계로 구분했다. 해제에서는 강연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역사와 사회라는 씨줄과 날줄로 엮어 소개함으로써 베버의 사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제는 우리가 이 책에 담긴 베버의 답변에서 현시대의 정치와 학문이 나아갈 길을 모색할 차례다.
작가정보
(Max Weber, 1864~1920)
막스 베버는 카를 마르크스, 에밀 뒤르켐 등과 함께 현대 사회학을 창시한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이다. 그는 독일의 에르푸르트에서 상인 출신의 국회의원 아들로 태어나 하이델베르크 대학, 베를린 대학 등 독일 각지의 네 개 대학에서 공부했다. 베버는 원래 법학도였으나 관심을 넓혀 역사, 경제, 정치, 법제도, 종교, 철학, 예술 등을 공부했다. 그는 거의 모든 인문·사회과학적 현상들을 자신의 인식 지평 안으로 끌어들여 이 현상들의 사회학적 분석에 필요한 이론과 개념을 구축했다.
베버는 1891년 「국가 공법 및 사법의 의미에서 본 로마 농업사」라는 논문을 발표해 베를린 대학의 강사가 되었고, 1894년에는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1896년에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정교수가 되어 강의와 연구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1898년 신경쇠약에 걸려 5년 동안 병세가 나아졌다 재발하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1903년에 교수직을 사임했다. 병으로 대학을 떠난 이후 그의 건강이 상당히 호전되었으며, 이에 따라 그의 학문 연구는 이전보다 더욱 힘을 얻었다.
1904년부터 베버는 베르너 좀바르트와 함께 『사회과학 및 사회정책 논총』의 편집을 맡았다. 그의 대표작인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물론이고, 『직업으로서의 정치』, 『직업으로서의 학문』 등 이후 논문들이 이 학술지를 통해 발표되었다.
베버는 예리한 현실감각으로 당시 뒤처져 있던 독일 사회와 정치를 비판하고 근대화하는 데 힘썼으며, 현대 사회학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독일 보쿰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고전어 연구 기관인 비블리카 아카데미아에서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원전들을 공부했다. 대학 시절에는 역사와 철학을 두루 공부했으며, 전문 번역가로서 30년 이상 인문학과 신학 도서를 번역해왔다.
역서로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실낙원』(존 밀턴) 등이 있고, 라틴어 원전을 번역한 책으로는 『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철학의 위안』(보에티우스), 『유토피아』(토머스 모어) 등이 있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옮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플라톤 국가』, 『이솝우화 전집』 등은 매끄러운 번역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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